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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설화

장산범

title: 메딕셱스피어2018.11.13 10:46조회 수 1313추천 수 2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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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산범(萇山) 과 창귀(倀鬼), 기이한 경험담과 기록
 
장산범에 대한 이야기가 최근 몇년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담론의 형성이 한국 요괴의 재평가를 알리는 것 같아 꽤 반겼습니다만...
 
이 장산범의 이야기는 부산에 있는 작은 산인 萇山 (634미터)에서 출몰했다는 흰색 범 (이름만 범이지 정체불명의 괴수)를 원래 뜻합니다. 그런데, 이 괴수가 여러 곳에서 출몰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서 전국구 요괴로 등장한 것이 2000년대. 꽤 여러 이야기가 있는데 다음의 다섯 가지가 가장 유명합니다. *요약했는데 특히 '외할머니의 30년대 이야기'와 '율곡 이이'의 이야기는 흥미진진합니다.
 
순서는 '장산범'이란 명칭이 붙게 된 부산 해운대 근처의 '장산'경험담부터 시작합니다. 두번째 이야기의 배경인 부산시 북구는 장산이 있는 '해운대구'와 다릅니다. 따라서 부산의 다른 산이지요. 참고로 '범'이란 글자는 원래 의미는 '표범'을 뜻하는 것이지만, 한국에서는 적어도 조선시대 이래 호랑이와 구별짓지 않고 혼동해서 써오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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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산범 萇山범
 
一.
필자가 10여 년 전에 겪은 일이다. 그다지 무서운 일은 아니지만 기이한 것을 본 적이 있다.
 
중학교 때 해운대 근처에 살았는데, 집 근처에는 장산이라는 산이 있었다. 아버지께서 등산을 좋아하셔서 몇 번 정도 가본적이 있는데, 산을 싫어하진 않아서 계속 따라 갔었는데,그 일을 겪고 나서는 산행을 꺼리게 되었다.
 
초여름이었을텐데, 어느 일요일 새벽 아버지와 함께 산에 올랐다. 마고당을 지날 때쯤 뒤에서 하얀 옷을 입은 사람이 빠른 속도를 달려 와서 나를 밀치고 지나갔다.다행히 넘어지진 않았지만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어안이 벙벙했는데, 아버지께서는 다른 곳을 보고 계셔서 못 보셨다고 했다.
 
그리고 계속 산을 오르는데,뭔가 시선이 느껴져서 뒤를 돌아보았다. 그런데, 저 멀리서 하얀 털옷을 입은 사람이 바위 뒤에서 날 바라보고 있었다. 자세히 보이진 않았지만, 한 여름에 털옷을 입고 있어서 이상한 사람이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그 사람이 바위에서 나와 다가오는데, 불현듯 아까 나를 밀치고 간 사람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서 오싹해지기 시작했다. 가는 길이 외길이라 돌아올 수 없었을 텐데 하는 걱정이 들었다. 그 순간 멀리서 보고 있던 그 사람이 네 발로 달리기 시작해서 이쪽으로 돌진해 오는 것이 아닌가. 속도 역시 엄청나게 빨랐다.
 
너무 겁이 나서 두 눈을 순간적으로 감으면서 비명을 질렀는데, 눈을 뜨니 그 사람은 없었다. 앞서 가시던 아버지께서 무슨 일이냐며 걱정스럽게 쳐다보셨는데, 아무래도 못 보신 것 같았다. 
 
지금도 그것이 이상한 사람인지 짐승인지 모르겠는데, 털옷이라고 생각했는데, 달려올 때 보니 아예 털 같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얼굴이 이상하게도 희미하게 보이지 않았다. 마치 이목구비가 없는 것 처럼. 주변 친구들에게 이야기해봤지만, 아직까지도 나 이외에는 장산에서 그걸 본 사람은 없는 것 같았다.
 
 
二.
36살이나 먹은 아줌마가 이런 이야기를 한다는 게 왠지 부끄럽기도 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잊히지 않는 일이라 이야기해 본다. 
 
25년 전, 당시 국민학교 4학년이었던 나는 유난히 겁이 많았던 아이였다. 당시 다녔던 부산시 북구에 있는 **국민학교 뒤에는 커다란 산이 있었다. 지금은 산 중턱 너머로 아파트가 빼곡하게 들어섰지만, 그 당시에는 말 그대로 산이었고, 교문에서 바라보면 산자락 속에 학교가 있는 듯이 보였다. 산 중턱에는 멀리서도 보이는 커다란 당산나무도 있었다.
 
4학년 2학기 어느 날이었다. 아침부터 안개비가 내려서 쌀쌀하게 느껴지던 아침 조회시간, 준비물을 챙겨보다가 분명히 가방에 넣었던 철가루가 없어서 당황했다. 시계를 보니 수업시작까지는 시간이 아직 남아서 있어서 교문 바로 옆에 있는 매점으로 우산도 쓰지 않고 텅 빈 운동장을 가로질러 뛰어 갔다.
 
