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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눈치 없는 아이

title: 이뻥아이돌공작2015.03.08 18:23조회 수 987추천 수 1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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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 없는 아이

"살-랑 거리는-♪ 여름날의 바람 소리에-♪ 주변 풍경 모두가-♪ 새하얗게 바뀌는데-♪ 요즘 그대는 어떤가요-♪"





이렇게 노래를 부르니, 주변 사람들은 날 ♥♥♥ 보듯이 처다 봤어. 

하지만 난 그 시선을 아랑곳 하지 않고 계속 불렀어. 







그들은 한대 묶여 나를 마치 외계인처럼 처다 보듯 바라 봤지만,

애초에 난 알고 있었어. 

그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들과

그들이 익숙하게 행동하는 모든 몸짓들은 모두 같다는걸 말이야.

세상은 너무나도 매너리즘해.

때문에 난 그 모든 것들이 지루하고 따분했어.  





가식,위선,허영,내숭,기만,체면,비방.

그들은 그저 자신들을 감추기에 급급했어. 

어쩌면 난 "눈치없는"게 아니라, "눈치없는척" 하고 있지 않나 싶어.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생존과 관련된 일들을 자각하고, 또 행동하곤 해.

"눈치"라는건,

인간의 가장 본능적인 생존 수단이 아닐까란 생각이 문득 들었어. 

"사회"라는 인류 집단 속에서 서로를 방어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말이야. 

































새벽에 편의점에 간 적이 있었어. 

그곳엔 왠 여학생이 있었어. 

새벽 시간대에 여자종업원이 카운터에 있는 것은 드물어. 


그런데 난 그 여자의 행동에 깜짝 놀라고 말았어. 

이벤트라며 내게 노래를 불러 줬기 때문이야. 




하지만 그 당시만 하더라도 눈치가 없었기에, 그냥 지나 첬어. 

물건을 카운터에 올리자, 이번에도 여자는 또 노래를 불러 줬어.

난 몹시 불쾌해, 무시하려고 했지만

여자의 표정이 너무나도 간절했기에, 결국 여자의 노래에 화답하고 말았어. 


"이것도 무슨 맥x날드 같은 CF 찍나봐요."

"네~! 그래서 찍고 있어요~! 하하하.."

"수고하세요."


그렇게 그 일들을 까맣게 잊어가기 시작했어. 

그런데 다음 날 뉴스에 강도 살인 뉴스가 나왔어. 

편의점 살인 사건인데, 새벽 시간대에 편의점 직원을 살해한 내용 이였어. 

뉴스를 보도하던 앵커가 CCTV를 보여주자, 난 놀라고 말았어. 



왜냐하면 보도 자료 CCTV에 나 처럼 보이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야. 

그 CCTV에는 그때 내가 보지 못했던 왠 남자가 여종업원 밑에 앉아 있었어.

내가 떠나자, 결국 그 여자는 살인마의 칼에 찔려 죽고 말았어. 

앵커는 끝으로 의미심장한 내게 남겼어.

 

"...경찰은 범인으로 추정되는 인물과 피의자 사이에 있었던 신원 불명의 남성에 대해서도 조사중인 것으로 밝혔습니다.."



설마 했지만, 얼마 뒤 정말 경찰이 집을 찾아 왔어.

그들은 내게 물었어. 

피의자와 마지막에 어떤 대화를 했는지를 말야. 

하지만 난 별거 없다고 생각 했어. 

노래를 불러 줬다고 말했어. 

경찰은 그 노래가 어떤 노래 였는지 내게 물었어. 

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어. 





그러자, 경찰들은 자리를 털고 일어섰어.

하지만 난 그들을 끝까지 배웅할 수 없었어. 

왜냐면 내 머릿속에선 그 여자의 노랫소리가 떠오르기 시작했기 때문이였어. 

그렇게 난 뭣에 홀린 사람처럼, 웅얼거리기 시작했어. 




"살-랑 거리는-♪ 여름날의 바람 소리에-♪ 주변 풍경 모두가-♪ 새하얗게 바뀌는데-♪ 요즘 그대는 어떤가요-♪"




음정은 엉망진창 이였지만, 가사 하나 만큼은 정확히 읊고 있었어. 

그런 내 모습에 경찰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멍하니 그 모습을 보고 있었어.  



난 너무나도 제기 발랄했던 그녀의 얼굴이,

또 너무나도 간절했던 그녀의 얼굴이, 

그 노랫 소리와 함께 떠오르기 시작했어. 













살!-랑 거리는-♪

여!름날의 바람 소리에-♪

주!변 풍경 모두가-♪

새!하얗게 바뀌는데-♪ 

요!즘 당신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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