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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된 이야기 써준다.

익명_0a4c9b2016.07.28 02:11조회 수 331추천 수 3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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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 있었을 무렵의 이야기다.

당시 병장 일호봉이었던 나는 훈련을 째지 못하고 후임병들을 이끌고 참호로 들어갔다. 

벌건 대낮에 참호 속에서 앉아있자니 지루하고 졸렸다. 

그래도 감시관이 돌아다닌다기에 차마 잠은 못 자고, 심심한 나머지 애들하고 노가리를 까기 시작했다.

 

 

"야, 우리 못된 짓 해본 이야기 해보자."

 

 

내가 생각해도 썩 괜찮은 주제였다. 

나는 뭘 할까 하다가, 중학교 시절 편의점 물건을 뽀리친 이야기를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젊은 날의 과오를 떠올리며 죄책감에 한 구석이 씁쓸해졌지만, 이내 마음에서 털어버리고 들어온지 얼마 되지 않은 

ㅇㅇ일병에게 첫 빠따를 맡기기로 했다. 

 

ㅇㅇ일병은 과묵하고 사회에서 조금 놀았을 법한 성격에 얼굴이 몹시 빻은 친구였다. 

그는 머뭇머뭇하더니 이야기를 꺼냈다. 

 

 

"제가 사실 돌림빵을 한 적이 있습니다."

 

 

....????

 

 

이 새끼가 지금 뭐라는 거야.

 

 

"중학교 시절 이야긴데...그 동네에서 걸레라고 소문난 여고생이 한 명 있었거든요...친구들끼리 모여가지고 걔 붙잡아서

친구집에 끌고가가지곤.."

 

 

잠깐만 이 새끼야.

그건 씨발 경찰서나 헌병대에서 얘기해야지.

여기서 얘기할 내용이 아냐 씨발;;;;

 

 

 

내가 몹시 당황하여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상황에 이야기가 끝났다.

다음 타자는 ㅁㅁ이병이었다.

얼굴이 잘 생기고 키가 다소 작은 ㅁㅁ이병은 잘 생긴 얼굴을 붉히며 머뭇거리더니 이야기를 시작했다.

 

 

"저는 여자친구한테 낙태를 시킨 적이 있습니다...4번 정도..."

 

 

점점 가관이었다.

구소련 죄수부대인가 여긴?

1년 반동안 살아온 부대에 대한 깊은 회의감이 떠올랐다. 

ㅁㅁ이병은 첫 낙태를 위해 병원에 찾아간 이야기를 하다가 끝내 말문을 잇지 못하고 죽은 자식에 대한 죄책감으로 엉엉 울기 시작했다.

 

 

그렇게 우리 참호는 죄악의 도가니와 고해성사의 자리가 되었고, 

나는 차마 편의점 이야기를 할 수가 없었다...



익명_0a4c9b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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