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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야간자율학습

금강촹퐈2015.07.03 15:33조회 수 1151추천 수 1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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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제가 고등학교 3학년이였던 2003년 여름 때 얘기를 좀 해드리려고 합니다.

저희 고등학교는 다른 학교들과 다르게 유일하게 시내에서 좀 멀리 떨어진 산지에 있는 학교였어요.

그래서 등교할 땐 매일 버스를 타고 언덕을 한참 걸어 올라가야만 했죠.

저처럼 체력이 부족한 여자아이들 같은 경우는 정말 힘든 여정이 따로 없었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이런 이유로 혼자만 따로 떨어져 있는 이 학교에 오기 싫었지만

1지망 2지망에 쓴 학교가 떨어져 어쩔 수 없이 오게 됐죠.

아무튼 그 날은 엄청 더운 여름 어느 금요일 날이었는데 여느때처럼 더위를 이겨내고

어김없이 야자를 하던 중이었습니다.

당시 저희 반 정원이 42명이었는데 예체능 하는 애들이랑 
금요일이라고 야자 토낀 애들을 제외하고는 약 스물 여섯명 정도만이 남아 있었어요.
그렇게 한참 야자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밖에서 천둥 소리가 들리더니 굵은 빗줄기가 엄청날 정도로 쏟아졌어요.

야자 시간이 한 시간도 안 남았을 때였는데 예상치도 못하게 비가 내리니까 저는 물론이고 
애들은 불평을 늘어놓기 시작했죠. 

우산도 안가져왔는데 큰일이다. 
비 맞으면서 언제 또 버스올 때까지 기다리냐. 엄마 불러야겠다. 
뭐 이 같은 불평들이었죠. 물론 그 중에는 뉴스 보고 우산을 갖고 와서 룰루랄라 하는 애들도 있었지만요.
아무튼 그렇게 야자가 끝날 무렵에 밖을 보니까 비가 진짜 태어나서 처음 볼 정도로 많이 퍼붓고 있었어요. 
나중에 보니까 그게 매미더라구요. 
태풍 매미.

근데 저는 그렇게 비가 많이 내리는 걸 보면서 문득 재미있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차피 내일 토요일이니까 학교에서 애들끼리 교실에서 놀다가 자고
비 그치면 집으로 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요.

그래서 야자 끝나기 전에 반애들한테 소리쳐서 물어봤어요.


처음엔 애들이 무슨 소리냐고 정신 나갔냐고 하다가 몇몇 애들이 그거 재밌겠다 괜찮겠다
제 의견에 귀를 기울여주기 시작하니까 열댓명 정도의 제법 많은 아이들이 만약 잘 수만 있으면 자겠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신나서 바로 담임 선생님께 가서 말씀드렸죠. 
선생님께서도 처음엔 안된다고 하시다가 하긴 교장선생님도 퇴근하셨고 경비아저씨도 있고
또 어차피 부장 선생님이 학교에 남아 일 보실 것도 있다고 했다 하시면서 자기가 선생님들에게 한번 이야기 해보겠다고 하셨어요.


저는 선생님의 긍정적인 대답을 듣고 교실에서 애들이랑 새벽까지 놀다가 자면 재밌겠다 흥미진진 하겠다 하는 마음에 
괜히 신나서 교실로 돌아가 애들한테 담임선생님께 말씀드렸으니 희소식을 기다리라고 전해줬죠.


그리고 담임선생님께선 정말 희소식을 가지고 오셨어요. 
부장선생님께서 어차피 자기도 혼자 심심했었는데 잘됐다고 어차피 자신도 늦게 일보다가 학교 숙식실에서 자려고 했다고 했다는거에요. 


대신 부모님께 허락 맡은 사람만 자도록 하라고 해서
선생님 말이 끝나자마자 저를 비롯해 같이 교실에서 자려고 했던 친구들이 부리나케 교무실 전화를 이용해 허락을 맡았죠. 
하지만 엄한 부모님과 지내던 친구들 두명은 집에 돌아가고 나머지 아홉명만 교실에서 자는 걸로 결정됐어요.

말씀 안드렸는데 사실 저희학교는 남녀공학이여서 아홉명은 남자 여자가 섞여 있었어요.

