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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상주 할머니 이야기 외전 - 3 (下)

title: 이뻥날아오르라주작이여2018.08.14 22:42조회 수 1046추천 수 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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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매는 정신이 반쯤 나간 노인을 보고는 방안을 살폈는데,

짐승은 거기 없었다고 합니다.

그 집 귀부인께 물어보자 보통 밤이 깊어 헛소리를 하시는 경우가 대부분이란 말을 들으시고는

그 것이 다시 찾아 오기를 기다리셨다고 합니다.

기다리는 동안 저녘 식사도 하시고 대접을 잘 받으시고 

그 집 아주머니랑 이런 저런 얘길 하셨대요.

 

아주머니께 들으니 그집 아버님께서는 어린 시절부터 유난히 사냥을 즐기셨답니다.

어린 시절엔 올무도 놓으시고 작은 짐승들을 잡기 시작하시더니 커서는 활로 사냥도 하시고,

젊은 시절 일제 강점기 시절엔 부유했던 집안의 한량답게 

그 시절에 서민들은 꿈도 못꿀 사냥용 엽총도 구입하셔선 본격적인 사냥에 나서셨답니다.

문제는 필요 없는 살생을 즐기신거죠.

 
뭐...먹고 살기 위해서도 아니고 자신이 먹을 것이 부족 해서도 아니고 

그저 재미를 위해 사냥을 하셨는데 그 분이 유독 싫어 하시던 짐승이 있었답니다.

바로 여우였대요.

 
여우는 눈에 보이는데로 숫컷이건 암컷이건, 성체건 새끼건 가리지 않고 죽였다고 해요.

평생 죽인 여우가 몇 백,몇 천인지도 모르겠다고 하더군요.

그 귀부인조차 그러시면 안되시는 건데 너무 잔인한 짓을 하신 거 같다고 하실 정도로....


그러시고는 아파 자리 보존하시고부터 헛소리를 종종 하신 답니다, 

망할 여우 새끼가 나 죽이려 한다고 하면서....

그렇게 그 분과 얘길 나누시며 밤이 깊어 갔는데 갑자기 불길한 기운이 느껴지시더라고 해요.

할매는 급히 그 집 할아버지께 뛰어 가셨답니다.

 

그리고 방문을 벌컥 여셨는데 방안에 잔뜩 화가 난 여우 혼령 하나가 할아버지의 목을 물고 있었고,

할아버지는 숨이 막히셔선 괴로워 하고 계셨다고 합니다.

그 여우의 혼령은 보통의 여우가 아니였다고 해요.

몇십년 묵은 여우 혼령이었답니다.

겨우 몇 십년 묵은 혼이 쎄면 얼마나 쎄냐고 웃으실 지 모르지만, 그건 상대적인 겁니다.

제가 인터넷 찾아 봤는데 우리 나라 토종 여우의 자연 수명이 평균 12년이래요.

한 50년 묵은거면 자연수명의 4배를 산 겁니다.

사람으로 치면 평균수명 70이 넘은 지금 300살에 육박하는 괴물인거죠.


실제 사람도 저 정도는 아니여도 

평균 60 이면 장수했다고 환갑잔치하던 시절에 120씩 사신 분이 실제 하잖아요?

제 주위에도 112세 까지 사시고 돌아가신 할머니가 실제 계셨고,

자기 평균수명의 몇 배를 산 짐승들 얘기도 종종 있어요.

동물이건 사람이건 자기 수명을 넘기면 지혜로워지고 생각이나 내면의 정신이 깊어 집니다.

노회한 반려 동물이 꼭 사람처럼 행동하는 것 종종 보시죠?

 

그 여우 혼령은 상당한 영력을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자기 수명의 몇 배를 산만큼 내공도 만만치 않았던거죠.

그 여우혼은 할매를 보자 자기 상대가 아님을 간파하고는 도망하려 했답니다.

도망가려는 혼령을 할매께서 불러 세우셨답니다.

얘기 좀 하자고...

 

어차피 도망쳐봐야 내가 강제 접신하면 넌 와야 될껀데 

피곤하게 서로 선수끼리 그러지 말고 얘기로 풀어 보자고요.

다행히 할아버진 상태를 살펴보니 위험하진 않고 그냥 기절만 하셨기에 놔두고는 

밖엔 아무도 방에 들어오면 안된다고 주의를 주고는 얘기를 하셨답니다.


왜 이런 짓을 하냐고, 원래 동물 혼이 세상에 미련이 별로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동물 혼령이 드물대요.

예외적으로 깊은 원한이 있거나 

제 주인에게 애착이 깊었던 반려동물 중에서 죽어서도 곁을 못 떠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 동물 영은 죽는 순간 바로 저승으로 간답니다.

흔히 얘기하는 무지개 다리 건너서.......

