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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나주 흉가 체험 1

한량이2019.03.30 13:16조회 수 1217추천 수 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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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개인적으로 흉가에 대해 환상과 호기심이 조금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흉가에서 오프라인 정모라던가 캠프 이런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이따금씩 들기도 합니다..뭐 어디까지나 생각에만 그치는 것이지만 말입니다. 
  
일단 흉가가 어디 위치한지도 모르고 있다 해도 함께갈 사람도 없거니와 
함께 갈 사람들이 있다해도 싫기때문에 -_-;;;;(뭐지;) 
  
이번 이야기는 흉가체험.. 
  
그것도 하룻밤 체험 이런게 아닌 흉가에서 생활했던 어느 분의 경험담입니다. 
 
  
  
언젠가.. 집에서 TV를 보는데 우리나라 흉가에 대해 방영하더군요. 
참 재미있게 봤습니다. 
  
문득 제가 고등학교때 흉가에서 5개월정도 살면서 친구와 같이 겪었던 무섭고도 신기한 
그리고 믿지 못할 이야기를 저 혼자만의 것으로 가지는게 아쉬워서 여러분과 같이 나누려고 합니다. 
  
참고로 저희(저와 같이 자취한 친구)는 나주사람이 아니라 외지인이라서 
그곳이 흉가인지도 모르고 살아오면서 겪은 이야기입니다.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2월 말에 부모님과 함께 나주에 와서 그 자취방을 부모님과 함께 
보던 중 제 친구부모님도 아들들을 같이 자취시키자고하여 그 친구와 함께 자취를 시작하였습니다. 
  
10개월에 100만원이라고 계약을 하고 살게된 집... 
그리고 10개월을 다 채우지도 못하고 서둘러 짐 싸들고 죽지 않을려고 도망치 듯 
다른 곳으로 이사해야 했던 아픈 기억이 있는 집 
  
귀신이 나오고 유체가 이탈되어 또 다른 나를 보았던, 
그리고 그 후로도 계속되는 말도 안되는 정말 믿지못할 정도로 말도 되지않는 그러한 체험들... 
평생 잊을 수도 없고 지울 수도 없답니다. 
  
귀신이 나온다고는 상상도 할수없이 아름다운 집, 
저녁 노을이 나주평야를 붉게 물들일 쯤이면 그 노을을 배경으로 위치해있는 
시리도록 아름다웠던 집이었는데... 
  
먼저 그 집에서 겪었던 수많은 이야기들중에서 처음 겪었던 이야기를 할까합니다. 
  
이 사건은 제가 겪은 것이 아니라 저와 같이 자취하는 친구가 겪은 것이라서 
우리가 처음 귀신을 겪은 사건으로 기억되기에 언급하려합니다. 
  
그리고 이 글에서 나오는 이름은 모두 가명을 사용하겠습니다. 
왜냐면 저는 제 친구들로부터 이글을 올려도 된다는 허락을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의 자세한 이해를 돕기 위해 그 흉가에 대해서 전반적인 설명을 하겠습니다. 
  
  
때는 1994년 여름,장소는 전남 나주시 남평면 무슨 리였는데 자세한 주소는 모르겠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시절 친구와 같이 자취를 했는데 아주 멋진 2층 양옥집이었습니다. 
  
마당에 잔디가 깔려있고 마당 한복판엔 작은 연못이 있었고 
그 연못을 가로지를수 있는 디딤돌들이있어 그 디딤돌을 딛고 연못을 가로질러 
화장실에 갈수있고 2층은 테라스가 있는 너무 좋은 집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건 그렇게 큰집에서 사는건 우리뿐이었습니다. 
집주인은 서울서 산다니 그렇다 치고 
동네 사람들이 그런 집에서 전세로 살지 않는다는게 이상했었습니다. 
  
외지인인 우리는 그 당시엔 그 집에 대해서 몰랐으니까요. 암튼 그렇게 아름다운 집이었습니다. 
  
대문앞은 작은 개울이 흐르고 개울사이에 좌측으로 약 3미터 정도 떨어진 곳은 폐가였습니다. 
  
그리고 집에 오려면 반드시 지나야하는 아주 큰 고목이 있는데 저는 그걸 사당나무로 보진 않습니다. 왜냐면 더운 여름 날이면 마을 사람들이 그 밑에 평상을 깔고 장기도 두고 막걸리도 마시던 곳이라서 낮에는 무섭지 않은데 밤만 되면 어찌나 을씨년스러운지... 
  
우리 자취방은 안에 화장실이 없기 때문에 바깥 화장실을 써야 하는데 
연못을 가로질러 화장실을 가야합니다. 
  
화장실은 초등학교 화장실(남평초등학교)과 맞붙어있었고, 
집을 둘러싼 벽은 초등학교 벽과 맞닿아 있었습니다. 
  
우리 자취방 왼쪽으로는 초등학교 안에있는 소나무 숲 중앙의 늪지가 있었습니다. 
제가 그걸 9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하고 있는건 아침이되면 
자취방의 작은 창문으로 햇살이 비춰오기때문입니다. 
  
아침에 동쪽에서 해가 뜨면 햇살이 그 늪지의 표면에 반사되어 자취방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아침이면 작은창문을 통해 바깥을 보기가 상당히 어려워서 아직도 기억하고있나 봅니다. 
  
제가 그 자취방이 마음에 들어던건 방에 굉장히 큰 창문이 책상 우측으로 나있어서 
창문을 열면 소나무가지 사이에 살짝 가린 달이 너무 운치있어 그 자취방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가라해도 못감) 
  
  
학교가 끝나서 밤 11시에 친구와 함께 자취방에 갈때는 언제나 
그 큰집이 컴컴한 어둠 속에서 우리가 오기만을 기다려준 것 같았고, 
방에 들어가 불을 켜면 그 집에 우리가 생명을 불어 넣어준 것만 같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건 아무리 보일러를 돌려도 방이 방바닥만 따뜻하고 늘 으시시하단 것이었습니다. 
  
