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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오대산에서 생긴 일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2015.02.10 15:17조회 수 1179추천 수 1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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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제 실화가 아니지만 이야기를 쓰기 위해서 화자를 저로 바꾸었고

 

원활한 이야기 진행을 위해 반말체 입니다. 그 부분은 양해 바랍니다. 

 

 

 

그럼,

 

 

시작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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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 이야기야, 아주 오래전

 

그러니까 내가 아주 꼬꼬마 시절에 이야기지.

 

덩치는 어른과 같이 커졌지만 정신은 여전히 미숙했던

 

내 고교시절 벌어 졌던 이야기야.

 

 

 

 

 

 

 

그때 가장 친한 녀석과 여름방학이 시작하자 마자 등산을 가기로 했어.

 

우리는 워낙 어려서 부터,

 

초딩…아니 참 국딩이었지 그때는.

 

국딩때부터 서울과 경기권의 온산을 다 섭렵했고 중딩 시절에도 전국에 유명한 산은 이미 한 차례씩 

 

순례를 다할 정도로 산을 좋아 했었어.

 

 

 

 

 

그 시기에는 왜 그런 말도 안되는 호연지기를 가슴속에 담고 있잖아.

 

우리는 목표를 세웠어.

 

고등학교 졸업하기 전에 전국에 산을 다 돌고 대학가면 세계의 산을 정복해 보자고.

 

뭘하던지 그렇게 의기 양양 하던 시절 이었지.

 

 

 

 

 

가끔 우리가 산을 간다고 하면 자기도 산 좋아 한다며 따라 붙는 녀석들이 한둘 있었지만

 

우리와 산을 한번 타보면 두번 다시 같이 산 타자는 이야기를 하지 못했지.

 

우리는 쉬지 않고 거의 경보 수준으로 정상을 넘었거든.

 

 

 

 

 

 

그때는 등산화, 등산복 이런것도 따로 없었어.

 

기껏 파는 등산화 라고 해봐야 저게 등산환지 전화국 인부들이 신는 작업화인지 

 

구분조차 가지 않는 등산화가 나돌긴 했지만 그마져 우리는 꿈도 꿀수 없는 가격 이기에.

 

그런 용품들은 거의 사치품에 가까웠지.

 

우리는 그저 베낭 하나만 있으면 됐어. 

 

그 안에 코펠이나 침낭 여벌의 옷 먹을것 따위를 잔뜩 싣고 산을 탔지.

 

그저 단화 같은거 하나 신고 말이야.

 

신발이 그럴지니 옷이야 말할것도 없지.

 

시내에서 입는 옷이나 등산 할때 입는 옷이나 똑 같았어.

 

그런 시절 이었지.

 

 

 

 

 

 

우리는 오대산으로 갔어.

 

그때 산행의 목적은 정상을 밟는데 있는게 아니라 그저 한적한 개울가에 텐트지고 일주일 정도 있다 오는게 

 

목적 이었거든.

 

일주일후엔 보충 수업도 시작 했기 때문에 방학이어도 그나마 쉴수 있는 시간이 그 시간밖에 없었어.

 

그래서 우리는 그 시간을 산에서 보내기로 한거야.

 

지금은 방학이 되고 피서철이 되면  산과 바다가 사람들로 득실득실하지만

 

그 때는 그런게 없었어. 

 

그래도 그나마 한산 했지.

 

우리는 월정사 맞은 편 개울 너머에 자리를 잡았어.

 

월정사에서 조금 올라가다 보면 있는, 아, 지금으로 보자면 캠핑 명당 자리쯤 되겠군.

 

개울을 건너편에 텐트를 치고 쉬기에 너무 좋은 자리가 있는거야.

 

그래서 우리는 그 쪽으로 가서 텐트를 쳤지.

 

 

 

 

오늘은 대충 여기 냇가에서 쉬고 정상은 다음날 밟기로 하고 말이야.

 

텐트치고 밥해 먹고 둘이 진로 얘기나 여러가지 얘기를 하면서 술을 먹고 있자니 날이 금새 어두워 지더라구.

 

산은 해가 아주 일찍 지잖아.

 

 

그렇게 날이 슬슬 어두워져 가고 있는데 친구 녀석이 저쪽 수풀 건너편에서 자꾸 사람 소리가 난다는 거야.

