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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방의 추억

title: 양포켓몬패널부처핸접2017.11.09 04:20조회 수 5549추천 수 5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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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방의 추억

 

 

 

 

 

 

 

 

 

 

 

 

혹시 '도방'이라고 들어봤어? 도망? 아니. 동방? 말고. 도. 방.

그게 '도난 방지'인지, '도망 방지'인지는 모르겠어, 내 경험상으론 '도난 방지'가 맞는 것 같아.

갑자기 그때 경험이 생각나서 그래. 그때가 언제냐면.. 햇수도 벌써 가물가물하네,

대학 졸업하고 한참 빌빌거릴 적 얘기니까.. 한 3,4년 전이겠다.

 

친구들 하나둘씩 취직하고 빠른 놈은 결혼까지 해버리는데 난 뭐 믿을 구석이라곤 방구석이 다였

거든.

요즘 취업전선이 얼마나 어려운데요, 이 핑계로 어떻게든 버티곤 있었는데 우리 아버지가 친구들

취직한 건 그럼 뭐냐고.

아버지 얘기에 어버버 좀 얼버무렸더니 바로 벼락이 떨어지더라? 니가 사람새끼냐고 그러시는거

야.

방구석에서 돈이나 축낼 바에야 젊은 놈이 고생 한 번 해봐야한다며 어디로 전화를 한 통 거시는

데,

왠지 모르게 살짝 비릿한 불안감이 비늘처럼 곤두섰었거든, 짐작한거지. 날 어디 인신매매단에 넘

기실 리는 없지만

'고생'이란 단어가 가지는 무게에 걸맞는 내 반품처가 어디인지.. 딱 들어맞았어, 남해에서 어선 사

업하는 삼촌 댁!

아, 망했다, 바로 협상 시도했지, 그냥 아르바이트 하면 안 돼냐고, 아버지는 말해놨으니 짐이나 싸

라고, 

그럼 아르바이트라도 하겠다고, 차라리 공장에서 폰 조립을 해도 배는 못 타겠다고, 포기 안 하고

덤벼봤지,

그랬더니 갑자기 아버지 마음이 돌아섰나 싶었는데 마음이 돌아선 게 아니라 공구상자가 돌아서더


오함마가 딱 나오는데, 이러다 폰을 조립하러 가기 전에 내가 새로 조립 당하겠구나 싶어서 그냥

포기했지.

우리 아버지 한다면 하시는 분이거든. 그쯤 되니까 그냥 체념하게 되더라. 날 그냥 어촌에 보내실

작정이구나.

내 뒤에서 오함마를 들고 두더쥐 잡기 놀이를 준비하시는데 덕분에 허리도 못 펴고 눈치 보면서 짐

을 꾸역꾸역 쌌어.

입대 전날에도 눈물이 안 났는데 그 순간만큼은 진짜 눈물이 나더라. 사도세자가 따로 없더라.

 

다음 날 새벽 일찍 일어나 아버지와 목욕탕 한 번 다녀오고 차 트렁크에 가방 구겨넣고, 

아버지는 운전석, 나는 조수석에 앉아 묵묵히 남해로 내려가는데 그 날 따라 안개가 참 뿌옇더라.

군대 이등병 때 병장 새끼가 하던 말이 생각났어. 왜 있잖아, 눈 감아봐, 뭐가 보이냐,

아무 것도 안 보입니다! 그게 네 남은 군생활이다. 아- 진짜 안개 때문에 안 보이는건지,

내 눈물이 앞을 가리는 건지 몰라도 내 인생이 이토록 답없게 흘러갈 줄이야, 차라리 군대로 다시

기어들어가고 싶었지.

묵묵히 운전만 하시던 아버지가 음악을 딱 트시는데, 이박사 노래가 나오더라고. '영맨~ 자리에서

일어나라~ 영맨~'

진짜 일어나서 유리창 깨고 도망가고 싶은데 그래봤자 최후에 만나는 건 오함마 아니겠냐. 그냥 착

잡한 마음으로

앉아있었지. 안개가 끼고 앞이 안 보여도 시간은 잘만 흐르더라니, 남해대교를 건너버렸어.

누구는 루비콘 강을 건너고, 나는 남해대교를 건널 때,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으니!

 

회덮밥 한 그릇 먹고 아버지는 곧장 차 타고 돌아가시고, 남겨진 나는 분명 올 때는 셔츠에 청바지

를 입고 있었는데

어느새 위아래 구분이 없는 작업복 하나를 입고 부두에 나와있더라.. 생선 담긴 상자가 쏟아지면

펄떡펄떡 막 그냥

살아있는 생선들이 바닥에 넘쳐나는데, 아저씨들 아줌마들 정신없이 얼음 푸고, 생선 푸고, 배는

들어오지,

생선은 쏟아지지, 어떤 배는 다시 나간다고 줄 떼달라고 난리지, 상륙작전이 이런건가 싶더만?

삼촌이 '어데 꺼벙하게 서있노, 코는 서울에서만 베어가는 줄 아나? 따라온나!' 하시더니 날 끌고

가셨어.

오함마가 사라졌으니 도망쳐도 되는 거 아니냐고? 삼촌은 팔뚝 자체가 오함마야, 완전 상남자 마

도로스 있잖아.

좌함마, 우함마, 둘 중에 하나만 맞아도 엄마, 엄마 하고 태어날 때 이후로 가장 크게 울어볼 수 있

을걸?

삼촌이 가진 배들을 하나씩 보여주시는데 다양하더라. 난 어선이 무슨 종류까지 있는 줄은 몰랐거

든?

근데 그게 톤수랑 면허 별로 잡을 수 있는 어종하고, 잡을 수 있는 방법 같은 게 다 다르더라고.

통발 배, 자망 배, 양식장 관리선, 이것 저것 설명해주시면서 한 배 골라보라고, 앞으로 고생길 열

린 줄 알라고

하시는데 갑자기 또 군대 시절이 생각나는거야.. 야, 막내야, 얘가 잘 생겼냐 내가 잘 생겼냐, 솔직

히 골라라,

너 둘중에 누가 고참이야 생각 똑바로 해, 야 너 나랑 군생활 더 오래 하는 거 알지? 생각 똑바로

해,

으악, 왜 이런 시련이, 통발이든 자망이든 크루즈 여행 상품도 아닌데 골라봤자 무슨 의미가 있겠

냐고.

어차피 어딜 가더라도 반 죽어 나올 거 같은데!

 

그때 진짜로 죽은 사람이 왔어, 안 그래도 시끄러운 부두에 아저씨들 고함소리, 아줌마들 혀 차는

소리가

가득 차더니 삼촌 선단 (배들 여럿을 묶어서 선단이라고 불러) 깃발을 달고 있는 배 한 척이 들어

오는거야.

근데 아저씨들이 고기는 안 내리고 굳은 표정으로 들것 위에 흰 천으로 덮은 무언가를 먼저 부두에

내려놓았어.

삼촌이 고함을 지르며 다가가서 흰 천을 거두자 몇 가닥의 흰 머리카락에, 이미 상당히 썩어서 노

랗게 뜬 익사체가

덜컥 얼굴을 내미는데 멀리서 보는데도 비명 소리가 악 나왔어, 삼촌이 천을 다시 살며시 덮고서야

좀 진정이 되더라. 

사람 죽은 걸 실제로 본 건 처음이라서 심장은 계속 터질듯 뛰고.

 

곧 경찰하고, 해양경찰하고, 죽은 선원 가족 같은 사람들이 줄지어 도착했어. 

바닷가 경찰들이야 종종 처리하는 익사체 사건일테니 무덤덤해보였는데 죽은 사람의 가족들은 당

연히 덤덤할 수 없겠지.

대성통곡을 하며 선주인 우리 삼촌 멱살에, 같은 배를 타던 선원들 멱살에, 아이고, 아이고, 울음을

토하다 삼키길 

계속 하는데 가슴 아파서 지켜보고 있기 힘들더라.

슬쩍 내 쪽으로 빠져나온 삼촌이 '삼촌집에 가있그라'하는 바람에 터덜터덜 삼촌집으로 먼저 갔어.

점점 부두랑 어판장 쪽에서 멀어져갔는데도 왜 통곡 소리가 줄어들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던 걸까?

 

삼촌 집에 가니 숙모가 반겨주셨어, 흐윽, 오함마에 좌우함마의 마수로부터 벗어나서 만나는 첫 따

뜻한 말 한마디에

울음이 왈칵 나올 뻔 했네. 반나절만에 비린내로 쩌든 몸을 욕실에 들어가 시원하게 씻어내고, 편

한 옷으로 갈아입고

휴대전화 연락 통하는 친구들한테 내 생존신고 겸 조난신고를 마치고나니 삼촌도 '쯧쯧, 그래도 건

진기 다행이지.' 하며

막 집에 돌아오시는 길이었어. '밥 드이소, 상일이 와가 오늘 전복 넣고 삼계탕 끓였어예.' 숙모 목

소리에 삼촌이

'다 됐으모 밥부터 묵지 뭐. 상일아, 밥 묵그로 나온나!' 하시길래 '예, 갈게요!' 대답하고 부엌으로

나왔지.

 

숙모 도와서 상 차리고, 닭죽 한 그릇에 숙모가 잘 발라서 얹어주는 닭고기까지 배가 터져라 먹고

있는데

그 얘기들을 하시는거야. 낮에 본 익사체. 삼촌이 '일도 불안불안하게 하는기라, 진작에 짤라삘라

캤는데, 그래도

사람 한 번 거뒀으모 의리가 있어야지, 함만 더 따라가게 해달라고 해가 태워줬드만 그때 그래 될

줄 알았긋나.'