그 당시 어르신들이 흔히 말씀하시는 외풍이 있어서 그런가보다 생각하고 
여름이 되면 괜찮아지겠지라며 여겼습니다. 
  
늦봄이 되었습니다. 
  
수업받을 때 땀이 주루룩 흐를 정도로 무더운 날씨였는데도 우리 자취방에만 들어가면 
꼭 에어컨을 틀어놓은 것처럼 시원했습니다. 
  
특히 발목아래로는 한여름에도 발이 시릴정도로 추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일요일날이면 도서관에 가지않고 방에서 공부를 할정도로 엄청 시원했습니다. 
  
그런데 저녁늦게 공부를 하다보면 자꾸 창문에서 누군가 날 쳐다본다는 그런 느낌이랄까요 
창문이 바로 책상 오른쪽에 있어서 한참 공부하다보면 
기분이 이상해서 오른쪽을 쳐다보면 아무도 없고 다시 공부를 하고... 
  
암튼 그렇게 늦봄이 흐르고 초여름이 왔습니다. 
  
어느 토요일 새벽 친구들이 내일은 일요일이라 학교를 안가도 되니 
새벽에 황소개구리 잡으러 가자고 해서 자취방 앞에있는 그 넓은 논바닥을 맨발로 뛰어다니며 
1시간정도 황소개구리를 잡으러 다녔습니다. 
(자취방은 토요일이면 반친구들의 아지트였습니다) 
  
쌀차두로 가득히 잡아서 집으로 오던 중 장난기가 발동해서 
집까지 종석이만 놔두고 뛰어가자고해서 뛰어가버렸습니다. 
뒤에서 들려오던 종석이의 비명소리(주로 욕이죠 개xx들)를 뒤로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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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포함한 친구들 4명은 자취방으로 들어왔고 개구리 담은 쌀차두를 든 종석이라는 친구는 
한참을 있다 후다닥 들어왔는데 이 녀석의 표정의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들고와야 할 개구리차두는 어디다 뒀는지 빈손이었고 
눈이 풀린 채 들어오자마자 이불 속으로 들어가서 한참을 부들부들 떠는것입니다. 
  
우리는 이 녀석이 실수로 개구리차두 끈을 놓쳐서 개구리들이 모두 도망가고 우리 볼 낯이 없어서 
연기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것 치고는 이 녀석의 연기가 너무 리얼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그랬죠. 
  
"꽃뱀아! (종석이 별명) 너 개구리담은 차두 어딨냐?" 
  
그랬더니 이 녀석이 갑자기 화를 내며 그러더군요. 
  
사람이 죽다살아났는데 그깟 개구리가 중요하냐고... 
  
  
무슨일인가 싶어 녀석에게 자초지종을 물었습니다. 
그러자 종석이가 입을 열었죠. 
  
그러니까 우리가 종석이 몰래 종석이 놔두고 도망가려고 할 때입니다... 
  
종석이의 입장에서 한참을 논바닥에서 허리를 숙여 개구리를 잡다가 뒤를 돌아보니 
우리가 저 앞을 달려가고 있다는 것이더랍니다. 
  
그래서 지는 하도 마니 당하는 일이라 이놈들이 또 장난친다라고 생각하고 
우리가 잡았던 개구리 담은 차두를 들고 혼자서 낑낑대며 집으로 돌아오는데 
그 때 시간이 약 3시쯤 되었을겁니다 
(엄청 무겁습니다. 황소개구리가 보통 큰게 아니니까요) 
  
  
집앞 개울을 건너 사당나무 비슷한 고목밑을 지나 폐가 앞을 지나려는데... 
  
(폐가에 대한 부연 설명: 
이집은 초가집으로 된 흙집이었습니다. 
아주 오래 사람이 살지않아서 담장도 대문도 없이 그냥 길가에서 버려져있어 방문이 보입니다. 
  
근데 방문이 세개가 있는데 셋 중 하나는 문조차 없어 사람죽으면 둘둘 마는 멍석이라고하나 
암튼 그걸루 꼭 발 쳐놓은것처럼 위에서부터 문턱까지 쳐져있어서 안을 보는 건 무리이고 
다른 두문은 창호지가 다닥다닥 찢어져 있어 대낮에 집에 가다가 잠깐 옆눈으로 그 안을 볼수있는데도 뭔노무 방안이 대낮에도 그리 캄캄한지 아무것도 보이지가 않습니다. 
암튼 그 집 마당이라 해야하나 공터라고 해야하나 그걸 지나치면 조그만 옥수수밭이 있는데 
그 옥수수밭을 끼고 오른쪽으로 돌면 저희 자취방 대문에 다다릅니다.) 
  
그 멍석으로 가려놓은 방있죠! 
  
그 멍석이 갑자기 위로 쏴~악 올라가면서 
하얀 소복을 입은 할머니 한분이 아주 단아한 자태로 앉아 있더라는겁니다. 
  
종석이는 원래 눈치가 느린놈입니다. 
  
저같았으면 단박에 소리지르고 그 할머니 쪽은 절대 안쳐다보고 열나게 도망갔을텐데 
이 븅신이 우리에게 하는 말이 멍석이 무슨 자동문처럼 쏴악 위로 올라간게 그렇게 신기하더랍니다. 
  
그래서 그자리에 멈춰서 그할매를 쓱 쳐다봤는데 그니까 이넘은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렸겠지요 
할매는 방안에 있었겠고요 
  
이넘이 할매 목소리를 들었다면 당연히 저희 자취방에도 들러야하는게 정상입니다. 
  
저희 부엌 창문이 그쪽으로 뚷려있고 거리도 폐가옆을 보고있으니까요. 
  
근데 저희는 정말 하늘에 맹세코 절대 듣지 못했습니다. 
물론 우리가 자취방에서 개구리 구워먹는다고 조금 시끄러워서 못들었는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그 시간에 부엌에서 소금이다 뭐다 준비하던때였는데... 
그 할매의 목소리를 못들은게 지금도 이해가 되지를 않습니다. 
  
