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2CH

웃고 있던 아버지

여고생너무해ᕙ(•̀‸•́‶)ᕗ2017.10.14 23:53조회 수 2009추천 수 1댓글 3

  • 1
    • 글자 크기


초등학교 4학년 무렵 이야기.

 

당시 나는 아버지와 둘이서 지내고 있었다.

 

아버지는 매일 아침 여섯시, 아침 식사를 차려놓고는 작업복 차림으로 분주하고 출근하곤 하셨다.

 

 

 

나는 조금 있다 일어나, 밥을 먹고 학교로 향하곤 했다.

 

하지만 그날따라 머리가 아팠다.

 

대단한 건 아니었지만, 하루쯤은 괜찮겠거니 싶어 학교를 쉬기로 했다.

 

 

 

집에서 혼자 탱자탱자 놀면서 굴러다니고 있었다.

 

아버지는 어차피 밤 늦게서야 돌아오실테니 들키지 않을거라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날은 이상하게 낮 무렵에 아버지가 돌아오셨다.

 

 

 

분명 혼이 날 거라는 생각에 열심히 변명을 하고 있는데, 왠지 아버지는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

 

[산책을 나가자.]

 

혼나지 않으면 뭐든 괜찮다 싶어, 생각도 않고 나는 아버지를 따라 나섰다.

 

 

 

근처 강둑에서 아버지와 손을 잡고 걸었다.

 

그동안 무슨 대화를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딸과 손을 잡고 웃으며 산책할 사람은 아니었지만, 즐거웠기에 이상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한동안 걷고 있던 도중, 갑자기 잡고 있는 손이 아플 정도로 힘이 가해지기 시작했다.

 

[아파.] 하고 말해봤지만, 아버지는 싱글벙글 웃으며 내 손을 잡을 뿐.

 

손을 잡아당기며, 둑 아래로 내려간다.

 

 

 

평소에는 그 정도로 울 내가 아니지만, 그때는 뼈가 부러지도록 꽉 잡힌 손이 아픈데다 아버지의 미소가 부자연스럽게 느껴졌기에, 큰 소리로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아버지는 깜짝 놀란듯, 손을 뗐다.

 

아버지의 얼굴을 바라볼 수 없어서, 그대로 주저앉아 엉엉 울었다.

 

 

 

한참을 울고 있는데, 모르는 아주머니가 내 어깨를 두드리며 말을 걸어왔다.

 

고개를 들자 아버지는 없었다.

 

두고갔나 싶어 더욱 슬퍼져 나는 계속 울었다.

 

 

 

아주머니는 그런 나를 근처 파출소에 데려다 주셨다.

 

미아로 처리되어, 당시 살고 있던 아파트 집 주인에게 연락이 갔다.

 

우리 집에는 그 무렵까지도 전화가 없었거든.

 

 

 

잠시 뒤, 집주인한테 연락을 받은 아버지가 얼굴이 새하얘져서 달려왔다.

 

그제야 처음 깨달은 사실이 있었다.

 

앞서 언급했듯, 아버지는 늘 작업복 차림으로 출근하곤 했다.

 

 

 

당연히 퇴근하고 집에 돌아올 때도 작업복을 입고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날 나와 강둑을 산책했던 아버지는, 그제까지 본 적 없는 폴로 셔츠와 정장바지 차림이었다.

 

아버지는 일하던 도중 집주인의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기묘하게도 집주인은 내가 수수께끼의 아버지와 외출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단다.

 

그래서 경찰에게 전화가 왔을 때는, 오히려 집주인이 더 기겁했다는 것이었다.

 

결국 경찰에서는 집주인이 사람을 잘못 봤고, 내가 모르는 사람을 멍청하게 따라갔다는 걸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파출소에서 돌아오는 길, 나는 아버지에게 된통 혼이 났다.

 

평소대로의 아버지였다.

 

하지만 몇시간 전, 함께 있었던 것도 분명히 아버지였을 터다.

 

 

 

도대체 무슨 일이었던걸까?

 

집주인도, 아버지도 고인이 된 지금, 내 가슴 속에만 남아있는 수수께끼 같은 추억이다.

 

 

 



 



  • 1
    • 글자 크기
댓글 3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8028 실화 실종자 수색 경험담입니다 클라우드9 3600 1
8027 2CH 실종의 땅2 title: 아이돌미션임파선염 539 1
8026 기묘한 실존한 흑마법사 <알리스터 크로울리> 1 미숫퉤리 2264 0
8025 미스테리 실존하는 초능력자 TOP65 title: 메딕셱스피어 1577 2
8024 미스테리 실존하는 초능력자 TOP62 아리가리똥 1273 1
8023 실화 실존하는 죽음의 호수, 나트론2 skadnfl 1647 2
8022 실화 실존하는 장신귀[長身鬼](대구 모아파트 4년전 100%실화)3 익명할거임 1295 3
8021 실화 실존하는 장신귀[長身鬼](대구 모아파트 4년전 100%실화)2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1867 2
8020 실화 실제체험담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이야기들4 title: 두두두두두ㅜㄷ두성인메뉴관리자 2220 3
8019 실화 실제일어난 무서운 이야기3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 2609 1
8018 미스테리 실제로 타임슬립한 시간여행자.jpg5 title: 고양이3전이만갑오개혁 1649 2
8017 기묘한 실제로 존재하는 무서운 공포증들1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 1168 0
8016 기타 실제로 존재하는 무서운 공포증들5 익명_0b82e2 1095 1
8015 실화 실제로 있었던일.4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7250 4
8014 미스테리 실제로 있었던 자살 사건3 title: 하트햄찌녀 2402 1
8013 실화 실제로 있었던 일2 도네이션 496 1
8012 미스테리 실제로 일어난 미스테리한 이야기1 miss테리 1682 0
8011 기묘한 실제로 사진에 찍힌 심령사진 미미미미치 2221 0
8010 실화 실제로 귀신보는 나의 이야기 48.2 title: 풍산개안동참품생고기 1753 1
8009 실화 실제로 귀신보는 나의 이야기 43.3 title: 양포켓몬패널부처핸접 1139 1
첨부 (1)
cuplogo.svg
3.0KB / Download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