저랑 제 친구들 4명이랑 해서 여자 5명 남자 4명이었죠. 사실 말이 남녀공학이지 절대 서로 이성으로 본 적 없었어요.. 
성별 구분없이 매일 티격태격하던 사이였으니까요. 
그래도 선생님께선 걱정 되셨는지 가시기 전에 잘때는 꼭 성별대로 교실을 나눠 자라고 하시더라구요.

아무튼 저희를 제외한 나머지 애들은 내심 부러운 눈빛을 하다가도 자기들은 집에서 편히 쉬겠다 하면서 학교를 떠났고

그렇게 모든 교실에서 불이 꺼지기 시작했어요.

저희 9명은 어떻게 교실에서 재미있게 놀까 궁리를 짜고 있었죠.


그때 시간이 10시 15분이었는데요. 

문이 열리면서 부장선생님이 얼굴 내미시고 자기도 교무실에서 일 보고
오늘 교실에서 너희들이랑 놀다가 자야겠다 하시면서 다시 교무실로 가시더라구요

사실 부장선생님이 조금 온화하신 분이라 저희도 그렇게 부담감은 없어서 다행이다라고 생각했어요.
만약 엄청 사나우신 선생님이었다면 9명중에 교실에 남아 있을 사람은 없었을거에요.


아무튼 저흰 처음에 그 아이엠 그라운드 비슷한 게임을 하기 시작했어요.

역시 인원도 많고 게임을 하다보니까 시간이 엄청 빨리 가더라구요.

한 11시 되니까 경비 아저씨도 불이 켜있는 거 보고 올라오시더니 무슨 일이냐고 물으시러 오셨었어요.

저희가 사정을 설명하니까 씩 웃으시면서 재밌게 놀아라 하고 내려가셨죠.
그렇게 한참 놀고 있는데 밖에서 점점 빗소리가 강해지는게 느껴졌어요.
마치 비 때문에 하늘이 무너질 듯 했어요.

그리고 그 때였어요. 교내 방송 마이크가 켜진게요.

순간 여자애들 몇 명이 꺅 소리를 질렀어요. 남자애들은 어리둥절 하구요. 
왜냐하면 분명 저희 교실과 부장 선생님이 계신 교무실은 4층이고
방송실은 2층이었기 때문에 교내 방송 마이크를 누가 키지 않는 이상 켜질 일이 없거든요.


마이크에선 별 소리는 안났어요. 

대신 전원이 켜져 지지직 하는 소리가 교실을 비롯해 학교 전체에 울리고 있었어요.
그 때 부장선생님도 교실에 오시더니 누가 장난치냐하면서 들어오셨어요.

근데 저희 아홉명이 그대로 있으니까 선생님이 뭐 고장났나보다 하면서 자기가 끄고 오겠다고 하시더라구요.
저도 애들한테 그래 뭐 어떻게 하다보니까 켜졌겠지 하면서 분위기를 좀 환기시켰어요.
그리고 다시 게임을 시작했는데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이크가 다시 꺼지더라구요.

부장선생님이 끄신 것 같았어요. 그 때 시간이 열두시 조금 넘긴 시각이었어요.
도중에 마이크 때문에 분위기가 흐트러지긴 했지만 그래도 거의 게임만 두시간 한 셈이라
애들끼리 이 참에 잠깐 쉬자고 얘기가 돼서 저희는 서로 편한 자세로 앉아 있었어요.

그리고 여자애들이 교실에 담요를 두고 간 게 있어 남자애 한명은 잠시 졸아야겠다면서 
의자 두 개 붙여서 눕고 여자애 두명은 양치를 하고 오겠다며 화장실을 갔죠.

저는 거세게 내리는 비소리를 들으려고 창문에서 밖을 보고 있었어요.
교실 안에서 밖은 운동장과 정문, 정문 밑으로 언덕이 꺾이는 모습까지 볼 수 있었는데

정문이 굳게 닫혀 있더라구요. 
그리고 그 정문 앞에서 후레쉬를 들고 우산을 쓰고 있는 사람의 그림자가 보였어요.
딱 봐도 경비아저씨더라구요. 그래서 참 경비아저씨 힘드시겠다 생각했어요. 
비오는데 문 닫고 학교 내외를 순찰하고 계셨으니까요. 
그렇게 한참을 밖을 보고 있는데 양치한다고 갔던 여자애들 두명이 문을 열고 들어왔어요. 
근데 갑자기 여자애들 두명이 교무실 불이 꺼져있고 교무실 안에도 부장선생님이 안 계신다고 말을 꺼냈어요. 
근데 남자애들은 선생님께서 뭐 어디 경비아저씨랑 이야기 하러 가셨겠지 하면서 
다시 게임하자고 분위기를 잡아서 여자애들도 뭐 그러려니 하고 저도 같이 다시 자리를 잡았죠.