그래서 이놈이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려 옆을 보니까 하얀 소복입고 하얀게 샌 머리를 
단정히 비녀까지 꼽아 앉은 할매가 자기쪽을 보며 가까이오라는 손짓을 하더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득 떠오르길...이집이 원래 사람이 안사는집인데~~ 
라고 거기까지 생각하니까 겁이 이빠이 나더라는겁니다. 
  
그래서 이넘이 겁이 많아서 차마가까이 가지는 못하고 그자리에서 부들부들 
떨면서 안가니까 그 할매가 갑자기 입을열어 한다는 말이 
  
"이.리.로.와" 
  
것두 아주 쉰 목소리로...종석이의 표현을 빌리자면 마치 숟가락으로 놋그릇 긁는 소리라고 하더군요. 
  
그 목소리를 듣자마자 이녀석이 우리가 애써 잡은 개구리차두를 
그 자리에서 놓치고 자기 말로는 걍 힘이빠져서 제정신이 아니었다고하는데.. 
  
어쨌거나 죽어라고 뛰어서 집대문열고 자취방까지 들어왔다고 하더라구요 
  
그 당시 우린 절대 안믿었죠...그 말을... 
그 후의 일들이 일어나기 전까진... 
  
그땐 종석이가 뻥치는거라고 믿고 겁도없이 그 시간에 또 다시 폐가앞을 지나 
열나게 투덜거리며 놓친 개구리 잡으로 다시논으로 나갔습니다. 
  
근데 종석이녀석...절대 집에는 혼자 남아있지 않을거라하고 다시 나가자니 무섭고 
그래서 결국은 개구리 안잡고 친구들 옆에만 꼭 붙어 있더라구요 
  
그때까지만 해도 이새끼 잔머리쓴다고 생각했었죠. 
  
근데 그 집 정말 살벌합니다. 
대낮에도 대문도 벽도 없는 그 집을 무서워서 들어갈 수가 없으니깐요 
  
그 일이있고 난 후 어느토요일 밤에 친구들 다섯이모여 그 집에 한번갔다와보자 하여 
정확한 시간은 모르겠는데 암튼 꽤 늦은 시간에 출발 했습니다. 
  
자취방 대문 옆에있는 옥수수밭을 헤치고 너무 무서워서 한껏 소리치며 앞으로 돌격했습니다. 
  
저앞에 옥수수밭의 끝이 보이고 옥수수에 가려져 안보이던 폐가의 모습이 스산하게 보일 무렵 
젤 앞에서 열나게 소리지르며 폐가를 향해 달려가던 국환이가(별명 백이) 
획 몸을 돌려 우리쪽으로 뛰어오는 것이었습니다. 
  
'어 왜그러지' 라고 생각하는순간 갑자기 제 몸에 아주 기분나쁜 뭐라고 표현해야할지 모르겠지만 
그런 차가운 바람이 쉭 하고 불어왔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저희 모두에게... 
  
신기하게도 저희가 느낄정도의 바람이라면 옥수수들도 흔들려야하는데도 
옥수수들은 흔들리지 않는데도 바람은 불어왔습니다. 
  
순간 저희들도 거꾸로 집을 향해 부리나케 도망가버렸습니다.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자취방에 도착한 저희들은 서로 아무말도 없이 어버버했습니다. 
  
얼마나 황당하던지... 
  
그 후로 폐가 탐험은 생각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 몇 주가 흘렀습니다. 
드디어 클라이막스와 같은 엄청난 사건하나가 저희를 향해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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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체 이탈이라고 아십니까? 
  
제가 그걸 겪을 당시엔 고등학교 1학년 때였구 
귀신이나 이런거에 관심이 없었기에 그런 전문용어는 몰랐던 때 였습니다. 
  
고작 제가 당했던게 사랑과 영혼이라는 영화에 나왔던 장면과 
너무 흡사하다는것밖에는 알지 못했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제가 겪어봤기 확신합니다. 
사람이 숨을 멎는 순간 제가 제몸에서 빠져 나오듯이 나올거라고 말이죠 
  
그걸 죽음이라고 하겠죠 
  
때는 중간고사 기간이었을것입니다. 
9년이 지나서 정확한 날짜는 모르지만 시험 공부를 하면서 겪은일이라 기억하고 있습니다. 
  
저와 종석이라는 친구는 우리학교에서 1등과 2등을 다투는 라이벌이자 
같이 자취를 해야하는 룸메이트였기에 서로의 공부 방식이나, 성격, 
그리고 잘하는 과목과 약한 과목 즉...적에대한 정보를 너무 많이 알고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게 불행의 시작이었습니다. 
  
그 당시 종석이가 보았다던 폐가의 할머니 귀신이야기는 
친구들 사이에서 거짓말로 치부되었기에 그다지 신경쓰지 않고 공부를 할 수 있었습니다. 
  
거기다 종석이와는 같은 반이었기에 하루 24시간을 매일 같이 보고 살았습니다. 
  
우리는 중간고사 첫 날부터 과다경쟁에 들어갔습니다. 
이넘이 잠을 자지 않으니 제가 먼저 잘 수가 없어 첫날을 날을새 며 공부를 했습니다. 
  
종석이도 마찬가지였겠죠 
눈을 돌리면 자신의 경쟁자가 잠 한숨안자고 시험공부하고 있으니 녀석 또한 잠을 잘 수가 없었을 터.. 
  
그렇게 우리는 첫날 중간고사 4과목을 치뤘을 것입니다. 
그리고 아마 4과목 모두 틀린 문제가 하나도 없었을 것이구요 
둘째날도 그렇게 상대방이 안자고 공부하니 저도 안잘 수 밖에... 
  
지금 생각하면 멍청한 짓이었지만 암튼 셋째날이 되니 정말 죽을 것만 같았습니다. 
그래서 종석이에게 제가 먼저 제안을 하나 하였습니다. 
  