 

나는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말라 그랬어.

 

그 수풀안쪽으로 들어 가려면 개울을 건너 우리를 지나가야 들어 갈수 있는데 오후내내 우리있는 쪽으로 개미새끼 

 

한마리 지나간적이 없거든.

 

더더군다나 오후부터 급한 용무는 대충 그쪽 수풀 쪽으로 들어가서 해결 했었기 때문에 사람이 있었다면 못볼리가 없다고 생각했지.

 

그런데 녀석이 술먹는 내내 그러는 거야.

 

저기 사람 소리 안들리냐고.

 

목소리를 들어보니 대충 예닐곱명은 되보이는것 같다고.

 

그러면서 후레쉬를 들더니 같이 가보자는 거야.

 

아, 나 이거 갈수도 없고 안갈수도 없고.

 

고민하고 있는데 녀석이 너무 닥달을 해대서 같이 따라 나섰지.

 

그런 나이잖아,  겁도 없었고.

 

그렇게 우리는 녀석이 자꾸 소리가 난다는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어.

 

조금 조금씩 앞으로 가고 있는데 어라?

 

정말 사람들 소리가 들리는 거야.

 

여자들이 깔깔 대는 소리도 들리고 남자들이 이새끼 저새끼 그러면서 하하 웃는 소리도 들리고.

 

‘어라? 이 녀석이 잘못들은게 아니었네?’ 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녀석이 큰나무를 끼고 길을 찾기 위해 수풀을 손으로 쓱 헤치는데

 

정말 그 빽빽한 숲 사이로 조그마한 공터가 나오더라.

 

‘야, 이런곳이 있었네?’ 라고 생각을 했지.

 

그리고 그곳에 여자셋, 남자 넷이 둥그렇게 모여 앉아서 술을 마시면서 낄낄 거리면서 자기들 끼리 얘기하고 

 

놀고 있더라고,

 

그 사람들도 우리를 보더니 흠칫 놀래.

 

당황한 친구 녀석이 “아, 사람들이 있는줄 몰랐어요. 저희는 저쪽편에 텐트 치고 있어서요” 라고 겸연쩍게 말하자

 

그쪽 사람들이 술도 한잔하고 같이 놀자고 하더라.

 

산에서 만났으니 다 같은 동료 아니냐고.

 

그렇게 까지 얘기 하는데 그냥 모른척 가기도 그렇고 우리는 좀 앉아 있다 가기로 했어.

 

 

그렇게 우리한테 술 잔을 돌리며 자기들은 모모대학 써클 에서 MT겸 왔다고 하더라고.

 

그랬더니 친구 녀석이 무슨 생각에서 인지 우리도 대학생 이라고 거짓말을 한거야.

 

나는 거짓말 참 싫어 하는데 말이지.

 

그런데 나도 가만 생각해 보니 우리도 술먹은 티도 나겠다 또 괜히 처음 보는 대학생들한테 꿇리는 것도 싫어서

 

그냥 가만히 있었어.

 

어차피 또 볼 사람들도 아니고.

 

 

 

 

 

그렇게 거기서 그 사람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술을 꽤 마셨어.

 

이런 저런 얘기가 나오면 웃으면 맞장구도 쳐주고 같이 농담을 하기도 하고.

 

거기다 거기 있던 여자 셋이 참 예뻣거든.

 

한참 사춘기 시절이다 보니 괜시리 기분이 달뜨기도 하고 좀 이상한 기분에 젖기도 해서 그 여학생들이 주는 

 

술을 넙죽 넙죽 잘도 받아 마셨지.

 

 

술 마시다 친구 녀석은 화장실 간다고 저쪽으로 가버리고.

 

 

그런데 한참이 지나도 친구 녀석이 오지를 않는거야.

 

혼자 그자리에 있으려니 그 자리가 영 가시 방석 같기도 하고 말이야.

 

거기다 대학생 이라고 거짓말 까지 해 놨는데 말할때 들킬까봐 조마조마 한것도 있었고.

 

 

이참 저참 내가 친구녀석 찾으러 가봐야 해서 이제 그만 일어 나겠다고 했어.

