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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vygo2020.10.31 11:36조회 수 47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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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N이라는 친구가 있다.

 

 

 

그는 어떤 이유때문인지 자신의 집에 사람을 부르는 것을 싫어했다. 사실 싫어한다기 보다는 부모님이 친구를 집에 들이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집정리가 안되었다던가 빨래를 널어놔서 안된다던가 이유는 매번 바뀌었다.

 

 

 

 

 

 

 

N은 학교에서 제일가는 인기인으로 그의 집에 놀러가고 싶어하는 친구도 참 많았는데 N은 그럴때마다 모두 거절했다. 하지만 자꾸 조르다보면 어째서인지 현관에서만 노는거면 OK 라며 허락하는 것이었다.

 

 

 

남자애들 대여섯명이 남의 집 현관에 앉아서 카드게임하거나 오락기를 할 기회가 얼마나 있었겠는가. 조금 생소하지만 그래도 좋은 추억이었다.

 

 

 

 

 

 

 

현관은 넓었고 바로 옆에 화장실도 있었기 때문에 딱히 불편없이 놀수 있었고, [현관에서 논다]는게 처음엔 신선하기도 했지만 다들 익숙해지면서 어느새 평범한 일이 되었다.

 

 

 

 

 

 

 

 

 

 

 

 

 

 

 

나는 유치원때부터 N과 친구였고, 내입으로 말하기는 뭣하지만 N의 단짝친구였다. 우리는 그정도로 사이가 좋았다.

 

 

 

항상 함께 밥을 먹었고, 초등학교 졸업 했을때는 같이 여행도 갈만큼 친했지만 그만큼 사이가 좋은 나조차도 N의 집에는 들어가 본 적이 없었다.

 

 

 

 

 

 

 

N네 집은 3층 건물로, 그의 방은 3층이었다.

 

 

 

그당시 나는 3층짜리 가정집에 들어가 본 적이 없어 매우 궁금했기때문에 단짝친구인 나만큼은 집안에 들여줬으면 하는 마음이 참 강했었다.

 

 

 

그리고 어느날.

 

 

 

나는 결국 N네 집에 한번은 꼭 들어가보고 싶다고 그에게 부탁했다.

 

 

 

처음에는 언제나처럼 거절하던  N도 조금 고민하더니 "너라면 부모님께서 집에 들여도 혼내지 않을지도 모르니까 그럴까" 라며 허락해 주었다.

 

 

 

드디어 N의 방에서 놀수있어. 

 

 

 

그때의 나는 너무나도 기뻤다.

 

 

 

 

 

 

 

 

 

 

 

 

 

 

 

N의 집에 도착하여 기분이 매우 좋았던 나는 "너희 집 진짜 궁금했었어" 라고 말하며 2층으로 올라갔다.

 

 

 

2층은 거실이었는데 N이 말한것 처럼 더럽지 않았다. 오히려 잘 정리되어있는 축이었다. 깨끗한 거실을 겉눈질하며 나는 N에게 안내되어 3층 계단으로 향했다.

 

 

 

계단은 당연한 말이겠지만 2층으로 연결된 계단과 같이 평범한 목제계단이었다.

 

 

 

생각보다 평범하네 라고 생각하면서 한걸음 계단을 딛었다.

 

 

 

 

 

 

 

그러자 이상하게도 한 박자 늦게 계단 안쪽에서 [톡] 하며 작은 진동이 느껴졌다. 목제 계단이 삐걱거리는 느낌과는 명백히 달랐다.

 

 

 

내가 흠칫하자 N은 "설계할때 좀 착오가 있었어. 신경쓰지마." 라고 했다.

 

 

 

N의 말에 그런가보다 하면서도 계단을 오를때마다 느껴지는 진동에 불길함이 느껴져 나도 모르게 난간으로 손을 뻗었다.

 

 

 

 

 

 

 

"난간은 잡지마."

 

 

 

 

 

 

 

N은 뒤도 돌아보지 않은채 말했다. 평상시엔 그렇게도 온화한 N답지 않은 명령조가 이상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곧바로 N이 당황한 목소리로 "미안해. 난간은 잡지 말아줘. 부탁할게." 라고 덧붙였기 때문에 그이상 따져묻지 않기도 했다.

 

 

 

 

 

 

 

 

 

 

 

 

 

 

 

계단을 오르는 내내 그 작은 진동에 익숙해질수가 없었다.

 

 

 

8,9번째 계단쯤이었을까. 계단에 발을 디딘 순간,

 

 

 

 

 

 

 

[탕탕!]

 

 

 

 

 

 

 

이제까지와는 비교할수 없을만치 커다란 진동이 발 밑에서 느껴졌다. 나는 그 진동에 놀라, N이 잡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던 난간을 무심코 잡고 말았다.

 

 

 

 

 

 

 

 

 

 

 

 

 

 

 

"야!!!!"

 

 

 

 

 

 

 

 

 

 

 

 

 

 

 

 

 

 

 

난간을 잡자마자 N은 무시무시한 표정으로 이쪽을 돌아보았다.

 

 

 

그와 동시에 계단 전체를 타고 [타타타타타타타타타타탁] 하며 진동이 울려퍼졌다.

 

 

 

 

 

 

 

온몸에 소름이 돋아 공포심에 휩싸이며 나는 직감했다. 엄청난 숫자의 무언가가 계단 뒤를 밟아서 나는 소리 라는것을. 내 발이 진동으로 흔들릴만큼 엄청난 힘으로.

 

 

 

 

 

 

 

나는 울것같아 앞에 있는 N의 다리에 매달려 진동이 그치기만을 기다렸다.

 

 

 

얼만큼의 시간이 흘렀을까.

 

 

 

그렇게 강하게 흔들리던 계단이 갑자기 멎었다.

 

 

 

나는 패닉상태로 온몸이 떨려 도저히 서있을수가 없었다.

 

 

 

그저 가만히 서있던 N은 깊게 한숨을 쉬고는 나에게 말했다.

 

 

 

 

 

 

 

"내려가자." 내가 멍한 얼굴로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N을 보자, 그는 "내 방에 들어갈 생각 없어졌지?" 라며 나를 일으켜 세웠다.

 

 

 

나는 그저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N의 집 현관을 나서는 나에게 그는 말했다. 

 

 

 

"오늘 있었던 일 친구들에게 비밀로 해주지 않을래?"

 

 

 

나는 절대 이야기 하지 않겠노라고 약속했다.

 

 

 

 

 

 

 

 

 

 

 

 

 

 

 

 

 

 

 

대학 진학할 때 쯤 N은 집안 사정으로 동북 쪽으로 이사하게 되어 그들의 가족은 그 집을 떠났다.

 

 

 

나와 N은 여전히 친하기 때문에 지금도 가끔 N이 이사한 집에 놀러가는 일도 있다. 이사가고 나서는 N의 부모님은 내가 집 안에 들어가는 것을 허락해 주었다.

 

 

 

N의 집에 놀러갈 때는 항상 어린 시절 추억 이야기를 꽃피우지만 그때의 계단 사건만은 암묵적으로 화제에 오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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