"야! 꽃뱀아(종석이 별명)우리가 어제 오늘 하나도 안틀렸으니 너아니면 나 우리둘 중에 
1등아니면 2등이니까 다른 아이들도 못쫒아 올 것 같으니 우리 오늘 저녁에 한사람당 30분씩만 자자" 
  
그러자 종석이도 기다렸다는 듯이 그렇게 하자고 했습니다. 
  
울 고등학교는 중간고사나 기말 고사땐 하루에 4교시를 봅니다. 
  
그래도 낮에 자면 밤에 또 졸릴까봐 안자고 새벽 2시까지 버텼습니다. 
저는 책상에서 종석이는 밥상에서 공부를 하다가 제가 먼저 말을 했습니다. 
  
"꽃뱀아 도저히 졸려서 안되겠다...나 30분있다가 깨워줘... 
아! 그리고 너 생물 공부 오늘 할거니? 안할거면 내 가방 속에서 생물책 안빼도 되지?" 
  
그러자 그넘은 모레 볼건데 왜 지금 하냐고 하면서 30분 후에 깨워준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틀을 잠 한숨 못잤기에 얼마나 피곤한지 눕자마자 잠이 들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그때부터 이상한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이틀을 못자 걷다가도 꾸벅 졸았는데 잘려고 누웠는데도 정신이 맑아져 오는 것이었습니다. 
  
막 잠을 자려고 애쓰던 순간 아득히 먼 곳에서 무슨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첨엔 무슨 소리인지 몰라 더 자세히 들어보려고 했는데 
그럴 필요도 없이 소리가 저에게 다가오는것 이었습니다 
(이 표현이 맞나요? 아...가까워진다고 표현해야겠군요). 
  
그 소리는 카세트 테입있죠. 꼭 카세트 테입이 꼬일 때 들리는 소리였습니다 
그니까 뭐라고 그 소리를 말해야하나...삐지직 삐지직 하는 소리 있자나요 
그 소리가 첨엔 먼 곳에서 들리더니 한 순간에 고막이 찢어질듯 크게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얼마나 크던지 너무 놀라 눈을 뜨려함과 동시에 몸을 일으키려는데 
눈도 몸도 어느것하나 꼼짝 할 수가 없었습니다. 
  
답답했습니다. 
  
가위눌리려나? 생각하고 움직이려 애쓰던 찰나 누가 제 머리카락을 꽉 움켜잡는 것이었습니다. 
그 손힘이 어찌나 세던지 눈물이 날만큼 아팠습니다. 
  
근데 머리카락을 움켜잡는게 아니라 제 머리카락을 잡고 뒤로 당기는 것이었습니다... 
  
상상해 보세요. 
누워있는 사람의 머리카락을 잡고 뒤로 당기면 누워있는 사람은 어찌 되겠습니까? 
  
당기는 쪽으로 끌려가겠죠? 
비명을 지르며 뒤로 당겨진다고 느껴지는 순간 방 천정이 제 눈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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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그건 정확히 우리 자취방 천정이었습니다. 
  
천장벽지의 꽃모양 하나하나까지도 제 눈에 확실히 보일만큼 천장이 제 코앞까지 다가와있었습니다. 
  
참고로 우리 자취방 천장은 매우 높은 편입니다. 
방에서 점프를 해도 손가락이 닿지도 않을 정도로 높습니다. 
  
근데 이건... 
  
기분이 이상해서 몸을 돌려 아래를 봤을땐 기절하는 줄 알았습니다. 
......바로 제가 누워있는것이었습니다. 
  
고개를 뒤로 돌려보니 천정이었습니다. 
다시 고개를 뒤로 돌려 아래를 보니 제가 누워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천장에서 붙어있는 것처럼 방 위에 떠서 누워있는 것이었습니다. 
  
'캬~ 꿈 한번 생생하네 내가 나를 본다'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방 안의 풍경을 보니 종석이란 놈.. 
밥상에서 공부하는게 편하다고 말했던 놈이 제 책상에서 공부를 하는것이었습니다. 
  
전 꿈을 꾸고 있는 것입니다. 
도저히 현실일 수가 없는 말도 안되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잠들어 있는 제 모습을 곁에서 보고싶다는 생각과 동시에 
천정에 붙어있는 제몸이 아래로 내려왔습니다. 
  
저는 제 옆에 앉아있었습니다. 
  
한참을 그렇게 물끄러미 쪼그리고 앉아 지금 제가 처한 현실을 깨닫으려 노력했습니다. 
잠들어 있는 제 모습을 보며 말입니다. 
제 모습은 무척 평화로이 잠들어 있었고 종석이는 간간이 하품을 해가며 공부를 하고있었습니다. 
  
지금 이건 뭔가 난 어떻게 된거지 내가 왜 내가 왜 나를 보고있는거지... 
수많은 생각...그리고 결론은 정말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지만 결론은 제가 죽었다는 것입니다. 
(그 당시엔 유체이탈이란 단어 조차 모르고있었기 기에 그렇게 생각했을 것입니다.) 
  
막상 제가 죽었다고 생각하니 눈물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슬프지도 않았습니다. 
저의 죽음을 믿고 싶지않았기에 화만 날뿐이었습니다. 
  
내가 왜 죽어 나쁜 일 한번 하지 않았고 나름대로 착하게 살았는데 
그리고 내 나이 이제 겨우 17인데 겨우 17밖에 살지 못했는데 ... 
  
화가 났습니다. 
소리를 질렀습니다. 
소리를 질러 종석이에게 날 깨워주라고 말했습니다. 
  
근데 이넘이 날 외면하는지 반응이 없었습니다. 
계속 공부만 하고 있었습니다. 
  
거리가 멀어서 내 목소리를 못들었나 싶어 종석이의 바로 옆으로가서 종석이의 귀에다 대고 
  
"날 깨워줘 어서 빨리 날 깨우란 말야" 
  
라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눈물이 흘렀습니다. 
  