하니까 숙모도 혀를 쯧쯧 차시더니, '사람 사는 일 그래서 모른단깁니더. 당신도 매번 나가지만 조심하시다.'

그 대화에 별로 얹을 말이 없어 묵묵히 먹고만 있으려니 자연스레 주제가 내 배 타는 쪽으로 가더

라고.

솔직히 배 탈 자신도 없고, 지금 삼촌이랑 숙모가 '뱃일은 위험하다'고 맞장구 치는 이때가 유일한

기회다 싶어서

감정 연기를 펼치며 호소했지. '삼촌, 솔직히 진짜 배 타는 건 위험한 거 같아요. 자신도 없고.. 배

멀미도 걱정되고,

아버지는 젊어서 고생은 사서 한다는데, 군대도 다녀왔고 이제 힘든 게 뭔지는 알잖아요, 근데 배

는 군대랑은 차원이

틀린 거 같거든요.' 그 말에 숙모는 안쓰럽게 쳐다보고, 삼촌은 팔짱을 끼고 고개를 끄덕거리시는

거야, 아싸, 통했다,

 

'부두나 어판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주시면 열심히 할게요, 네?' 

'그라모 니, 도방 해볼래?'

'그게 뭔데요?'

'조업철 지난 배들, 사정상 못 나가는 배들, 밤 되면 들어오는 배들 저 어항에 닻 놓은 거 봤제.

이 남해에도 도둑새끼들이 있어가 배 올라와서 부품도 떼가고 그물도 가져가고 더러운 수를 둔단

말이다,

그거 막으려고 대놓은 배 여러척 묶어서 사람을 올리가 경비 개념으로 시키는거라. 그게 도방이

다.'

'배 지키는 거란 말씀이시죠?'

'하모. 그기 안 낫긋나. 대신에 니 야매로 서지말고 근무 똑띠 서라.'

'삼촌, 당연한 거 아니에요? 저 그거 할게요.'

 

아싸! 배 안 탄다! 그것만으로도 대단한 성과 아냐, 그치?

그 익사한 아저씨께는 죄송한 일이지만 나한테는 배를 피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주신 셈이지.

오함마도 피하고, 배도 피하고, 백수생활하다가 끌려오던 첫 기분과는 다르게 상당히 기분이 좋아

졌다 아니냐.

그래서 그 날 밤은 잠도 푹 잘 잤어,

 

남해에서의 첫 날 밤을 보내고 일어나 아침 일찍 삼촌 따라 부두로 갔더니,

머리숱이 아주 시원하게 모자란 아저씨가 '사장님 어서 오시다, 오늘 온다는 친구가 저 친구입니

꺼?' 하시는거야.

'아아, 맞네. 일은 생전 처음 해보는건데 박씨가 잘 가르쳐주시다.'하는 삼촌 말에 대머리 아저씨가

박씨인 줄 알았지.

가진 배가 많아 군청이며 수협이며 들릴 일이 많은 삼촌은 먼저 가시고, 나는 박씨 아저씨와 남겨

졌어.

 

'도방 일 별거 없다, 그냥 바다에 안 빠질 조심만 하면 만고 땡이다, 내 하는 거 딱 봐놔라.'

 

부둣가에 작은 배 한 척을 매어놨는데 그 위에 올라타고 내가 박씨 아저씨 하라는 대로 매어놓은

줄을 풀었어,

아저씨가 선외기라고 부르는 작은 전동기 시동을 걸더니 배가 움직이더라, 전동기 이름을 따서 '선

외기'라고 부르는

작은 배를 타고 우리는 이 배에서 저 배를 옮겨다녔어.

 

'이건 삼중망이란건데, 말 그대로 그물이 세겹이라 고기를 어미고 얼라고 상관없이 다 잡아삔다고,

그래가 이건 불법이야. 혹시 해경 보이거들랑 이건 잽싸게 가리주야 된다. 이기 다 요령이다.'

 

박씨 아저씨의 도방학 개론을 들어주고 있자니 지루해서 미칠 지경이었지만 일이라고 생각하니 잠

은 안 오더라.

나도 영 잉여인간은 아니었던 모양이지. 그리고 마침내 방파제 넘어 닻을 놓고 있는 양식장 관리선

들 근처에 

선외기가 도착했어. 아저씨가 먼저 올라서고 내가 따라올라갔지.

선외기랑 별반 차이가 없던 자그마한 그물 배들에 비해 이 관리선들은 규모가 상당했어. 꽤 넓은

 

갑판,

유리창이 설치되어있는 조타실, 조타실 밑으론 작은 침실에, 칸막이 문을 열고 닫는 화장실까지.

다른 어선 중에는 그냥 난간 붙잡고 바다에 직접 폭격을 가해야 하는 배도 많았는데 이정도면 호텔

이지.

하지만 감탄은 곧 깨졌어.

 

'이게 제일 상태 좋은 배다, 니캉 내캉 이제 밤에 여기서 묵고 자고 함시로 도방 서면 된다. 알긋제.'

 

아, 망할, 호텔 취소, 막상 산다고 생각하고 두루 살펴보니 상태가 아주 메롱이더라고.

냉장고엔 봉지라면, 쉬어빠진 김치, 쌀 한 봉지, 믹스커피, 뭐 이거야 삼촌이 채워주시리라믿고 침

실로 향했더니

침대 매트리스엔 엔진을 고치다 그대로 잤는지 얼룩덜룩한 기름때에, 빨래 한 번 안 했는지 곰팡이

냄새가 꿉꿉한

이불, 불을 켜도 어두운 방 안의 분위기까지.. 여기서 어떻게 지내야하나 싶더라.

 

' 뭐 앞서 가르쳐준기 도방 일 전부다, 아무 것도 없다, 고마 배만 잘 지키고 있으면 된다. '

' 아저씨, 심심할 땐 어떻게 버텨요? 배에 뭐 TV도 안 나오고. '

' 요새 얼라들은 스마트폰인가 나발인가 노상 뚜들기더만, 니는 없나? '

 

다행히 배에는 작은 발전기가 달려있어 스마트폰을 충전할 수 있겠더라고. 뭐 그만하면 됐지.

아저씨랑 선외기 타고 다시 뭍으로 돌아와서 어촌계 사람들한테 한 분 한 분 찾아가서 인사 드리

고,

삼촌 조카라니까 다들 아이고 그렇구나 하면서 반겨주는데, 역시 삼촌 꽤 영향력이 있으시구나 하

는 생각에

나도 도방 일 끝나고 나면 열심히 살아봐야겠단 생각이 들더라. 사람은 성공하고 볼 일이야.

 

해 저물 무렵에 연안어업을 하는 배들은 하나 둘씩 들어오고, 배는 위치를 표시하는 빨간 등 하나

씩만을

놔둔 채 까만 밤에 숨어버렸어. 고된 일을 마친 어부들에겐 휴식의 시간이지만 도방을 맡은 박 아

저씨와 나에겐

지금부터가 임무 시작이었지, 손전등을 이리저리 비추며 방파제 한 바퀴 돌아보고, 순찰 돌던 해양

경찰 아저씨

만나서 인사하고, 그러다 선외기를 타고 아까의 관리선에 도착했어.

 

' 피곤할긴데 피곤하면 자라, 내는 밤낮이 바뀌가 꼴딱 새고 내일 아침에 자는기 습관인데,

니는 아직 몸이 적응을 안 해가 지금 많이 피곤할기다. '

 

박 아저씨는 머리숱은 모자라도 인정은 넘치는 사람이더라고, 도방에 계급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하


그냥 아저씨께 양해 구하고 선실에 들어와서 몸을 뉘었어. 기름때 매트리스라고 불평했는데 막상

피곤하니까

잠이 쏟아지더라. 아저씨가 밤낚시 할 거라고 분주히 덜그럭거리는 소리를 자장가 삼아 도방 첫 근

무를 잠으로 대신했어.

 

춥소,

얼어죽을 것 같소,

귀에 분명히 들려오고 있었어.

 

'너무 추워서 죽을 것 같소'

잠결에 여기가 서울 집인지, 남해 삼촌 집인지 가늠하다 도방 첫 근무란 걸 간신히 떠올려냈어.

여긴.. 박 아저씨와 나, 둘.. 아.. 박아저씨구나.. 왜 저러시지..

저 아저씨가 왜 저래, 밤낚시가 심심하면 잠이나 같이 주무실 것이지,

자는 사람 잔다고 억울해할거면 애초에 말이나 꺼내지 말던가, 결국 잠기운 대신 짜증이 솟구치는

데,

'아저씨!'하고 창문을 쳐다보니 갑판에 켜놓은 전구 불빛이 새어들어와 자세히 볼 수가 없었어,

흰머리가 언뜻 풍성하게 보였어. 뭘까, 눈이 아파서 제대로 못 보겠더라고,

눈을 비비고 조금 적응됐다 싶어서 다시 창문을 쳐다보니 이젠 또 아무도 없어.

이건 뭐 갑판에서 날 깨울 사람은 아저씨 밖에 없잖아, 밤낚시 하다말고 고약한 장난을 치시네,

바로 선실을 뛰쳐나갔지.

 

'박씨 아저씨!'

'아, 깜짝아! 식겁했다이가! 와 그라노?'

'자는데 왜 깨우셨어요?'

'뭐라카노? 선실 근처에도 안 갔구만! 낚싯대 던지놓은 거 안 보이나!'

