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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억하는 특전사 썰

익명_d9aa652015.05.22 12:51조회 수 682추천 수 3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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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XX 전역했다
짤 딱히 쓸게 없어서 예전에 쓴거 가져옴


군생활 하면서 중대장을 총 3명을 만났는데
첫 중대장이 육사
두번째 중대장이 ROTC
세번째 중대장 역시 ROTC 였다

두번째 새끼가 제일 개새끼 씨발놈
ROTC 출신들 보면 만년대위로 소령 진급 못하고 전역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떻게든 소령 진급하고 싶어서 좆나 노력하는 케이스였다
덕분에 말도 안되는걸로 중대원들 개고생했었지

세번째 중대장 올 때 또 ROTC라길래 존나 짜증냈었는데
막상보니 자긴 대위 전역 할거라면서 말년포스 풀풀 풍기면서 다녔지
덕분에 내 말년 역시 편했음

뭐 군대가 다 그렇듯
자기가 있던 부대가 아닌 이상 다른 부대가 어떤진 잘 모른다 
내가 있던 대대는 육사 장교가 셋 있었다 (많은거냐?)
대대장 육사
작전장교 육사
우리 중대장 육사
이렇게 3명

우리 중대장은 육사 나와서 707에서 계속 있었다고 하더라
그러다 대위달고 우리중대에 중대장 하러 왔는데 (내가 알기로 대위->소령 진급 하려면 중대장 2번 참모 2번이 필수인걸로 알고 있다)
이 중대장에 대한 이야기다


갓 전입와서 어리버리 까고 있는데 선임들이 니넨 ㄹㅇ 좆된 군번이라면서 안쓰럽게 말하더라
이유인즉슨 곧 KCTC 훈련이 있는데 이거때매 대대적으로 우리대대에 신병이 보충되었고
니넨 오자마자 훈련만 존나 뛸거라면서 말야
난 3연대인데 우리사단은 GOP사단인데 5,8연대만 GOP를 담당하고 우리연대는 예비연대라
안그래도 훈련이 많은 연대인데 KCTC 덕에 더 많아졌다고 하더라

전입오고 다음날부터 한여름에 동계FM으로 군장매고 산타는게 일과였다
한 선임이 니네가 이 주변에 모든 산에 발자국을 남기면 전역할거라고 했는데 ㄹㅇ 그정도였다
입대전 평소 운동을 하지 않았던 난 미치도록 힘들어 했었다 매일매일
조금이라도 속도가 늦어지면 뒤에 있는 선임이 갈구고 그걸 떠나서 나 하나 느려지면 우리 중대 전체가 느려진다는걸 알았기에 없던힘도 짜내서 산을 타고 그랬지

어느날 평소처럼 산악행군을 하는데 그날따라 몸이 처지는게 미치겠더라
어떻게든 버티고 버티려고 했는데 다리에 쥐도 나고 머리도 핑핑 돌더라고
결국 분대장이랑 조금 쉬다가 올라가려는데 이마저도 얼마 못가서 또 퍼졌다
아싸리 얼마 안가서 퍼지면 그냥 하사분대장 하나 붙여서 주둔지로 복귀시켜 버리면 되는데
내가 중간쯤 가서 퍼지는 바람에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이 되었지
그때 우리 중대장이 오더니 자기한테 내 군장을 달라는 거야
근데 그걸 어떻게 주냐
분대장도 소대장도 아니고 중대장한테 말야
줬다간 난 아마 뒤지게 쳐맞고 있는 욕 없는 욕 다 들을게 뻔한데

