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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 공간

title: 투츠키7엉덩일흔드록봐2018.07.16 14:32조회 수 1403추천 수 2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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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나는 호텔 연회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주로 결혼식이지만 연회나 법회, 콘서트도 있다.

오늘은 이렇게 이른 시간이면 결혼식은 아닐테고 회식이나 뭐 다른거겠지 하고 생각하며 편하게 갔다.

 

 

그랬는데 건물안에 사람들이 아무도 없었다.

왜일까.

오늘은 일하는 사람을 적게 부른 날인가하고 생각도 해봤지만 30분이 지났는데도 직원용 탈의실에 아무도 오지 않는 것도 이상하다.

설마 시간을 잘못봤거나 한건 아니겠지 하며 연회장으로 나갔다.

그랬더니 역시 아무도 없다.

 

 

혹시 알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호텔의 뒤편은 매우 무섭다.

사람이 아무도 없으면 호텔의 앞쪽도 무섭지만 뒤편은 정말로 무섭다.

아무도 없는 장소에서 사람 목소리를 들었다거나 누가 방으로 들어오라고 해서 갔더니 아무도 없었다라는 소문이 떠올라서 필사적으로 다른 사람을 찾았다.

반울음 상태에서 구석에서 구석까지 돌아다니며 사람을 찾았다.

어쩐지 속도를 떨어뜨리거나 하면 무언가에 붙잡히게 되지 않을까.

그 무엇인가가 무엇인지 모르지만 그런 느낌의 공포감이 등을 질척질척 감싸왔다.

 

 

어느 순간 위화감이 들어 발을 멈췄다.

주방에 걸려있는 벽시계를 보고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끝에서 끝까지, 구석에서 구석까지 많은 장소를 헤매었기 때문에 탈의실을 나오고 나서 상당히 많은 시간이 흘렀을텐데 시각이 그대로였다.

탈의실 나올 때 시계를 확인했고 내 손목시계도 봤는데 시간이 전혀 지나지 않았다.

 

 

거기서「아, 어쩐지 위험하다」라고 생각하며 우선 나에게 익숙한 다른 장소로 향했다.

그런데 지하의 식당, 흡연실, 사무소, 2층 뒤편과 레스토랑까지 둘러봐도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 연회장으로 다시 돌아오니 분명히 조금 전까지 불이 켜져 있었는데 이제는 모조리 꺼진 상태였다.

 

 

정말로 눈물이 나오고, 어떻게 하면 평상시의 장소로 돌아갈 수 있는지, 엘리베이터에서 나가지 않고 필사적으로 고민했다.

생각하려고 했지만 공포로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

이렇게 말로 쓰면 이상하겠지만, 혼자서 죽을 것 같았다.

우선 밝은 바깥을 봐야겠다 싶어서 호텔 앞쪽 5층 테라스로 나갔다.

 

 

그랬더니 아무도 없었다.

사람뿐만이 아니라 차도 다니지 않고, 바다에는 배도 없다.

완전하게 무의 세계라는 느낌.

덧붙여서 시간도 지나지 않았다.

시계도 멈춰있다.

너무 무서워서 위가 아프고, 심장박동도 불안했다.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다시 안으로 돌아오니 6층에서 인기척이 났다.

5층과 6층은 나선계단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사람이 들어오면 곧바로 알게 되어 있다.

겨우 누군가 찾아냈구나 하고 마음이 놓였다.

그런데 발소리와 기색이 어딘가 이상했다.

융단이 깔린 마루를 걷는 발소리와 웅성거림이 무섭게 울려퍼졌다.

이런 상황에서 만나는 건 인간이 아닐거라는 생각만 자꾸 들어서 나는 허겁지겁 뒤편으로 돌아가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그대로 지하까지 내려가 종업원 출입구로부터 뛰쳐나오려고 했다.

 

 

거기에는 상관이 있었다.

주위의 소리라든지 분위기가 내가 익히 알고 있던, 익숙한 것으로 바뀌어서 안심하고 진심으로 울었다.

정복을 입고 갑자기 뛰쳐나와 울기 시작해서 상관은 놀란 표정이었지만 자신의 점심식사용으로 사온 것 같은 콘스프를 나에게 주었다.

시계를 보니 그렇게 돌아다니며 찾았었는데 탈의실을 나오고 나서 1분 정도 지나 있었다.

실화니까 멋진 엔딩이라든가 반전 같은건 없지만 나는 도저히 진정이 되지 않았다.

간신히 마음을 추스리고 나서 상관과 함께 안으로 들어가니 모두 평범하게 변해 있었다.

 

 

그 공간과 6층에 있었던 것들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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