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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무기고의 그녀

title: 풍산개익명_90a3a52014.12.24 21:10조회 수 1482추천 수 2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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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이야기는 필자가 55사단 소속 예비군대대에서 근무하던 시절, 당시 상병 시절에 겪었던 실화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무기고의 초병으로 근무를 한 뒤 시작되었다.

그 당시 우리대대는 연대 훈련을 위해 대대병력 대부분이 연대로 파견나가고, 나머지 병력이 

위병소와 무기고를 3교대로 돌아가며 서게 되었다. 

본 대대병력이 그리 많지 않아서 3교대로 연대훈련이 끝날때까지 돌아가며 근무를 서게 되었는데

한명당 2시간씩, 쉬는시간은 4시간으로 나름대로 훈련 빠지고 꿀빨고있는 상황이었다.

본인은 그당시 무기고로 부사수 이병 후임과 함께 근무를 배치받았다.

그당시는 8~9월 정도로 늦더위가 어느정도 기승일 때 야간근무자들은 팅커벨들과 뛰놀고 모기와 피나는 전투를 하며 근무를 서야했다.

여름 야간 보초가 그렇게 어려운것은 아니었으나, 야간에 4시간 자고 2시간 근무하고 4시간 자고 2시간 근무하고 하는 것이 그냥 짜증날 뿐이었다.

그날 근무 시간은 오후11시~오전1시 , 오전5시~오전7시 근무였는데, 새벽1시까지는 별다른 사건사고 없이 

평소와 같이 후임과 농담이나 따먹으며 시간을 뻐겼고, 결국 2시간이 흘러 근무교대를 하였다. 

우리대대는 꽤나 언덕이 져서 10분정도 걸어서 올라가야 했는데, 그저 올라가는데 뽀글이밖에 생각이 나질 않았다.

그렇게 10분을 걸어가고 지통실에 결과보고 후 초병휴게실에서 간단하게 뽀글이를 끓여먹고 다음 근무를 위해 

잠을 청했는데, 문제는 이 이후부터였다. 


비록 꿀빨고 있었지만 군대라는것이 자도 자도 졸린 곳이 아니던가. 배도 부르겠다, 어느정도 바람도 

서늘하게 불겠다, 나와 후임은 곧바로 곯아떨어졌다. (그당시 훈련상황이었던 관계로 환복은 하지 않고 

전투화만 벗고 잤다.)


어느정도나 잤을까, 어느순간 본인은 후임과 함께 무기고에서 근무를 하고있었다.

뭘까? 지통실에 보고도 한 적 없고, 무기고로 내려온 기억도 없는데 어느순간 정신을 차려보니 

후임과 함께 무기고에서 근무를 서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그당시에는 비몽사몽인데다 그 상황에 대해서 

아무런 의심을 하지 않았다. 그냥 그러려니 하고 무기고 초소 모퉁이에 몸을 기대로 멍하니 있었는데 

갑자기 후임이 초소에서 내려가는것이다. (초소는 2층 높이에 설치 되어있었다.)

뭐지? 저게 미쳤나? 라는 생각을 잠시 했었다. 

원래 초병은 초소를 급한일이 아니면 떠나지 못하게 되어있다. 

본 대대는 초소 옆에 바로 화장실이 있었던 관계로 매우 급한 볼일이 생기면 지통실에 보고 후 화장실을 갈 수 있게 되어있었다.

하지만 그 후임은 아무 말도 없이 천천히 무기고를 내려가는것이 아닌가. 

대대 자체에도 무기고를 비추고있는 CCTV가 있는데, 아무런 보고도 없이 내려간다면 필시 어떠한 조인트가

내려올게 분명했다. 

잠시 여러가지를 생각하던 중, 나는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초소를 내려가던 후임이 다 내려가더니 갑자기 이상행동을 하는것이었다. 

그 후임의 등에는 총을 매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 총을 두 손으로 들더니 초소를 빙빙 돌면서 춤을 추는것이 아닌가.