아니 흐른게 아니라 내가 지금 울고 있구나라는걸 느꼈으니까요 
무서웠습니다. 
  
혼자 된다는게 또 이넘이 내 목소리를 못듣는다면 
이제 앞으로 아무도 나의 목소릴 못듣게 되는게 아닐까 싶어서... 
그리고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울었던 같습니다. 
  
난 이제 어디로 가나? 
  
사랑과 영혼이라는 영화를 보면 검은 것들이 스멀스멀 기어나와 죽은자의 영혼을 끌고 가던데... 
그래도 마지막까지 포기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녀석이 내 목소릴 못 듣는다면 흔들어서 친구의 몸을 흔들어서라도 뭔가를 전해야한다. 
  
  
이 상황을... 
  
  
그리고 그 친구의 어깨에 손을 얹는 순간 마치 허공을 가르는 것처럼 
허무하게 친구의 몸을 뚷는 것이었습니다. 
미친듯이 그 친구를 향해 팔을 휘둘러 보았지만 그냥 뚷고 지나는 것이었습니다. 
  
목소리도 들리지 않고 만지지도 못하고 그제서야 전 저의 죽음을 사실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렇게 친구 옆에 고개를 숙이고 서있었습니다. 
  
그래도 이 방을 떠나면 안된다는 생각에 몸을 돌려 
전기밥솥이 있는 구석으로 가려고 몸을 돌리는 순간 내눈에 보이게 있었습니다. 
  
그건 바로 책상 위에 펼쳐진 생물책!!! 
  
이 씹새퀴.. 
나한테는 생물공부 안한다고 해놓고는 지는 벌써 오늘 셤볼 과목 다해놓구 
벌써 내일 볼 생물 공부를 하고 있다니... 
  
절 속인 것이었습니다. 
  
나쁜새퀴 배신자 그니깐 넌 친구들이 놀리는거야!! 
  
지금도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경쟁자의 심리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쇄이가 어디까지 했는지 궁금해 이넘 뒤로 돌아가보았습니다. 
저도 참 대책이 없다고 해야하나 아니면 멍청하다고 해야하나 
  
그 상황에서...;;; 
  
  
종석이 뒤에서 제가 본건 이놈이 내 책으로 공부를 하고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밤 12시가 넘었으므로 어제죠.. 
  
어제 셤 때 문제 다 풀고 이넘은 시험 끝날때까지 자기 답안지 가리고 잠을 잤는데 
그 때 감독 선생님이 생물선생님이라서 모래 자기과목 나오니까 힌트 갈켜준다고 해서 
정리해논 걸 이넘이 나 몰래 훔쳐보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그 분노, 그 배신감이란... 
더욱 가까이 가서 보았습니다. 
  
이자식 미토콘트리아의 확대 그림을 보며 (고1 생물책입니다. 지금은 맞을라나?) 
제가 그림 옆에 적어놓은 것들을 자기 책에 옮겨적고 있었습니다. 
이런 나쁜놈 -_- 
  
그런데 전 죽은 것이었습니다. 
이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공부도 할 수 없을 것이고 친구들과 운동도 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 나에게 닥쳐올 일들을 생각했습니다. 
전설의 고향에 나온 것같이 저승사자가 와서 데리고 가려나 
라는 그런 생각 방향감각과 거리감이 없어진 것 같았습니다. 
  
어느 곳이든 제가 마음 먹은 곳은 갈 수 있는 그런 믿음이라고 할까요 
순식간에 천장에 붙었다가 다시 내려왔다하는게 너무 신기하고 잼있기도 해서 
그렇게 한참을 천장과 방바닥사이를 내려왔다 올라갔다를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변치 않은건 이 방을 떠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밖으로 나가고 싶었지만 밖엔 폐가도 있고... 
  
웃기지만 영이 된 제가 얼마전에 종석이가 봤다던 그 할매귀신이 정말 있을까봐무서워서 못나갔다고 보는게 더 정확할 것입니다. 
  
제 생각엔 그렇게 한참을 방 안을 돌아다녔던 것 같은데 
저승사자나 천사나 그 어떤것도 날 데리러 안오는 것입니다. 
  
순간 
  
'어 이러다 귀신이 되는건가..종석이 녀석이 그렇게도 무서버하던 귀신...' 
  
밥솥이 있는 구석으로 가서 그 곳에 쭈그리고 앉아 생각을 했습니다. 
내가 왜 죽어야 하는지 병에 걸려 죽는것도 아니고 사고로 죽는것도 아닌데 내가 왜... 
  
그렇다면 난 죽을 이유가 없다 그래 난 죽을 이유가 없는거야 그리고 
살고 싶음에 제가 할수있는 모든 걸 하기로 했습니다. 
  
그러자 자연히 기도를 했습니다. 
(당시엔 열렬한 크리스챤이라서...지금은 전혀아니지만) 
  
  
분하고 이렇게 죽기엔 너무 억울하고 아직 꽃피지 못한 젊음이기에 
나에게 나의 일을 다하게끔 시간을 주시고 그때 날 부르시라는 뭐 그런 내용이었던 같습니다. 
정말 살고싶어서 열심히 기도 했던 것같습니다. 
  
그리고 기도의 마지막 어구인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였나이다" 
  
라는 말을 마친 순간 저에게 제가 죽던 상황과 똑같은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그 당시의 용어..지금은 유체이탈이라고 합니다) 
  
  
아득히 먼곳에서 들려오던 테이프 꼬이는 삐지직삐지직소리가 점점 크게 들려오고 
나중엔 마치 고막을 찢어버릴정도로 크게 들려오더니 다른게 있다면 누군가 제 머리카락을 잡는데 
이번에는 고통이 느껴지지 않게 부드럽게 잡은것같습니다. 
  
그리고 제영혼이 천장에 붙어 이동하다가 그 손이 잡아당기는대로 머리부터 거꾸로 내려갔습니다. 
  
