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실화

카라스텐구의 저주

여고생너무해ᕙ(•̀‸•́‶)ᕗ2017.06.02 23:18조회 수 1827댓글 1

    • 글자 크기


휴일이면 방콕하고 게임이나 하기 마련이지만, 이따금씩은 아무 생각 없이 차를 타고 드라이브를 나설 때가 있습니다.

 

그날 역시 적당히 산길을 드라이브하고 있었는데, 앞에 누가 버린 건지 도시락 찌꺼기가 보였습니다.

 

거기 까마귀가 잔뜩 몰려들어 지나가는 길을 막고 있더군요.

 

 

 

평소라면 서행하며 까마귀들이 물러서길 기다렸겠지만, 그날은 어쩐지 이유도 없이 짜증이 나서 그냥 경적을 울려 쫓아내버렸습니다.

 

나중에 떠올린 거지만, 이때 놀라 날아가던 까마귀 중 유독 한마리가 나를 째려보더군요.

 

그로부터 30분 정도 산길을 달리던 와중, 갑자기 쾅하는 소리와 함께 차를 흔드는 충격이 왔습니다.

 

 

 

순간 동물을 치었나 싶어 차에서 내렸지만, 근처에도, 차 아래에도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무 일 없이 산에서 내려온 뒤, 집으로 가기 전 누나네 집에 들렀습니다.

 

마중나온 누나는 내 얼굴을 보더니 [아... 뭐, 괜찮겠지.] 라고 걱정 반, 기막힘 반인듯 말했습니다.

 

 

 

왜 그러냐고 묻자, [멍청한 동생아, 너 어디서 까마귀 괴롭혔지?] 라는 질문이 돌아왔습니다.

 

[산길에서 앞을 막고 있길래 경적을 울려서 쫓아냈는데.]

 

[그 중에 카라스텐구가 있었나봐. 네 차에 저주가 내렸다.]

 

 

 

[뭐라고? 아니, 그보다 누나는 그런걸 어떻게 아는거야?]

 

[아, 그러고보니 말 안해줬던가. 나는 그런게 보인단다.]

 

아무래도 누나는 중학생 무렵부터 영감이 생겼던 모양입니다.

 

 

 

그 무렵에는 "현세와 피안의 교섭자" 라느니, "지불하는 자, 맑게 하는 자, 진정시키는 자의 칙명이니라. 날뛰는 영이여, 나를 따르라!" 라며 떠들어대서 그냥 중2병인 줄 알았는데.

 

누나의 말에 따르면, 쾅하는 충격은 카라스텐구가 저주를 걸기 위해 차 지붕을 때린 것이라고 합니다.

 

차가 저주를 받았다니 꺼름칙해서 좀 풀어달라고 부탁을 해봤지만, 깔끔하게 거정당했습니다.

 

 

 

누나 가라사대, [치명적인 저주도 아닌데다 나는 저쪽 편에서도 감시받는 몸이니까 지금은 멋대로 손대고 싶지 않구나.] 라나 뭐라나.

 

그날 밤은 무슨 저주가 내릴지 잠도 제대로 못 잤지만, 다음날 아침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새똥이었습니다.

 

 

 

그것도 엄청난 양의.

 

내 차가 마치 새들의 화장실이라도 된 것 마냥 새똥으로 잔뜩 뒤덮여, 출근 전에 세차장을 들러야 하는 나날이 이어졌습니다.

 

누나 말대로 치명적인 건 아니었지만, 솔직히 귀찮아 죽을 지경이었습니다.

 

 

 

참다 못해 나는 재차 누나에게 도움을 청하려 전화했습니다.

 

[집 근처 뒷산 절에 카라스텐구를 모시는 신당이 있어. 거기다 공양을 바치고 용서를 빌어보렴. 안되면 미야지마에 있는 텐구님한테 두부를 바쳐야지 뭐.]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내가 저주를 받아 동티를 맞았으니 이제부터는 누나가 도와줘도 되는 모양입니다.

 

 

 

조언대로 공양을 바치고 용서를 빌자, 다음날부터 새똥은 깔끔히 사라졌습니다.

 

미야지마까지 안 가도 되서 참 다행이었지요.



    • 글자 크기
댓글 1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3792 실화 형에게 붙은 친척귀신1 여고생너무해ᕙ(•̀‸•́‶)ᕗ 2470 0
3791 실화 구막사 위치와 이런저런 들은얘기 2가지1 title: 이뻥아이돌공작 861 1
3790 실화 바바리코트에 중절모를 쓴 아저씨1 title: 하트햄찌녀 4447 2
3789 실화 누구의 것도 아닌 발소리(실화)1 title: 금붕어1ss오공본드 805 1
3788 실화 [실화괴담] 단편 모음 81 title: 양포켓몬패널부처핸접 1112 1
3787 실화 원귀 울릉도민 모텔 습격 사건 보고서1 title: 아이돌뉴뉴뉴 1498 1
3786 미스테리 서프라이즈 아낙수나문 이집트3대미녀 비밀 1 대박이오 1859 1
3785 2CH 바닷속 밀짚모자1 title: 금붕어1아침엔텐트 1361 1
3784 실화 귀동냥귀신이야기13- 혼불1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 859 1
3783 실화 심야괴담회 - 남미에서 만난 그 아이,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 부촌 고등학교 체육관에서 만난 아이 귀신1 Envygo 477 1
3782 실화 살면서 겪었던 기묘한 일들1 앙기모찌주는나무 1298 2
3781 실화 귀신 보게된 썰...21 온돌방 565 0
3780 실화 강령술 나홀로 숨바꼭질 후기..1 title: 연예인13라면먹고갈래? 1413 1
3779 실화 잠긴 붙박이장1 title: 메딕오디 2974 1
3778 단편 역겨운, '중독 치료 모임'1 굴요긔 1161 1
3777 2CH 일본괴담 판도라 (스압 주의!)1 화성인잼 1139 2
3776 실화 어렷을적 겪은 기묘한 어머니실화 이야기 2탄1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 1086 1
3775 실화 물귀신의 존재를 알게된 계기1 도네이션 1089 2
3774 미스테리 호주에서 전해지는 독특한 흡혈 짐승1 title: 금붕어1아침엔텐트 827 3
3773 단편 두 남녀1 여고생 727 1
첨부 (0)
로그인

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