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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2 여름방학 야간등산하다 생긴 일

title: 연예인1오바쟁이2018.08.06 15:31조회 수 1061추천 수 3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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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부산에 살고 황령산이라고 도심지 산이 있는데 그 근처에서 어렸을 때부터 살았어.
꼬꼬마 시절 아버지 따라 처음 가게 된 등산, 정상에서 본 풍경이 너무 예뻐서 그 후 자주 등산을 하게 되었어.
처음에는 아버지랑만 등산하다가 초딩 되고나서는 동네 친구들이랑도 산에 올라가서 많이 놀게 되었지.
그렇게 나와 친구들은 산에서 뛰어 놀며 무럭무럭 성장해서 고등학생이 되었어. 
고등학생이 되니깐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가 쌓이고 이 스트레스를 해소 시켜 줄 짜릿한 경험을 하고 싶은거야.
친구들이랑 모여서 뭔가 짜릿한 경험이 없을까? 계속 고민하다가 내가 야간등산을 해보자고 말을 꺼내봤어.
어렸을 때부터 같이 산에서 놀던 애들이라 다들 큰 거부감 없이 재밌겠다고 하더라고. 
그렇게 처음으로 야간등산을 하게 되었어.

지금부터 내가 할 이야기는 그로부터 1년 뒤, 고2 여름방학에 생긴 일이야.