어떻게 확실히 기억하냐면 제가 그때 두눈을 부릅뜨고 도대체 누가 나에게 이런짓을 하는지 귀신인지 뭔지 함 보고싶어서 눈을 뜨고 있었는데 모든 사물이 거꾸러 보이는가운데 제가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벽에 걸려있는 옷이며 저쪽 구석에 있는 밥솥과 라디오 등등이 거꾸러 보였으니까요 
  
근데 보이지가 않았습니다. 
제 머리카락을 잡고 있는 존재를 볼 수가없었습니다. 
걍 아무것도 안보이더라구요...발이 천장을 향해있는 가운데 전 아래로 내려가고있었습니다. 
  
그리곤 그 손은 거꾸로 물구나무선 제 영혼의 머리와 누워있는 제 육체의 머리를 맞추었습니다. 
  
영혼의 머리와 육체의 머리가 하나로 합쳐진다고 느끼는 순간 그 손은 힘을 풀었습니다. 
  
아무것도 절 잡지 않았는데도 머리를 기준으로하여 영혼과 육체가 만나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놀랍게도 마치 자석이 끌려가는 거처럼 
제 영혼의 가슴과 팔과 다리가 아주 천천히 제몸속으로 들어가는것 같았습니다. 
  
발끝까지 모두 들어갔다 여기는 순간 눈을 떠봤습니다. 
  
근데 천장이 저기 멀리에 있었습니다. 
  
몸을 일으켜 보았습니다. 
  
제 발치 밑에서 제 쪽을 바라보며 공부하는 종석이가 보였습니다. 
그리고 조용히 입을 열여 말해 보았습니다 
  
"종석아?" 
  
그러자 이넘이 흠칫 놀라며 뭔가를 후다닥 치우려는 순간 제가 말했습니다. 
  
"너 이새끼 지금 생물 공부하고 있지? 너 누가 내 책 보라고 했어? 
미토콘트리아 옆에 내가 적어논 힌트들 다 베꼈냐? 이 신발놈아 -_-" 
  
거기까지 말하자 이넘 얼굴색이 변하더니 뭔가를 툭 떨어트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곤 부들부들 떨더군요.. 
  
저도 못말리는 꼴통입니다. 
죽다가 살아났는데도 기뻐날뛰지 않고 종석이놈부터 조졌으니... 
  
그리고 종석이 놈에게 물었습니다. 
  
"야! 지금 몇시쯤 됐냐?" 
  
그러자 그넘이 내가 깨워주라는 30분을 훨씬 지났다는 것입니다. 
  
거기에 다시 열받았습니다. 
  
왜 안깨웠냐고 열라 짜증내다가 종석이의 떠는 얼굴에 멈췄습니다. 
  
내가 물었습니다. 
  
"야! 이 썅놈 시키야 왜 떨고 지랄이야? 뭐 또 그 할매귀신 봤냐?" 
  
라고 했더니 이넘이 하는 말이 지가 공부하면서 저를 흘끗흘끗 쳐다보았고 
울 자취방 책상엔 책장이 없어서 앞이 틔여있기 때문에 내가 자다가 뒤척거리기만 해도 
어디로 뒤척거렸는지 바로 보이는데.. 
  
그 놈이 하는 말이 제가 자다가 뒤척거리지도 않고 계속 잠만 자길래 
넘 피곤해서그런가보다라고 생각하고 일부러 안깨웠는데 
계속 잠만 잔 제가 그넘이 생물공부를 했다는 걸 맞췄고 거기다가 
나의 책과 그넘이 공부한 부분까지 정확히 맞췄다는게 무서워서 그런다고 그러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누워서 제 발치끝에 있는 책상에 앉아서 
제 쪽을 향해 공부하는 넘의 책이 무엇인지와 어느 부분인지는 절대 알수가 없죠 
  
하지만 저는 그넘의 바로 뒤에서 봤기에 아주 정확히 몇페이지까지도 알수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넘에게 제가 겪은 이야기를 바로 해줬습니다. 
  
그리고 제가 그랬죠 
  
"이번엔 니 차례야! 내가 30분있다가 깨워줄께" 
  
결국 종석이녀석..자다가 죽을지도 모른다고 한숨도 안자다가 연속 3일째 날밤을 새었답니다. 
  
그리고 지금에 와서 이제는 둘 다 직장인이 되어서 술잔 기울이며 그때의 이야기를 웃으며 말하지만 
만약 그때 종석이가 30분이 되었다고 절깨웠다면 아마 전 영원히 죽었을까요? 
  
===================================================================== 
  
이 이야기가 끝이 아닙니다. 
  
왜냐면 이때까지만해도 이사를 결심할만큼은 아니었거든요 
  
솔직히 전 종석이가 보았다던 그 할매귀신을 보지못했고 
종석이넘은 저의 경험은 믿지 안을려는 눈치지만 제가 귀신같이 알아맞추는 바람에 
황당해 했던 그니까 서로 상대방의 경험을 믿지 못했단 말이죠 
  
  
그러다 다음사건에 의해 저희는 이사를 결심하고 그 집을 떠나게 됩니다. 
그건 바로 저와 종석이가 같이 귀신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짧다면 짧은 인생 27년을 살아오면서 대학에서나 직장에서 사적인 자리의 대화에서 
누군가 귀신이야기를 한다면... 
  
그리고 저에게 귀신을 본 적이 있냐고 묻는다면 전 미친놈 취급을 받는 한이 있더라도 자신있게 
  
"봤다" 
  
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그건 꿈도 아니었고 헛것을 본것도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전설의 고향이나 영화 링을 보면서 저대신 저 스크린 속에서 
귀신을 본 역할을 하는 배우의 심정을 전 누구보다도 잘이해합니다. 
  
그리고 귀신을 보기전엔 왜 하얀소복을 입고있는지 정말 궁금했고 
또한 하얀소복의 귀신이야기는 우리나라에 내려오는 민화와 같은 것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우습게도 제가 제 자취방에서 본 귀신은 하얀소복이었습니다. 
  