'아까 유리창 밖에서 춥다고 막 하셨잖아요!'

'술 쳐묵읏나, 더워죽겠구만 뭔 헛소리고? 니가 더위 묵은 거 아이가?'

'진짜 아니에요?'

'아니라고 안 카나! 잘라면 곱게 디비자라!'

 

아저씨의 당당한 태도에 덩달아 흥분해서 말로 투닥거리다가 다시 기억을 돌이켜보니

빛이 들어오는 창문 밖으로 흰머리가 보였던 기억이 점차 선명해졌어. 눈으로 본거니까 헛것은 아

닐테고,

빛이 들어오는 걸 흰머리로 잘못 볼리도 없잖아, 아저씨는 저렇게 아니라고 몇 번이고 말하시는데

맞으면 맞다고 하면 그만이지 사람 둘 있는 곳에서 누구한테 덮어씌우겠어, 아저씨 민머리를 보니


확실히 아닌 것 같더라고. 그냥 고약한 꿈을 꾼거구나, 진짜 같은 꿈을 꿔서 착각한거라고 생각했

어.

아저씨께 착각한 것 같다고, 죄송하다고 사과하니까 그냥 사람 좋게 웃어넘기시더라고,

흰머리.. 이야기를 해봤자 괜히 더 바보 될까봐 입은 거기서 다물었는데 왠지 잠이 더 안오더라.

낚싯대 하나 더 있냐고 물었더니 없다고 하셔서 그냥 옆에서 스마트폰이나 만지작거렸어.

 

한 마리, 두 마리, 해산물이 지천인 남해라 그런지 밤낚시 미끼를 무는 고기들이 많더라.

둘이 먹기에 꽤 되는 양을 잡았어. 곧장 아저씨가 솜씨 좋게 회를 치고, 냉장고 안에 있던 라면을

써서

간단한 매운탕도 끓여서 소주 한 잔씩 기울였어. 도방 안 했냐고? 뭐 사람이 보여야 도방을 하지.

근데 배탈인지, 술똥인지 몰라도 배가 아프네? 다행히 화장실이 있는 배라서 갑판에서 누다가 빠

져죽진 않겠다고

생각하며 화장실로 달려갔지. 밀어내기 한판! 아, 대박, 한 삼 킬로그램 싼 것 같애. 설사더라.

룰루랄라, 휴지를 손으로 풀어.. 뜨악, 휴지가 두 칸에서 끝나버렸어. 아씨, 망할, 설사라서 이대로

걸어나갔다간

허벅지에 뜨뜻한 무언가의 흐름을 느끼며 돌아와야할지도 모르잖아, 아저씨- 하고 크게 부르면 들

릴까하던 와중에

쏴아, 세면대에서 물 나오는 소리가 들리더라, 아저씨인가, 인기척도 없어서 있는 줄도 몰랐네 싶

었지.

'아저씨! 휴지 좀 주세요!' 앉은 자세 그대로 외쳤어. 물이 멈추더니, 곧장 눈 앞으로 손이 내려오더

라고,

다행히 밖에 휴지가 있었나봐, 제법 많이도 주셨더라. '고맙습니다!' 하고 닦을 때까진 좋았어, 

근데 일어서서 닦다가 천천히 다시 천장을 쳐다봤거든, 위에서 손이 내려오긴 힘든 구조였어..

 

왜, 가끔 화장실들 보면 있잖아.. 칸막이 위에 천장과의 틈이 없거나 적은 거.

어선 자체가 공간이 협소하다보니 천장이 낮았거든, 천장하고 화장실 문 윗틈이 한 뼘 정도 밖에

 

차이가 안 나.

보통 이러면 휴지를 아랫틈으로 전달해주지 않나? 굳이 위로 줄 이유도 없을 뿐더러 한 뼘 같으면

내 경우는 팔뚝도

안 들어가, 이상하잖아. 근데 어떻게 윗틈으로 휴지를 주면서 내 눈 앞으로 휴지를 전달해줄 수 있

었던거지?

생각이 그쯤에 이르자 다시금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어. 아저씨하고 불렀으면 대답 한 번이라도 해

줄만하잖아.

무뚝뚝한 성격도 아니셨거든. 아씨, 뭐지, 뒤를 닦다 말고 멍청히 서있는데 갑자기 이번엔 밑에서

휴지가

쑥 들어오더라?

 

'으악! 씨바! 깜짝이야!'

'휴지 달라고 하는 소리가 들리길래 용케 갑판에서 듣고 왔더니 뭘 놀래고 그라노?'

'아까 휴지 주셨잖아요?'

'니 참말로 더위 묵읏나? 갑판에서 쥐새끼만한 니 목소리 들리길래 왔다안카나.'

'아까 세면대 쓰시다가 제가 달라고 하니까 바로 휴지 주셨잖아요, 저 다 닦았어요.'

'이 새끼 양치기 소년 늑대고기 잡순 소리 하네, 야 이 자슥아, 어른 데리고 장난치나?'

'그게 아니라, 휴지를 주셨잖아요? 이 위로 휴지 주셨잖아요, 제가 그걸로 닦았는데..'

'위는 무슨 위? 손도 안 들어가는데 우째 휴지를 위로 건네주노 임마! 귀신 씌었나?'

 

귀.. 귀신? 툴툴거리며 나가는 박 아저씨 발걸음 소리를 들으며 곱씹어보니 갑자기 그제야 무서워

지는거야,

창문에 언뜻 보이던 흰머리의 남자, 한 여름에 '추워죽겠다'던 그 남자의 실루엣이 떠오르더니,

내 귀로 똑똑히 들은 세면대 소리, 눈으로 똑똑히 본 위에서 내려온 손, 귀신? 혹시? 

'으악~'하면서 바지도 덜 입은채로 팔짝 팔짝 뛰어서 갑판으로 올라왔어.

그 소리에 다시 달려오던 아저씨와 부딪쳐 한바탕 굴렀다가 다시 욕만 한 바가지 얻어먹고.

'몸이 허약하면 보약이라도 지어무라! 오데 젊은 놈이 헛것을 보고 개거품을 무노, 귀신이 어데 있

노?'

 

막상 말은 그렇게 해도 아저씨도 은근히 신경이 쓰이셨던 모양이야. 

회 먹고나서 치운 낚싯대를 다시 꺼내오셔서 던져놓고, 어디 가지 말고 자기 옆에 딱 붙어있으라고

하시더라. 

갑판 위에 서로 말 없이 앉아있었어. 난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고 아저씨는 먼 밤바다를 바라보며 생

각에 잠기고.

안 불던 바람이 불어와 분위기는 더욱 스산해졌어. 묶어놓은 배들이 살살 움직이고 나무 갑판이 삐

걱이는 소리가

멀리서 가까이서 빠득- 빠드윽, 들려왔어. 괜히 신경쓰여서 억지로 재밌는 영상이라도 찾아보려는

데,

갑자기 아저씨가 벌떡 일어나더니 미친듯이 팔 다리를 휘휘 젓는거야,

두 눈은 부릅 떠서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았어, 입은 멍하니 벌린 채.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잖아. '아저씨 왜 그러세요! 놀랬잖아요!' 하니까,

'상일아, 저거 내 손이 비치는기가? 아이제? 저거 내 손 아이제? 와 내가 이렇게 흔드는데 저건 저

렇게 흔드노?'

무슨 소리야, 아저씨가 흔드는 건 알겠는데 흔들리는 '저건' 뭐야? 아저씨가 놀래서 쳐다보는 쪽을

돌아봤지.

 

바람을 타고 맞은 편 가까이로 살살 밀려온 다른 어선 조타실이 우리 정면을 향하고 있었어.

그 조타실 창문에 하얀 손이 이쪽을 향해 팔딱팔딱 미친 듯이 손짓을 하고 있었어.

아저씨 그림자? 아니! 아니야! 아저씨는 팔을 좌우로 벌렸다 내렸다 하면서 생쇼를 하고 있는데,

저 손은 손바닥 그대로 마치 우리를 부르듯이 앞뒤로 팔딱팔딱, 흰 손바닥만이 움직이고 있었다고.

 

'으아악! 신발, 귀신이다!'

 

당연히 기겁했지, 진짜야, 내가 잘못 본 게 아니라 진짜 귀신이라고, 그순간부터 나도 완전 반실성

하고,

아저씨는 좌우로 팔만 벌려대고, 하얀 손은 그 자리 그대로 우리를 부르듯이 펄럭거리고,

그 아수라장이 계속 되다가 내가 아저씨를 먼저 붙잡았어.

 

' 아저씨! 도망가요! 선외기 타고 돌아가요! '

 

근데 아저씨는 생각이 달라졌나봐, 아저씨를 붙잡고 있는 내 손을 통해 아저씨도 작게나마 떨고 있

다는 건 느꼈는데,

아저씨는 남의 돈 받고 하는 도방 일이다보니 정신을 차리고 다른 쪽으로 생각하셨던거야.

 

' 야 임마, 니는 가만히 있어, 저거 도둑새끼네. 도방 하는 일이 뭐시고? 도둑 잡는 거 아이가?

