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교통사고가 났다.
몸의 왼쪽이 싸그리 다 나갈정도로
큰 사고였음.
그리고 중환자실에서
3주만에 깨어남.
다른 거는 그나마 버틸만 했는데
이석증이라는 병이 제일 견디기 힘들었음.
이석증 걸리면 몸의 평형감각이 망가져서
가만히 있어도 막 멀미하고 토하고 그런다.
더구나 난 교통사고로 생겨서 더 심하게 옴.
그리고 몇 주간 혼수상태였고 몸도 망가져서
전혀 움직일 수 없었기에 간병인 여사님을 썼다.
그냥 엄마한테 부탁할 수도 있었지만
나이 들어서 엄마한테 내 기저귀 갈고
똥꼬 닦아주는 일은 차마 못 시키겠더라.
간병인 여사님들이 더 프로페셔널하기도 하고.
운 좋게 간병인 여사님을 너무나도 좋은 분을
만났다.
여사님께 평생 잊지못할 감사함을 느꼈음.
(참고로 나중에 간병인 쓰게 되면 꼭 한국인으로
써라. 케바케이긴 하지만 병원에 오래 있으면서
봐보니 확실히 한국인 여사님들이 좋은 분이
더 많더라.)
근데 여사님이 다른건 다 좋은데
딱 하나 마음에 안 드는게
몸 닦아주실 때 젖은 수건으로 꼭 발부터 씻김.
아니 보통 얼굴부터 씻기면서 내려가지 않냐??
근데 여사님은 꼭 반대로 올라오시더라.
발 닦은 그 젖은 수건으로
꼬츄랑 똥꼬까지 다 닦아주시고
마지막에
얼굴 씻기심.
이건 씻는다고 씻었는데
그보다 더한 찝찝함이 남음.
그렇게 몇 달을 보내고
사고로 왼쪽 귀가 안 들려서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는데
고막 뒤 쪽에 이소골이라고
아주 작은 뼈가 있는데 그게 또 작살이 났대.
귓속으로 수술을 해서 고막을 뜯어내고
저 뼈를 꺼내어 맞춘 다음 다시 집어넣어주면
지금보다는 조금은 더 들을 수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수술하기로 함.
근데 수술 전 날,
인턴 선생님 한 분이 면도기 하나를 들고
병실을 방문하심.
원래 귓속으로 수술하려 했는데
계획이 바뀌어 귀 뒤를 잘라내고 귀를 뒤집어 깐
다음 수술을 하기로 했대.
그래서 귀 쪽 머리를 면도해야 한다고 방문하심.
(참고로 저 수술 부분마취 수술이다ㅋ
귀 자르고 뒤집어서 내 볼에 귀 올려놓을 때 느낌
진짜 짜증남ㅋ)
근데 그 인턴선생님이 너무 걱정말래.
자기가 이쁘게 잘 면도해주겠다고.
구레나룻도 남겨주시겠다고 하더라.
역시 젊은 인턴선생님이라
센스가 있구나..하고 생각하면서
기분 좋게 면도함.
확실히
구레나룻은 남겨주셨더라.
그래도 난 저 몰골을 하고
인하대병원에서 토지금고 시장까지
치킨먹으러 돌아다님ㅋ
한번은
옆 침대에 환자가 왔는데 장애인임.
말도 못하고 지능이 좀 많이 떨어진다고 하더라.
근데 또 생긴건 잘생김.
눈썹도 짙고 눈도 깊음
근데 좀 부담스러운 잘생김임.
배우 이종수 닮음.
얘가 장애인 시설에 있다가
2층에서 뛰어내렸는데 뭘 어떻게 떨어진건지
양 다리랑 척추까지 싹 다 나감.
수술해도 결과가 어찌될지 모른다고 했음.
그래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하루종일 누워만 있음
근데
입원해본 게이들은 알겠지만
침대마다 커튼이 있는데 이게 병신같이 좀 짧음
그래서 커튼을 끝까지 치면 환자들끼리
얼굴이 보인다.
그렇게 커튼을 쳐놓으면
내 옆 자리 그 아이는
하루종일 나만 보고 있음.
그냥 정말 하루종일 그냥 나만 보고 있음.
말은 원래 못하고 눈도 잘 안 깜빡거림.
정말 그냥 나만 보고 있음.
이유없이.
티비도 안 봐.
그냥 나만 봐.
하루종일.
그것도 존나 무표정한 표정으로.
안 움직이다보니
주기적으로 보호자가 환자 배를 마사1지 해줘야 함.
그래야 대장을 자극해서 환자가 똥을 쌀 수가 있음.
이렇게 생긴 안마기로
환자 배를 계속 마사1지 해줌.
병원에서 공용으로 쓰는 안마기임.
근데 어느 날인가
옆 자리 아이의 어머님이 옆에 앉아
그 아이 배를 마사1지해주다가 잠이 듦.
근데 그 마사1지 기계를
그 아이 머리에 대고 주무시더라.
걔는 머리에 마사1지 기계를 대고
무표정으로 계속 나만 보고 있음.
근데 그 모습이 너무 무서웠다.
정말
입원생활 통틀어 집이 제일 그리운 날이었음.
양아치_하야시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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