저 또한 귀신을 보기 전까진 귀신이 있다면 
나의 눈에 한 번만이라도 볼 수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생각했던 어리석은 인간이었습니다. 
  
그 단 한번을 보려면 아마 일생을 살면서 겪어야할 모든 공포를 합쳐도 
자신의 눈앞에 펼쳐진 귀신의 행동보다는 약할테니까요 ... 
  
인간이란 존재는 참 묘한 존재입니다. 
  
자신의 눈으로 확인하기 전까진 그 어떠한 것도 믿지 않으려니 말입니다. 
  
이제부터 저와 제 친구의 눈으로 목격했던 그 사건을 말하려합니다.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 
  

유체이탈 사건 이후 저와 제 친구는 하루하루를 불안하게 보내야했습니다. 
  
부모님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3년 장학금을 받고 
생전 처음 와본 곳의 고등학교를 가기는 했지만 귀신이 나온다고 
계약기간도 아직 한참 남은 자취방을 옮겨달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이젠 친구들마저도 저희 자취방엔 오지 않았습니다. 
  
얼마 전 친구들 2명이 놀러왔는데 재미있게 놀다가 4명이서 잠을 잤습니다. 
설마 남자가 4명인데 '무슨 일이야 일어날까' 라는 안도감과 함께 말이죠. 
그런데 그건 내가 보고 싶은 현실만 보았을 뿐 이 집은 그날 우리를 가만히 두질 않았습니다. 
  
한참 곤히 잠들어있는 새벽 지훈이라는 친구놈이 비명을 질러대고 있었습니다. 
곧바로 불이 켜졌고 나와 종석이 그리고 재민이는 이불을 박차고 벌떡 일어습니다.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지훈이는 이불 속에 머리를 묻고 계속해서 비명을 질러대었습니다. 
  
비명을 지르고있는 지훈이의 엉덩이를 발로 차버렸습니다. 
그리곤 무슨 일이냐고 묻자 그넘 고개도 안돌리고 손가락으로 밥솥위의 구석진 곳을 가리키며 
  
어떤 남자의 머리만 떠다닌다고 했습니다. 
  
  
화가 났습니다. 
  
우리눈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데 이넘이 지금 우리에게 거짓말을 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친구를 진정시키고 그 날 뜬눈으로 밤을 새우고 학교에 갔습니다. 
그 사건 이후 친구들도 이젠 우리 자취방에 오질 않았습니다. 
  
  
그리고 여름방학이 찾아왔습니다. 
  
  
우리 고등학교의 여름방학은 방학을 시작하자마자 곧바로 보충수업에 들어가서 14일간의 전반기 
보충수업이 끝나면 1주일의 진짜 방학을 주고 다시 14일의 후반기 보충수업을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14일인지 몇 일인지 정확히 기억이 나질 않네요) 
  
  
거짓말같이 아무일도 없이 지나갔습니다. 
  
  
1주일의 진짜 방학이 되자 저는 곧바로 나주에서 목포로 내려왔습니다. 
제 친구놈도 고향인 완도로 갔습니다. 
1주일 후 정말 가기 싫었지만 어쩔 수 없이 내일 시작되는 방학 중 
보충수업때문에 나주로 올라가는데 비바람이 장난이 아닌 것입니다. 
  
뉴스를 보니 태풍이라고 하더군요. 
  
그래도 버스를 타고 가는거라 별 어려움없이 자취방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종석이가 오지 않는것이었습니다. 
  
  
핸폰도 없던 시절... 
  
그리고 자취방에 전화기도 없고 전화를 하려면 밖에서 몰아치는 비바람을 뚷고 
약 300미터의 논길을 걸어 가야하는데 더구나 날도 어두워지고 있었습니다. 
  
태풍 때문에 못오는가보다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 녀석의 고향은 완도에서도 배를 타고 들어가야하는 청산도라는 섬이었습니다. 
(참고로 청산도는 영화 서편제를 촬영한 곳입니다) 
  
날이 어두워지고 점점 겁이나기 시작했습니다. 
  
이집에서 이젠 혼자 보내야할 판입니다. 
밀려오는 두려움을 잊기 위해 라디오를 이빠이 크게 틀었습니다. 
(그 당시 자취방엔 티비가 없었습니다. 있으면 공부 안한다고 안사주셔서 -_-) 
  
그리고 집에서 바리바리 싸준 김치며 갖가지 밑반찬을 냉장고에 넣고 밥을 하고 
김치찌게 (제가 할 줄 아는 유일한 요리)를 끊였습니다. 
  
그 모든 것을 다 했을땐 이미 밖은 어두어졌고 비바람은 더욱 심해졌습니다. 
문득 친구집에 갈까 했지만 이 비바람을 뚷고 친구집까지 가기가 힘들었고 
더군다나 그 거리 또한 장난이 아니었죠. 
  
도시처럼 택시가 다니길하나, 가로등이 있어 길거릴 밝혀주기를 하나, 또한 상당한 논둑길을 걷고 
지석강의 다리를 건너 가야하는 그 길이 너무 멀어서 포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내일 배울거 예습하고 평소처럼 문제집을 펼쳐놓고 공부를 했습니다. 
그런데 공부를 하다보면 자꾸 머리가 쭈삣하고 뒷덜미가 서늘한게 기분이 묘해진다고 할까요?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려 창문밖을 보았습니다. 
  
  
마당과 연못이 보였고 아무도 없었습니다. 
창문은 방충망과 투명 유리창 그리고 한지로 바른 창이있는 구조의 3중창입니다. 
  
비가 심하게 내리고 바람이 강해서 투명 유리창을 닫아 놓았습니다. 
근데 자꾸 창가에서 누군가 날 보고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시각이 11시쯤 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여러분들도 아실겁니다. 
사람많은 길거리에서도 누군가가 자신을 노려보거나 자신만을 보고있다면 그런 느낌있잖아요... 
  