귀신이 세상에 오데 있노? 저거 도둑놈 잡아서 넘기그로 해경에 연락이나 치놔라. 점마 어데 못 간

다. '

 

아저씨는 귀신일리 없다, 저건 분명히 사람 짓이다, 이렇게 생각했던거야. 나도 그런가 싶었는데,

이러나 저러나 몸이 벌벌 떨리더라, 만약 칼이라도 들고 있어봐, 아저씨는 용감하게 배랑 육지, 배

랑 배를 묶는

홋줄이란 걸 던져서 앞에 있는 관리선 줄 묶는 기둥에 고리를 정확히 걸었어, 그리곤 당기니까 바

람 속에서

그 배가 점차 가까워지더라. 손은 이제 보이다, 말다, 보이다, 말다, 계속 그쪽 조타실 창문으로 나

타났다가

사라지길 반복하고 있었어,

 

' 이 새끼 딱 걸렸어, 도둑놈 새끼! '

 

아저씨는 허세인지, 용기인지 모를 말을 내뱉으며 그 배로 올라탔어,

 

' 상일아, 감시 잘 해라! '

 

그리곤 기둥에 걸린 줄을 풀어서 다시 우리 배 쪽으로 던져버리는거야,

난 벌벌 떨면서 해양경찰 출장소에 전화를 걸었지, 다행히 바로 받더라고.

도둑이 든 것 같다고 신고했지. 지금 박씨 아저씨가 잡으러 갔다고 하니까 바로 온다고 하시길래

나는 전화를 끊고 멍하니 조타실로 들어가는 박씨 아저씨를 바라보며 안절부절 못 하고 있었어.

근데,

 

' 으아악~! '

' 훠, 훠어이! 귀신아 물렀거라! 저, 저리가! 물러가라고! '

 

아저씨 비명소리에 이어 완전히 겁에 질린 아저씨의 목소리가 들려왔어.

귀신, 귀신? 귀신은 없다더니, 아저씨 입에서 나온 단어는 분명 '귀신'이 맞았어.

 

' 으악~! 살려줘, 사람 살려! 사람 살리도! '

 

어떡하지, 어떡하지, 다리가 후들거려서 서있기도 힘들었어.

그래도 사람은 살려야지, 나도 홋줄을 들고 던져봤지만 숙련된 일꾼인 박씨 아저씨와 달리

내가 던진 홋줄은 힘없이 바다로 떨어지더라. 바람은 불지, 바다에 떨어져 바닷물을 먹은 홋줄은

더 무거워지지, 몇 번을 줄을 사려서 다시 던져봐도 헛방이었어. 그 와중에도 아저씨의 겁 먹은 목

소리가

들려와서 도무지 집중할 수가 없었어. 다행히 '상일아! 무슨 일이고!'하면서 멀리서 확성기 소리가

들려왔어,

어촌계장 님하고 해경 출장소장님, 의경 대원 한 명이 계장님 선외기를 타고 이리로 오고 있었어.

 

' 계장님! 소장님! 도둑이 아니라 귀신이에요 귀신! '

' 뭐라카노? '

 

좀 믿어줘, 한 놈도 아니고 두 놈이 봤다잖아, 따지고 싶었지만 입으론 안 튀어나오더라.

선외기에서 던져진 작은 홋줄이 단번에 관리선 기둥에 걸리고, 차례차례 사람들이 올라갔어.

 

' 내는 봤다아!- 내는 봤다고-! '

' 거참, 박씨 왜 이라노! 미칠라면 곱게 미치던가! 나온나, 나온나! '

' 계장님요, 지가 봤십니더, 딱 제대로 봤어요, 참말입니더. 믿어주시다! '

 

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고, 결국 세 사람이서 반 강제로 계장님 선외기에 실어서 데려가는데

얼마나 오랫동안 시달렸는지 박 아저씨가 실려가고 나니 멀찍이서 해가 고개를 쏙 내밀더라니깐.

나 혼자 있는데 저 배에서 다시 하얀 손이 펄쩍거릴까봐 쳐다보지도 못 하고,

그렇다고 침실에 있으면 유리창 너머로 흰 머리카락의 남자가 나타날까봐 눕지도 못 하고,

화장실에 숨으면 문 너머로 세면대에서 거울을 쳐다보고 있을 것 같아 그러지도 못 하고,

자고 있을 삼촌한테 전화를 걸어서 삼촌이 욕을 하던 말던 데리러 와달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

지.
좀 별꼴인가? 근데 그땐 그것말곤 진짜 방법이 없더라. 내가 본 게 있고, 그것 때문에 박 아저씨가

실려갔는데

내가 무슨 정의의 용사라고 도방 출근 첫 날 주제에 귀신하고 싸워 이기겠냐? 삼촌 차가 결국 멀리

서 다가오는데

진짜 울 뻔 했어. 나이를 스물 중반 먹고 말이야. 근데 삼촌 선외기는 나랑 박아저씨가 끌고 와서

관리선

옆에 매어놨잖아. 결국 삼촌 뗏목 저어왔어.. 뭐, 좌함마 우함마로 한 번씩 저으면 삼촌한테는 일도

아니긴 해.

집에 가서 숙모가 차려준 아침식사 상 앞에서 자초지종을 얘기했더니 삼촌이 그러시는거야.

 

'상일이 니 어제 부두에 실려온 사람 봤제. 바다에서 죽어서 온 사람. 그 사람이 흰 머리였는데..

니도 언뜻 봤을긴데. 그 사람이 머리가 온통 백발이었다이가. 나이도 지긋하고.. 원래 배 타던 사람

도 아닌데

배를 타는 사연이 구구절절했던 사람이었는데. 하도 일을 못 해서 태우다가 태우다가 이러다가 사

고 난다고

안 태울라는 거를 본인이 무릎 꿇고 통사정을 하길래 다시 태웠거든.. 근데 딱 그 날에 사고를 당했

다이가.. 

그물에 딸려들어가가 바다로 들어가삔기라. 조업이고 나발이고 사람부터 살리야 될 거 아이가. 

그물 포기하고 찾으려고 수를 다 써봐도 이게 운명은 좌지우지할 수가 없는기다. 결국 못 찾아서

해경에 신고하고, 

경찰에 신고하고, 시체라도 찾겠다고 노력했는데 바다가 어데 상하좌우로 요동을 치는데 쉽게 찾

아질기가, 

거의 반 포기해가는 시점에 그래도 가족들한테 돌아갈끼라고 그게 다른 배 그물에 척 걸려올라오

더라 안 카나. 

노랗게 떠서 처음엔 죽은 고래인가 싶었는데 머리를 보니 백발이 붙은게 그 배 선장이 기겁을 해가

연락을 줘서 

우리가 챙겨왔지.. 시체라도 찾아줄기라고. 내가 그거 보면서, 살아보겠다고 용 쓰다가 영영 가버

린 걸 보면서 

우째 니를 배에 올리긋노? 안 그렇나? 희한한 일이다.. 

성불을 못 하고 우째 우리 선단 배 조타실에서 박씨하고 니한테 따라오라고 손짓을 했단 말 아이

가..

니한테 그러드나? 춥다고? 바다에 빠지면 사람이 여름이고 밤이고 저체온증으로 죽는기 제일 크단

말이다..

한여름에 춥다고 하는 이유가 그렇게 치면 이해가 된다이가. 이게 참.. 귀신이란게 있는긴지..

있다카면 물귀신은 얼마나 서럽고 슬프긋노. 누가 그래 죽고 싶겠노.. 누가 그래 춥고 싶겠노..'

 

그 얘기 듣고 밥이 넘어가겠냐. 밥은 먹는 둥 마는 둥했지. 엄마한테서 마침 전화가 오더라.

펑펑 놀다가 뱃일하러 끌려간 아들 걱정이 드신 모양이야. 난 사실 집에 돌아가고 싶다 그런 생각

은 접고

그냥 박 아저씨가 어떻게 되었는지, 앞으로 도방은 나 혼자 해야하는지 고민하고 있었거든? 그래

서 생각없이

하루동안 있었던 일들 다 얘기했지. 부두에 실려온 익사체, 도방하다가 본 여러 현상들, 마침내 실

려간 박 아저씨,

근데 갑자기 그 이야기를 듣더니 어머니가 삼촌 바꿔달라고 난리인거야,

삼촌이 예 형수님 하고 전화를 받더니 쩔쩔 매더라. 

그리곤 아버지가 날 바꿔달라고 하셨는지 삼촌이 다시 나한테 '느그 아부지다' 하고 전화를 바꿔주

는데,

전화 소리 너머로 어머니가 '빨리 오라고 해요! 빨리!' 소리를 지르시니 아버지도 이길 재간이 없으

셨는지,

'상일아, 집에 돌아와라.' 하시더라.. 아버지.. 어머니한테 완전 잡혀사시거든.. 오함마보다 무섭다

는 앞치마 여사..

 

그렇게 하루만에 도방 일은 끝나버렸어. 뭘 더 하고 말고도 없이 흐지부지되다시피.

싸온 가방은 풀지도 않았어. 숙모가 빨아놓은 셔츠랑 청바지 다시 입고, 스마트폰이랑 충전기 챙기

니까

나머지 짐은 가져왔던 그대로 들고가면 되겠더라. 집에 가기 전에 하루였지만 정든 박 아저씨 건강


염려되어서 남해읍에 있는 큰 병원으로 갔어. 어차피 차표는 저녁 시간대로 끊어놓았고, 터미널에

서 

병원이 그렇게 멀리 있지도 않았거든. 박 아저씨는 일반 병실에 계셨는데 날 보자마자 반갑게 인사

하시더라고.

다행이다, 상당히 진정되신게 건강에는 이상이 없어보였어.

 

'아저씨 저 그냥 집에 가기로 됐어요. 하루였지만 잘 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아쉽게 됐다. 둘이 근무하모 심심치도 않고 좋겠더만..'

