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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터 폐허

앙기모찌주는나무2018.05.08 11:33조회 수 1397추천 수 2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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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 :2001/08/07(火) 03:45 ID:

 

 

 

 

 

 

 

내 실화이고, 잊고 싶어도 잊을 수 없는 얘기야.

 

 

 

 

 

 

지금부터 4년 전 여름, 친구 N이랑 둘이서 차를 타고 Y현에 캠핑을 하러 갔어.

 

남자 둘이고, 어차피 할 거면 본격적인 캠핑을 하고 싶어서 

 

약간 산 속 깊은 곳에 있는 강변에 텐트를 쳤어.

 

물이 맑아 생선도 많이 잡힐 것 같아 둘이서 낚시를 하고 있자,

 

우리처럼 낚시를 하러 온 현지인 아저씨랑 친해져 여러모로 얘기를 나누었어.

 

잠시 지나자 아저씨는 거기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폐허 같은 건물을 가리키면서 이러더라.

 

 

 

[저기는 얼마 전까진 관광객용 호텔이었는데, 

 

손님이 전혀 오질 않아 망해서 지금은 완전 난장판이야. 

 

그래도 침대 같은 건 그대로 방치되어 있으니까

 

이 시즌이 되면 젊은 커플들이 사랑놀음하러 자주 와.

 

차 타고 조금 위로 올라가면 오토캠핑장이 있으니까.]

 

 

 

해가 질 즘 그 아저씨는 돌아갔어.

 

우리도 불을 붙여 낚은 생선과 마을에서 사온 고기를 구워 식사를 하고,

 

뒷정리를 다 한 다음 얼마간을 맥주를 마시며 쓰잘데기 없는 얘기를 나눴어.

 

그렇게 24시 반쯤 되었을 때, N이 제안 하나를 했어.

 

 

 

[야, 낮에 아저씨가 얘기했던 호텔터 폐허, 한 번 안 가볼래?]

 

 

 

나는 순간적으로 남자 둘이서 그런 곳에 가서 어쩌려고? 이렇게 생각했지만,

 

N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는 바로 알아채어.

 

아저씨가 말했던 [이 시즌이 되면 젊은 커플들이~] 이거지.

 

냉정하게 생각해봤을 때, 그런 거 가지고 일부러 거기까지 가는 건 보통 생각하지 않을 법한데,

 

이때는 약간 술이 들어갔던 것도 있어, 흑심이 움직였어.

 

 

 

[그래, 가자가자. 운이 좋으면 훔쳐볼 수 있을지도...]

 

 

 

이리하여 우리는 차를 타고 호텔터 폐허를 향해 갔어.

 

 

 

 

 

 

 

 

 

 

 

140: 130:2001/08/07(火) 04:38 ID:

 

 

 

 

 

 

 

건물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차를 세우고, 걸어서 천천히 다가갔어.

 

가까이 다가가자 건물 외견이 보이기 시작했어.

 

3층 구조에 의외로 작은 건물이었고, 건물과 주변에는 별빛밖에 없는 어둠.

 

시끄러운 벌레 울음소리만이 들렸어.

 

어쩐지 나랑 N은 완전 흥이 식어, 

 

[우리 존나 등신 같네...] 이런 얘기를 하고 있었을 때,

 

멀리서 스커트를 입은 여자가 나타나, 

 

건물 바깥쪽에 설치되어 있는 비상계단 같은 계단을 

 

걸어서 올라간다기보다는 에스컬레이터라도 타는 것처럼 

 

스윽-하고 올라가더니 문이 빠진 입구 안으로 사라졌어.

 

우리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그걸 보고 있었고 N은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어.

 

 

 

[야, 진짜 볼 수 있는 거 아니냐. 몰래 가보자.]

 

 

 

하지만 나는 그 여자한테서 느껴진 심상치 않은 기척에 

 

완전 겁을 먹고 이젠 돌아가자고 약한 소리를 했어.

 

하지만 N은 내 말을 듣지 않았고, 

 

결국 나는 그 비상계단 밑까지 가게 됐어.

 

N은 계단을 올라가 상황을 살피러 갔고, 

 

뭔가 재밌는 걸 볼 수 있을 것 같으면 

 

계단 밑에서 대기 타고 있는 나한테 신호를 보내, 

 

나도 올라가기로 했어.

 

계단 밑까지 가니 나는 완전 쫄았고, 

 

N이 흥분을 죽이며 살금살금 계단을 올라가는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어.

 

 

 

[야, 뭔가 노란 소복 같은 걸 입은 놈이 저쪽 방에서 보여. 뭐지?]

 

 

 

N은 내 쪽을 내려보면서 작게 말한 뒤 건물 안쪽으로 발을 내디뎠어.

 

 

 

 

....

 

 

 

 

 

...여기서 내 기억은 뚝, 끊겼어.

 

 

 

 

 

정신을 차리니 어째선지 혼자서 강변 텐트 안에 누워있었어.

 

도대체 어떻게 된 영문인지, 이게 무슨 일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어.

 

밖에 나가보니 차도 있었어.

 

하지만 N만이 보이질 않아.

 

나는 진정을 하고 아까까지 있었던 일을 정리해보려고 생각해봤지만

 

N이 건물 안으로 발을 내디딘 그 후의 기억이 도저히 떠오르지 않았어.

 

그렇다기보다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깔끔하게 기억이 사라져있었어.

 

술을 마시긴 했지만 필름이 끊길 정도로 마신 건 아니야.

 

애초에 거기까지의 기억은 선명하게 남아 있잖아.

 

시계를 확인해보니 1시 20분이었어.

 

N이 어디로 간 건지도 알 수 없고, 무서워서 잠도 못 자고, 

 

나는 텐트 안에서 아침이 될 때까지 벌벌 떨고 있었어.

 

 

 

 

 

 

 

 

 

143: 130:2001/08/07(火) 04:39 ID:

 

 

 

 

 

 

 

텐트 안에는 N의 짐이 그대로 남아 있었어.

 

나는 무섭긴 했지만 밝은 낮이면 괜찮겠지 싶어 용기를 쥐어짜 어제 그 호텔터로 갔어.

 

하지만 아수라장이 된 건물 내부에도, 그 주변 어디에도 N은 없었어.

 

나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어서, 할 수 없이 혼자 도쿄로 돌아왔어.

 

도쿄로 올라온 다음 친구들과 N의 친가에도 연락을 했지만 

 

N은 아무 데도 없었고

 

결국 Y현 경찰한테도 연락을 했어.

 

나도 경찰한테 상당히 질문을 받았지만 대답할 도리가 없었어.

 

아마 경찰은 내가 N을 살해한 게 아닐까 하는 선으로 생각을 하고 있었겠지만

 

아무런 증거도 없었던 걸 거야.

 

결국 N은 스스로 사라져버린 것으로 처리되었고, 흐지부지하게 수사가 끝이 났어.

 

그 일이 있고 4년이 지난 지금도 N은 여전히 행방불명상태야.

 

이걸 읽고 있는 너희들에겐 그다지 무섭지 않은 얘기일지도 모르지만

 

직접 겪은 나는 다시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울고 싶을 정도로 무서운 사건이야.

 

 

 

 

 

 

 

 

대체 그날, 거기서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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