철가루를 손에 쥐었을 땐 이미 수업시작 종이 울렸고, 종소리에 놀라 뒤돌아서는 순간. 무엇인가에 이끌리듯 산 중턱 위쪽에 시선이 고정되었다. 처음에는 흰 옷을 입은 사람이 산을 오른다고 생각했다. 사람이 어떻게 빨리 산을 오를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엄청난 속도로 산을 오르고 있었다.
 
더 이상한 것은 산마루 쪽에는 안개인지 비구름인지가 서려있는 흐린 시야 속에 그 흰 물체는 신기할 정도로 선명하게 보였다.
 
머릿속은 '수업 시작 되었는데, 빨리 들어가야 되는데, 선생님한테 꾸지람 들을 텐데.' 이런 생각으로 가득 찼지만, 몸이 움직여 지지 않았다. 멍하니 쳐다보는데, 잘 보니 그 흰 물체는 두 발로 오르는 게 아니었다. 사람이라면 기어서 올라가고 있었다고 표현할 수 있었을까?
 
날 이상한 사람취급해도 좋지만, 분명 그것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하얀 색이었는데 옷이 아니라 왠지 털들이 휘날리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 흰 물체가 네 발로 산으로 오르고 있었다.
 
어렸지만 속으로 "사람으로는 불가능한 자세다. 아니 사람이 아닌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공포감이 스멀스멀 피어오른다는 표현이 정확한 표현이라는 것도 알 정도로 무서웠다. 발은 운동장에 잠기는 듯했고 몸은 움직일 수 없었다.
 
하지만 역시 어린애는 어린애였던지라, 이 신기한 걸 친구들한테 자랑하고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용솟음쳤고, 순간적으로 몸이 움직여지자 두려움 반, 자랑하고 싶은 마음 반으로 미친 듯이 내달려서 숨을 거칠게 쉬며, 아까 본 그 것을 친구들에게 소리치려는 순간, 담임선생님의 꾸지람에 목소리는 쏙 들어가고 말았다. 그래도 흥분을 감출 수 없었던 전 친구들에게 아까 그 것을 이야기했는데, 하지만 친구들은 평소에도 겁 많고, 눈물 많은 나의 이상한 이야기로 생각하고 재밌게 들어줄 뿐이었다. 그렇게 그 일은 미스터리한 어린 시절의 추억으로 남았다.
 
아니, 남을 뻔했다.
 
10년 전 아이러브스쿨이라는 사이트가 한창 인기를 끌던 시기가 있었다. 나 역시 그 곳을 통해 어릴 때 동창들과 연락을 주고받았는데, 정확한 년도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 사이트가 주목을 받던 그 시기에 여름특집으로 무섭고 미스터리한 이야기들은 기재하던 코너가 생겼었다. 무서운 이야기를 좋아해서 열심히 날마다 그 곳에 올라온 이야기들을 탐독했다. 그러다 날 얼어붙게 한 이야기를 발견했다.
 
내가 25년 전에 본 그것과 너무도 흡사한 모습을 묘사한 이야기를 발견했다. 그 분은 심지어 울부짖는 소리까지 들었다고 한다. 나와 연령도 비슷한 걸 보니 비슷한 시기인 것 같았다. 그래서 혹 다른 사람도 '그것'을 보신 분이 있나 이 글을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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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
 
내 외할머니는 올해 연세가 93세로 연로하시다. 하지만, 아직 정정하셔서 아직도 잘 걸으시고 집안에 행사가 있으면 소주 1병쯤은 거뜬하신 분이다. 그래서 기억력도 굉장히 정확하신데, 몇년 전 집안 사소한 일까지 모두 기억해 내시는 분이다. 
 
그 외할머니께서 내가 초등학교때, 중학교때 자주 해주시던 이야기가 있다. 범 이야기. 어린 마음에도 이상하리만치 그 이야기를 하실때는 할머니가 굉장히 늘 긴장하시고 표정도 진지해지셨던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직접 겪으셔서 그러신 듯 하다. 떨기 까지 하셨는데 평소엔 안 그러신 편이라 특이했다.
 
지금도 할머니는 TV에 나오는 호랑이를 보시면 저게 범이 아니라 원래 호랑이는 영물이고 하얀색이라고 하신다. 지금도 그렇게 주장하신다.
 
외할머니께선 20대초반 그러니까 1930년대 말 북한 황해도에 사셨다. 한국전쟁이후 월남하셨고. 20세때는 이미 결혼하신 후고, 동네 친구분들하고 산에 고사리를 뜯으러 가셨다고 한다. 그 때 친구중 한분이 평소에 가던 길 말고 그 날은 더 깊은 어느 산을 가자고 거기 고사리가 많다고 하셨단다.
 