'저.. 그 날 이후로 다른 별 일은 없었죠? 그때 혹시 뭘 보셨는지 물어봐도 돼나요?'

 

그 말에 웃던 표정에 보일듯 말듯한 어두운 구석이 끼어들더니,

 

'... 밤에, 밤에만 보인다.'

'네?'

'혹시 지금.. 몇 시고?'

'지금 오후 여섯시 사십분요. 좀 있으면 해 지겠네요.

 

그랬더니 그냥 홱 돌아누워버리시는거야.

 

'그러면 늦기 전에 빨리 가라. 밤에 보인다. 밤에..'

 

그 뒤론 아저씨, 아저씨, 몇 번을 불러도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아무 대답도 안 하시길래

그냥 가져간 쥬스 박스만 드시라고 놔둔 채 터미널로 돌아갔지.

짧았던 남해에서의 이박 삼일이 그렇게 끝나고.. 서울로 돌아가선 새 인생 살았어.

그래서 지금 먹고 살만 해졌잖아. 비록 아버지 뜻대론 못 했더라도 아버지가 바랬던 것 이상으로

내 인생에 있어선 전환점이 되었던 일화거든.. 나 옛날에 백수였을 줄 상상이나 했냐?

지금 와선 그때도 추억이지.. 백수 시절엔 나름의 낭만이 있잖아. 작은 것 하나에도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기쁨을 느끼고.. 참 구질구질한 행복이 있었어. 그래서.. 도방도 추억이야.

그런 일이 있었지.. 하고 가끔 생각나는 추억. 그래서 이렇게 얘기도 하잖아. 

지루했으면 미안. 뭐 나한테만 추억이라면 별 수 없는거고.

 

아.. 박 아저씨는 그 뒤에 어떻게 됐냐고?

사실 마지막 작별을 그렇게 했으니까 나도 궁금했었지. 그 뒤에 삼촌하고 연락할 때 

근황을 물어봤었거든. 그냥 멀쩡하게 잘 사신다고 하더라. 대신에 사람이 영 달라졌대.

좋아하던 술도 끊고.. 담배도 안 피고.. 절에 자주 다닌다더라,

남해 금산에 큰 절이 있다나봐, 거기 자주 가서 불공도 드리고 한다고 삼촌이 그랬거든.

사람이 뭔가 욕심이 줄고 말도 줄고, 대신 됨됨이는 훨씬 좋아졌다고 해야하나?

그렇다더라~ 그래서 추억이라고 말하는거야, 좋게 좋게.. 나는 정신 차리고 살아서 취직하고,

아저씨도 잘 사신다고 하니까, 아버지 어머니 무탈하시고 삼촌 사업 잘 나가니까,

좋게 끝났으니까.. 그래서.. 도방의 추억이야.

넌 어때? 넌 이런 경험 없어? 얘기 좀 해줘봐~ 너무 나만 얘기했지?

 

 

 

 

 

ㅡ 도방의 추억,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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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귀신보는 Archi 이야기1.

 

 

 

 

 

 

 

 

 

 

현재 25살 대학교 졸업반 들어가 잇는 취업에 벌벌떠는 대학생이구요

 

믿는분들은 믿으시겟지만 안믿으실 분은 안믿으셔도 됩니다. 그런데 저는 귀신을 봅니다.

 

제가 본 귀신 썰들과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풀어보고자 가입햇구요~

 

제가 처음 본 귀신은 중학교 입학때로 기억합니다.

 


저는 중학교때도 그렇구 지금까지도 소수 정예로 노는 것을 좋아합니다.

 

많이 모여야 5~6명 정도 모여 노는것을 좋아하고 사람 많은곳을 좋아 하지 않습니다.

 

중학교 때도 유난히 친했던 친구와 함께 집을 가고 있는데 중학교에서 집가는 길이

 

양 옆은 4~5m정도의 높은 담벼락이 있고, 인도도 따로 없이 차와 같이 동행하는 길이었습니다.

 

그때 친구와 같이 가면서 저는 담벼락쪽, 친구는 차가 다니는쪽으로 걷게 되었는데

 

친구 옆에 흰 원피스를 입은 여자아이 한, 4~5살 정도 되어 보였습니다.

 

그 아이가 맨발로 정말 희다~ 생각할 정도의 피부를 가지고 새카만 머리카락과 등까지 내려오는 생머리를 한채

 

제 친구 옆을 폴짝폴짝 뛰면서 저희와 같은 속도로 걷고 있었습니다.

 

그림으로 보자면    ㅣ담ㅣ  (저)  (친구)  (꼬마아이)                    ㅣ담ㅣ

 

그 꼬마아이를 보고 앞으 보았는데 커다란 덤프트럭 하나가 빠른속도로 달려와서는 제 친구 신발주머니를 칠정도로

 

가깝게 지나가 버리더군요.

 

그래서 욕두문자를 날리며 친구놈이 실내화주머니를 줏으로 가고, 저는 기다리는데 문득 생각이 났습니다.

 

'그 여자아이는?'

 

아까도 말씀드렷다시피 4~5m되는 담벼락이 이어진 그 길엔 꼬마아이가 야마카시를 하지 않는 이상 어디로 갈곳이 없었습니다.

 

여자아이를 덤프트럭이 치었다면 차가 멈췄을 거구요.

 

그때부터가 시작이었습니다.

 

제가 빌라에서 아파트로 이사가기까지 대략 '4년간' 쫓아다닌 그 꼬마아이를 처음 본 사건이요.

 

 

 


꼬마아이 이야기는 아니구 이번엔 댓글에서 그래두 증조할머니 이야기를 많이 궁금해 하시더라구요..

 

네 저는 증조할머니께서 지켜주십니다.

 

전 증조할머니의 얼굴도 사진으로밖에 뵌적이 없구요. 제가 태어나기 전에 돌아가셨죠.

 

 

그런데 왜 증조 할머니가 절 지켜 주시고 계신다 믿게 되었냐면..

 

음.. 정확히 말씀드리자면 저희 어머니쪽의 삼촌, 즉 외삼촌께서 점을 보러 가셨는데 저희 집안에 저희 친가쪽 증조할머니를

 

모시고있는 사람이 있다고 얘기를 들었다 했습니다. 그때 당시엔 그게 누군지 몰랐죠.

 

 

그래서 그냥 우리 어머니께서 모시게 되었나 보구나~ 했는데, 이게 왠걸 제가 고등학교에 들어가게 되었고,

 

시골에 가서 들은 이야기로는 저희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시길, "Archi(제 닉네임)야, 너는 증조할머니께서 항상 곁에 있을거니, 잘 뫼시고 항상 감사하다는 생각을 해야한다~" 라는 말씀을 시골에 갈때마다 하셨습니다.

 

저희 증조할머니의 묘는 저희 할아버지댁 뒷동산에 있습니다. 저희 증조 할아버지와 함께요..

 

 

그 때 저희 어머니와 아버지는 외삼촌이 하신말씀이 떠올라서 "아, Archi가 증조할머님을 모시는구나.."

 

생각을 하셨다고 했습니다.

 

 

그걸로 끝이 아니었죠 ㅎ 제가 이제 군대도 다녀오고 대학생을 하는 현재 대전으로 이사를 와있습니다.

 

전엔 인천에 살았었구요. 그런데 대전에 이사온 첫날 제가 가위에 눌립니다.

 

그상황에 눈을 떴을때 정말 커다란 치마폭이 보이는 한복을 입으신 분이 보였고, 그 존재가 너무나 커서 위압감(?)이 드는것도 같았습니다.

 

평소 가위눌릴때랑은 다르게 편안하기도 했구요. 그때 제 귀에 들리기를 " 괜찮아.. 걱정마.." 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가위 눌리는 동안은 이게 무슨 상황인가 했지만, 이 이야기도 곧 해결이 되었습니다.

 

 

바로 제가 다니는 절에 갔을때 인데요.

 

제가 첫 글 쓴것에 댓글 보시면 아는 스님이 있으시다 얘기 했을겁니다. 그 스님께서 말씀하기를,

 

혹시 최근에 가위에 눌린적 있느냐 하셨고, 저는 그렇다 했습니다.

 

스님께서 어찌 아셨는지 저두 놀랍기도하고 궁금하기도 했죠 그래서 여쭤볼라는 찰나에 스님께서는 "그분이 증조할머니이십니다."

 

라고 말씀하셨고, 저는 그때 아 증조할머니를 그때 처음으로 뵌것이구나.. 하게되었습니다.

 

스님께서는 덧붙여 증조할머니께서 절 지켜주시되 앞날을 결정지으시는게 아니라, 제 주위에 조상분 한분이 더계시는데,

 

그분을 막고 계시다 하셨습니다. 젊은 때 돌아가신 분이라고.. 아직 뜻을 못이루셔서 저에게 붙으려 하시는거고,

 

제 미래를 바꾸려고 자신이 원하는건 제가 지금 걷는 이길이 아니라서 방해 하려고 하시는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뭐..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그 젊을때 돌아가셨다는 조상님두 할아버지의 동생분이시고, 6.25 참전하셨다가

 

돌아가셨다구 하시는군요..

 

어떻게 보면 증조 할머니께서 제가 갈길을 갈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계시는 거겟죠..? ㅜ

 

그래서 항상 감사하고 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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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귀신보는 Archi 이야기 2

 

 

 

 

 

 

 

 

 

 

 


첫번째 이야기.

 

이것은 제가 귀신을 왜 보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변이 될수도 있겠네요..

