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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눈보라를 헤치며 복귀한 탈영병이야기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2015.03.17 13:27조회 수 1550추천 수 2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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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이등병의 파라다이스라고 불리는 전남의 화학학교.
하지만 교육생 신분으로 입교한 이등병한테나 파라다이스라는거고 근무하는 기간병들에게는 

교장은 넓디넓은데 인원은 적어서 어우 눈이라도 한 번 왔다하면 새벽부터 삽들고 제설작업하다보면 

어디서 공병학교 아저씨들이 '구레이다' 몰고와서 제설작업 대신해주고, 

전남이라 여름 땡볕이 사람을 죽일 기세인데 이와중에 전투체육하자는 ♥♥♥들이 있던지라 

차마 일사병에 죽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 별 수 없이 찬바람 드나드는 실내체육관에서 농구하고, 

최후방에 무슨 간첩이 출몰한다고 언덕배기에 경계근무를 돌리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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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중에 저녁에 졸린데 근무서는거 힘들다고 소원수리 긁은 ♥♥♥도 튀어나오고 이걸 보고 개깜놀한 윗분들이

 '아니 군인이 경계근무가 힘들다는게 말이 되는가!' 라는 질책과 함께 

수송부에 전화해서 밤에 근무지 이동할때 k111 타고 가라고 차량지원해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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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 기간병에게도 파라다이스 맞음.
심지어는 부대 내에 영사기 돌아가는 극장도 있어서 주말마다 영화도 보고 그랬음.


뭐 그래봤자 업무량 그 자체는 교육&지원부대답게 적지않은 편이라서 본부중대쪽은 

매일매일 야근이었고 내무부조리도 있었던지 탈영병도 있었고 그해 가을에 본부중대 근무 중에 뛰쳐나간 

일병인가는 그해 겨울이 되어도 잡히지가 않았으며 교도중대(조교들이 속한 중대) 

행정반 PC 가 386 에서 한방에 펜티엄 90 으로 업그레이드되며 잉여가 된 386 이 조교연구실에 기증되어 

하릴없는 말년병장들의 삼국지머신이 되어주고 또 한메타자 베네치아가 멱살로 이어지는 훈훈한 전우애로 연성되다가 

어느 휴일, 한가해진 행정병이 베네치아에 넘사벽의 기록을 세우고 독수리타자로 

아웅다웅하던 중대원들 단체로 기죽이고 뭐 이런저런 궁상맞은 일상이 계속되던 겨울이었음.


그날 새벽은 눈이 겁나 내렸는데 이 눈이 그냥 소복히 많이 내린게 아니라 눈보라로 휘날렸음.
그때 1 층에서 불침번서던 수송부 이등병이 막사 밖 짬견이 미친듯이 짖어대길래 무슨일인가 싶어서 나가봤다고 함.

참고로 그 짬견은 얼룩무늬 군복을 입은 사람들에게는 앞발을 내밀 정도로 상냥한 발바리였는데 희한하게 

사복입은 사람만 보면 미친듯이 짖어대서 묘하게 군바리놈들의 사랑을 받던 녀석이었음.

하여간.
.
.

그 짬견이 미친듯이 짖어대는 방향을 보니 어? 얼룩무늬 군복을 입은 사람이 서있더라고.

근데 서있는 행색이 묘해.

아무리봐도 야간순찰나온 일직사령이나 사관 분위기는 아님.

자세히보니,
어? 그 탈영병?
아니 이게 뭔 일인가 싶어서 말을 걸려고 했는데 생각해보니 이게 기가막힌 일이었음.
아니 새벽에 부대에 복귀한다는것도 웃기고 위병소는 어떻게 통화했으며 위병소를 통과했는데 

어떻게 연락이 없었는가 아니 그 이전에 쟤는 탈영병인데 이런식으로 복귀가 가능한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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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불침번 이등병이 어버버하는데 정신을 차리고보니 그 탈영병이 거친 눈보라 속으로 스며들듯 사라지더라 함.


그날 아침, 의외로 그런 사연은 빨리 전파되는 군대라서 막사 인원의 90 % 가 그 일을 일조점호

이후에 즉시 알게되었고 다들 '어린 놈이 꿈을 꾸었구나.' 로 결론을 내린 이후 그날 오후 새로운 소식 하나가 전파되었음.


'탈영병 수사 종료.오전에 자택에서 목맨 시체로 발견'

그리고 추가로 알려진 사실은 그 불침번이 탈영병과 조우한 시각이 자살시각과 거의 유사.


이게 두어번 전해들은 얘기가 아니고 그때 당시 내가 그 부대에 근무하고 그 소식을 직접 전해들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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