외할머니를 포함 총 4명이 가보았는데 거긴 인적이 아예 없는곳이라 고사리가 너무 잘 올라와서 정말 많았다고 한다. 꽤 깊은 산중이었는데, 길도 없었다. 고사리뿐 아니라 여러가지 산나물도 많이 캐서 큰 광주리와 보자기가 한아름 될 정도였다. 
 
이윽고 점심때가 되서 거의 산 정상부근 바위위에 앉아서 모두들 싸온 점심을 먹었다. 싸온 점심 보리밥에 된장이랑 오이김치( 정확히 기억하신다)을 먹고 오늘은 나물도 많이 캤으니 빨리 내려가자 했다고 한다. 거기서 동네까지 멀었고 낯선곳이라.
 
그날 날씨는 비가오려는 듯 조금 흐렸고 바람도 불고 을씨년스러워서 빨리 내려가기로 했다. 그런데 가져온 물이 부족해서 넷중 두 분은 목이 마른 상태였다. 식사를 다하고 산을 내려오는데 친구 하나가 목이 너무 마르다고 칭얼대기 시작하셨단다. 계속 심하게.
 
정상부근이라 물이 있을 턱이 없고, 점점 비가오려고 날씨는 어두컴컴해지고 갑자기 날씨가 급변했다고 한다. 서둘러 내려오는데 그 목마르다는 친구는 맨 앞에 가고 있었고 뒤에 일행이 셋이 따라가고 있었다.
 
갑자기 어디선가, 물 흐르는 소리가 나더란다. 청명하고 맑은 소리...
졸졸졸... 시냇물 흐르는 소리. 굉장히 선명해서 네 분다 정확히 들었다고 한다.
 
물이 흐르는 소리를 들으니 그 목마르다는 친구에게 세 친구들은 얼른 그 소리가 나는 곳으로 물을 마시고 오라고 그랬고, 그 친구는 무서우니 같이 가자고 해서 할 수 없이 다같이 그 물흐르는 밑의 계곡을 찾아 내려갔다. 그런데 아무리 소리를 따라서 내려가도 계곡이 나오질 않았다.
 
이상하게 물소리는 들렸다 안들렸다 하고...
 
다들 너무 지쳐서 그냥 그럼 다시 올라가서 길따라 내려가자고 하는데.. 어디선가 인광이 허연 (할머니 표현에 의하면..) 그냥 요즘 자동차 서치라이트 비치듯 하는 두개의 불빛이 나타나더란다. 네분이 올라가는 길목이고 그 인광은 밑을 내려다보는 형세였다.
 
할머니께서 그 모습을 묘사하는데, 하얀털.. 그냥 솜같은 아주 고운 긴 털이라고 하셨다. 그 솜털같이 하얗게 덮힌 뭔가가 나타났는데, 딱 보셨을 때 호랑이나 짐승이라고 생각이 드는게 아니라, 이게 사람은 분명 아닌데..뭔가 여자같은 느낌이었다고 하셨다. 왜냐하면 모습은 하얀 털로 뒤덮힌 뭔가 인데 머릿속으론 아주 곱다는 느낌이었다고 하셨다. 눈빛이 굉장히 강렬하고.
 
딱 서서 아래로 굽어보면서 얼굴의 입으로 추정되는 곳에서는 계곡 소리를 내고 있었다 한다... 졸졸졸... 범이 내는 그런 그르렁소리가 아니라, 졸졸졸...선명한 시냇물 소리 비슷한걸 내고 있었다고 한다.
 
그것을 본 네 명의 여자분들은 광주리고 보자기고 다 던져버리고 나무에 온 몸이 긇히는것도 모른채 뛰어 내려왔다고 한다. 네 명이 다 뭉쳐서 소리를 막 지르고 신발이고 뭐고 정신없이 산중턱으로 추정되는 곳까지 구르듯 뛰어 내려왔다고 한다.
 
마침 뛰어 내려오니 산중턱에 약초꾼들이 임시로 쓰는 오두막같은게 있었는데, 거기는 원래 있던 암자의 스님들이 나가고 약초꾼들이 약초캐고 어두워지면 묵고 다시 내려가는 그런 곳이었다. 부지불식간에 거길 정신없이 들어갔다. 위에서는 그 졸졸졸 소리가 계속 들려오며 따라오고 있었고. 
 
그 방안에는 작은 불상도 염주도 있고, 말려놓은 약초를 벽에 걸어놓은것도 있고, 약초마르는 냄새가 고약했다고 기억하신다. 문고리를 잠그고 다들 울고 불고 하는데 갑자기 위의 그 소리가 딱 멈추더라고.
 