 

제가 아주 어렸을때였습니다. 한 3살? 정도 되는 때에 저희 집두 그렇구 다들 그러셨겠지만 우리나라 경제가 매우 안좋았습니다.

 

그래서 막내이모와 함께 한 집에서 생활을 하게 되었죠.

 

그 때 당시에 막내이모는 결혼을 하지 않으신 상태여서 저희 부모님, 저, 막내이모 이렇게 4명이서 살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3살되는 해에 어머니께서 큰이모와 함께 용한 무당을 뵈러 간다고 부천엘 가셨습니다.

 

저는 막내이모와 함께 집에 맡겨두구요.

 

그 때 무당에게 큰이모께서 질문을 모두 마치고, 저희 어머니를 보시더니 그 무당분이 하시는 말씀이,

 

"넌 믿지도 않으면서 여길 왜왔어?"

 

라고 하셨습니다. 아니 뭐 그냥 궁금해서 왔단 식으로 이야기 했는데,

 

"너 여기 올 운명아니야 그냥 가, 그리고 남편은 하고 싶다는거 있으면 다 하라그래. 그게 집안 살리는 길이야."

 

라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 후에 정말로 어머니께선 아버지가 하시는 일에 아무리 경제적으로 큰 무리가 오더라도 밀어주시구 도와드렸습니다.

 

그래서 현재는 부족함 없이 잘 지내구 있구요 ^^ 정말 용한 무당이셨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무당분을 더 믿게된 계기는 마지막에 한 말씀에 있죠..

 

" 니 아들내미, 무당이랑 일반인간들 중간의 길 (사이의 길) 을 걷게 될게야!"

 

라고 하셨습니다.

 

 

 

두번째 이야기.

 

중 1때 쯤? 어렸을 때 이야기입니다.

 

저는 빌라에 살았었구, 사촌형은 바로 앞에 있는 아파트에 살았죠.. 위의 무당이야기에 나오는 큰이모 아들!

 

사촌형이랑 매우 친하구 어머니와 이모들끼리도 매우 친하니까 매일 놀러가기두 했엇습니다.

 

근데 문제는 사촌형네 집이 12층이라는거였죠. 엘리베이터를 유난히 무서워하던 때이기도하고,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부터

 

 항상 사촌형이 데리러 내려왔습니다.

 

그때마다 좋다구 놀러갔죠 ^^

 

그런데 하루는 사촌형이 놀러오라구 해놓고, 엘리베이터는 7층에 멈춰있는채 제가 1층에서 눌러도 움직이질 않는겁니다.

 

그래서 아 뭐야.. 하면서 계단으로 12층을 올라갈 생각으로 끼엉끼엉 올라가구 있었습니다.

 

7층에 다와서는 알게 된것이 경비아저씨들과 기술자 분들께서 엘리베이터를 강제로 열라구 하더군요.

 

머징.. 머징.. 하는데 살짝 열려있는 문에 사촌형이 보였습니다.

 

"어? 뭐야 왜 거기있어?"

 

라는 말과 함께 저는 그대로 계단에 앉아서 구ㅋ경ㅋ

 

다행히 아주머니께서 같이 있어서 빠른 조치가 이루어졌나보구나~ 했습니다.

 

그렇게 10~15분 기다렸을까요? 문이 열리구 엘리베이터에 불이 들어왔습니다.

 

사촌형은 1층까지 쭉~ 내려가서는 나왔구요. 저두 하는수없이 계단으로 다시 1층까지 내려갔지만요.

 

근데.. 이쯤되면 다들 눈치 채셨겠죠..?

 

아주머니는 안계셨습니다.

 

사촌형 혼자였습니다.

 

제가 본 상황은 엘리베이터 문 살짝 열린 사이로 사촌형 머리위에 꺼내달라는 듯이 눈크게 뜬채, 선명하게 보이던 아주머니가 계셨는데요..

 

 
세번째 이야기

 

제가 대학교에서 기숙사 살때의 얘기입니다. 저는 천안 아산에 있는 대학교에 다니구요.

 

아산캠퍼스에 다니구 있습니다. 1학년 2학년 때까지는 기숙사에서 생활을 했죠. ㅜ 야자가 있는 기숙사..

 

대학교인데 통금시간과 함께 야자라는게 존재합니다. ㅜ 화요일 새벽엔 채플도 들어야 하구요..

 

무튼 기숙사는 A B C D E F G 동 이렇게 잇구, 저는 D동에 살았으며 여자동인 E동과 한건물이었습니다.

 

 

문제는 E동에 있었죠. E동엔 귀신을 못보는 사람들도 볼 수 있다는 여자아이 귀신이 있단 소문이돌았습니다.

 

1학년때는 뭐 잇나부다~ 했는데 문제는 1학년 마치구 군대 다녀와서 2학년때 그 귀신을 저두 보게 되었습니다.

 

 

기숙사 처음 들어가는 날 재학중이던 사람들은 미리 3~4일전에 들어가서 짐풀고 기숙사에서 띵가띵가 하게 됩니다.

 

그날이 유일하게 E동과 D동의 경계짓는 철문이 열리는 날이기도 한데요.

 

 

그때 E동과 연결되어있는 길고도 긴 복도에서 전 D동 끝에서, 그 여자아이 귀신은 E동 끝에서 서로를 마주하게 된거죠.

 

그 여자아이귀신은 오른손 두번째 손가락을 벽에 꼭 대고 다니고 있었습니다.

 

벽에서 손을 때면 안되는것 마냥, 계속 손을 댄체 제가 있는곳으로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물론 다른 사람들은 그 아이가 있는지도 모르고 자기들 짐 푸느라 정신없었죠.

 

 

이대로 가만히 서있으면 안될거 같은 기분에 그당시 절에서 얻은 은으로된 반지를 만져가면서 "오지마라 오지마라"

 

마음속으로 생각하면서 방으로 슬쩍 들어갔습니다.

 

근데 그게 그대로 끝이 아니더군요. 처음 본 그날 밤 방에서 같은과 친구와 둘이 있게 되었는데 자자고 누워서 불끄고 있는데,

 

너무 꺼림칙한 기분이 들기에 오늘도 가위눌리겠네..생각 하고 잠이 들었습니다.

 

 

2~3시정도 됏을까요? 가위에 눌린채 잠에서 깬 저는 엎드려 자고 있었고, 엎드려서 자게되면 바로 보이는 창문에 시선이

 

고정된 상태였습니다. 그 창문엔 아까 복도 끝에서 본 꼬마아이가 걸터 앉아있었고, 제가 쳐다보는걸 알았는지 그 꼬마아이도 절 보고 있더군요.

 

가위 눌린채로 뭐 어째야 하나 눈감고 그냥 있자 했는데, 갑자기 퍽 소리가 났고 눈을 안뜰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바로 후회했죠;;

 

창문에 걸터읹아 있던 그 꼬마아이가 그대로 시체떨어지듯 바닥에 납짝 엎드린채 기어오고 있었습니다.

 

정말 귀신이란걸 보고 처음으로 눈물 날만큼 무서웠습니다.

 

기어와서는 침대에 기어올라와 제 등뒤에 올라 타서

 

 

"내가 좋아하는 머리다~"

 

라고 떠들어 대면서 계속 머리를 쓰담쓰담 했습니다.

 

어찌해야할지 모르겠는 그상황에서 눈앞이 환해졌고, 방에 불이 켜진것을 알았습니다.

 

제 친구가 킨겁니다. 정말 고마웟죠 ㅜ.. 제가 끙끙대는걸 보고 친구가 느낌 이상해서 불을 켜봣다고 했습니다.

 

한숨 돌리고 불을 켠채 잠을 자자 양해를 구하고 잠을 다시 청했습니다.

 

 

잠든지 10분도 채 되지 않은것 같은데, 눈이 떠졌고, 그대로 또 가위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 꼬마아이가 제 왼쪽에 누워서 빤히 쳐다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차 말씀드리지만 전 귀신이 무섭게 보이는게 아니라 그냥 일반 사람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무섭긴해도 아까처럼 기어온다거나 기괴한짓은 안하기에 그나마 낫다고 생각하는데,

 

그 여자아이가 저한테 말했습니다.

 

 

 

"불키면 갈줄 알았지?"

 

 

그대로 전 가위눌린채 거의 울다지치다시피 해서 잠이 들었고,

 

다음날은 자체휴강해버렸습니다.ㅜ;;

 

 

가위눌린이야기는 여기까지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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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귀신보는 Archi 이야기 3.

 

 

 

 

 

 

 

 

 

 

 


오늘 말씀 드릴 이야기는 제가 고등학교 1학년때 이야기 입니다.


고소미 귀신.

 

고등학교 때 전 인천의 가정동에서 검암동으로 이사를 가게됩니다.

 

고등학교가 그쪽 부근에 배정을 받았고, 나름 명문이었던 그 고등학교에 입학을 하게 되었죠.

 

뭐 맨날 야자 빠지구 도망다니구 다음날 가서 담임선생님께 혼나구 맞구, 그게 일상인 하루를 보내고 또 보내고..

 

 

그러던중 여름 방학이되었고, 여름방학 이래저래 잘 즐기다가 하루는 친구들과 노래방, 피씨방에서 열시미 놀다

 

조금 늦은시간 귀가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봐야 11시쯤 이었습니다.

 

저희 집은 아파트 자체에 자동문이 달려있고, 엘리베이터를 타기위해 ㄷ 자 모양으로 2번 꺾어 들어가야 하는 아파트 였는데요.

