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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판 레전드] 나름 사이다! 못된 시댁썰

익명_3893622019.03.29 13:40조회 수 2198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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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판 레전드 - 나름 사이다! 못된 시댁썰

명절이 가까워 오니 각지에서
당부와 조언 선 위로 전화가 쇄도했습니다.
평소에 워낙 경악스러웠던지라
다들 걱정이 되셨나 봄

나 달라졌어 이 구역에 미친년은 이제 나야
40이 넘으니 이제 뵈는 게 없어 이러며
다부지게 주섬주섬 싸서 삼일치
반찬을 캐리어에 넣고 출발

도착과 동시에 코트 벗어던지고
부엌에 가니 밥이 딱 삼인 분
당신들과 애 아빠 거만 해 놓으심

절대 추가로 밥 못하게 하심 남는다고
깊은 화남을 누르고 칼국수 사 오라
해 끓여 먹고 첫 고비 클리어.

자려고 보니 애 아빠만 옥장판에 새 이불.
우리 거는 누런 베개보에
이십년 된 침대 카바 덮고 자라 함

베개보 세장 가져갔음 훗 우리 거만.
가서 이불 가져오라고 함 당근 없다 하심.
창고 뒤져서 가져와하니 창고에
친척 예단으로 받은 새 이불 두 채가 있다.

우리 새 이불 하나씩 덮고
남편에겐 거적 떼기 침대보 던져 줌.
보일러 확 올리고 중간에 끄면
다 죽는 줄 알라고 방문 열고
소리 질렀어요 들으시라고
새벽에 오셔서 당신 아들 옥장판에서
자면 보일러 꺼버리시는
못 된 몽유병이 있으셔서
포인트는 절대 화내지 않고
쿨하게 구는 것임.

둘째 날.. 여섯시부터 문 열고 깨우기 시도.
우린 차례 안 지냄. 애 아빠 옆구리 차버림.
엄마 평소엔 아홉시에 나 일어나면서
왜 이래? 지금 몇 시야 도대체!
잠 좀 자자하며 남편 버럭 질에 물러남

여덟시에 나가보니 떡이 딱 두 그릇
분량만 물에 담겨 있고 떡 더 없다고
하시며 웃고 계시네요 시어머니가
냉장고에서 소고기 꺼내고 있는데
시아버지 달려오시더니 소고기 뺐음.

스테인리스 그릇에 소고기랑
파마 늘 끓여놓은 찌꺼기
달리 표현을 못 하겠음.

진짜 먹다 남은 국 찌꺼기 주면서
이거 가지고 끓이라고 하셨음
싫다고 함! 진짜 눈이 되셔서 당황하심

처음은 뭐든 그렀지요.
며느리가 싫다고 하니 놀라셨지요?
아버님소고기 손가락 두 마디 정도
끄내시더니 이거 보태든지
하시고 퇴장하셨어요.

깊은 화남을 누르려니
자괴감에 눈물이 나서 살짝 울어주고
아 맘을 진짜 먹고 내려갔는데도
진짜 더럽게 구니까 슬펐어요

이래서 외동아들하고
결혼하는 게 아닌데...하고
남편을 소환 스테인리스 그릇과
떡을 보여줌

식전부터 헛구역질을 하며
경악과 분노 몸 둘 바를 시전해 주심

하하하하하! 눈물이 쏙 들어갔지만
계속 새침하게 떡 찾고 소고기
다 넣어서 한 솥을 끓여서 모자란
사람 없게 다 같이 먹는데

남편 계속 알랑방귀 뀌길래
당신 미안해서 그러지 하니
그렇다고 하며 얼굴이 빨개지는데
용서해 줄게라고 쿨하게 얘기했어요.

요번 콘셉트가 화내지 않고
쿨하게 까발리기 였으므로.

밥 먹고 유성온천이나 대둔산에
놀러 가자고 애들 심심하게
티브이나 보게 하지 말고 가실까요?
하니까 싫다 하심

저번 주에 다녀와서 싫다고
애들 심심한 건 내 알 바 아니 심
당연하시지식사 후 부모님은
티브이로 애 아빤 다시 졸길래

애들 보고 조용히 나가자
은행동 가서 피자 먹고 놀다 오자 하고
옷 입는데 애 아빠가 깨서 자기도 데리고 가라고

온천도 가자고 어머니가 달려 나와서
점심 먹고 나가라고 붙잡길래
지금 열시인데 무슨 점심이에요하고
나가서 잘 놀다 왔어요.

그 후로 몇 번 고비가 있었는데 잘 넘겼어요.
남편은 미안하다고 하고
부모님께 화도 내고 한숨도 쉬고
내가 짜증부터 내고 얘기를 안 하니
알 수가 없었다고 변명하길래.

난 진짜 내가 이런 대접 받는 게 더럽고
자존심 상해서 말은 못하고 화만
냈었는데 그게 틀린 거더라.

당신 부모 흉을 들추는 게
당신한테 못 할 짓 같고
내가 해결 해야 할 문제 같아서
노력해 봤지만 시간이 갈수록
당신과의 골은 깊어지고 나는 미치겠더라.

앞으로도 그냥 당신 소환할 테니
피곤해도 해결해.난 도저히 감당이
안 되네 하며 웃었어요.

이렇게 하면 되는 걸
그 동안 왜 난 혼자 서운하고
경악한고 어떻게든 해 보려 했을까요?

아내분들 시댁에서 말도 안 되는
오더가나오면 남편 소환하시고
이건 네가 해결해야 된다는 걸
주지시켜 주세요.

착한 며느리 병으로
다 같이 불행해 지지 말고요.
여기까지가 17년 만에 실현한
제 나름의 사이다 명절이었습니다.
새해에도 전투합시다

친정은 담 달에 여행 가기로
해서 요번엔 패스했어요.
당근 가냐고 물어보시지도 않지만

베플

앞으로는 남편만 보내세요. 굳이 거길 애들델꼬 가야하나. 조부모에게 대접도 못받으면서.

베플
다음부터는 비싼 꽃등심이나
대게 같은거 아이스박스에 싸가지고
가서 차에 뒀다가 식사 끝나시면
애들이랑 꺼내서 드세요
이불이나 보일러로 서럽게 하면
호텔가시구요 이정도가
사이다지 너무 순둥이시다

베플
왜이렇게 아등바등 구질구질하게 살지?
매년 그런 대접 받을거 알면서
가는 이유가 뭐야??? 



익명_389362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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