뭔가가 스슥 내려오는 소리가 나더니 그 목마르다고 칭얼대던 친구 이름을 부르더란다. 빙빙 돌면서...아주 다정스럽게..
너무나도 부드럽게... 그 목소리는 그 친구의 어머니의 목소리를 닮아 있었다고 한다.
 
그 누구도 대꾸도 못하고 덜덜 떨고 있는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엄청나게 소나기가 오는데 시간이 굉장히 오래 흘렀다. 밖에 잠잠해졌길래 내려갈 생각은 못하고 지쳐서 어느덧 넷이 한방에서 잠시 잠이 들었다 하셨다.
 
그러다가 새벽에 깨보니 그 목마르다던 친구는 없어져 버렸고...비만 계속 내리고 있었다. 아무리 밖에 나가 찾아도 찾을수가 없었고...
 
셋은 마을로 겨우 내려올 수 있었다 다들 만신창이가 된 채로. 그 일로 마을은 발칵 뒤집어졌고 칼찬 일본순사가 열명넘게 그 마을을 조사했다고 한다. 결국 그 친구는 못찾았다고 한다. 시신조차도.
 
아주 오래전 일인데 (30년대) 할머니는 아주 어릴때부터 그 이야기를 가끔 하셨다. 너무 생생하다고 하신다. 그 불빛이랑 목소리가... 아주 영물이라고.
 
아무도 안듣는데 어떨 때는 마치 독백처럼 하실때도 있었고.,. 누군가 물으면 진지하게 답하셨다. 텔레비젼에 나오는 호랑이는 호랑이고 범은 아니라고 하시는. 할머니는 범이라는게 있다고 하신다. 아주 무서운 영악하고 사람같은 범이.
 
장산범 이야기를 보다가 언뜻 생각나서 할머니께 말씀드리니 공통점이 있는 듯해서 올려본다. 그 존재는 걸을때 소리도 안나고 상당히 빨랐다고 한다.. 머리가 굉장히 좋은거 같았다고 하시고. 하얀 솜털 같은 걸로 가득한 존재. 그건 뭐였을까? 100% 실화임을 밝히고 믿든 안 믿든 할머니께서 항시 해주시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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四.
 
현재 내 직업은 직업군인이고 현 계급은 중사다. 이 일은 내가 하사때 겪었던 일이다. 난 07년도 군번이고 이건 08년도에 겪은 일이다.
 
하사때 근무하던 부대는 철원 지역이였는데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여름하고 겨울밖에 없는 동네다. 대부분 비개발지역이 많아서 야생동물을 자주 볼 수가 있었다. 있던 부대는 보안상 이름을 말할 순 없지만,철원 산중턱에 있는 부대다. 그리고 그 뒤에는 700m정도 되는 산이 있었다.
 
그 날은 제가 당직사관의 임무를 받고 있었다. 당연히 야간에 밤샘하는게 쉽지 않고, 졸음도 깰 겸 근무 제대로 안서는 초짜들 순찰가려고 상황병에게 다녀온다고하고 GOP하고는 25km정도 떨어져 있지만 그래도 부대 내규상 K-2소총과 공포탄 10발들은 탄알집 1개와 대검을 끼고 순찰을 갔다.
 
그때 시각이 3시경일것이다. 그날 밤은 월광도 그다지 썩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정도였었고 앞에 뭔가 구분이 가능한 정도였다. 평소대로라면 꽤 들릴법한 올빼미나 부엉이같은 새들 우는 소리, 개구리 우는 소리도 없는 묘한 밤이었다.
 
아무튼 처음에는 위병소로 순찰을 가서 그 곳에 있던 순찰일지에 서명을 하고 탄약고로 이동하는 중이었다. 탄약고로 가려면 한 7~8분정도 걸어가야하는데 아시는 분은 알겠지만 철원 부대들은 울타리가 다 철조망으로 쳐져 있었다. 우리 부대는 한 2m정도 되는 높이였다. 물론 그 위엔 탈영방지용 윤형철조망으로 마무리를 해 두었고.
 
아무튼 한 중간쯤 갔을까... 탄약고 도착하기 조금 전에 부대 울타리 너머로 한 50m거리에 10명 정도 앉을 수 있는 커다란 바위가 있는데 야외작업할때 그 곳에서 쉬곤 했었다.
 
지나가는데 그 바위를 보니 뭔가 사람같은 형체가 앉아있는 것이다. "저게 뭐지?"하고 자세히 관찰을 했는데 조금 후 구름에 가려진 달빛이 드러나자 그것의 형태가 보였다. 
 
새햐얀...새벽날 조용히 소복히 쌓인 눈처럼 새하얀 아름답다고 표현 할 수 밖에 없는 털을 가진 생물이 앉아있는 거다.
 
