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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설화

[괴담] 염라대왕이 된 김치金緻

여고생너무해ᕙ(•̀‸•́‶)ᕗ2017.08.10 12:37조회 수 1034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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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監司 김치金緻는 백곡佰谷이라는 호를 가진 김득신金得臣이란 사람의 부친이었다고 합니다.

김치金緻는 젊어서부터 점술에 능통하여 자신의 운명을 점치곤 하였는데, 이름에 물 수水자가 들어간 사람의 도움이 있어야 큰 재앙을 피한다고 나왔습니다.

 

그 무렵에 심생沈生이란 이름을 가진 사람이 아래사람을 보내어 만나기를 청하였지만 병이 있어 누워 움직이지 못한다는 이유로 사양하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니 그 사람의 성에 물 수水자가 들어가 있으므로 만나 보려고 하는 생각이 들었던 건지

그를 다시 불러 급히 청하여 보니 그는 심기원沈器遠이란 사람이었습니다.

 

심기원은 김치金緻가 앞날을 점치는 점술에 능한 것을 알고 자신은 명과 운이 기구하기 그지 없는 나이 사십줄에 접어든 선비라며 이야기하면서

친구의 사주를 좀 보아 달라고 부탁하면서 내놓았습니다.

 

먼저 친구의 사주를 내밀어놓은 것을 보니 부귀를 누릴 사주였고

이에 심생이 다시 다른 이의 사주를 내놓으니 김치가 그 사주를 보고서는 아래사람을 시켜 상을 깔고 자리를 펴게 한 후 의관을 가다듬고 무릎을 모은 상태로

 

그 사주를 서안 위에 놓고서는 향을 사르며

“이 사주는 말로 못할 정도로 귀한 사람이 될 것입니다. 범상치 않은 이의 운수인 것이 분명하니 흠모하고 경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고 말했습니다

 

심생이 자리를 떠나려고 하자 감사 김 공이 그를 붙잡아두며 머물게 하고는, 병을 핑계로 나오지 않고 있었음을 말하면서

심생이 자신에게 와서 사주를 물은 까닭은 대략 짐작하고 있노라고 자세한 이야기를 해줄 것을 청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에 갑작스런 말에 심생은 적잖이 당황하였으나 어느 날에 거사를 할 계획이 있다면서 자세히 알려주었다고 합니다.

그 말을 듣자 김치는 그 날이 아닌 십육일에 거사를 하라고 일러 주었으며 심생은 그대로 그말에 따르기로 했습니다.

 

이어 김치가 말하기를 심기원이 일을 이룬 다음에는 죽을 목숨이나 구해주고 재앙이 미치지 않도록 해 달라고 간곡한 당부를 했습니다.

경화更化(바로잡아 고친다는 뜻을 지닌 한자)가 이루어지고 나서 김치를 처벌하려 하였으나

심기원이 노력하여 영남 도백이란 자리를 맡아 무사히 빠져나왔고 거기서 목숨을 마쳤습니다.

 

그 일이 있기 전에 공이 중원의 복술가에게 점을 보니 ‘화산의 소를 탄 나그네여, 머리에 한 가지 꽃을 이고 있구나.’라는 운명을 예언한 시를 써서 주었습니다.

이때까지도 그 의미를 깨닫지 못하고 있다가 영남 도백이 되어 순시를 돌다가 안동에 이르러 갑자기 학질을 얻게 되었고

사방으로 물리칠 방법을 알아 보다가 누군가 말하기를 검은 소를 거꾸로 타면 물리칠 수 있다고 해서 그 말에 따라 소를 타고 다니다가 내려서 두통이 심해져서

한 기생에게 주무르도록 하고는 이름을 물어보니 ‘일지화’라고 대답하자 중원의 점술가가 써준 그 예언시가 생각나면서

‘죽고 사는 것이 모두 하늘에 달린 것이다’ 하고서는 자리를 깔게 하고 새로 지은 성복盛服을 입은 다음 누워 태연하게 숨을 거두었던 것입니다.

 

이날 삼척의 아무개가 김치가 추종騶從을 성대히 하고 들어오는 모습에 왜 분수에 넘치게 하관下官하느냐고 물어보자

김치는 자신은 좀 전에 죽은 사람으로 이미 염라대왕으로 부임을 받아 가는 길이라고 하며 자신에게 맞는 관복이 없으니 그간의 정을 봐서 새 옷을 지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삼척 부사는 믿기지 않고 의심스러웠지만 상자에 있던 비단 한 필을 꺼내주자 김치는 기쁘게 받고서 사라졌습니다.

눈앞에서 벌어진 광경에 놀란 나머지 알아보자 그 날이 바로 안동 순도소巡到所에서 죽은 그 날이었습니다.

 

이때부터 김치가 염라대왕이 되었다는 이야기는 세상 사람 모두가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 구당久堂 박장원朴長遠이란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김득신과 더할 나위 없는 친구 사이였는데,

북경에서 점을 보자 어느 해, 어느 달, 어느 날에 죽을 것이다. 하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해 정초에 김득신을 만나 편지 한 장을 주면서 쓰게 했습니다.

김득신이 물으면서 쓰지 않으려고 하니 박장원이 간곡히 청을 하면서 제발 편지 한 장만 써달라고 부탁하게 되었습니다.

불러주는 대로 편지를 쓰는데 그 내용은 이와 같았습니다.

“저의 가까운 친구 박 아무개가 올해로 수명을 다하게 되었습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불쌍히 여겨 부디 수명을 늘려 주옵소서.”라고 쓰고 나서

겉에는 ‘아버님 전상서’라고 쓴 다음 속에는 ‘아들 아무개가 올림’이라고 써놓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 박장원과 함께 깨끗한 방에서 향을 사르고는 편지를 불살라 올리니 이제는 내가 자네 덕분에 화를 면하게 되었다고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편지 덕분이었는지는 몰라도 편지를 살라 올린 날로부터 수십년을 살다가 죽었다고 전해집니다.

 

그 후 매일 밤이면 부하들을 거느리고(오래된 절의 지옥도에 나오는 염라대왕의 귀졸들을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겁니다.) 등촉을 밝히며

장동長洞과 낙동駱洞 사이를 거닐면서 다니다가 더러 친구를 만나고 하면 회포를 푸는 일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한 소년이 새벽에 낙동을 지나다가 김치를 보자 어디에서 오시는 길이십니까 하고 물으니,

“오늘이 나의 기일이 되는 날이네. 음식을 흠향하러 가서 불결한 게 있어서 흠향도 하지 못하고 돌아가는 길이네.” 라는 말을 끝으로 사라져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말을 들은 소년이 곧장 그 집으로 가서 제사를 마치고 나오는 이에게 이 말을 전하니,

김득신이 크게 놀라서 제사에 올린 음식들을 살펴보는데, 떡에 어떤 사람의 머리카락이 있어서 온 집안이 다 놀랐다고 합니다.

 

그 뒤에 어떤 사람이 또 김치를 만났는데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내가 어떤 사람에게 강목綱目을 빌려 돌려주지 못하였다. 몇 권 몇 장에 보면 반드시 금박지가 있을 것이니, 돌려 보낼 때 제대로 살피지 않으면 금박지를 잃어버릴 수 있다.

이 말을 우리 집안에 전하고 잘 살펴서 보내도록 하라.”는 당부였습니다.

 

당부를 들은 그 사람이 김득신에게 가서 말을 전하여 강목을 살펴보자 과연 금박찌가 있어서 집안 사람 모두가 기이하게 여겼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기이한 이야기가 많았지만 그것이 글과 말로 다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이 이야기는 계서야담에서 기록되어 있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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