 

 

그랬더니 갑자기 모두 쏴~ 하게 조용해지면서 굳은 표정으로 날 쳐다 보더라.

 

 

갑자기 소름이 돋았어.

 

아니 날 왜 이런 눈빛으로 쳐다보지? 내가 뭐 실수 했나?

 

 

그런데 뭐 내가 잘못 한것도 없고 해서 미안하다고 어쨋건 이제 가봐야 겠다고 그러곤 우리 자리로 갔지.

 

혹시 우리 텐트에서 친구 녀석이 자고 있을까봐.

 

그런데 일어나서 걷자 마자 술이 확 오르는거야.

 

 

생각해 봤더니 친구 녀석이랑 둘이 마신 양도 만만찮은데 이 대학생들 하고도 꽤 마셨으니……..

 

산에 맑은 공기 때문에 몰랐는데 내 치사량은 이미 넘어 있었던 거지.

 

 

아무튼 그렇게 비틀비틀 대며 우리 텐트 쪽으로 갔어.

 

텐트 문을 열어 봤는데 친구 녀석이 없더라.

 

어디 갈데도 없는데 말이야.

 

친구 녀석은 없지 술은 빙빙 오르지,  일단 텐트에 조금 누워 있다가 친구 녀석을 찾아 봐야 겠다고 생각했어.

 

후래쉬도 녀석이 들고 가서 후레쉬도 없었거든.

 

 

그런데,

 

그러다 내가 까무룩 잠이 들고 말았지.

 

 

밖에서 뭐가 웅성웅성 하는 소리에 화들짝 잠이 깻어.

 

얼마 잠들진 않았던것 같아. 

 

잠깐, 아주 잠깐, 10분? 아니 기껏 많이 잡아봐야 30분?

 

술은 여전히 깨지 않아 머리가 빙빙 도는데 밖에서 사람들이 막 웅성 거리는 소리를 들어 보니 자기들 끼리 

 

싸우는 소리더라고.

 

 

 

 

“같이 데리고 가야 된다니까” 라고 어떤 남자가 막 화가 난채로 소리를 쳤고

 

 

“오빠 그래도 그건 아니지. 저렇게 어린 애들을” 이라고 어떤 여자가 맞 받아 치는 소리도 들었어.

 

 

 

그때 내가 멍청한 건지 정말 취했던 건지 속으로 그렇게 생각 했지.

 

아니 술먹이고 여자 데려 가려고 저렇게 싸우나?

 

사람들 참 괜찮게 봤는데 진짜 상종 못할 인간들이네.  뭐 이런 생각들을 했던것 같아.

 

싸울려면 자기들 텐트에서 싸울 것이지 왜 우리 텐트까지 와서 난리들이야 라는 생각도 하고 말이지.

 

그나저나 친구 녀석이 걱정이 되는거야.

 

이 녀석은 어디 갔는지 왜 아직도 안오지 라는 걱정이 막드는 거지.

 

 

 

 

그렇게 누워 있는 상태에서 내가 비몽사몽을 헤매기 시작 한것 같아.

 

 

 

 

 

이건 표현 하기가 좀 애매한데 뭐라고 말해야 하나? 정말 비몽 사몽을 헤맸어.

 

밖에 인간들은 떠드는구나,  도대체 친구 녀석은 어디간거야,  조금 있다가 찾으러 가야지.

 

라는 생각만 계속 하면서 술기운에 잠속에 빠져 든거야.

 

 

 

 

그러고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는 잘 모르겠어.

 

후두두둑~ 하는 소리에 잠이 깨어 보니 내가 꽤 잠들었던 거야.

 

화들짝 놀라 일어나 보니 역시 친구 녀석은 없고 말이지.

 

그리고 밖에는 맹렬히 비가 내리고 있었어.

 

바닥은 이미 축축 하게 젖어가기 시작 했더라구.

 

놀라서 밖에 나와 봤더니 아무것도 안보이는 시커먼 암흑뿐이야.

 

 

 

 

갑자기 엄청난 공포감을 내몸을 감싸더라.

 

산속에서 비는 억수 같이 내리지.

 

친구 녀석은 보이지 않지.

 

 

앞에 개울은 이미 꽤많이 불어 올라 맹렬한 기세로 흘러 내리기 시작 했어.