그제서야 그 생물체는 내 존재를 인식했는지 번뜩이는 안광으로 나를 쳐다 보았다. 뭔지는 모르지만 사람은 분명히 아니고 저것은 뭔가 위험하다고 판단이 섰다. 그래서 탄입대에 있던 공포탄이 삽탄된 탄알집을 꼽고, 대검도 혹시 몰라서 착검을 하고 조용히 그것과 서로를 바라보는 상태가 되었다.
 
그렇게 한 5분정도 서로 바라보았는데 그 생물체는 질렸는지 아름다운 새하얀 (만약 덤비면 죽여서 대검으로 가죽을 벗기고 싶을 정도로) 털을 날리면서 고양이턱 간지럽히면 그릉거리는 소리를 좀 기분나쁘게 내면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먼저 언급한 700고지로 엄청 빠르게 기어올라가듯이 이동하여 이내 시야에서 사라졌는데, 난 의외로 빠른 속도에 꽤 당황했다. 왜냐하면 예상했던 속도에 맞춰 몸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속도가 너무 차이났기 때문이다. 혹여 그놈이 내게 덤볐다면 무슨일이 벌어졌을지 아찔했다.
 
아무튼 좀 긴장을 해서인지 수통에 있는 물을 마시고 정신을 다시 가다듬고 탄약고로 갔다. 순찰일지를 작성하면서 근무자들에게 넌지지 물어봤다.
 
"야 뭐 이상한거 안보이던?"
근무자는 "아무것도 못봤지말입니다. 뭐 보셨습니까?"
혹 쓸데없는 말해서 부대에 이상한 소문 퍼질까봐 "아냐 내가 잠이 덜깨서 그런가보다." "아 예"
 
"야 그래도 모르니까 다음 근무자들에게 인수인계사항으로 이상한 게보이면 바로 지통실로 연락하고 사이렌 울려라 책임은 내가 질테니"
"예 알겠습니다."
 
그렇게 이야기하고 지통실로 돌아왔다. 그리고 하루 내내 그 존재가 거슬렸다. 그래서 다음날 부대 제일 연장자이신 행정보급관님에게 밤새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니 행보관님은 인상이 굳으시더니 잠시 따라오라고 하시는 거다.
 
행보관님을 따라 인적없는 야외 건조장으로 갔다. 담배를 피우면서 이야기를 꺼내셨다. 혹시 누구에게 알렸냐고. 나는 행보관님밖에 모르신다고 이야기했다. 그러자, "그래 잘했다. 내 짧게 이야기하지 어제 니가 본 것은 범이라고 사람 잡아먹는 짐승이다." "사람먹는 짐승말입니까? 호랑이말입니까? 그러기엔 그건 너무 작던데...."
 
"그 호랑이말고 사람같이 생겼는데 새하얗고 산을 엄청 빨리 오르고 이상한 소리를 내지"
"그럼 그게 뭔지도 모른다는겁니까"? 
"그래 아무튼 조심해라 엄청 빠르고 영악한놈이니까. 아니 그냥 못 본걸로 해. 그리고 이이야기는 너와 나만 알고 있어라 괜히 애들한테 이상한 소문 퍼지면 안되니까." 그러면서 행보관님은 다시 막사로 돌아가셨고 그 후로 며칠동안 생각이 났지만 세월이 흘러 어느새 잊혀졌다. 
 
그리고 2010년도 이제 겨울이 거의 끝나가는 즈음이었다. 
 
철원에 사시거나 근무해보신 적이 있으신분은 아시겠지만 철원에 내리는 눈은 치우면 뒤에 또 그만큼 쌓여있는 무슨 지옥의 형벌을 받는것 같이 오질게 내린다. 그날도 근무를 서는데 하늘에선 함박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평소와 같이 순찰을 돌고 탄약고로 올라가던 중 뭔가가 날 노려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예전에 보았던 그 자리 그대로 그 놈이 있는 것이었다. 처음과 다른 것이 있다면 그땐 이쪽에서 그녀석을 먼저보았지만 이번엔 그녀석이 날 보고 있었던 거란 점.
 
너무 놀랬지만 행보관님의 사람 잡아 먹는다는 말이 생각나 즉시 공포탄창을 삽탄하고 대검을 착검하고 만반의 태세를 갖추었다. 지금이야 별생각없이 그때를 떠올리지만 당시에는 한겨울임에도 등짝이 식은땀이 흘렀고 다리가 후들거렸다. 첨부터 기가 죽었던 것이다. 
 
그렇게 긴장의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저는 문득 이렇게 있다간 죽도 밥도 안될거같아서 공포탄을 허공에 쏴 댔다. 갑작스런 공포탄소리에 녀석은 놀랬는지 기괴한 쇠긁는 소리를 내며 엄청난 속도로 도망을 쳤다. 사라진 것을 확인한 후 이내 다리에 힘이 풀려서 그자리에 주저앉아서 수통에서 물을 마시면서 겁이 나서 주변을 계속 살폈다.
 