 
본능만 남아 먹고 자고 번식하고 하는 동물은 원한을 남길만한 욕망의 찌꺼기가 없기에 

그냥 왠만큼 억울한 일이 있어도 쿨하게 저승 간답니다. 

그래서 저승 사자도 잘 데리러 안온대요.

놔둬도 잘찾아 오니까요.

 
만약 동물도 원한 많이 가지고 복수심이 있다면

도축업에 종사 하시거나 성남 모란시장 개장사 하시는 분들 무사할 수 있겠어요?

그냥 동물로 사는 삶 죽으면 빨리 가서 한번이라도 더 윤회하고 업 벗는게 중요하지...안 그래요?

그래서 사람으로 태어난 건 행운중의 행운이고

거의 저승서 로또 맞은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짐승으로 100번,1000번 윤회해야 깔 죄를 

사람으로 태어나면 자기 하기 따라서 한방에 다 깔 수 있으니까요....데헷!~~~


그런데 용서가 안되는 원한도 있긴 하죠.

그 할아버지랑 그 여우랑 같은 지역에서 산 게 화근이었어요.

그 여우가 낳은 새끼가 낳는 족족 그 할아버지 손에 죽임을 당한거죠.

한두마리가 아니고 그 여우가 오래 산 만큼 많은 새끼를 낳았는데 

거의가 그 할아버지 손에 희생당했다고 합니다.


살아서는 복수하고 싶었지만 여우 따위가 총든 사람을 이길 방법이 없으니 

조용히 때를 기다리다 죽어서 복수하기 시작한 거랍니다

할매 얘기가 그 정도 영력이면 단숨에 죽일수도 있었을껀데 

얼마나 복수심에 넘쳤으면 그리 조금씩 피 말리며 죽일 생각을 했겠냐시더군요.

나도 새끼를 가진 애미로써 그 심정 충분히 이해한다셨어요.


날 해치려는 건 용서할 수 있어도 

내 자식 해치는 건 용서 못하는게 부모맘 아니겠어요?

 

그런데 좀 이상하시더래요.


그런 보통이 아닌 특별한 요물에 가까운 존재라면 

세상에 혹시라도 돌아다니면 산 생물들이 위험할 수 있기에

특별히 저승사자들이 죽는 시간에 맞춰 대기타다가 숨 떨어지는 즉시 냉큼 낚아 채서 잡아 가는게 보통이랍니다.

아무리 저승사자라도 산 목숨은 1초라도 맘대로 못하기에 미리 대기하신다고 합니다.

분명 그 정도면 저승 블랙 리스트에도 알 카에다급으로 등록되어 있었을껀데 

어찌 안 잡혀 갔는지 의문이 드셨대요.

아무튼 그리 얘길하고 사라졌답니다.

 
할매는 니 심정은 충분히 짐작하지만 그걸 막아야 하는게 내 임무이니 어쩔 수 없다 하자 

난 그래도 포기 안한다며 사라졌답니다.

그 뒤 날 받아 미리 저승사자님들 부르고 강제 접신해서 저승으로 끌려 갔다고 합니다.


그 여우 잡으러 저승 사자님들이 3이나 달려 오셨더래요.

그 분들이 바로 그 여우 혼 놓친 사자들이었고 그 덕에 엄청 깨졌나 보더군요.

얘길 들어보니 그 여우가 기상 천외한 방법으로 도망갔더라고 해요.

 
자기가 곧 죽을 시간이 된 걸 알고는 분명 누군가 데려 가려고 올 거란 걸 느낀 여우
 
안 잡혀 가려고 자살을 택했답니다.

죽기 전에 마지막 힘으로 몸을 날려 절벽에서 떨어졌다고 합니다.

죽음 예정 시간보다 먼저 죽은 여우의 혼은 사자들이 잡으러 오기 전에 도망을 쳤고,

짐승이 자살을 택할 거란 생각도 못한 사자님들은 뒷통수 쎄게 맞으신거죠.

저승까지 끌고 가면서 되게 굴리셨을 듯....

할매도 그건 자신의 일이긴 해도 참 뒷맛이 썼던 일이셨나 봅니다.

 

그 할아버지는 여우에게선 벗어 나셨지만
 
나이 탓인지 그 충격 때문인지 시름 시름 앓으시다가 몇 달 후 돌아 가셨답니다.

그리고 그 집은 몰락의 길을 걷고요.
 
다음 번엔 살벌하게 삐치신 동해 바다 용왕님 얘기 해 드릴께요.

그 양반 삐치는 통에 그 해 사건 사고 무지 많았다고 하셨거든요.

다음 얘긴 안 끊고 한번에.....대신 좀 기다려 주시는 걸로.....

 
[출처] 루리웹 ...  백두부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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