평소같았으면 새벽1시까지 공부를 했을테지만 그 날따라 기분이 착 가라앉는 것이 도통 머리에 
아무것도 들어오질 않았기에 오늘은 빨리 자야겠다는 생각으로 이불을 펴고 자리에 누었습니다. 
  
  
고개를 위로 꺽어 창문을 다시 한번 보니 
천둥과 번개가 치는지 밖이 번쩍 거리고 쿠쿠쿵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최악의 날씨죠...자취방에 들어온 이래... 
  
  
불을 껐습니다. 몸을 이리뒤척 저리 뒤척 거리며 잠을 청했는데 
도저히 무서워서 잠이 오질 않았습니다. 또한 방이 더욱 차가워진 것 같았습니다. 
  
참고로 친구들은 저희 자취방을 냉장고라고 부릅니다. 
  
'비가 와서 그러나?' 하며 보일러를 켤까 하다가 
 한여름에 춥다고 보일러를 돌린다는게 조금 이상해 그냥 두었습니다. 
  
도저히 무서워서 잠을 못잘 것 같아 
다시 일어나 불을 켜고 마음을 안정시키기 위해 찬송가 테입을 카셋트에 넣고 틀었습니다. 
  
찬송가가 흘러나오니 조금은 기분이 나아진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혹시 모르니까 또 하나의 예방책으로 
제 머리맡에 성경책을 놓아두고 자면 아무일 없겠다 싶어 성경책을 제 머리맡에 두었습니다. 
  
참 어리석은 생각이었죠...이런다고 아무 일 없기를 바랬으니... 
  
불을 끄고 카셋트에서 흘러나오는 찬송가를 입안에서 옹알 옹알 따라부르다 잠이 들었나 봅니다. 




한참 자다보니 다리가 아파왔습니다. 
쥐가 난건가? 하며 조금있으면 괜찮아지겠지 해서 일어나지 않고 계속 잤죠. 
  
조금 있으니 다리가 더욱 아파왔습니다. 왼발 이었습니다. 
안그래도 피곤해 죽겠는데 오늘 많이 걸어서 그런가보다 하며 제 왼발을 이쪽저쪽으로 움직였더니 
조금 괜찮아지길래 다시 잠을 잤습니다. 
  
  
저와 종석이는 잘때 서로 오른쪽 벽에 붙어서 자려고 
이불을 눕자마자 후다닥 벽옆에 누우려고 하거든요.. 
  
그래서 그때도 혼자자는 전 분명히 오른쪽 벽에 붙어서 잤습니다. 
잠이 다시 들려는데 왼발이 빠질정도로 아파왔습니다. 
  
  
'아이씨 오늘 왜이래 자꾸 왼발에 쥐가 나려나' 하며 눈을 떠서 완존히 상체를 일으키기가 귀찮아 
양팔꿈치로 상체를 지탱하며 비스듬히 일으킨 자세를 취했습니다. 
  
그때 그 어둠속에서 허여멀건 것이 제 왼발 옆에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눈꼽이 끼여서 사물이 흐릿하게 보이나 싶어 눈을 꿈벅거리며 다시 보았습니다. 
  
맞습니다. 하얀색이었습니다. 
  
근데 저게 뭐지? 내가 지금 잠이 덜 깨 헛것을 보고 있나 싶어 
왼팔꿈치로 상체의 무게를 지탱하며 오른손으론 제 눈을 비볐습니다. 
  
정확하게 보이는데 그건 하얀 것뿐이었습니다. 
  
밖엔 비가 오고 바람에 흔들리는 소나무의 그림자가 창에 어른거렸습니다 
완전히 일어나 앉지 않고 그 자세로 내 왼발 옆에 있는 그 하얀 것을 보기 위해 눈에 힘을 주었습니다. 
  
입이 바짝 바짝 말라왔습니다. 
  
그 초조함이란... 
  
  
뭘까? 뭘까? 뭘까? 무서워서 몸을 일으켜 앉을 생각도 잊고 계속 그 하얀 물체를 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하얀 물체가 움직일 때마다 제 왼발이 아파오는 것 같았습니다. 
왔다 갔다 할때마다 통증이 밀려왔습니다. 
  
눈이 어둠에 익숙해지는지 아니면 흐릿함이 없어지는지 
이제 그 히끄무레한 실루엣의 실체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순간 번개가 쳤는지 번쩍 하면서 아주 잠시 방안이 환해졌습니다. 
그리고 보았습니다. 
  
너무도 자세히 말입니다. 
  
심장이 멎고 턱이 덜덜 떨려서 숨을 제대로 쉴 수가 없어서 헉헉 거렸습니다. 
온몸의 피가 타버리는듯한 공포, 머리카락이 쭈뼛 서는 것과는 비교도 할수 없는 두려움. 
  
양의 기운을 가진 인간과 절대적 음의 기운을 가진 그것과의 대면. 
머리속이 텅비어 오는 듯하고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는 진공의 상태... 
그리고 저에게 하고 있는 행동... 
  
지금이니까 이렇게 자세히 글을 쓰지만 
그땐 마치 그 장면 하나하나가 마치 파노라마처럼 한장한장 제눈에 각인되듯이 그렇게 보여졌습니다. 
  
  
계속되는 번쩍거림속에 방안의 장면을 아주 또렷이 볼수있었습니다. 
  
  
하얀 색 옷인데 그게 소복인지 모르겠습니다. 
한복같은데 그 여자가 앉은 자세가 사극에서 보면 조선시대 여인들이 앉는 그 자세였거든요.. 
  
한쪽 발을 세우고 앉으니까 치마가 펑퍼짐하게 보였습니다. 
그리고 가슴께에 묶여있는 저고리 고름과 그 하얀 옷에 너무도 극명히 대비되는 아주 검은 긴 생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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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흉가 체험 2 (by 한량이) 나주 흉가 체험 2 (by 한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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