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2CH

[2CH] 레벨50

title: 풍산개안동참품생고기2015.01.26 09:25조회 수 1289추천 수 1댓글 2

    • 글자 크기


초등학교 시절, 선생님에게 부탁을 받아 지능에 장애가 있는 아이의 집에 놀러 간 적이 있었다.

그 녀석은 내게는 눈길도 주지 않고 드래곤 퀘스트 3를 하고 있었다.

[이 녀석도 드래곤 퀘스트는 알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30분 정도 그 플레이를 구경하고 있는 동안, 나는 무척 슬픈 것을 알아차렸다.



그 녀석의 플레이는 그저 아리아한 주변에서 슬라임과 까마귀를 쓰러트리는 것 뿐이었다.

파티에 홀로 있는 용사의 레벨은 50을 넘고 있었다.

그 녀석은 계속해서 맨손으로 슬라임을 죽이고 있었다.



무척 즐거워 보이는 얼굴로.

좀 다른 곳으로 진행시켜 보자고 생각해서 패드에 손을 뻗자 그 녀석은 굉장히 험악한 얼굴로 소리를 질렀다.

뭐라고 하는지는 알아 들을 수 없었다.



그 모습을 보고 그의 어머니가 [미안해. A군은 패미콤을 정말 좋아하거든.] 이라고 나에게 사과했다.

그 녀석은 드래곤 퀘스트 외의 게임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나는 그 후로 게임을 하지 않게 되었다.



이전처럼 게임에 몰입할 수가 없었다.

패드를 손에 쥐면 어쩐지 가슴이 답답해졌다.

친구의 집에 놀러 가도, 다른 아이들이 하는 것을 보기만 할 뿐이었다.



TV가 아니라 친구의 등을 바라보기 위해 노력하면서.

정말로 허무했다.

잠시 시간이 흐른 뒤, 나는 패미콤을 미워하게까지 되었다.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그렇게나 무엇을 증오한 적은 없었다.

심지어 게임 따위는 이 세상에서 사라져 버리라고 기도했을 정도였다.

나는 게임은 모두 그 녀석에게 줘 버리고, 본체는 버리려고 했지만 형에게 잔뜩 혼만 났다.



자취를 하고 있는 지금도 게임은 싫다.

종종 그 녀석과, 영원히 세계를 구할 수 없었던 그 용사를 떠올리면 무척 슬퍼지곤 한다.



-이건 생각할수록 웃겨서 퍼왔습니다 ㅎ


    • 글자 크기
댓글 2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2250 실화 주차장의 광녀(狂女)1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1904 1
2249 실화 주희1 title: 애니쨩노스트라단무지 487 1
2248 실화 죽고나서 이사온 주인집 사람 title: 썬구리강남이강남콩 1573 0
2247 실화 죽기직전 파노라마2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1625 3
2246 실화 죽다 살아난 이야기(인신매매)8 title: 하트햄찌녀 1427 2
2245 실화 죽순 캐기 한량이 5313 1
2244 실화 죽어갈 때 본광경3 title: 썬구리강남이강남콩 1173 1
2243 기타 죽어버린 바다, 아랄 해4 바니바니 974 2
2242 실화 죽어서도 당신만을....3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296 1
2241 실화 죽어서도 일본에 남겨졌는데 진짜면 너무 억울한 이야기4 title: 하트햄찌녀 1215 3
2240 실화 죽어서도 편치 못할 노여움3 title: 금붕어1아침엔텐트 1081 2
2239 실화 죽었다 살아나신 어머니2 title: 하트햄찌녀 4330 2
2238 기묘한 죽었다 살아난 하버드 의사가 만난 '사후세계' title: 이뻥아이돌공작 3701 1
2237 기묘한 죽었다가 좀비로 발견된 여인4 아리가리똥 1084 3
2236 기묘한 죽었으면 좋았을 걸4 클라우드9 957 1
2235 단편 죽여버릴거야1 title: 애니쨩노스트라단무지 474 1
2234 2CH 죽은 것이 분명한 아이 title: 연예인13라면먹고갈래? 1465 0
2233 실화 죽은 고양이를 청소하다2 여고생 1067 1
2232 전설/설화 죽은 공주와 혼인한 남자3 쥬시쿨피스 742 1
2231 기묘한 죽은 부인이 사용하던 장롱3 title: 하트햄찌녀 1452 1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