 

아파트 단지내에 있는 슈퍼에 들러서, 과자들이랑 아이스크림 음료수 등등 두손 가득 봉투에 담아 사갖구 가는 중이었습니다.

 

 

어머니와 여동생이 군것질을 많이 좋아해서,

 

그렇게 아파트 문 번호 누르구 ㄷ 자 모양도 꺾어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저 혼자 기다리다보니,

 

그 센서 불이 꺼지면 무서워서 팔을 휘휘 저으면서 기다리고 있었죠..ㅎ

 

엘리베이터 '땡~' 하고 1층 도착해서 뒤돌아서 11층 저희집 버튼 누르고 닫힘 버튼 누르구 아무생각없이

 

문 밖을 봣는데 뚱뚱?하다 생각될 만큼의 여자아이 (한 초등학교 5~6학년) 가 서있었습니다.

 

 

귀신이고, 사람이고 너무 깜짝 놀랐죠 저 혼자라고 생각했는데,

 

뭐 그아이가 알아서 열림 버튼을 누르더라구요.

 

근데 엘리베이터에 타진 않구 그냥 저만 처다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 왜 안타?" 라고 물었고,

 

그 여자아이가 아무 말 않고 있는데 문이 다시 닫히는 겁니다.

 

그러자 그 여자 아이는 다시 열림 버튼을 눌렀고, 계속 차렷자세로 저를 올려다 보며 눈을 치켜뜨고 있었죠.

 

 

그때 부터 약간 무섭기도 하고 뭐야 얘.. 라는 생각도 들어서 그냥 제가 닫힘 버튼을 눌렀습니다.

 

그랬더니 다시 열림 버튼 누르길래

 

"장난하지 말고, 너 몇층살아?" 라고 물어봤습니다.

 

아무 대답이 없던 아이가 손가락을 제가 들고 있는 봉투를 가르키며,

 

"고소미~"

 

라고 하더군요.

 

고소미 좋아하나..?

 

"고소미~"

 

"고소미~"

 

"고소미~"

 

"고소미~"

 

"고소미~"

 

"고소미~"

 

"고소미~"

 

"고소미~"

 

"고소미~"

 

"고소미~"

 

슬슬 무서워 지는게 아니라 그냥 무섭더군요..

 

그냥 냅다 어머니께 문자 날렸습니다. 집 문 열어놓구 기다려 달라구..

 

저는 닫힘버튼 누르고, 문이 닫히길 기도하면서 고소미 하나 꺼내다가 복도 반대쪽으로 던져버렸습니다.

 

 

그아이는 고소미가 날아간 쪽으로 뛰어갔고, 엘리베이터는 다행히 문이 닫혔습니다.

 

그 뒤에 엘리베이터가 2층, 3층 쭉~쭉~ 올라가는데,

 

밑에서

 

 

 

 

"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하면서 삥삥 돌듯이 뛰는 소리가 들렸고,

 

 

"아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웃음소리가 들렸습니다. 소리가 점점 멀어지는 걸보니 다행히 쫓아 올라오는건 아니구나..

 

생각하고 그나마 안도했었죠.

 

11층 도착해서 어머니께 웃음소리 못들었냐고 여쭤봤지만 못들으셨다하고, 밑에서 있었던 일 이야기 하고 같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갔습니다.

 

어머니와 같이 간 그곳엔 제가 던진 고소미만 찌그러진채 떨어져 있었고, 그 아이는 사람이었는지, 귀신이었는지 아직도 모르겠지만

 

지금도 무서운 기억속에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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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귀신보는 Archi 이야기 4.

 

 

 

 

 

 

 

 

 

 

딱히 폐가를 가고 싶던것도 아니고, 폐가간다고 할 때마다 좋지 않은 기억만 쌓인것을 사실입니다.

 

그래도 친구놈들이 제가 같이 가야 뭘 보지 않겠냐, 싶어서 폐가에 끌려가다 시피 해서 같적이 있습니다.

 

위에 말씀드린바와 같이 철이 든것도 아니고 안든것도 아닌 대학교 1학년 여름방학..

 

일단 4명이 모이기루 해서 폐가 어디가 좋을까 하면서 여기저기 찾구 있었는데요.

 

 

딱히 어디가자 할만한 곳도 없고해서 제가 살던 인천의 폐가 하나를 찾게 됩니다.

 

인터넷 같은데서 찾아 간게 아니라,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 부터 어른들이 가지 말라는 폐가였습니다.

 

폐가 뒤로는 고가도로가 있구, 앞으로는 그냥 논두렁 처럼 되어있는 형식이었습니다.

 

몇박 몇일 놀러가서 어디가자~ 해서 가기로 한게 아니기 때문에 그냥 간단히 점심먹고 놀다가

 

폐가 들러서 보고 술이나 마시자~ 이런식이었습니다.

 

 

뭐 가기로 한거니까 가지뭐.. 하구서 점심때 다같이 모여 pc방엘 들러 다같이 카오스 열심히 하다가,

 

저녁 어둑어둑해지구 사람좀 적어진 시간대쯤 되서 보니 10시 반쯤 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11시 넘었나..;;

 

무튼, 그래서 그 폐가에 도착해서 보니 낮에는 잘 몰랐는데 굉장히 마음에 안드는 기운이었습니다.

 

 

들어가기 전부터 할머니 한분이 서계셨구요. 아, 할머니이시지만 돌아가신.

 

그래서 친구놈들과 실랑이가 시작되었죠.

 

친구 1 : "Archi(제 닉네임)야, 니가 먼저 드가서 몇명있나 보고와 ㅋㅋㅋㅋ"

 

친구 2 : "맞어ㅋㅋ 가서 뭐있나 보고 뭐 있으면 드가자 ㅋㅋ"

 

저       : "그럴바엔 니네가 들어가고 내가 밖에서 뭐있나 봐줄텡게 드가~"

 

이런식으로 계속 실랑이 중이었구요.

 

사내자식 4명이서 들어가진 못하고 빌빌 대고 있으니 참..

 

그래도 결국 뭐,, 다같이 들어 가기로 합니다.

 

폐가는 생각보다 작았습니다. 거실하나 방하나 화장실하나..

 

 

"뭐 뭐가 있는데?"

 

"할머니밖에 안계셔~"

 

"또 없어?"

 

"손자 하나 있다." (손자라고 알게된건 뒤에 나옵니다.)

 

"뭐 다른건 없어?? 특별한거?"

 

"없어, 나가자."

 

"에이 뭐 이따구야. 예상했지만 재미 읎다.."

 

이런식으로 대화하다가 마지막에 말한놈이 침을 퉤 뱉었습니다.

 

그 순간 옷장에 있던 이불이 우두두 떨어졌구요.

 

그때 후회했죠.. 이미 늦었지만..

 

옷장 벽면쪽에 어머니로 추정되는 귀신하나가 있더라구요..

 

(갤럭시 노트 따위로 그린 허접한 귀신 그림하나 나옵니다..;;)

 

 

 

 

 

 

 

 

 

 

 

 

 

 

 

 

 

 

 

 

 

 
 

아앜.. 그려놓구 생각나서 저두 보기 싫네요..ㅜ

 

저런 아주머니가 벽장에 붙어있었구 욕하는거 자체를 싫어하던 저였지만,

 

"야 ㅈ 됐어, 그냥 튀어 아 ㅅX "

 

그냥 말그대로 미친듯이 너나 할것 없이 뛰쳐나왔습니다.

 

"아니, 뭐 없다메 빙X아.."

 

"내가 어케 이불뒤도 보냐.."

 

"할머니랑 손자는 아무 이상없다메?"

 

"낸들아냐.."

 

이야기 끝내구 그 아주머니가 아직도 오나 봤습니다.

 

다행히 오진 않더라구요..

 

근데 아까와 다른건,

 

할머니랑 손자가 문밖에서 웃고 서있었습니다.

 

 

 

 

 

여기까지가 썰이구요.. 뭐 그냥 그대로 술마시러 갔습니다..

 

이후에 들은 이야기지만 그 집에 부인, 아주머니께서 바람피구 도망가셨었는데,

 

정신차리고 돌아 왔을 때 이미 남편은 도박에 빠져 집을 나가신 상태라셨더라구요..

 

집에 아내가 돌아온걸 안 남편분이 불지르신거라고..

 

 

저두 저 폐가에 관련된 이야기 자체는 들은지 꽤 오래되서 정확히는 기억이 안나네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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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귀신보는 Archi 이야기 5.

 

 

 

 

 

 

 

 

 

 

오늘 해드릴 이야기는 내가 본 이상한 무당 집 + 대나무숲 귀신 이 두가지 해드리겠습니다.

 

 

 

첫번째 이야기.  내가 본 이상한 무당 집

 

이 이야기는 제가 친구네 집에 놀러갔을 때에 이야기 입니다.

 

시기는.. 대학교 3학년때, 작년이네요 2012년.

 

저는 앞서 말씀드린바와 같이 천안 아산에 있는 H대학에 다니구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천안에 사는 친구들과 친해지게 되었고, 걔중에는 삼촌이 천안에 사셔서 거기서 하숙하듯 살고 있는 녀석도 있습니다.

 

네, 그 삼촌집에 하숙하던 녀석 때문에 겪은 일입니다.

 

 

처음 1학년 때는 별로 친하지도 않고 말도 없는데다가 저는 기숙사 그녀석은 통학을 하다보니 말할기회도 없던 친구가 있습니다.

 

그러던중 대학교 1학년을 마치고 군대에 다녀온 뒤 2학년이 되자 끼리끼리 모인다 할까요?

