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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버스에서 장애인 도와준 썰 푼다 .TXT

짜증난_호날두2016.03.18 02:12조회 수 336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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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버스타고 홍대가는 와중에 
어떤 휠체어 장애인 한 분이 계속 버스앞에서 서성거리고 버스 기사님(여자)이 계속 기다리는거야.

나는 도와줘야겠다 싶어서
"도와드릴까요?" 
물어보니 어물쩡어물쩡 거리길래 '다른 버스 기다리는거구나..' 하고 일단 버스 맨 앞자리에 앉았음.

하지만 계속 서성이더라.
알고보니 내리는 뒷 편에 휠체어가 오를 수 있는 장치가 있었던 것.
그것을 타려고 했던 것이였지.


근데 하필 그게 또 고장나서 장애인이 못 올라오는거야.

그래서 난 그 분을 도와줘야겠다 싶어 
아무도 나서지 않는 버스 승객들을 뒤로하고 굳이 내가 가서 올려주었지.

버스 기사 아줌마분이 나한테 연신 고맙다고 하니 내심 뿌듯했다.



근데 일반화일지 모르지만,
사람이 '선행' 이란걸 하면 괜시리 더 도와주고 싶은 오지랖이 발동하잖아?

내가 나중에 먹으려고 산 맥도날드 버거 두 개가 있었음.

근데 그걸 왠지 하나 주고싶은거야.

괜히 도와주고 싶은느낌?

그래서 "저기요," 하고 햄버거 하나를 건냈지.
...좋아 할 줄 알았음.

하지만,
그 어물쩡 거리던 장애인이 말하길,

"저는 이런 거 필요 없습니다! 제가 거지도 아니고 정말 불편합니다!"


정말 충격적이였다. 
내가 그 사람, 장애인 한 분을 위하여 호의를 배풀었는데 그렇게 불편하게 받아들일 줄 알았을까.

너무 당황한 나는
"제 삼촌도 장애인인데 그쪽 분 보니 생각이 나서..." 라고 없는 거짓말까지 순간 지어내 버릴 정도였지.
뭐 역시나 단호히 거부하더라.

그걸 본 기사 아주머니 분은 나보고 연신 감사하다며 거울 반사를 통해서 인사하는데 상당히 당황스럽기도 하고 뭔가 형용할 수 없는 뻘줌한 기분이였지.

그렇게 당황스러움을 애써 감추며 버스에서 내린 나는 많은 생각이 들더라.

장애인은 몸이 불편할 뿐이므로 그의 불편함, 그 이상의 호의를 배푸는 것은 그것이 오히려 차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러면서도 깊은 맘 한켠에서는 
'참 나...장애인이.. 주면 받으면 되지 왜..?' 라는 생각이 스쳐 들더라.
이런 생각이 바로 은연중에 있는 '편견' 이라는 생각에 바로 반성했다.


깨달은 게 많은 하루다.


짜증난_호날두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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