그 춤이라는것이 옛날 사람들이 무언가 흥에 겨울때 덩실덩실 춤을 추는 것처럼 초소 주위를 빙빙 돌면서 추는 것이었다.

저게 정신이 나갔나 싶을정도로, 무언가 정말 행복에 겨운 듯 온 몸으로 그 즐거움을 발산하는것이었다.

나는 반 어이가 없고, 반 분노에 찬 목소리로 "야 너 왜그래? 미쳤어?"라고 소리쳤다. 

하지만 내 외침에도 아랑곳하지않고 계속 춤만 추고있질 않는가.

나는 화가 나 "야 이 새끼야 너 미쳤어?"라고 또 한번 소리쳤다. 

그러자 그 순간 춤을 추던 후임의 고개가 확 꺾이면서 나를 노려보는 것이었다. 

그 후임의 눈과 내 눈이 마주치는 순간 내 몸이 갑자기 굳어지면서 아무 행동도 할 수 없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눈이 마주친 후임의 눈은 내가 알던 후임의 눈이 아니었던 것이다. 

뭐랄까, 20대 초반의 여인인듯 한 눈초리? 꽤나 맑아보이는 눈이었다고 어렴풋이 생각하였으나, 내 몸이 말을 듣지 않게 되니 갑작스레 공포심이 떠올랐다. 

그와 동시에 아 지금 나는 꿈을 꾸고 있구나. 저게 말로만 듣던 귀신이라는 것이구나. 라고 깨달았다. 


분명 꿈을 꾸고 있다면, 그것을 깨달았다면 꿈이 깨야 하는데, 이상하게도 그걸 깨달았음에도 불구하고 

내 몸은 무언가에 결박된것처럼, 시선은 피하지도 못하고 계속 후임? 그녀?의 눈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원래 종교를 믿지 않는 무신론자인데, 사람이 다급해지니까 벼래별게 떠오르더라. 

그 예전, 1년 전쯤 신교대에서 억지로 종교활동 하라며 천주교 기독교 불교 셋중 무조건 선택하라던 때가

있었는데, 그때 나는 가장 만만했던 기독교와 가장 자유시간을 많이 주던 불교를 선택했었다. 

그때 들었던 것 중 하나가 기독교는 귀신?악귀?를 만나면 십자가나 성흔을 그으면 된다 하였고

불교는 무슨 주문?같은걸 외웠는데.. 뭐더라 뭔 사바하. 였는데.. 그걸 외우면 악귀가 물러간다 했던가.

갑자기 그것들이 떠오른 것이다.


그것들이 떠오르자마자 나는 불교의 주문을 외우면서 움직이지 않는 몸으로 정말 최선을 다해서 십자가를 긋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참 무신론자 다운 행동이었다.. 


아무튼 그렇게 하자 효과가 있던것인지 몸의 결박이 조금 풀리면서 신체가 조금 자연스러워짐을 느꼈다.

오, 이게 정말 효과가 있구나.. 싶어서 나는 더욱 빠르게 십자가를 그으면서 불교의 주문을 미친듯이 소리치며 

"내 꿈에서 나가!!!" 라고 몇번을 외쳤다. 

정말 필사적이었던걸로 기억했다. 

그렇게 얼마나 소리쳤을까. 갑자기 후임이 나에게 달려오면서 내 앞에서 정말 눈과 눈을 바로 앞에서 

보는것처럼 그 귀신의 두 눈을 마주치는 순간 꿈에서 깨어났다. 


생활관의 풍경이 눈에 비춰지기 시작했다. 나는 비로소 안도를 했다.

참 더러운 꿈도 다 있구나.. 정말 현실적인 꿈이었구나.. 싶으며 천천히 일어나려는 그 때 

몸이 또 움직이질 않는것이다. 

아니 대체 왜 움직이질 않는것인가 싶었지만 옆에서 자고있던 후임을 보고는 깨달았다.