결국 중대장이 내 군장을 뺏다시피 해서 자기가 매더라
중대장은 군장 안매고 있었으니까 내껄 맨게 아니라
자기도 똑같이 동계FM으로 군장을 싸서 매고 있는데 내 군장을 또 앞으로 맨거였다
그리곤 자기 발꿈치만 보고 쫓아오라고 좀 괜찮아지면 말하라고 하더라
그렇게 중대장을 따라가고 있는데 다른소대에 또 한놈이 퍼졌다
중대장은 또 가더니 그새끼 군장을 자기가 등에 맨 군장 위에 또 올리더니 산을 올라가더라
동계군장을 3개를 짊어지고 가는거지
뒤에서 쫓아가면서도 이게 사람인가 싶더라

조금 더 가서 난 어느정도 안정을 되찾고 중대장에게 이제 괜찮으니 매고 가겠다고 해서 내 군장을 돌려받고
다시 분대로 복귀해서 행군을 무사히 잘 마칠 수 있었다
막사로 복귀해서 다행히 욕은 먹지 않았다 뭐.. 왜그랬는진 모르겠지만;; 그냥 넘어가더라고


이런 일 말고도
평소에 중대원들 챙겨주고 그러는게 진심으로 챙겨주더라
자기 진급을 위해서 아래에 있는 사람들을 희생양으로 쓰는게 아니라

한번은 전 중대원 전부다 얼차려 주면서 화낸적이 있는데
그 이유가 늦가을에 야간행군 나가는데
다른소대 병장 하나가 귀찮다고 야상을 안챙겨 나왔다는 이유였다
그때 한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데

A는 덩치도 크고 그래서 야상 좀 안입고 그래도 괜찮은데
B 너나 나 같이 삐쩍꼬른것들은 야상하나 안입으면 바로 감기 걸리고 골골 거린다고
너희 아프고 다치면 훈련 못뛰고 그런게 문제가 아니라
너희 부모님께 너희를 지금 국가가 빌려온것인데 너희 부모님께 얼마나 죄송한 일이냐고
2년 군생활 하면서 안아프고 안다치게 해야지 군대 약도 쓰레기라서 잘 듣지도 않는데
아프면 어쩔꺼냐고

평소에도 중대원들 아프다 그러면 사제 약 사와서 중대원들 먹이고 그랬던 중대장이었다

여튼 저 중대장 임기중엔
병사뿐만 아니라 부사관, 장교들 할 것 없이 전부다 중대장 하나한테 맹목적인 충성심 같은게 있었다
ROTC 출신에 이제 막 소위인 소대장들도 중대장 보면서 
지금 당장 전쟁이 나서 중대장이 너희데리고 사지로 가라고 해도 난 갈거라면서 말야
병사들도 같은 마음이었고

원래 임기는 KCTC 뛰기 전에 끝나는데
마지막까지 함께 하고싶다고 일부러 조금 더 연장해서 훈련을 무사히 마쳤었다
중대장 임기 끝나고 천조국으로 대테러부대 교육 받으러 간다고 중대 떠나는 날
중대원들 다 나와서 마지막으로 경례하는데 ㄹㅇ 눈물이 글썽거리더라
(물론 위에서 말한 두번째 중대장 새끼 갈때는 나와서 그랬던 새끼 한놈도 없었다)

천조국에서 교육 다 받고 다시 귀국해서 일부러 우리중대로 찾아왔었다
많이 보고싶었다면서

마지막으로 들었던 소식이
특전사 교관하고 있다고 들었고 소령은 당연히 달았다


더 많은 에피소드가 있는데 이것까지 하면 너무 길어져서 여기서 끊는다
특전사로 국한되지 않고 육사로 이야기하면
내가 겪었던 육사 출신들은 뭐랄까 특유의 카리스마랑 여유, 분위기가 있더라
3사나 ROTC 출신들 하고는 다른

요즘도 가끔 군생활 같이 하던 선후임들이랑 이야기 하다 보면
중대장 이야기 꼭 나오는데 아직도 다들 하나같이 그런다
만약 전쟁이 난다면 저 중대장이랑 같이 있고 싶다고
사지로 내몰아도 저 사람이라면 믿고 죽을 수 있다고 그렇게 말하곤 하지


익명_d9aa65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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