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실화

강 너머 전우

여고생너무해ᕙ(•̀‸•́‶)ᕗ2017.07.16 01:12조회 수 1506추천 수 1댓글 1

    • 글자 크기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전쟁 도중 체험한 이야기다.

 

할아버지는 남쪽에서 미군과 전투를 했다는데, 운 나쁘게도 열세인 곳에 배치되어 서서히 후퇴하는 나날이 이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그러던 어느날, 마침내 본대 위치가 발각되어 공습이 대대적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필사적으로 후방을 향해 도망치는 사이, 동료들은 하나 둘 죽어나갔다.

 

할아버지도 죽음을 각오하고 이동했지만, 하루만 더 가면 안전해질 지점에서 폭탄이 떨어졌단다.

 

정신을 차리니 아군 진영인지, 병사들이 잔뜩 있었다고 한다.

 

 

 

강에서 가까운 공터 같은 곳이었는데, 많은 병사들이 뒹굴며 놀고 있어 전장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분위기였다.

 

할아버지는 근처에 있던 위생병에게 자기네 부대는 괜찮은가 물어봤다.

 

[강가 근처에 있을걸?]

 

 

 

강가에 가자 대장은 보이지 않았지만, 퇴각 도중 헤어졌던 동료들이 있었다.

 

제법 친한 녀석들이 보♥♥에 할아버지는 기뻤지만, 1/3 가량만 있다는 걸 알아차리고 슬퍼졌다.

 

개중 절친한 동료와 이야기를 나누며 놀고 있는데, 강 저편에서 낯익은 동료가 큰소리로 할아버지를 부르더란다.

 

 

 

아무래도 같은 부대의 A인 듯 했다.

 

할아버지는 A가 강 저편에 있다는 걸 동료들에게 알렸다.

 

처음에는 다들 멍하니 강 너머만 바라보더란다.

 

 

 

할아버지 눈에는 확실히 A가 보이는데, 다른 사람들에게는 전혀 보이질 않는 듯 했다.

 

개중 누군가가 [아, 그런가?] 라고 말하더니, 다들 할아버지를 떠밀어서 [너는 저 녀석한테 헤엄쳐서 가봐!] 라고 말하더란다.

 

할아버지는 당황하는 사이 동료들은 할아버지를 강에 내던졌다.

 

 

 

할아버지는 부상자한테 무슨 짓을 하는건가 싶으면서도, A도 살아남았구나 싶어 기쁜 마음으로 통증을 참으며 헤엄쳐갔다.

 

건너편 강가에서 부르는 A의 목소리를 따라가는 사이, 갑자기 엄청난 통증이 덮쳐왔다.

 

악어에게 물리기라도 했나 싶은 순간, 할아버지는 자신이 침대 위에 누워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아까까지 있던 곳과는 다른, 기지 안이었다.

 

할아버지는 통증을 참으며 위생병에게 어디인지 물었다.

 

할아버지가 후퇴하려던 곳보다 더 후방의 기지였다.

 

 

 

[고생 엄청 했구만. 업고 와준 동료한테 고마워 하라고.]

 

할아버지는 더 질문을 하려했지만, 일단 잠이나 자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다음날, 할아버지가 고통에 신음하고 있는데 A가 찾아왔다.

 

 

 

A는 씩 웃으며 [너 어디 숨어서 혼자 뭐 먹기라도 했냐? 무거워 죽는 줄 알았네.] 라고 말을 건넸다.

 

할아버지는 A가 업어다줬다는 걸 알아차리고, [이것도 마른거야.] 라며 웃어넘겼다.

 

그러는 와중에도 마음에 걸리는 것을 차마 입에 담지 못하고 있자, A가 먼저 입을 열었다.

 

 

 

[우리 부대에서는 7명 살았다.]

 

할아버지는 그 강둑에서 만난 사람들 이름을 말해봤지만, 전부 살아남지 못했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할아버지는 늘 말하곤 했다.

 

 

 

[전쟁에 나서면 죽음으로 꽃을 피우라는 소리를 해댔지만, 아무리 그래도 전우끼리는 살아남았으면 하는 마음 뿐이었다. 그게 다 같은 마음이었지.]

 

8년 전 할아버지는 세상을 떠났다.

 

지금은 강 너머 저편에서 옛 전우들과 잘 지내고 있을까.

 



    • 글자 크기
댓글 1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842 실화 인생을 바꾼 집1 title: 금붕어1현모양초 3679 1
841 실화 해병대 해안초소와 할매스님 이야기 2/22 title: 금붕어1현모양초 3682 2
840 실화 일본 개그맨들이 말해주는 무서운 이야기4 화성인잼 3686 3
839 실화 사람이 살수없는 집(약스압) 12 title: 다이아10개나는굿이다 3688 4
838 실화 작은 아버지께 들은 중국에서 소름 돋는 SSUL5 오레오 3691 3
837 실화 [실화] 죽은애인의지문4 title: 토낑도나짜응 3691 3
836 실화 악마의 머리9 artisth 3693 4
835 실화 제주도 감귤 밭2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3693 1
834 실화 누나가 겪은 섬뜩한 일.2 title: 고양이3망고오렌지 3698 5
833 실화 상주 할머니 이야기 - 2 한량이 3702 2
832 실화 할머니께 붙어서 괴롭히는 귀신을 떼어내다1 title: 하트햄찌녀 3702 3
831 실화 예비 시엄마는 스님~☆5 title: 양포켓몬패널부처핸접 3710 1
830 실화 내 동생이 경주 모텔에서 겪은 귀신체험1 클라우드9 3715 3
829 실화 (펌)직접 경험한 이상한 일들 ..4편1 title: 금붕어1현모양초 3717 1
828 실화 (펌)직접 경험한 이상한 일들 ..5편1 title: 금붕어1현모양초 3717 1
827 실화 (펌)직접 경험한 이상한 일들 ..6편1 title: 금붕어1현모양초 3717 1
826 실화 해병대 해안소초와 할매스님 이야기 1/21 title: 금붕어1현모양초 3720 1
825 실화 귀신과 ***를 하는 귀접현상2 title: 이뻥아이돌공작 3723 1
824 실화 (펌)직접 경험한 이상한 일들 6-2편1 title: 금붕어1현모양초 3726 1
823 실화 예비 시엄마는 스님~☆44 title: 양포켓몬패널부처핸접 3727 1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