후임이 누워있는 상태에서 미친듯이, 정말 발작이란게 이렇게 징그러운것인가 싶을정도로 미친듯이 떨고 있는 것이었다. 

아.. 이것도 꿈이구나.. 

꿈이라면 제발 깨 달라고 외쳤지만, 그게 말처럼 쉬우면 악몽이 아니지..

후임은 미친듯이 발작을 하며 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아..


후임이라 생각되는 물체는 미친듯이 떨며 내 옆으로 다가오고 있지, 내 몸은 안움직이지.. 원초적인 공포가 스멀스멀 떠오르는 상황에 

정말 젖 먹던 힘을 낸다는 게 이런걸까 싶을정도로 온 몸에 힘을 주며 손가락 하나라도 움직이려고,

(손가락이나 발가락을 움직이면 꿈에서 깬다는 말을 기억해서) 안간힘을 썼다.

이 노력은 다행히 먹힌것인가. 손가락을 움직이는데 성공했다. 

그 순간 내 몸이 자유로워진 것이었다. 

꿈에서 깬것일까?

하지만.. 꿈에서 깬건 아니었다. 

몸을 일으키는 순간 발작하던 후임은 내 옆까지 다가왔고, 나는 그 후임의 몸을 붙잡으면서 

왜그래! 라고 소리치며 뒤집힌 두 눈을 바라보았다. 

내가 소리치자마자 눈의 시선이 다시 내쪽으로 돌아오는데 

 

아...

 

방금 전에 꾸었던, 무기고에서 춤을 추고 있던 그 여인의 눈이었던 것이었다. 


그녀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후임의 몸은 거짓말 한 것 처럼 발작을 멈추었다. 

내 눈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그 여인의 눈.

 

그와 동시에 나는 이유모를 억울함에 화가 났다.

대체 내가 뭘 잘못했길래 꿈속에서 이 난리일까? 

뭘 말 하려고 대체 이 난리일까?

나는 너무 화가 난 나머지 후임의 팔을 붙잡으며 그녀의 눈에 들이대며 


"이게 니 손이야!? 니 손 아니잖아! 이게 니 손 맞냐고! 아니잖아!" 


라고 소리쳤다. 


"이 몸에서 나가! 니 몸이 아니잖아! 이 몸에서 당장 나가!!!"라고 


정말 악에 겨운 목소리로 고함을 질렀다. 

그제서야 내 말이 통한것일까? 후임의 손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눈동자가 다시 날 바라보더니

고개를 천천히.. 아주 천천히 끄덕였다.

한번.. 두번...

정말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던 그의 목이 두번째 끄덕이며 올라와 내 눈을 보는 순간

나는 꿈에서 깨어났다.


현실적인 느낌이 들면서 안도감이 들었다.

정말 꿈에서 깬것이다. 

그때 후임 또한 부스스 일어나면서 나를 바라봤다. 

분명 후임의 눈이 확실했다. 

확실하게 안도한 나는 시계를 보았다. 


새벽 4시 45분

04시 45분.


빌어먹을. 꿈들이 깨어나기 몇분전에 꾸기 시작하던 것이라는데 그렇다면 필시 내가 꾸던 꿈들은

4시 44분이라는 시간에 꾸고 있던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니 등골이 쭈뼛 서는것이 아닌가.


내가 시계를 보면서 멍하니 있으니까 후임이 이상함을 느꼈던가. 


"김XX 상병님 왜 그러십니까? 아까도 갑자기 계속 뭐라뭐라 소리치시던데.."


라고 말하는것이다.


그렇다는 말은 내가 꿈을 꾸면서 소리를 쳤다는 것인데 

나는 후임에게 내가 소리친게 엄청 컸냐고 물어봤는데, 후임의 말은 그렇다는 것이다. 

