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실화

완벽한 알리바이

title: 골드50개우리놀아요:0/2017.10.17 00:43조회 수 1756추천 수 1댓글 1

    • 글자 크기


저는 편집 일을 합니다.

한 때 작은 잡지사에 잠시 다니다가 그만둔 적이 있습니다.
사실 말이 잡지사이지 직원이라고는 서너 명 밖에 안 되는 곳이었습니다.
(언론 출판계 쪽에는 그런 곳이 의외로 많습니다.)
그 곳에서 일하던 중에 겪은 일입니다.

어느 날, 거기서 회계로 일하다가 그만둔 여자 직원 한명이 찾아왔습니다. 체불된 임금 문제로 사장을 보러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사장실에 들어가서 이야기를 하는가 싶더니 잠시 후 언성을 높여 싸우는 소리가 들리고 무언가 박살나는 소리까지 들렸습니다.

곧이어 그 아가씨가 살기등등하게 나와서는 그대로 밖으로 나가습니다. 놀라서 사장실로 가니 사장실은 아수라장이 되어 있고 사장님이 얼굴이 피투성이가 되어서는 주저앉아 있었습니다. 싸우다가 그 아가씨가 물건을 집어던졌답니다. 그리고는 나가려는 것을 붙드니까 다시 발길로 걷어차 버렸다고.

회사에 있을 때 워낙 얌전했던 사람이라 그런 행동을 했다는 것을 믿기 어렵기는 했지만 (사실 그 아가씨가 소리 지르는 것을 듣고는 기겁했습니다.), 어쨌든 구급차를 부르고 경찰을 불렀습니다.

그런데 정말 무서운 일은 따로 있었습니다.
며칠 후, 경찰서에 가니 그 아가씨는 그날 다른 곳에 있었고 알리바이가 너무나 분명하다고 하는 겁니다. 그리고는 당사자를 불러서 대질하며 제대로 본 것이 맞느냐고 확인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다른 직원들, 피해자인 사장님도 분명히 헛것을 본 것은 아니었습니다. 건물 지하 주차장에 찍힌 CCTV에도 어렴풋이 그 사람이 나타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아가씨는 그날 (새로 들어간) 회사에서 하는 행사 때문에 하루 종일 멀리 떨어진 지방에 있었고. 그것을 본 사람이 100여명 넘게 된다는 겁니다. 목격자들뿐만 아니라 다른 증거들도 있었습니다.

CCTV로는 얼굴까지 제대로 분간되지 않으니, 도리어 우리가 거짓말쟁이가 될 판이었습니다. 실제로 그 아가씨는 명예훼손으로 고발하겠다고 길길이 뛰었습니다. 다행히 그 자리에 있던 형사님과 변호사님이 '오해할만한 상황'이라고 설득해주시는 바람에 거기까지는 가지 않았습니다만…….

결국 경찰의 결론은, 누군가 그 아가씨로 꾸미고 나타났던 것으로 내려졌습니다. 하지만 처음에 언급 드렸듯이 작은 회사였기에 우리들은 서로에 대해 잘 알던 처지였습니다. 그런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가까이서 얼굴을 보여도 속일 수 있을 만큼 완벽한 위장이 가능할까요?

그리고 누군가 그 정도로 완벽한 위장을 하고 나타났다면, 그 목적이 겨우 사람을 두들겨 패는 것이었다는 것도 좀 이상합니다.
 

http://thering.co.kr/1995?category=20



    • 글자 크기
댓글 1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1665 실화 밤에 타는 버스조심하세요3 title: 병아리커피우유 1612 2
1664 실화 내나이 33에 이런 글쓰기는 뭐하지만 내 생에 가장 무서웠던 경험3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735 2
1663 실화 쌍계사 폐호텔3 title: 이뻥아이돌공작 2583 3
1662 실화 기묘한 날 (실화)3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111 2
1661 실화 귀신과 10년째 동거하는 여대생이야기 393 title: 풍산개안동참품생고기 3268 1
1660 실화 모나미153 볼펜 다섯번째 이야기...3 title: 이뻥아이돌공작 934 2
1659 실화 나는 지금도 모텔이 쌔하고 무서워3 오레오 12648 2
1658 실화 일본 배낭여행3 title: 잉여킹조선왕조씰룩쎌룩 802 1
1657 실화 친구아버지가 무서웠던 이야기3 title: 하트햄찌녀 1683 4
1656 실화 병철이3 개팬더 789 1
1655 실화 고속도로 졸음 쉼터 괴담3 title: 아이돌미션임파선염 831 1
1654 실화 열대어 꿈3 금강촹퐈 1658 2
1653 실화 죽은후 어머니께 인사온 주인집 아저씨 (실화)3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481 2
1652 실화 화재로 죽은 친구네집3 title: 하트햄찌녀 5488 2
1651 실화 내가 말하지말랬지3 title: 잉여킹조선왕조씰룩쎌룩 640 1
1650 실화 부산 어느 마을의 기이한 이야기 [아미동]3 title: 애니쨩뒤돌아보지마 1384 1
1649 실화 후임병3 title: 잉여킹조선왕조씰룩쎌룩 723 1
1648 실화 예전 댓글로 본 짧은 괴담.txt3 title: 이뻥아이돌공작 2286 1
1647 실화 아스팔트 껌딱지3 금강촹퐈 1329 1
1646 실화 피아노 귀신3 title: 유벤댕댕핸썸걸 976 1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