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실화

강 너머 전우

여고생너무해ᕙ(•̀‸•́‶)ᕗ2017.07.16 01:12조회 수 1507추천 수 1댓글 1

    • 글자 크기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전쟁 도중 체험한 이야기다.

 

할아버지는 남쪽에서 미군과 전투를 했다는데, 운 나쁘게도 열세인 곳에 배치되어 서서히 후퇴하는 나날이 이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그러던 어느날, 마침내 본대 위치가 발각되어 공습이 대대적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필사적으로 후방을 향해 도망치는 사이, 동료들은 하나 둘 죽어나갔다.

 

할아버지도 죽음을 각오하고 이동했지만, 하루만 더 가면 안전해질 지점에서 폭탄이 떨어졌단다.

 

정신을 차리니 아군 진영인지, 병사들이 잔뜩 있었다고 한다.

 

 

 

강에서 가까운 공터 같은 곳이었는데, 많은 병사들이 뒹굴며 놀고 있어 전장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분위기였다.

 

할아버지는 근처에 있던 위생병에게 자기네 부대는 괜찮은가 물어봤다.

 

[강가 근처에 있을걸?]

 

 

 

강가에 가자 대장은 보이지 않았지만, 퇴각 도중 헤어졌던 동료들이 있었다.

 

제법 친한 녀석들이 보♥♥에 할아버지는 기뻤지만, 1/3 가량만 있다는 걸 알아차리고 슬퍼졌다.

 

개중 절친한 동료와 이야기를 나누며 놀고 있는데, 강 저편에서 낯익은 동료가 큰소리로 할아버지를 부르더란다.

 

 

 

아무래도 같은 부대의 A인 듯 했다.

 

할아버지는 A가 강 저편에 있다는 걸 동료들에게 알렸다.

 

처음에는 다들 멍하니 강 너머만 바라보더란다.

 

 

 

할아버지 눈에는 확실히 A가 보이는데, 다른 사람들에게는 전혀 보이질 않는 듯 했다.

 

개중 누군가가 [아, 그런가?] 라고 말하더니, 다들 할아버지를 떠밀어서 [너는 저 녀석한테 헤엄쳐서 가봐!] 라고 말하더란다.

 

할아버지는 당황하는 사이 동료들은 할아버지를 강에 내던졌다.

 

 

 

할아버지는 부상자한테 무슨 짓을 하는건가 싶으면서도, A도 살아남았구나 싶어 기쁜 마음으로 통증을 참으며 헤엄쳐갔다.

 

건너편 강가에서 부르는 A의 목소리를 따라가는 사이, 갑자기 엄청난 통증이 덮쳐왔다.

 

악어에게 물리기라도 했나 싶은 순간, 할아버지는 자신이 침대 위에 누워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아까까지 있던 곳과는 다른, 기지 안이었다.

 

할아버지는 통증을 참으며 위생병에게 어디인지 물었다.

 

할아버지가 후퇴하려던 곳보다 더 후방의 기지였다.

 

 

 

[고생 엄청 했구만. 업고 와준 동료한테 고마워 하라고.]

 

할아버지는 더 질문을 하려했지만, 일단 잠이나 자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다음날, 할아버지가 고통에 신음하고 있는데 A가 찾아왔다.

 

 

 

A는 씩 웃으며 [너 어디 숨어서 혼자 뭐 먹기라도 했냐? 무거워 죽는 줄 알았네.] 라고 말을 건넸다.

 

할아버지는 A가 업어다줬다는 걸 알아차리고, [이것도 마른거야.] 라며 웃어넘겼다.

 

그러는 와중에도 마음에 걸리는 것을 차마 입에 담지 못하고 있자, A가 먼저 입을 열었다.

 

 

 

[우리 부대에서는 7명 살았다.]

 

할아버지는 그 강둑에서 만난 사람들 이름을 말해봤지만, 전부 살아남지 못했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할아버지는 늘 말하곤 했다.

 

 

 

[전쟁에 나서면 죽음으로 꽃을 피우라는 소리를 해댔지만, 아무리 그래도 전우끼리는 살아남았으면 하는 마음 뿐이었다. 그게 다 같은 마음이었지.]

 

8년 전 할아버지는 세상을 떠났다.

 

지금은 강 너머 저편에서 옛 전우들과 잘 지내고 있을까.

 



    • 글자 크기
댓글 1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6891 미스테리 사후세계, 지옥을 경험한 사람들 2 오옹 1205 0
6890 전설/설화 거인들의 유골이 다량 발견된 브라이텐비너 동굴 헨리 1205 0
6889 기묘한 괴담만드는법4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 1205 1
6888 실화 상주 할머니 외전 3 (전)2 title: 아이돌뉴뉴뉴 1205 1
6887 Reddit Reddit 그 누구도 아닌 자2 실체적진실 1205 3
6886 실화 [펌] 새로운 집에 이상한 일...2 title: 한승연1도발적인늑대 1205 3
6885 2CH 검은 여드름 title: 메르시운영자 1205 0
6884 실화 (펌)아파트에서 투신하던 그 여자1 title: 풍산개안동참품생고기 1206 1
6883 실화 지하철실화 끔찍함..2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206 1
6882 2CH 프랑스인형1 title: 풍산개안동참품생고기 1206 1
6881 2CH 이세계로의 문1 title: 풍산개안동참품생고기 1206 1
6880 실화 노루의 저주2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 1206 1
6879 실화 실화// 일본교통표지판이야기.2 title: 양포켓몬패널부처핸접 1206 2
6878 실화 개자식2 title: 풍산개안동참품생고기 1206 1
6877 실화 스크린도어가 설치된 계기3 개팬더 1206 1
6876 실화 노인학대를 막지 못하는 이유2 title: 애니쨩뒤돌아보지마 1206 1
6875 2CH 웃는 선생님 title: 풍산개안동참품생고기 1206 0
6874 실화 옥상에서 숫자를 반복하는 아이2 앙기모찌주는나무 1206 1
6873 기묘한 근친의 새 지평을 연 요제프 프리즐1 익명_168e89 1206 0
6872 사건/사고 연쇄살인마들의 한마디1 아리가리똥 1206 1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