한 5분 지나니까 상황병이 뛰어 오더니 "무슨일이십니까?! 거수자입니까?!" 나는 "아냐 내가 단발로 된지모르고 안전인줄알고 그냥 방아쇠 눌렀는데 그게 격발된거다" 이라고 변명했다. 그후 다시 지통실로 돌아왔고 다음날 탄약관님에게 욕들어가면서 경위서를 쓰게 되었다.
 
그리고 그후로 걱정이 되서 후임들에게 근무간에 순찰돌때 반드시 대검과 공포탄을 휴대하라고 일러두었지만 몇몇만 말을 듣고 대부분은 흘려들었지만, 다행히 그녀석의 목격담은 없었다. 그리고 난 그해 가을에 다른 부대로 전출을 갔다.
 
그리고 얼마전에 이 사이트에서 그 녀석에 대한 글을 읽고 네이버에 검색해보니 많은 사람들이 경험했다는 이야기가 있어 내 경험을 올렸다. 글들을 보면 주로 출몰하는 지역이 경상도인데 난 강원도 철원이었으니. 다만 야산들의 경험이 많은데, 강원도 산골짜기면 충분 할거라고 생각하는데... 모르겠다 어디를 헤집고 다니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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五.
 
유명한 율곡 이이 선생이 어릴 때 이야기다. 한양에 벼슬을 가게 된 율곡선생의 부친께서 강원도 강릉의 부인, 즉 신사임당, 을 만나러 오기 전에 꿈을 꾸게 되는데 청룡과 황룡이 어우러지는 꿈이었다. 이때는 아직 율곡이 탄생하기 전이었다.
 
그 후, 근데 강릉집 가기 바로 전에 해가 저물어 산기슭에 주막에 머물게 되었다. 주모의 미색이 좋았으나 인내하고 하룻밤 머문 뒤 강릉본가로 떠났다. 며칠 뒤 다시 한양으로 돌아가는 길에 똑같은 길을 가게 되었는데 그 주막은 온데 간데 없었다.
 
그 후 부인께서 율곡 선생을 갖게 되셨는데 그 태몽이 검은 용이 부인의 집으로 날아오는 것이었다. 태몽에 따라 율곡선생의 어릴 적 이름은 검을 현, 용 용 현룡이 되었다. 그렇다면 어찌 율곡이라는 호를 갖게 되었는가? 율곡은 밤나무 골이란 뜻으로 율곡선생의 고향에는 밤나무가 아주 많았다고 한다.
 
그 뒷이야기가 있다. 율곡선생이 태어나고 5살 되던 해, 웬 스님이 공양을 하러 오셨다가 묘한 말씀을 하게 된다. '이 댁에 귀인이 나셨는데, 큰화가 닥치겠구나...' 
 
부친이 이 이야기를 듣고 물어보자 스님이 이야기를 하는데, 10년 안에 이 집 아들을 데리러 건너 산주(山主), 즉 범이 올터인데, 그 때까지 쌓은 덕이 없으면 아들을 빼앗길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 덕을 쌓는 방법으로 뒷산에 밤나무를 천그루 심으라 하는 것이 아닌가.
 
그 후로 부친께서는 아들 이이를 위해 밤나무를 심고 애지중지 기르게 된다. 5년이 지나 율곡선생의 10번째 생일 날, 웬 더벅머리모양의 사내가 삿갓을 쓰고 가사를 맨 스님복장을 하고 율곡의 강릉집을 찾아왔다.
 
"이 집의 아들을 데리러 왔소이다."
"뉘시오? 함부로 남의 아들을 데려갈 순 없소."
 
그러자 사내는 이런 말을 한다, "그렇다면 그대가 이 아이를 키울 자격이 되는지 보이라!" 부친이 답하길 "밤나무 천그루를 자식같이 길렀소!" 승려복장의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내가 곧장 뒷 산에 가서 밤나무를 헤아리는데, 한그루가 모자라는 것이 아닌가.
 
"올커니!" 하면서 그 사내가 재주를 넘는데, 옷은 그대로이나 머리가 백발에 얼굴이 일그러진 호상(虎像)이요, 손발에 흰 털이 숭숭하고 그 발톱이 어찌나 크고 긴지 흉흉했다. 부친과 어린 이이가 위험에 빠졌을때, 어디선가 나무같은게 나타나더니 '나도 밤나무요' 라고 말을 했다.
 