 

큰일 났다는 생각과 함게 머리속에서 강렬한 싸이렌이 울리기 시작 했지.

 

 

 

빨리 친구 녀석을 찾아야 한다. 

 

녀석을 데리고 빨리 저 강물을 건너 월정사로 들어가야 한다. 

 

이 두가지 명제만 머릿속을 뱅뱅 도는거야.

 

 

 

 

나는 아까 대학생들 있던 자리로 뛰어갔어.

 

후레쉬도 없고 달빛도 없어서 몇번을 꼬꾸라지고 자빠지며 그 자리를 찾아 가는데

 

아무리 찾아가도 그 대학생들 있던 자리가 안나오는거야.

 

길도 없고 말이야.

 

분명 아까까지만 해도 길이 있었는데.

 

 

그러다 문득 정신 없이 앞을 향해 뛰고 있는데 자꾸 제자리만 맴돈다는 느낌이 드는거야.

 

그 상황이 되니까 ‘아, 내가 뭔가 에게 홀렸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다시 방향을 틀어서 우리 텐트 쪽으로 뛰었더니

 

어라? 몇걸음 가지 않아 바로 우리 텐트 자리가 나오는 거야.

 

나는 분명히 삼십분을 넘게 자빠지고 구르면서 앞으로 달렸는데 말이지.

 

와, 이게 도대체 뭔가, 이게 어른들이 말하던 여우한테 홀린건가? 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텐트뒤에 누가 서있는게 보이는 거야.

 

 

 

 

 

 

자세히 보이지 않아서 다가갔더니 친구 녀석이 텐트 뒤에 서있는거야.

 

어안이 벙벙한거 반, 황당한거 반.  

 

뭐 이런 저런 생각할 겨를이 어딨겠어.

 

일단 개울물이 더 불어나기 전에 개울물 부터 건너는게 우선이지.

 

텐트나 나머지는 나중에 가지러 와도 되고.

 

 

“**야 일단 저 개울부터 빨리 건너가자” 라고 녀석 손을 끌었어.

 

급한 마음에 나와는 달리 녀석이 어기적 어기적 천천히 걸어 오는거야.

 

“야, 머해 빨리 뛰어” 라고 내가 소리치자 녀석이 갑자기 진지한 얼굴로 나한테 그러는 거야.

 

 

“야, 그렇게 조급해 할필요 없어, 안전하게 건너갈수 있어” 

 

아니 이 새끼가 쳐 돌았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아직 술도 덜깻는지 발음도 희미 하고 말이지.

 

그러더니 갑자기 나한테 새끼줄을 내미는거야.

 

“야 너도 이거 니 허리에 꽉 짜매” 

 

무슨 소린가 싶어 쳐다보니 녀석이 자기 허리에 새끼줄을 묶은거야.

 

 

그러고는 나한테 그 새끼줄을 같이 묶자는 거지

 

그러면 둘이 안전하게 건너갈수 있다고.

 

 

“이거 묶으면 둘다 한꺼번에 넘어지지 않는 이상 우리 안전하게 건너 갈수 있어” 라고 녀석이 말하더라고.

 

 

그때 나도 아마 사고가 많이 마비 되어 있었던것 같아.

 

급한 마음에 녀석이 내민 새끼줄을 내 몸에 같이 묶기 시작했어.

 

그런데 묶다보니 뭔가 아차 싶은거야.

 

 

그런데 이 녀석은 이 새끼줄이 어디서 난거지?

 

라는 생각이 갑자기 들기 시작 하더라.

 

그러고 보니 발음도 이상한게 처음엔 술이 덜깨서 그렇다고 생각 했는데 

 

이 녀석이 그렇게 까지 술 취하는걸 내가 본적이 없어.

 

녀석은 내가 본 인간중 가장 술을 잘 먹는 인간중 하나 였었으니까.

 

그래서 내가 지금 빨리 건너면 괜찮을테니 줄 은 묶지 말고 빨리 지금 건너기나 하자니 

 

녀석이 불같이 화를 내는 거야.

 

산속 개울물이 얼마나 위험 한지 아냐는둥 막 소리를 지르면서 빨리 묶기나 하라고 그러더라.

