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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어린시절 들었던 이야기-스압

title: 이뻥아이돌공작2015.02.15 16:46조회 수 1244추천 수 2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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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음.. 사실 잘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막연히 어렸을 적 기억이라 해두죠 뭐.

저는 할아버지 손에 키워졌는데, 할아버지께는 두분의 절친이 계셨습니다.

세분 모두 지독한 애연가였기 때문에 방 안에는 흰 연기가 자욱했더랬죠.

그 덕에 저는 지금도 호흡기가 좋질 않습니다.

지금부터 들려드릴 얘기는..

자욱한 연기속에서 할아버지 무릎을 베고 누워 들었던 그들의 대화입니다.

많은 이야기 중 또렿하게 기억하는 몇가지만 풀어보겠습니다.



전라북도 남원시 운봉면에는 기이한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정확한 위치는 기억나지 않지만..

큰 길이 갈라지는 곳에 자리하고 있었던 돌로 된 집의 이야기입니다.

위치가 좋고 돌로 지어진 집이었기 때문에 그 당시에도 꽤나 비싼 집이었는데 이상하게도 주인이 자주 바뀌더라는 것이죠.

이를 이상하게 여기던 한 사람이 있었는데, 바로 할아버지 절친 두분 중 한분이셨습니다.

이 어르신은, 관상과 주역을 공부하신 분으로 저희 할아버지의 주역 공부를 도와주시던 분이셨더랬죠. 젊었을 적에는 제법 의협심도 강하고 모험심도 강했다고 하는데, 하필이면 그때 이 돌집에 대한 소문이 들려왔다는 것입니다.

마을에 흉흉한 소문이 돌기 시작하면서 이 집은 비워진채로 방치되기 시작했고, 어르신은 아무 제지없이 집에 발을 들였다고 합니다.

방에는 곰팡이가 가득 피어있었고, 분명 양지바른 곳임에도 불구하고 습하기 이를 데 없는 형상이었다고 합니다. 이를 기이하게 여긴 어르신은 바로 부적 하나를 꺼내 들었습니다.

그 부적은 큰 효험이 있는것은 아니었지만, 팔도를 유랑하던 어르신께 몇 번이고 도움을 주었던 ‘안명부’ 라는 것이었습니다.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귀신에 대비하기 위함이었다고 했습니다.

들어선 방 안에는 곰팡이와 함께 옷가지 몇벌과 좀먹어있는 이부자리가 있었다고 하는데 사용하기에는 영 부족한 그런 모양새였습니다.

대충 신문지 몇 개를 바닥에 깔고 누워 밤이 되도록 기다리던 찰나.

붙여놓았던 호롱불이 꺼지는것입니다!

‘아하.. 분명 귀신이 올 모양이다’

전설의 고향에나 나올법 한 연출을 하는 귀신이었나 봅니다만.. 귀신은 쉽사리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기척만 냈다고 합니다.

집을 빙빙 둘러 바람소리를 내고, 때로는 문을 두드리는 등.

‘홀리면 안된다’

어르신은 이미 여러 귀신들을 상대해 본 적이 있었기 때문에 자신의 주위에 결개를 쳐 잡귀가 들어서는 것을 막고 계셨다고 합니다. 본디 귀신이 잘 따르는 체질로, 집에 들어섬과 동시에 잡귀들이 모여드는 느낌을 받으셨는데, 그렇게 되면 이 돌집에 얽혀있는 이야기를 풀어낼 수 없게 되기 때문에 여간 까다로운 작업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첫쨋날 밤은 그렇게 지나가고 날이 밝았올 때 즈음 밖에서 인기척이 들려왔습니다.

웅성웅성..

어르신께서 밖에 나가보니 몇몇의 사람들이 모여 근심어린 표정과 궁금한 표정을 함께 짓고 있더랍니다.

“아이고 젊은이. 여기 이 돌집에는 안좋은 소문이 있는데, 봉변이라도 당하면 어쩌려고 그러는가!?”

마을 사람들은 젊은이 하나가 소문의 돌집에 들어갔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온 것이었습니다.

그들의 말로는, 바로 오려 했으나 어르신이 집에 들어선 이후로 날이 어두워지고 비가 내리는 등 갑자기 돌변하는 상황에 겁을 먹고는, 날이 밝은 지금에서야 찾아왔다고 합니다.

그러나 자신들의 우려와는 달리, 밝은 표정의 어르신을 보고는 안심한 듯, 조심하라는 말만 남기고 마당을 나섰다는군요.

‘기이하도다.. 이방인을 경계하는 것이 아니라 되려 걱정을 하는구나’

그들의 행동은 확실히 기이했다고 합니다.

아마도 예상컨대, 자꾸만 기이한 일이 벌어지곤 하니까 누군가가 나서서 해결해주길 바랐던 모양이었답니다. 그런 느낌을 강하게 받으셨다고 하더군요.