이 소리에 이 흰색 범은 아쉬움을 그득 안고 물러나게 되었다. 그래서 그 밤나무도 아닌 녀석을 나도밤나무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전설이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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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편의 이야기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새하얀 고운 털'의 정체불명의 네 발 짐승이란 점. 그런데 '사람형태'를 한 얼굴이란 것. 또한 소리가 호랑이나 여타 들짐승과 달리 사람소리와 비슷하거나, 시냇물소리, 쇠 긁는 소리등을 낸다는 점인데, 어떤 경우는 '사람을 홀리는' 소리를 낸다는 기이한 이야기들입니다. 다만 현대의 경험담이 아닌 율곡 이이 선생의 설화에서는 이상한 승려복장의 사내가 직접 하얀 범으로 변신하는 과정이 독특합니다. 
 
또한 이율곡 전설은 두가지가 있는데, 승려가 아니라 위의 미색의 주모가 아들의 탄생과 요괴의 출현을 예언하는 판도 있습니다. 또한 저 '나도밤나무'란 것은 '너도밤나무'가 아니라 오죽헌 부근의 밤나무와 흡사한 다른 나무를 가리킨다고 하는데 율곡을 살려냈다고 '활인수'라고 부릅니다.
 
창귀(倀鬼)
 
그런데, 이런 '장산범'이야기들은 사실 조선시대 내내 내려오는 전통귀신 '창귀'와 오버랩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사람을 홀려서 끌고 간다'는 내용이지요. 참고로 이이 선생의 생몰년대는 1537년에서 1584년이고, 저 이야기의 배경년대는 1542년이 됩니다.
310
성호 이익선생 (1681~ 1763)의 성호사설에 '창귀'편이 있습니다.
 
창귀(倀鬼)
물에 빠져 죽은 자의 혼(魂)을 창귀(倀鬼)라 하는데, 범에게 물려 죽은 자도 마찬가지라 한다. 사람이 혹 물에 빠져 죽은 뒤에는 그의 친척 중에 귀신이 부르는 것처럼 물로 나아가는 자가 있는 것을 허다히 보겠으니, 참 괴이하다.
 
여기 보면 물귀신이 된자나 호상을 당한 자가 죽어서 산사람을 꾀어 낸다는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다음의 이야기에 '창귀'의 생태가 더 자세히 설명됩니다.
 
열하일기
호질(虎叱)
 
사람은 맹용을 두려워하지 않되 범은 무서워하지 않을 수 없음을 보아서는 범의 위풍이 몹시 엄함을 알 수 있겠구나. 범이 개를 먹으면 취하고 사람을 먹으면 조화를 부리게 된다. 그리고 범이 한 번 사람을 먹으면 그 창귀(倀鬼)가 굴각(屈閣 창귀 이름)이 되어 범의 겨드랑이에 붙어 살면서, 범을 남의 집 부엌으로 이끌어 들여서 솥전을 핥으면 그 집 주인이 갑자기 배고픈 생각이 나서, 밤중이라도 밥을 지으려 하게 된다. 
 
두 번째 사람을 먹으면 그 창귀는 이올(彛兀 창귀 이름)이 되어 범의 광대뼈에 붙어 살며, 높은 데 올라가서 사냥꾼의 행동을 살피되, 만일 깊은 골짜기에 함정(陷穽)이나 묻힌 화살이 있다면, 먼저 가서 그 틀을 벗겨 놓으며, 범이 세번째 사람을 먹으면 그 창귀는 육혼(鬻渾 창귀 이름)이 되어 범의 턱에 붙어 살되 그가 평소에 알던 친구들 이름을 자꾸만 불러댄다.
 
하루는 범이 창귀들을 모아 놓고 분부를 내리되, “오늘도 벌써 해가 저무는데 어디서 먹을 것을 취한단 말이냐.” 한다. 굴각은, “제가 진작 점쳐 보았더니 뿔 가진 것도 아니고 날짐승도 아닌 검은 머리한 것이, 눈[雪] 위에 발자국이 비틀비틀 성긴 걸음을 하며 뒤통수에 꼬리가 붙어서 꽁무니를 못 감추는 그런 놈입니다.” 중략.
 
열하일기는 유명한 실학자 박지원이 1780년에 쓴 저서로 성호사설 바로 뒷 연대에 해당합니다. 범이 세번째 인간을 잡아먹게 되면 창귀가 '범의 턱'에 붙어서 아는 친구들의 이름을 자꾸만 불러대게 된다는 설명입니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마치 저 위의 '외할머니 장산범 경험담'에 등장하는 시냇물 소리와 일맥상통하는 느낌이 있습니다.
 
시냇물, 사람소리 비슷하게 '창귀'가 휘파람소리를 낸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이덕무(李德懋, 1741~ 1793년)의 서해지방행기인 서해여언(西海旅言)에 다음과 같은 표현이 전합니다.
 