그렇게 이제 서로 무슨 게임을 할까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이번에는 팍 하고 교실 불이 꺼졌어요. 
그리고 그 때 저는 물론이고 여자애들이 평생 지를 비명 다 질렀던 것 같아요.
남자애들도 당황한 눈치였지만 그래도 남자애들인지라 저희를 달래더라구요.

솔직히 진정하기가 힘들었어요. 남자애들도 그랬을 거에요.
마침 부장선생님도 안보이는데 불까지 꺼지니까 무서워할 수 밖에 없죠.
근데 불이 꺼졌다고 해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어요. 뭔가 조치를 취해야되니까요.
그래서 저희는 9명이 다 같이 경비아저씨나 선생님을 찾아보자고 이야기 하고 결정을 했어요.

그렇게 교실 밖을 나가자 완전이 암흑이었어요.
아무것도 안보였어요. 마치 영화 여고괴담에 나오는 학교처럼 그 푸른 배경과 비슷한 분위기만 가득했어요. 
거기에 미친 듯이 내리는 빗소리도 같이요.
그 때 정말 미치는 줄 알았어요.

사실 저희는 물론이고 남자애들도 뭐 전기가 나가면 뭐 어디 가서 전원을 올려야 되느니 마니를 잘 몰랐으니까 
우선 선생님이나 경비아저씨를 찾아보기로 했어요.

먼저 중앙으로 계단을 내려갔어요. 1층에 숙식실이 있었으니까요. 
그렇게 계단을 내려가고 있는데 저희 발소리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발소리도 들리기 시작했어요. 
근데 그 발소리는 밑에서 위로 올라오는 소리였어요.

저희는 두분 중 한분이 올라오시나 하고 잠시 다들 발걸음을 멈췄어요.
밑에서 누가 올라오고 있는 소리가 점점 커졌어요. 저희가 3층 중반에 멈춰 서있었는데 거의 3층까지 올라온 것 같았어요. 

그래서 제가 “경비아저씨? 선생님??”이라고 말했더니
그 때 발소리가 딱 멈추더라구요. 다행이다. 두 분중 한분인가 보다 생각했는데
말이 없더라구요. 밑에서.

그래서 제가 마저 내려가보려고 했던 찰나에 애들이 저를 붙잡았어요.
애들이 몽땅 다 겁에 질린채 고개를 절래 절래 하더라구요.
저는 애들이 왜 그러나 싶어서 입모양으로 ‘왜?’라고 물어보려는데

밑에서 목소리가 들렸어요.

‘너희들이니?’

대답하려는데 애들 중 여자애 한명이 검지를 코에 갖다대고
‘쉬-’ 하는 제스쳐를 취하더라구요.
그래서 우선 대답을 안하고 있었는데 목소리가 한번 더 들렸어요.

‘너희들이니?’

처음엔 두분 중 한분 목소린가 싶었는데 한번 더 들으니까 등골에 소름이 쏵 돋았어요.
뭔가 남자 목소리 같은데도 여자 목소리가 섞여서 났거든요.
그리고 그 순간 불이 딱 켜졌어요.

저희는 모두 그 자리에 주저 앉았어요. 귀신이었구나 싶었어요.
옆에 여자애 한명은 긴장이 풀렸는지 갑자기 눈물을 펑펑 흘리더라구요.

그런데 그 때 밑에 있던 누가

‘왜 대답을 안해! 너희들이냐고!!!’ 

하고 소리를 지르더니 계단을 큰 걸음으로 걸어 올라오는 소리가 들렸어요..
그리고 3층 중간에 주저 앉은 저희를 바라볼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왔죠.
그리고 저희는 입에 립스틱을 바르고 가발을 쓴 채 치마를 낑겨 입은 여장을 한 부장선생님을봤어요. 
오른 손엔 야구방망이가 들려져 있었죠.