 

 

그런데 아까 부터 녀석 걸음 걸이가 좀 이상하다 생각해서 녀석 다리를 자세히 봤더니

 

바지가 속에 뭘 넣은것 마냥 온통 울퉁 불퉁 한거야.

 

바치 바지속에 돌을 잔뜩 넣어 논것 처럼.

 

 

이런저런 생각들로 너무 궁금 하지만 일단 개울을 먼저 건너는게 우선이란 생각에 새끼줄을 내 허리에 묶었어.

 

 

그런데 묶으면서 홑겹으로 묶은거야

 

한번에 쉽게 풀어지게 말이지 

 

그때 사실 이걸 묶는게 안전한지 더 위험한지 판단할 능력이 내게는 없었어

 

그런데 뭐랄까, 그 막연한 경고등 같은게 내 머리속에서 점등 된거야.

 

 

 

 

 

다 묶은 다음에 빨리 건너자고 하니 녀석이 자기가 앞장 서겠다는 거야.

 

그러라고 하고 개울을 건너는데 개울물이 벌써 허벅지 까지 오더라고

 

낮에 건너올땐 분명 발목께에 찰랑 거릴 정도 밖에 안됐는데.

 

 

 

나는 산속 개울물이 그렇게 무서울 정도로 빨리 불어 나는지 그때 처음 알았어.

 

물은 기껏해야 허벅지께 밖에 오지 않는데 이 물이 맹렬한 기세로 흐르니까

 

몸 중심 잡기가 쉽지 않은거지.

 

나는 우리는 뒤뚱뒤뚱거리면서 앞으로 나갔어.

 

정말 한발 한발 딛을때 마다 온 신경이 바짝 바짝 서는거야.

 

 

 

그렇게 한 중간쯤 갔을때 였어.

 

 

녀석이 갑자기 앞서 가다 우뚝 그자리 서는 거야

 

나는 뒤에서 빨리 가라고 쌩 난리를 쳤지.

 

너무 무서워서 조금 이라도 빨리 이 개울을 벗어 나고 싶었거든.

 

 

 

 

 

 

 

그러더니 녀석이 천천히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 보는 거야.

 

 

 

 

 

 

 

그리고는……………..

 

 

 

이걸 어떻게 설명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녀석이 날 쳐다보면서 씨익 웃고 있는게 느껴지는거야.

 

 

물은 세차게 막 흘러 내려오지.

 

빨리 여길 벗어나야 겠다는 생각만 계속 드는 와중에

 

어두워서 잘 보이진 않는데 분명 녀석이 나를 보고 웃고 있다고 느껴지는거지.

 

 

그러더니 갑자기 그 자세에서 

 

 

 

 

스르르륵……

 

 

 

 

 

물밑으로 사라지기 시작하는거야.

 

그러면서 내몸도 같이 딸려 들어 가기 시작했어.

 

경황없이 당황한 나는 ‘어…어’ 라는 소리만 하고 있다가 

 

허리깨에 지어놓은 매듭을 확 풀어 버렸어.

 

 

그리고 녀석은 완전히 물속으로 사라져 버리고 말이지.

 

 

그때 딱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

 

 

 

 

 

 

‘이게 사람이 아니었구나’

 

 

 

 

 

 

 

그리고는 미친듯이 비명을 지르면서 개울을 건너갔어.

 

 

거의 제정신이 아니었지.

 

가까스로 개울을 벗어 나서는 사람 살리라는 비명을 지르며 월정사쪽으로 뛰어갔어.

 

 

그리고 저쪽에서 후레쉬가 비치며 누군가 서너명이 내쪽으로 뛰어 오는걸 봤고.

 

사람들이 나에게 뛰어 오는걸 본후 나는 기억이 없어

 

그 자리에서 그냥 기절 한거지.

 

 

 

 

 

 

 

 

 

 

깨어난건 아침이야.

 

 

비는 언제 그랬냐는듯 개어 있었고

 

내 옆에는 웬 스님 한분과 내 친구 녀석이 앉아 있더라구.

 

환한 빛 아래서 녀석과 마주치니 너무 반가운거야.

 

그리고 울음을 막 터트렸어.

 

 

 

그때 왜 울었는지 모르겠어.