무튼 하룻밤을 무사히 보냈으니 이제는 조금 숨통이 트였고,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서 군불을 지피려 했는데, 그곳까지 이끼가 들어서 있었다고 합니다. 원래 아궁이가 있는쪽은 양기가 강해서 이끼같은 음기를 지닌 생물이 끼어들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 현상은 분명 뭔가 기이했다고 합니다. 아무리 불을 붙이려 해도 불은 쉽사리 붙지 않고, 자꾸만 꺼지기를 반복했다고 합니다.

‘이대로는 안되겠구나. 방비를 해야겠다’

군불 지피기를 포기한 어르신은 품에 지니고 있는 부적과 새로운 부적을 적어가며 하루를 보내고 저녁때쯤이 됐을때야 준비가 끝났다고 합니다. 영험한 무당에게서 얻었던 부적 몇장과 조잡하지만 자신이 적은 부적 몇장을 방문과 천장, 그리고 벽면에 붙이고는 호롱불 앞에 정좌하고 앉아 명상에 잠기셨다고 하는군요.

휘잉

이윽고 밤이되자 호롱불이 크게 일렁였습니다.

하지만 부적의 힘 덕분인지 이번에는 호롱불이 쉽게 꺼지지 않고 버텼내었습니다.

뚝.. 뚝.. 뚝..

그때, 어르신의 귓가에는 뭔가 거슬리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뚝.. 뚝..... 뚜욱..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

“내가 여기 있으니 이쪽으로 들어오시오”

어르신은 정좌를 풀지 않고 눈을 그대로 감은채 밖을 향해 소리쳤다고 합니다.

흑..

흐느끼는 소리와 함께 말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아닙니다.. 내 어찌 죽은자가 산자의 방에 들겠습니까”

대답을 한 존재는 자신을 죽은자라 하였답니다.

“그렇다면 좋소. 분명 억울한 일이 있는 모양인데 그 연휴나 들어봅시다”

어르신은 차라리 잘 되었다는 심정이셨다고 합니다.

대화가 통하는 귀신은 인간을 절대 해코지 하지 않기 때문인데, 잘 하면 성불 시킬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소인은 이 집에 머슴으로 있던 사람입니다. 억울하게도 누명을 얻어 멍석말이를 당해 구천을 떠돌게 되었으나, 길러주고 먹여주고, 재워주신 주인님께 누가될까 여기어, 앞에 나타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귀신이란것이 가만히 있어도 귀기가 맺혀 나타나기 마련이라 결국에 이곳에는 아무도 남지 않게 되었습니다. 누명을 얻은것은 죽기전의 억울함이오나, 받은 은혜에 비하면 그것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죽어서 억울함만은 면케 하여 주십시오”

그랬습니다.. 멍석말이를 당해 죽고보니 억울함이 남은 귀신이 되어 명계로 가지 못하고 구천을 떠돌게 되었는데, 사실은 그 발목에 채워진 ‘원귀’라는 족쇄가 자신 마음대로 되는것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그는 죽어서도 자신의 주인을 생각하고 위하려 했던 것인데, 자신의 존재만으로 집이 습해지고 기울어 갔다는 것입니다.

“허허.. 그렇다면 그대는 이 족쇄를 풀 방법을 알고 있다는 말이오?”

정좌를 풀지않고 가만히 눈만 뜬 어르신은 밖을 향해 물었습니다.

“이놈의 장딴지 뼈가 마당 호두나무 아래 묻혀있습니다. 그것만 잘게 부수어 이 집 아궁이에 넣고 태워주십시오. 그리하면 더 이상 구천을 떠돌지 않고 명계로 가게 된답니다”

“기이한지고.. 원귀가 된 자신을 원망하고 있는 영이라니.. 쯧쯧”

어르신은 가엾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알겠소. 내 날이 밝음과 동시에 그리 하리다. 그러니 이제 편히 눈을 감으시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렇게 귀신과의 대화는 끝이 났습니다.

그리고는 더 이상 호롱불의 일렁임이 없었다고 합니다.



날이 밝자 노파 한분께서 과일 몇 개와 떡을 들고 찾아오셨다고 합니다.

전날 왔던 노파였는데, 어르신의 상을 보니 그제사 마음이 놓이고 일이 해결될듯 하였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간단히 제사를 지낼만한 채비를 해 오셨다고 했습니다.

어르신은 호두나무 밑을 파보자 길쭉한 뼈가 하나 나왔는데, 이를 잘게 부수어 아궁이에 불을 붙이니 불이 아주 활활 타오르더랍니다.



어떠십니까?

저는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눈물을 훔쳤던 기억이 있네요.

죽어서도 주인께 누가될까 걱정하던 귀신.

그 뒤로 그 집이 어떻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은 그쪽으로 큰 길이 나서 흔적조차 없다고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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