저희는 밑에 있던 게 귀신이 아니라 선생님 아니 미친 싸이코였다는 걸 깨닫고 그 자리에서 혼비백산하면서 4층으로 미친 듯이 올라갔어요.
그 미친놈은 ‘으히낄낄낄--’ 일부러 여성 목소리를 내면서 웃기 시작하면서 저희를 따라 올라오기 시작했어요.
그 때 정말 아무 생각도 안들었어요. 그냥 눈에서 눈물만 흘렀어요.
이 상황이 무슨 상황이지 판단 할 겨를도 없었죠.

중앙복도에서 저희 9명이 우당탕탕 하면서 끝쪽 까지 뛰는데 복도에선 여성인지 남성인지 모를 
웃음소리가 퍼지면서 벽을 야구방망이로 탕탕 치면서 뛰어오는 소리가 들렸어요.
끝쪽 계단에서 저희는 계단을 두칸 씩 내려가면서 미친 속도로 1층까지 내려갔어요.

근데 이게 웬걸 1층 끝쪽 문이 밖에서 그 자전거 자물쇠같은걸로 닫혀있더라구요.
위에서 탕탕 거리면서 내려오는 소리가 점점 커졌어요. 저희는 다시 1층 중앙 현관으로 내달리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중앙 복도에 누가 쓰러져 있었어요.
경비아저씨였어요. 우산이 널부러져 있고 바닥엔 후레쉬가 천장을 비추고 있더라구요.
지금 생각하니까 이렇게 이성적으로 글을 쓰는데 그 때는 정말 눈에선 눈물이 나고 손발이 덜덜 떨렸어요. 
쓰러진 경비아저씨 뒤로는 중앙 현관 문도 굳게 잠겨있었어요.

그래서 남자애 중 한명이 창문을 열기 시작했어요. 
다행히 창문이 열렸는데 겨우 한명씩 나갈 수 있는 창문이라 남자애가 먼저 나가고 나머지 애들이 계속 나가기 시작했죠.
그리고 그 미친놈 웃음소리와 야구방망이 튀기는 소리가 가까워졌어요.
그리고 제가 딱 창문으로 나오는 순간 뒤에서 방망이가 둔탁한 무언가를 세게 강타하는 소리가 들렸어요. 
보니까 제가 8번째로 창문 밖으로 나왔는데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남자애가 머리를 맞은 소리였어요.
그리고 저희 8명은 학교 정문까지 미친 듯이 내달렸어요. 내달리는 동안 중앙 현관 안에서 둔탁한 소리가 여러번 들렸어요. 

정문까지 내달리는 동안 몇몇 애들은 넘어져서 무릎이 까지고
비와 모래가 섞인 곳에 뒹굴어 옷이 진흙 범벅이 되고 신발이 벗겨져 맨발 상태로 달리고..
비록 그렇게 몸이 성치 못할정도로 뛰었지만 다행히 정문을 빠져나올 수 있었어요.
뒤를 볼 겨를도 없었어요 뒤에 그 미친놈이 쫓아오는지 신경도 쓰지 못하고 앞만 보고 내달렸어요. 

그렇게 저희는 언덕 밑까지 내려가 무작정 비명을 지르면서 뛰었어요. 그리고 얼마 안가 다행히 빌라 몇군데가 있어 
무작정 문을 두드리고 도움을 받을 수 있었어요.

저희 비명에 빌라에 사시는 분들은 모두 다 깨셨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죄송하지만 덕분에 빨리 신고해주셔서 경찰차와 구급차가 더 빨리 올 수 있었어요.

아무튼 그렇게 저희 8명은 우선 근처 병원에 실려갔고 그 후 정신과 치료를 받긴 했는데 얼마 동안 친구를 잃었다는 충격은 물론이고 
여러 복합적인 정신적 충격에 헤어나오지 못했어요.

아 그리고 그 미친놈은 저희 탈출하고 나서 학교 근처 산속에 숨어있었다가 잡혔습니다. ..
아무튼 여기까지가 제 얘기입니다. 사실 뒷 이야기를 더 자세하게 적고 싶기는 한데 그때 생각을 계속 하면서 글을 쓴다는게 쉽지 않네요. 그럼 여기까지로 마무리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출처 웃대 총몇명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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