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훈이의 만행을 적겠음.
이번편은 주제에서 벗어난 글 일수도 있음.
훈이 너무 좋아하지말고 저를 더 좋아해주세요!!!!!!!!!
우린 6살때부터 같은 유치원, 같은 피아노학원을 다녔음.
당시 우리가족은 맞벌이 가정이였음.
(훈이네 또한 그랬는지 아니었는지 잘 기억나지 않아요!)
아파트 바로 앞에 있는 유치원에 훈이와 손 잡고 쫄래쫄래
엄마따라 걸으며 등원하던 모습이 기억이 남.
유치원에 있다가 다들 하원 할때면
훈이와 나는 선생님 손을 나란히 잡고
상가 피아노 학원으로 가서
내 책 꺼내와서 음표 그리고 피아노학원 선생님께 검사도 받고
피아노 자리 기다리다가 자리 나면 냉큼 달려가서
따단따단 피아노 치고 놀고 그랬음.
그러다 학원이 끝나면 집으로 가야하는게 맞지만
엄마 아빠 두분 다 저녁 늦게 귀가하셔서
우리보다 조금 늦게 학원에 오는 오빠 기다리며 놀다
훈이랑 셋이서 영차영차 3층으로 올라가서
학원 선생님 가족분들과 같이 밥도 먹고
꾸벅꾸벅 졸다가 선생님께 업혀 집에 오고 그랬음.
그렇게 지내던 어느날 큰 사건이 벌어졌음.
그 날도 오빠를 기다리며 훈이와 음표 그리며 놀다가
선생님께 말씀드리고 학원 앞 놀이터에서 그네를 타며 놀고있었음.
누가 더 높이 올라가나~ 내기하며 그네를 타다가
아무리 열심히 발길질을 해도 훈이보다 낮았던 나는
괜히 삐져서 그네를 멈쳐 세웠음.
그리고 "흥 나 갈거야" 이러고 그네 옆에
벗어둔 양말과 신발을 신고
(모래사장이어서 신발에 모래들어가니까 신발을 벗어두고 놀았었음.)
뒤로 돌아가려는 나를
훈이가 불러 세웠고 다시 훈이쪽으로 몸을 돌렸을때
그네가 내 쪽으로 날.아.왔.음.
훈이가 그네에서 내려 내가 타던 그네를 자기쪽으로 당기고있다가
내가 뒤로 도는 순간 확 놔버려
그대로 나한테 날아와 내 입을 강.타 했음.
땅에 주저앉아 피를 철철 흘리며 엉엉 울던 나를 바라보는
훈이의 표정은
<- 비슷한 표정.. 완전 비슷해....
생글생글 웃으며 소름끼치게 웃고 있었고
그 곳을 지나가던 아주머니 한분이 달려와
손수건으로 내 피를 닦으며 주변에 도움을 청했고
학원을 오고 있던 오빠가 엄마에게 전화를 함으로써
상황은 일단락 되었음.
그 후 병원으로 가서 터진 입술을 치료하고 꿰맸음.
그때 달려오신 아주머니께서 훈이에게 소리치며 다그치셨고
그 순간 훈이는 주저앉아 엉엉울며
"내가 한게 아니에요" 라고 소리지르며
나를 바라보며 통곡을 했음.
입술을 치료하고 꿰매고 소독하는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아직도 내 입술에는 그 흉터가 남아있음.
점점 작아져서 내가 먼저 흉터에 대해 말하지 않으면
대부분은 눈치 채지도 못함. 다행히.
우려먹기 좋아하는 나는 중고등시절 훈이에게
" 니 때문에 흉터 남았잖아!!! 니가 그네로 내 입술 터트려서!!!!!" 라고
발악하곤 했는데
훈이는 그때마다 같은 말을 했음.
정말 자기가 그런거 아니라고.
자긴 그네에서 내린 기억도 없었고
정신차려보니 내가 피를 철철철철 흘리며 울고 있더라고.
나는
니가 그런거라고
니가 나중에 나 크면 입술 이거 흉터 없애야한다고
바득바득 우겼지만
정말 맹세코 자기가 한거 아니라고 부인하는 훈이..
사실 여부는 확실히 모르지만
입술에서 피가 나면서 느껴지던 통증은 남아있지 않지만
피 흘리는 나를 보며 생긋생긋 웃던 이질적인 훈이의 표정은
아직도 내 기억속에 정말 선명하게 남아있어서
잊혀지지 않는 사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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