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기묘한

수박

title: 골드50개우리놀아요:0/2017.10.14 01:08조회 수 1055댓글 1

    • 글자 크기


제가 고등학교 때 겪은 일입니다.


당시 저는 부산에서 살았는데, 고등학교 때 절친 중 한 명은 안동이 고향이었습니다.
보통 안동이라고 하면, 종갓집 생각하시죠? 그 친구네 집은 바로 그런 집이었습니다.
안채, 사랑채, 뒤뜰 등등 무지하게 큰 집 말이죠.


친구네 집엔 수박 밭이 있었는데, 방학 때 친구네 수박 밭 일도 도와주면서 계곡에서 놀려고 2박 3일로 안동에 갔습니다.


낮에 수박밭의 일을 도와주고 열심히 땀을 흘리고 종갓집 툇마루에 앉아서 먹는 수박 맛이란 완전 꿀맛이더군요.
3명이서 3통을 먹었습니다.
너무 맛있었어요.


일도 열심히 하고 배불리 먹었더니 잠이 솔솔 오기 시작했습니다.
에어컨이 필요 없을 정도로 시원한 날씨어서 바깥 별채에서 잠깐 쉬기로 했습니다.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슬슬 피곤해서 잠이 들었습니다.


자다가 문득 눈을 떴습니다.
수박을 너무 많이 먹은 탓인지 소변이 너무 마렵더군요.
저는 화장실을 찾아서 슬리퍼를 신고 마당으로 나갔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미리 화장실이 어디 있는지를 알아놨어야 하는데, 집이 워낙 커서 모르겠더군요.
별채 모퉁이를 돌아서 조금 걸어가다 보니 희미한 연기가 보이는 것입니다.


가까이서 보니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평상에 앉아서 수박을 드시고 계시는 겁니다.
모기가 많아서 인지 평상 중간에는 모기향까지 피워놓으셨더군요.
제가 근처를 지나니 할머니께서 말을 건네셨습니다.
 


"수박 좀 들고 가시게나.
"


그래서 저는 "수박을 너무 많이 먹어서 화장실을 찾고 있는 중이라 소변 보고 와서 먹겠습니다.
" 라고 거절했더니 갑자기 할아버지께서…….


"에끼 이놈!! 안 먹을 거면 썩 꺼져라 이 불한당 같은놈아 "


이러시는 겁니다.
저는 갑작스런 호통에 뛰었습니다.
뛰다보니 다행히 화장실이 보이더군요.
시원하게 소변을 누고, 노부부의 성의를 거절한 게 미안해서 할머니 할아버지를 찾으러 그쪽으로 다시 돌아갈까 했지만 또 수박을 먹으면 밤새 화장실을 들락거려야 할 것 같아서 그냥 잠을 자러 별채로 갔습니다.


피곤했던지 눕자마자 다시 바로 잠들었고 아침에 친구가 흔들어 깨우는 바람에 늦잠을 자지 못하고 일어났습니다.
친구네 집은 오전 7시에 아침 식사를 한다고 하더군요.
비몽사몽으로 아침을 먹으러 친구네로 돌아가는데, 가다가 갑자기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돌아가는 길에 어젯밤 노부부가 앉아 계셨던 평상을 봤는데, 그 자리엔 무덤 두 개가 있더군요.
제가 어제 모기향이라고 생각했던 건 향이었던 것입니다.


친구한테 어젯밤 일을 이야기하니, 어제 제가 봤던 노부부는 돌아가신지 오래되셨다고 하네요.
저 무덤은 집터가 있을 무렵부터 있었다는데, 연락들이 친척들이 없어서 마을 사람들이 이장을 하려고 몇 번을 시도했지만, 그때마다 노부부가 꿈에 나타나서 결국은 그냥 그 자리에 무덤이 계속 있다고 하네요.
 


지금도 가끔 생각나는 일인데, 문득 그 분들이 저에게 주려고 했던 수박의 정체가 뭐였을지 궁금해집니다.


 

http://thering.
co.
kr/2337?category=20



    • 글자 크기
댓글 1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454 기묘한 귀신의 집 기계장치.gif[공포주의]7 title: 다이아10개나는굿이다 1192 1
453 기묘한 유흥주점 청산가리2 title: 밧대리Dorothy 1193 1
452 기묘한 영국 노포크 공작을 괴롭힌 공포..1 title: 아이돌의젖홍길동 1196 3
451 기묘한 세계를 정복한 최강의 제국, 여기에 맞서던 지상 최대의 장벽1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 1196 2
450 기묘한 일본 주카이숲 익명_8441e6 1199 1
449 기묘한 김군의 미스터리 공포 -173 title: 그랜드마스터 딱2개ILOVEMUSIC 1199 2
448 기묘한 포켓몬스터 블랙화이트 낙태아 괴담 아리가리똥 1203 0
447 기묘한 괴담만드는법4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 1204 1
446 기묘한 근친의 새 지평을 연 요제프 프리즐1 익명_168e89 1206 0
445 기묘한 심약자 주의) 블랙박스에 찍힌 머리 없고 그림자 없는 귀신?2 맛있는팝콘 1212 0
444 기묘한 [기묘한이야기]꿈 검열관[BGM]5 title: 양포켓몬패널부처핸접 1212 1
443 기묘한 세계에서 가장 부유 한 여성 (15)1 호올스 1215 0
442 기묘한 괴담이 만들어지는 과정 title: 병아리커피우유 1215 0
441 기묘한 존 레논이 병원에서 사망하던 순간 아리가리똥 1215 2
440 기묘한 김군의 미스터리 공포 -122 title: 그랜드마스터 딱2개ILOVEMUSIC 1215 1
439 기묘한 괴담 나도는 대구 인근 흉가들2 백상아리예술대상 1216 1
438 기묘한 산신령의 분노 title: 팝콘팽귄노인코래방 1217 1
437 기묘한 뭔가 공포스러운 생물3 title: 두두두두두ㅜㄷ두성인메뉴관리자 1218 1
436 기묘한 귀신이 출몰하는 하산 아바드 미해병 OP1 title: 애니쨩뒤돌아보지마 1219 0
435 기묘한 TOP 20 핵폭발1 title: 연예인13라면먹고갈래? 1219 0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