서해여언(西海旅言)
말을 객점에다 매어 두고 해질 무렵에 걸어서 남문(南門)으로 들어가 만월대(滿月臺)를 찾았다. 언덕이 둘러 있고 다리는 흰빛인데, 사방을 둘러보아도 사람이 없어 산도깨비 울음과 창귀(倀鬼)의 휘파람이 들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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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런 '창귀'라는 요괴는 조선시대 내내 지식인들에게는 도깨비만큼이나 흔한 것으로 흔히 배신을 하고 적의 앞잡이를 하는 인간을 '창귀같은' 이란 비하로 쓰곤 했습니다. 또한 일부 지식인들은 '창귀가 나오는 날'을 알고 그 날을 피하는 경향까지 보입니다. 다음의 기록이 잘 보여줍니다.
 
계림 부윤(雞林府尹) 시(諡) 문경공(文敬公) 안 선생(安先生)의 묘지명 병서(幷序)
 
중략. 선생이 제조전선사(提調銓選事)로 재직 중일 때에 내가 붓을 잡고서 그 뒤를 따른 적이 있었다. 하루는 한밤중에 상이 선생을 불러들여 아무개에게 벼슬을 제수(除授)하라고 분부하였는데, 조금 뒤에 “오늘이 며칠이냐?”고 상이 하문하더니, 책력(冊曆)을 가지고 오라고 해서 살펴보고는 “창귀(猖鬼)가 활동하는 날이니, 오늘은 잠시 보류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였다. 
 
그런데 선생은 일찍부터 음양가(陰陽家)의 금기(禁忌)에 대한 주장을 달갑게 여기지 않았으므로, 그 말을 듣고는 무릎을 꿇고서 아뢰기를 “왕자(王者)가 천시(天時)를 받들어 행한다고 하는 것은 이런 일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바라옵건대 전하께서 행하고 싶으시면 행하소서. 창귀가 무슨 해를 끼치겠습니까.” 하니, 상의 안색이 변하였다.
 
여기나오는 문경공 안 선생은 안석(安碩)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 분이 당대 고려임금인 공민왕에게 창귀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하는 장면입니다. 즉, '왕'까지도 창귀를 두려워했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적어도 조선이전, 즉 '고려대'까지도 창귀 이야기가 왕에게까지 퍼져 있음도 엿볼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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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범
 
창귀가 장산범의 '인간을 꼬임'능력을 갖춘 접점이 있다면 또 하나 재미있는 오랜 기록이 더 있습니다. 범의 '하얀 색'을 설명한 이유원(1814~ 1888년)의 [임하필기]의 기록이 그것입니다. 
 
임하필기 
벽려신지
100년 묵은 여우는 미녀가 되고, 100년 묵은 박쥐는 신선이 된다. 두꺼비는 1000년이 되면 머리에 뿔이 나고 이마 밑에 단서(丹書)가 생긴다. 범은 500년이 되면 하얀색으로 변하고, 1000년이 되면 이빨이 빠지고 뿔이 난다. 
 
물론 100년 묵은 여우등 허언이지만, 범이 오백년이 되면 하얀 색으로 변한다는 설명이 등장합니다. 마지막으로 세종실록의 기록에 장산범 이야기가 많은 강원도에서 흰 호랑이를 잡은 기록이 전합니다.
 
세종 31년 기사(1449,정통 14)
5월23일 (임인)
壬寅/江原道觀察使獻白虎皮。
강원도 관찰사가 흰 호랑이가죽을 드리다.
 
또한 후대인 영조대에도 이런 이상한 기록이 전하죠. 얼룩말이나 맥같다고 한 걸 보면, '하얀색과 검은색'의 명확한 구분으로 산양같은 털이 배열되어 있었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영조 23년 기사 (1747, 11월 5일) 
平安道有怪獸, 前足虎瓜, 後足熊蹄, 頭如馬, 鼻如猪, 毛如山羊, 
而能啖人。兵使發砲殪之, 剝皮上送。上問諸臣, 或言駁, 或言貘矣
 
평안도에 괴수(怪獸)가 있었는데 앞발은 호랑이 발톱이고 뒷발은 곰 발바닥이며, 머리는 말과 같고 코는 산돼지 같으며, 털은 산양(山羊) 같은데 능히 사람을 물었다. 병사(兵使)가 발포해 잡아서 가죽을 올려 보내왔다. 임금이 여러 신하들에게 물으니 누구는 얼룩말이라고 했고 누구는 맥(貘)이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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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한국사회에서 오래된 컨텐츠를 부활시키려는 시도들은 많았지만 성공하는 케이스는 드문 편인데, 창귀는 '장산범'과 연접해서 다시 부활할 기미가 확실히 보이는 좋은 소재입니다. 이런 이야기가 여러 매체로 쓰일 수 있다면 좋겠다는 마음에 나눕니다.
 
사족: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북청 사자의 흰 사자가 바로 장산범을 본따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습니다.
 
장산범.jpg

 



웡 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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