 

나도 그때 내 감정의 정체를  모르겠는데 울음이 한번 터지니까 걷잡을수 없이 통곡수준으로 울음이 나는거야.

 

한참을 울다 기분이 가라앉고 나니 친구녀석에게 불같이 화가 나더라구.

 

그래서 녀석에게 막 화를 냈지.

 

 대학생들 하고 같이 술먹다가 그렇게 혼자 사라 지는 놈이 어딨냐고.

 

그랬더니 녀석이 나보고 무슨 소리 하냐는 거지.

 

녀석은 대학생들하고 술먹은적이 없다는거야.

 

오히려 나보고 미쳤냐고 불같이 화를 내니까 오히려 내가 당황 스러워 지는거지.

 

 

 

 

 

녀석의 말은 이래.

 

 

 

 

 

그러니까 둘이 술먹고 이야기 한부분 까지는 똑같아.

 

그리고 다른 사람 소리가 들리지 않냐는 얘기까지는 자기가 한적이 없다는거야.

 

아니 도대체 이게 무슨 개소린가 싶었지.

 

 

그런데 자기는 분명 나랑 술을 먹다 급똥이 마려워 똥을 싸러 갔다는거지.

 

날이 둑어둑해지니 숲에서 싸기에는 좀 무섭고 해서 월정사에 화장실에 다녀온다고 말을 하고 

 

화장실을 갔다는거야.

 

난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없거든.

 

근데 녀석 말로는 그 얘기를 하는데 내가 좀 이상 하더래. 

 

들은척도 안하고 멍하게 뭐 어디 홀린거 마냥 앉아 있더래.

 

딴에는 그냥 내가 술을 좀 많이 마셔서 취했나보다 생각하고 화장실로 간거고.

 

우리가 텐트쳐논 곳에서 월정사 까지 거리도 좀 있으니 시간이 좀 걸렸는데 막상 와보니 내가 없더라는거지.

 

여기저기 숲속을 찾아 다니기 시작 했는데 내가 안보이더래.

 

 

 

 

 

비는 슬슬 오기 시작하고.

 

 

 

 

 

녀석은 비를 쫄딱 맞고 나를 밤새 찾아 다녔던거야.

 

그 시절에야 핸드폰 따위가 있을리 없으니 뭐…..

 

 

 

 

 

 

막 찾다보니 개울물은 엄청나게 불어나 텐트있는 쪽으로 가는것도 불가능하고.

 

월정사에 들어가 실종 신고를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스님하고 의논중에 희미하게 내 비명 소리가 들리더라는거야.

 

처음엔 잘못 들은줄 알았데. 

 

빗소리와 개울물 소리가 뒤썩여서.

 

긴가민가 문을 열어 봤더니 내가 만신창이가 돼서 막 뛰어 오고 있더라는거지.

 

자기와 스님들이 뛰어 나오니 나는 그 자리에서 기절 한거고.

 

 

 

 

 

 

얘기를 다 듣고 보니 머리가 망치로 얻어 맞은것 처럼 띵한거야.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 날수 있지?

 

 

그럼 내가 만났던 사람들은 누구며, 나는 누구와 술을 마신거지? 라는 생각이 들면서 오싹 한거야.

 

나는 덜덜 떨기 시작 했어.

 

 

 

 

그때 조용히 옆에서 얘기를 듣고 계시던 노스님이 그러시는거야.

 

 

 

 

“보소 처사,  혹시 학생이 만났다는 그 사람들 일곱명 아니요?  여자셋에 남자 넷?”

 

 

 

 

나는 눈이 황소 만해져서 스님을 쳐다봤어.

 

“어….어……어떻게 아셨어요” 

 

 

“그 학생들 내 좀 아는 학생 들인데…….흠.”

 

그러면서 무거운 얼굴로 말을 안하시더라.

 

 

그래서 내가 뭔데 그렇게 뜸을 들이냐고 재촉 했어.

 

 

 내가 그날 듣게 된 얘기는 이랬어.

 

 

 

 

 

 

그때부터 약 이십여년 전에

 

그러니까 아마 1960년대경쯤 이야기 인것 같아.

