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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군대 경험 실화 네번째 이야기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2015.03.15 18:36조회 수 754추천 수 1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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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녕하세요 금산입니다.

    이번에는 후임이 제게 들려주었던 실화를 써볼까 합니다.

     


    육군에서는 보통 1년 차이나는 군번을 아버지와 아들 군번이라고 합니다.

    제가 10년 8월 (입대한 달) 군번 아버지였고, 후임은 11년 8월 군번 아들이었습니다.

     


    아들과 함께 경계근무를 서면서 서로 알고 있는 괴담을 풀어놓던 중

    아들이 "김 상병님. 제가 겪었던 실화를 하나 알려드리겠습니다."라며 이번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제 후임은 부모님과 함께 형이 한 명 있는 유복한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아버지가 사업을 하셨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자상한 아버지와 상냥한 어머니 그리고 활발한 형 밑에서

    후임은 부족함 없이 명랑하게 자랐습니다.

     


    그러나.. 후임에게는 고민이 하나 있었습니다.

    악몽.. 중학교 때부터 언제나 같은 내용의 악몽을 꾸고는 식은땀에 흠뻑 젖어서 깬다는 것이었습니다.

     


    장소는 다르지만

    언제나 안개가 낀 것 같은 뿌연 배경..

     


    그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개를 한참 헤메고 다니면

    어디선가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린다고 합니다.

     


    ..응애 응애

    처음에 후임은 어디에서 나는 소린가 하며 울음소리의 근원지를 찾아 다녔답니다.

     

     

    응애 응애.. 응애 응애..

    점점 멀어졌다가 가까워지는 소리에 한참을 찾아다니던 후임은

    갑자기 소리가 멈추자 의아했답니다.

     


    그 순간..

    바로 옆에서 들려오는 아기의 울음소리에 깜짝 놀란 후임은 두리번 거리다가 무심코 밑을 보게 되었고

    자신의 다리에 매달려 숨 넘어갈 듯이 우는 아기를 보게 되었습니다.

     


    후임은 놀라서 일어났고 온 몸에 흐르는 식은땀과 귓가에 생생하게 들리던

    아기의 울음소리에 다시 잠을 잘 용기가 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 후로도 일주일에 한 번 꼴로 찾아오는 악몽에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 아니었지만

    후임은 부모님께 괜한 걱정을 끼쳐드리는 것이 싫어서 부모님께서 어디 아프냐, 고민 있느냐고 물어보셔도

    공부 때문에 피곤해서 그런거니까 신경쓰지 않으셔도 된다고 둘러대는 녀석이었죠.

     


    도대체 왜 그런 꿈을 꾸는 것인지..

    왜 그 꿈이 반복되는 것인지..

    이유를 모르니 답답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후임은 중학생, 고등학생을 거쳐 대학생이 되고

    군 입대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입대를 하고나서도 꿈은 간간히 그를 찾아오며 괴롭혔습니다.

     


    힘든 이등병 생활을 하면서 어느 덧 후임은 첫 휴가를 나가게 되고

    집에서 쉬면서 꿀 처럼 단 시간을 보내던 중

    방구석에서 낡은 앨범을 보게 됩니다.

     


    후임은 호기심에 앨범을 펼쳐봤고 앨범에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젊었을 적 사진과

    형과 자신이 아기였을 때와 유치원, 초등학교 때 사진들이 있었습니다.

    후임은 어릴 적 사진들을 보며 추억에 잠기게 됩니다.

     


    그리고 앨범을 넘기며 사진들을 보던 후임은

    앨범 사이에서 한 장의 사진이 바닥으로 떨어지자 그 사진을 보게 되었고

    곧 온 몸에 돋는 소름을 느껴야 했습니다.

     


    그 사진에는..

    자신의 꿈 속에 나오던 아기의 얼굴이 있었습니다.

     


    너무나 놀란 후임은 바로 그 사진을 들고 어머니께 보여드리며 누군지 묻게 되고,

    사진을 보던 어머니께서는 흐느끼시며 사진에 얽힌 이야기를 해주셨답니다.

     


    후임의 부모님은 아이를 두 명만 낳으시려고 계획하셨고

    첫째가 건강하게 태어나서 튼튼하게 자란 반면에

    태어나서부터 몸이 약했던 둘째는 안타깝게도 유아돌연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후임의 부모님은 그렇게 사진 한 장만 남기고 세상을 떠난

    한 아이를 영원히 가슴에 묻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세월이 지나가면서

    어머니는 다시 임신을 하게 되셨고

    지금의 제 후임이 태어났다고 했습니다.

     


    가슴에 묻어두었던 아픈 이야기를 꺼내어 흐느끼시는 어머님께

    전혀 몰랐던, 앞으로도 알지 못할 수도 있었던 이야기를 들으며

    후임 또한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이어 후임은 여태까지 자신에게 있었던 일을 어머니께 들려드리게 되고,

    어머니께서는 크게 놀라셨지만 이내 "그 어린 것이 얼마나 외로웠으면.. 불쌍한 내 아들.." 하며 눈물을 흘리셨고

    그렇게.. 후임은 자신의 꿈에 나온 아기의 정체를 알 수 있었습니다.

     


    4.5초 같았던 4박 5일의 첫 휴가가 끝나고

    복귀하기 전날 밤 후임은 꿈을 꾸게 됩니다.

     


    여태까지 꾸었던 그 악몽..

    장소는 다르지만 언제나 안개가 낀 것 같은 뿌연 배경..

     


    하지만 모든 정황을 알게 된 후임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개속을 헤치며

    "형!! 어디있어!! 보고싶어 형!!"이라고 외치며 돌아다녔답니다.

     

    그 순간 갑자기 거짓말처럼 안개가 사라지며

    후임은 환하게 웃으며 서 있는 자신과 닮은 청년을 보게 됩니다.

     


    감정이 복 받친 후임은

    "형.. 형 맞지? 둘째 형이지?"라고 울먹였습니다.

     


    눈 앞에 있던 환하게 웃던 그 청년은 "미안했어.. 동생아" 라고 말하며 멀어져갔고

    멀어져가는 그를 잡기 위해 달려가던 후임은 점점 사라져가는 형을 보며

    울면서 꿈에서 깨어났습니다.

     


    일어나서도 한참을 눈물을 흘리던 후임은

    그 후로는 자신을 괴롭혀 왔던 그 꿈을 꾸지 않는다고 합니다.

     


    삶을 겪어보지 못해 미련과 아쉬움이 남았던 형이

    동생의 꿈을 통해 잠시나마 다녀갔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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