고2 여름방학.
그 날 학원이 21시 쯤 조금 일찍 끝나게 되면서 나와 민수(가명)는 이제 뭐할까? 고민하다가 오랜만에 야간등산이나 할까? 라는 말이 나오게 되고 바로 실행에 옮겼지.
학원에서 민수네 집이 가까웠는데 민수네 집에 들려 손전등도 챙기고 아줌마가 독서실에서 먹어라고 간식을 만들어줘서 간식도 챙기고 그렇게 나와 민수는 손전등 불빛에 의존한 채 정상을 향해 오르기 시작했어. 
그렇게 오른지 1시간 정도가 지나고 황령산 봉수대에 도착했어. 
봉수대에 도착하니깐 야경이 확 펼쳐지는게 너무 예뻐서 힘든것도 잊어지게 되더라.
크 역시 부산 야경하나는 정말 끝내주네 하면서 민수와 나는 아줌마가 만들어주신 간식을 우적우적 먹으며 재밌는 얘기를 나눴지.
정말 좋더라고 공기 좋은것도 예쁜 야경도. 그 날 바람이 안 불어서 조금 덥기는 했지만 그래도 정말 기분 좋았어.
그렇게 시간가는 줄 모르고 막 떠들다가 어머니한테 문자가 오는걸 보고 시간이 꽤 지났구나를 알아챘어.
24시가 조금 지났더라고.
나와 민수는 아차 싶어서 얼른 짐을 챙기고 내려가기 시작했어. 
오랜만에 하는 등산이라 그런지 내려가면서 갑자기 피곤함이 확 찾아오더라.
얼마쯤 내려갔을까.
터덜터털 힘 없이 내려가고 있는데 손전등 불빛 저멀리 한 나무가 유독 눈에 들어오더라고.
떡갈나무였나? 잘은 모르겠어.
꽤 크고 가지도 쭉쭉 뻗은 나무였는데 길고 굵은 가지 하나가 딱 그 가지 하나만 위 아래로 막 흔들리고 있더라고.
나는 뭔 가지가 저렇게 흔들리지? 바람 부나? 생각만 하고 그냥 별 생각없이 민수와 같이 그 나무를 지나쳐갔어. 
그런데 잠깐.
보통 바람이 불면 얇은 가지부터 가지 전체가 흔들려야 되잖아. 아니면 다른 나무도 흔들리거나.
그런데 그 나무는 그 큰 가지만 위 아래로 막 흔들리던거지.
그런데 중요한건 그것도 바람이 불어야지 가능한 이야기잖아.
그 날은 위에 말했던 것처럼 바람이 전혀 불지 않았어.
조금 덥기는 했지만 바람은 전혀 불지 않았어.
근데 왜 흔들리는거지?
그 생각을 하다보니 갑자기 발걸음이 탁 멈춰지게 되더라.
민수도 나와 똑 같이 그 자리에 멈췄어.
그리고 서로를 쳐다봤어.
민수의 눈동자가 나에게 말하더라고.
뭔가 이상하지?
응 뭔가 이상해.
이상함을 느낀 나와 민수는 똑 같이 뒤를 돌아 그 나무에 불빛을 비췄어.
여전히 위 아래로 흔들리고 있더라고.
아까보다 더 큰 반동을 보이며 흔들리더라.
막 막 나뭇잎도 우수수 떨어질 정도로 엄청 크게.
나무 전체가 흔들릴 정도로 엄청 크게.
점점 더
더 크게 더 크게
가지가 부러질 정도로.
그리고 갑자기 반동이 확 사라지더라 흔들림이 멎었어.
그 흔들리는 가지가 우드득 꺾이면서 부러진거야. 
나는 반쯤 넋 나간 상태로 멍 때리고 있는데 갑자기 민수가 내 머리를 빡 치더니
마 튀라! 하면서 내 손을 이끌고 막 뛰더라.
나는 에베베뚫딹? 거린 상태로 민수 따라 뛰었어.
손전등이 있다지만 그 어두컴컴한 길을 막 뛰다보니 넘어지고 구르고 찍히고 박고 그러다가 손전등도 떨어뜨리고 그냥 버리고 앞도 안 보이는데 수 백번 오르고 내려갔던 그 경험, 그 직감만으로 길을 찾아 뛰어내려갔어.
뛰어내려 가면서 민수가 힐끔힐끔 계속 뒤를 쳐다 보는데
힉! 힉! 마 끄지라 끄지라! 마 멈추지마라 계속 뛰라 으오오아아!!!!
신음, 흐느낌, 비명만 지르고 미친듯이 뛰더라.
난 민수의 반응을 보고 아 이건 좆됐구나 뛰는걸 멈추는 순간 그대로 요단강 건너겠구나 싶어서 시발 진짜 있는 힘껏 뛰었어. 
그렇게 구르고 박고 넘어지고 찍히고를 반복하고 드디어 도착했어.
끝 없는 나무의 끝이.
가로등의 불빛이 보이기 시작했어.
나는 아 살았구나 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뱉고 속도를 늦출려는 찰나 민수가 갑자기 뒤를 돌아보더니 다시 한번 
마 뛰라고 새끼야! 하고 고함을 지르더라.
으아아아아아 시발 시발 시발 시발 시발 시발 시발 시발 시발 시발 시발 시발 시발 시발 시발 시발 시발
난 비명을 지르며 다시 전속력으로 뛰었어. 
그리고 민수와 나는 산을 벗어나고도 흙바닥이 아닌 아스팔트에 진입 했는데도 사람을 볼 때까지 계속 뛰었어. 
민수와 나는 편의점이 보이자 그때서야 편의점 바로 앞에서 멈췄어.
민수는 막 온 몸을 사시나무 떨리듯이 벌벌 떨면서 무언가 초조한지 아까 왔던 그 길을 막 계속 노려보더라고.
내가 막 불러도 대꾸도 없고 한참을 노려보다가 다리에 힘 풀렸는지 바닥에 주저 앉더라.
나는 민수 진정 시킬려고 편의점에 들어가서 음료수 하나 사와서 민수한테 줬어.
음료수 하나를 바로 원샷 해버리더라.
그리고 떨리는 손으로 담배를 꺼낼려고 하는데 꺼내질 못해서 내가 대신 꺼내주고 불 붙여주고 그렇게 한 대 다 필 때쯤 입을 열더라.
니 봤나?
떨리는 목소리로 그렇게 물어보더라.
난 못 봤다고 하니깐 애가 또 담배 한 대 꺼내더니 또 다 필 때쯤 입을 열더라.
자기도 뭘 본건 아닌데 무언가를 느꼈다고. 아니 본거인가? 그래 본거겠지. 본거야 확실해. 막 이렇게 횡설수설 하더라.
아까 그 흔들리는 나무를 쳐다보는 순간부터 봤다고.
난 진짜 민수 아니였으면 진짜 뒤질뻔 했구나 순간 소름 돋더라.
민수가 줄 담배를 뻑뻑 피워대면서 말을 하더라.
아까 우리 똑 같이 뒤돌아서 흔들리는 나무 봤을 때 그 흔들리는 가지에 목 매달린 여자가 보이드라. 근데 그 여자 목이 기괴하게 마치 기린마냥 쭈우우욱 내려와서 까치발로 발이 땅에 닿드라. 그리고 막 방방 뛰면서 점점 반동을 주면서 발이 완전히 땅에 닿더니 이제는 무릎을 굽혀가면서 뛰드라.
점점 더 체중을 싣어가면서 더욱 격렬하게 더욱 아래로 내려오면서.
그러더니 갑자기 씨익 웃어.
그 순간 가지가 우드득 부러지더니 우릴 향해 입을 쫘악 찢으며 달려오는거야.
그래서 튈려는데 니는 넋 나간 얼굴로 앞만 보고 있어서 한대 후려갈기고 튄거다.
그 년 얼마나 빠르던지 아니면 목이 긴건지 니 바로 뒤에서 이를 딱딱 거리면서 물어버릴려고 하더라.
그렇게 아슬아슬하게 계속 도망치다가 산에 다 내려왔을 때쯤 그년이 쫓아 오는 것을 포기했는지 멀리서 무표정한 얼굴로 빤히 쳐다보기만 하더라고. 
그래도 멈추면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계속 달리고 있는데 갑자기 불길한 직감이 들어서 뒤를 돌아보니깐 니는 멈출려고 하고 있고 그년은 입을 쫘악 벌리면서 또 엄청 빠르게 뛰어오는데 진짜 식겁했다.
산을 벗어나고부터는 더 이상 안 쫓아 오던데 혹시 몰라서 계속 뛰었다....
또 쫓아 올까봐.... 

그 날 나는 민수네 집에갔어.
민수가 무서운지 같이 자자고 하더라고. 나도 겁나긴 했어.
근데 민수가 도저히 못 자겠는지 끙끙 거리는거야.
솔직히 말해서 나도 민수처럼 무섭긴한데 실감은 잘 안났어. 민수처럼 직접 보지는 못 했으니깐 말이야.
다행히도 다음 날 일어나보니 아무 일 없더라고.
악몽 꾸는게 아닐까 걱정 했었는데 나도 민수도 잘 잤어.
다만 민수네 어머니한테도 그렇고 울 엄마한테도 그렇고 온 몸에 상처난 거 때문에 엄청 추궁 당했어.

뭐 시답지 않은 얘기인데 끝까지 봐준 사람 고마워.
폰으로 끄적여서 손도 아프고 틀린거 있는지 확인하기도 수정하기도 귀찮고 그냥 생각나는데로 끄적인거 바로 올리는거야. 궁금한거 있으면 말해줘.
그리고 밑에 사진은 민수가 말해준걸 내 상상으로 그려본거야. 뭔가 귀여워 보이긴 한데 민수는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끔찍하다고 ㅋㅋㅋㅋ
출처 웃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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