 

k대 대학생들이 그쪽으로MT를 왔대. (기억이 오락가락 하는데 아마 K대가 맞을거야)

 

늦은 시간에 오대산에 도착한 학생들은 그날은 월정사에서 자고 다음날은 우리가 묵었던 장소에서 

 

텐트를 치고 캠핑을 하기로 했었나봐.

 

 

그런데 아침을 먹는데 한 여학생이 그러더래.

 

 

“야, 내가 어제 꿈을 꿨는데 우리 일곱명이 날개달고 하늘로 막 날아 다니는 꿈을 꿨다”

 

“응? 왜 일곱명이야? 우린 여덞명 인데?”

 

“아니 그래서 나도 이상해서 봤더니 진영이는 땅위에 서서 우리를 멀뚱멀뚱히 쳐다보고 있더라고”

 

 

 

 

그러면서 깔깔 대면서 자기들끼리 밥을 먹었대.

 

그리고 그날 우리가 묵었던 자리에서 캠핑을 하고 잠을 자는데

 

늦은밤 부터 비가 억수 같이 쏟아지기 시작 했다는 거야.

 

누군가 한명이 일어나 모두를 깨웠고 그들도 나처럼 불어난 개울물에 어떻하나 걱정 하고 있는데

 

전날 밤 하늘을 날아 다녔다는 얘기를 한 여학생이 그런 의견을 냈데.

 

 

“야 우리 각자 건너면 너무 위험 하니까 줄로 각자 몸을 쭉 묶어서 같이 건너자.  그럼 안전 하겠지”

 

그들은 그 의견에 모두 좋은 의견 이라고 동의를 했고 

 

그렇게 모두의 몸을 꽁꽁 묶었다는 거야.

 

그런데 줄이 좀 모자라서 맨 마지막 애 몸만 못 묶어서 그 아이는 앞에선 사람이 손을 꼭 잡고 건너기로 했는데

 

 

그런데….

 

 

개울의 중앙쯤에서 전날 이상한 꿈을 꿨다던 그 학생이 그만 개울에 휩쓸리며 넘어 진거지.

 

한명이 넘어지면 주위 사람들이 붙잡아 줄수 있을 거라는건 참 헛된 희망이었어.

 

한명이 넘어지자 다른 주위 학생들도 감당을 못하고 모두 같이 넘어지면 휩쓸린거지.

 

그리고는..

 

맨 끝에 같이 줄을 못묶고 남아있던 한명만 살아 남았어.

 

그 아이가 진영이 였던 거지.

 

 

 

 

 

 

그 얘기를 듣는데 너무 무섭고 소름 끼치는거야.

 

그런데 갑자기 누군가 뒷머리를 내려치는듯하게 내 머리가 띵하게 울렸어.

 

 

 

나는 최대한 조심 스럽게 물어봤지.

 

“저기 스님 그럼 혹시 스님이……….”

 

“허허…그래요 내가 바로 거기서 살아남은 학생이요”

 

 

 

 

 

 

 

 

 

 

 

 

 

 

 

 

 

 

내 이야기는 여기 까지야.

 

 

 

 

우리는 그날 바로 서울로 향했어.

 

아, 물론 나는 그 스님 따라 법당에 들어가 절도 좀 했고.

 

그 스님이 뭔가 태운 재를 꾹꾹 밟기도 하고 그랬어.

 

 

다녀와서 한동안은 악몽에도 좀 시달리고 그랬지만 말이야. 

 

 

그래도 별로 큰 탈은 없었어.

 

 

들은건데,

 

나중에 하류에서 시신들을 찾았을때 옷속에 온통 돌들이 가득 차있더래.

 

거친 물살에 하류까지 떠내려 가면서 옷속으로 돌들이 가득 들어 간거 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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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거 이야기는 한편으로 묶어 쓰려고 했었는데

 

어쩔수없이 1, 2 편으로 짤렸습니다. 

 

 

제가 글을 1,2,3,4 이런식으로 잘라쓰는 경우는 두가지 인데.

 

첫번째는 쓰다가 힘들때이고

 

두번째는 쓰다가 무서울때 입니다,  ㅡ,.ㅡ

 

 

그런데 이번 글은 쓰면서 저도 무지하게 무섭네요,

 

그래서 잘라 썻습니다. 

 

아휴 이제 자야 하는데 아직도 무서워....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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