그때 다들 지원나간 관계로 생활관이 남아돌았고, 다들 넓게 자겠다고 다들 다른 생활관으로 가서 

자고있던 상황에, 가장 넓은 생활관에 가서 있던 모포를 다 깔고 자고 있었는데, 내 고함소리가 

복도 끝까지 들릴정도로 컸다고 하는것이다. 


어이가 없었지만 시계를 보니 4시 50분. 5시에 근무교대를 해야하니 지통실로 가서 보고하고 근무교대를 해야했다. 

나는 후임에게 자세한건 내려가서 말해주겠다고 하며 지통실로 보고하러 갔는데, 지통실에서도 

뭔 일 있었냐고 나에게 물어보는것이다. 

아.. 내 고함소리가 정말 크긴 컸구나, 싶으면서 무서운 악몽을 꿨다고, 갔다 와서 말씀드리겠다고 하고 

후임과 함께 무기고로 내려와 근무교대를 하였다.

 

그상태에서 후임이 또다시 궁금해졌는지 나에게 무슨일이 있었냐고 말하길래 나는 처음 꿈 꾼 상황부터 해서 

알려주려 했다. 

후임이 무기고에 내려가 춤을 추는 상황부터 후임의 눈이 후임의 눈이 아니라 어떤 여자의 눈이었다고 

말 해주는 순간 

무기고 앞쪽에 있던 창고의 문이 벌컥!! 하고 열리더니 다시 쾅!! 하고 닫히는것이다.

진심 후임과 나는 제대로 깜짝 놀랐다. 

비록 바람이 선선하게 불고있었다지만 그정도로 심하게 바람이 불던것은 아니었다.

아니 애초에 창고는 항상 문을 잠궈놓는데. 대체 왜??? 

하지만 난 지금 겪었던 꿈을 한시라도 후임에게 알려주고싶어서 

후임이 무섭다는데도 나는 괜찮아 괜찮아 하며 다시 이야기를 이어가기 시작했다. 

얼마나 이야기를 말했을까.

꿈을 깨자 또다른 꿈이 있었다. 그 꿈 안에서의 후임의 행동에 대해서 말하는 순간 


이번에는 무기고 앞 보관함(무기고를 들어갈 때에는 핸드폰,라이타 등등 절대로 들고 들어갈수없다)의 문이

벌컥 하고 열리더니 또 쾅!! 하고 닫히는 것이다. 

분명 보관함의 앞부분은 고정되어있을 것인데 말이다. 


귀신 이야기를 하면 귀신이 온다고 했던가?

괜찮다고 했던 나조차 등골이 오싹해지는게 더이상 말하면 후임이 졸도할거같아서 더이상 이야기 하지 않고, 2시간동안 후임은 불안한 눈빛으로 사방을 보며 

아무런 지루함 없이 근무교대를 하고 위를 올라갔다. 

지통실에서는 그 악몽에 대해 별로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는지 나에게 물어보지 않아서 그냥 넘어가서 

쉬려고 그 생활관으로 들어갔다. 

근데 왠지 내가 잤던 그 자리는 수맥이 흐르는지 꿈자리가 사나운 자리라 생각해서 다시 그 자리서 자고싶지 않아 후임과 자리를 바꿨는데

등을 드러눕는 순간 내 등에서 진동이 미친듯이 울리는것이다. 

마치 꿈속에서 후임이 발작을 일으키며 떨었던 것 처럼..


근데 이상한 것은, 


생활관에 진동을 울릴만한 어떠한 것도 없었다는 것이다. 


난방도 전원꼽는 라디에이터인데다가, 드러눕는 공간 안쪽에는 어떠한 것도 없는 것이었는데 말이다.

 

지금생각해도 참 오싹해지는 순간이었다.


필력이 그리 좋지 못해서 그때당시 겪었던 공포가 많이 미화됐는데

정말 그때는 무서워 죽는줄 알았다.. 

대체 그 여인은 누구였을까?

나한테 뭔가 말하고 싶었던게 있었을까?

지금도 궁금하지만 다시 만나고 싶진 않다;

읽어줘서 고마워 형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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