 

말 그대로 비슷한 녀석들 끼리 모이게 되다보니 역시나 소수로 모이게 되었습니다.

 

지금 제일 친한 친구를 뽑으라 한다면, 천안사는 친구 H, 삼촌집에 하숙하는 친구 K, 서울서 통학하는 형 M, 집가까우면서 자취하시는 형 W.

 

이정도네요.

 

무튼, 제가 천안사는 친구 H 와 삼촌집에 하숙하는 친구 K와 함께 K 녀석이 하숙하는 그 삼촌집을 놀러 가게 된 날이 있었습니다.

 

시험기간이었죠. 뭐 시험기간이라고해도.. 다들 그러시겠지만 놀러가는거죠 한마디로.. 저만 그런가요?

 

삼촌도 저희가 놀러 오는걸 좋아 하시고, 가면 술과 맛있는 야식을 시켜주시기 때문에 저희로써는 참 좋은 여건이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가는 길에 있었죠. 천안 사시는 분들은 아실겁니다.

 

놀곳이 터미널 주변정도가 제일 적당하다는걸요.

 

저희도 마찬가지로 터미널 주변에서 한창 신나게 놀다가 저녁 8시쯤 되어서 삼촌 댁으로 출발했습니다.

 

가는 길이 걸어서 가면 한 30분 정도 걸린다 하기에 날도 별로 안더운데 걸어가잔 식으로 걸어가게 되었습니다.

 

 

가다보니 생각보다 시간이 걸리고, 일단 놀건 다 놀았는데 시험은 내일이고, 공부는 해야겠는데 집은 안보이니.. 지름길로 가자 했습니다.

 

뭐 길이 좀 무섭니 어쩌니 하는데 일단 나름 저는(?) 성적 안나오면 부모님 보다도 교수님께 혼나기에 지름길로 가는게 좋다 생각했습니다.

 

잘 가다가 이 골목길로 가면 된다 하는데 말이 골목길이지, 양옆 다 주택이었습니다. 군데 군데 불 꺼져있구, 사람이 안 산다고 하긴 했지만..

 

그 집들중 사이에는 애기동자? 어린 아이가 신내림 받고 하는 그런 점집 같은 게 좀 있었습니다.

 

뭐 것도 그냥 그러려니.. 그런데 조금 크지만 그당시에 운영하고 있지는 않은거 같은 무당집이 하나 보였습니다.

 

 

같이 있는 친구 H와 K도 제가 귀신보는걸 알기에,

 

"왜 저기 가볼래?"

 

가 계기가 되어 그냥 어처피 아무것도 없을거라 생각 하고 밖에서 힐끗힐끗 봤습니다.

 

무당집에 정말 영엄하시거나 용하신 분들 무당집에 가보면, 그분들 집앞에부터 뭔가 다른 기운같은 게 있습니다.

 

예전에 어떤 무당분 집앞엔 키가 엄청 큰 2m도 넘어보이는 장군?? 같은 분이 서계셨죠. 저보다 큰~ (참고로 188cm 건장한 남자입니다.)

 

무튼, 여기엔 그런것도 없고 그냥 '가짜 무당이 하다가 접었나보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뭐 대충 2~3분 정도 둘러보고 이제 가자~ 했는데, '찰랑 찰랑' 엿장수들이 쓰는 가위소리가 들렸습니다.

 

 

항상 알면서도 뒤는 돌아본 뒤에 꼭 후회하죠..

 

무당옷 같기도 하고 한복 같은걸 입고서 위에는 검은색 갓을 쓴 여자가 가위를 엿장수들이 쓰는 뭉툭하고 네모난 가위를 들고

 

덩실 덩실 춤을 추고 있었습니다.

 

그냥 그 무당집 내에 마당같은곳에서 춤을 추길래 '아 저기 머무르는 귀신인가보다.'

 

생각하고 그냥 못본척 가자해서 그냥 저희 갈길을 가려 했습니다.

 

 

사람이 누군가 처다보면 시선을 느낀다고 하죠.

 

뒤에서 찌르르 하길래 설마..하고 무의식중에 뒤돌았습니다.

 

" 뛰어 뛰어 뛰어"

 

"왜 또?"

 

"걍 뛰어 말하지 말고 뛰어"

 

그 K가 무섭다는 골목길 통째로 벗어나기 위해 5분정도 죽어라 뛰었습니다.

 

뛰는중에 여기저기 뭐 보이긴 하는데 그냥 무시하고 냅다 뛰었습니다.

 

 

그 때 제가 본것은 그 뭉툭하고 네모난 엿장수 가위를 든 무당같은 귀신이 눈은 완전 땡그랗게 뜬 채 고개를 뒤로 처들고,

 

가위를 앞으로 휘저으면서 저희쪽으로 달려 오는 모습이었습니다.

 

정말 생각하기도 싫은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서 다들 보진 못했어도 놀란가슴 쓸어 내리면서 삼촌댁에서 공부 잘하고서 계속 그 귀신이 어떻게 생겼냐고 징징대길래

 

그냥 충고만 더하고 이야기 하지 않았습니다.

 

 

"다시는 그 길로 다니지마라, 니 얼굴, 얘 얼굴, 내 얼굴 다 봤으니까 절대 그 길로 다니지 마라."

 

 

 

 

 

쓰다보니 생각보다 조금 길어졌네요 ㅎ

 

 

 

 

두번째 이야기. 대나무숲 귀신.

 

"이병! Archi!!"

 

네.. 이번엔 기억하고 싶지 않은 군대, 거기서 또 더 기억하기 싫은 귀신 이야기 입니다.

 

제가 나온 군대는 서울 김포공항 주변에 있는 산에 위치 하고 있습니다. 방화동이죠. 아직 기억나네요.

 

 

대학교 1학년 마치고 군대에 바로 지원했으나 자리가 없어서 3월에 입대하게 된 저는 09년 3월 군번입니다.

 

뭐.. 가기전에 술 진탕먹고 오지도 않는 잠 뒤척이다 자는건 당연지사였구요..

 

근데 정말 저를 증조할머니께서 좋은 길로 인도해 주시는건지 306보충대에 들어가 자대에 가기 까지 힘든것 없었고,

 

자대도 좋은곳에 배치받아 기뻤습니다. 물론 선임들도 다들 착하고 정말 가족같은 분위기였구요,

 

 

저는 화포정비병으로 들어갔지만 결국 취사, 탄약수, 좌사수, 우사수, 사수, 포분대장, 레이더 다탔습니다.

 

결국 대대장님께서는 저 전역하기전에 이름 주기를 테란으로 바꾸라 하신적도 있쬬.

 

 

무튼, 이건 제 이등병인 탄약수 시절 이야기 입니다.

 

제가 근무했던곳이 위치상 좋고 다 좋았지만, 6.25때 난민들이 모여있다가 단체로 죽은곳이기도 하다 하네요.

 

그래서 어떤 할아버지께서는 꿈에 어떤 군인이 춥다고 계속 그러셔서 어딘가 찾아 찾아 저희 근무서는 그곳 바로 밖에

 

위령비도 세우시기도 했구요.

 

그건 그렇고,

 

탄약수라고 하면 탄약수라서 이기도 하지만 이등병이기에 상황이 걸리면 가장 먼저 튀나가서 이것저것 준비를 하죠.

 

발전기도 키고~ 탄도 꺼내 나르고~ 그런데 이게 새벽에도 상황이 걸리는 날도 있더군요.

 

 

잠결에 "대공비상~ 대공비상~" 문열고~ 열쇠들고~ 발전기 키러 가는데..

 

발전기 키러가는 이게 문제 였습니다.

 

제가 가는 하나포, 가는길엔 대나무가 우거진곳이 있었습니다.

 

발전기실 바로 앞에 위치한 대나무 숲이었죠. 숲이라 하기도 뭐한 매우 작은 대나무 들이지만..

 

그 대나무 사이에 어떤 꼬마아이가 앉아 영화 '주온'에 나오는 토시오마냥 양손에 대나무를 쥐고 절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보니 절 보는게 아니더라구요.

 

바로 발전실을 보고 있었죠.

 

어쨋던 간에 잠도 덜깨고, 선임들도 아무도 안왔는데 저혼자 그 광경을 보고 있자니 사람 미치겠는겁니다.

 

뒤늦게 달려온 선임들이 "발전기 안키고 뭐하냐~" , "탄 안꺼내냐~" , "벌써부터 빠졋네~ "

 

등등 이야기 했지만 그래도 다리는 안움직이더군요.

 

후에 제가 이런이런 문제가 있어서, 저때는 그랬다 이야기 했지요. 그래서 괜히 군대에서 인기스타;; 귀신본다고..

 

 

근데 문제가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이 발전기 앞에 대나무숲에 있는 남자 꼬마아이를 본뒤 다음 날, 발전기에 불이나고 망가져서

 

그 비싼 발전기에 소화기 분말 가루를 분사하게 되는 날이 왔죠.

 

 

 

 


두번째 이야기 대나무숲 귀신의 그 꼬마아이는 그냥 군생활 하면서 계속 생각이 나더라구요.

 

전쟁때문에 너무 아팠는지, 더이상의 전쟁이 싫고 그래서 발전기에 불을 낸건지, 무슨 뜻을 전하고자 그랬는지 몰라도,

 

 그 꼬마아이, 살아 계셨다면 지금 쯤 가족분들과 행복하게 사셨을 그 분 생각을 하면 뭔가 씁쓸합니다..


자연보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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