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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포항 청계리 저수지

title: 메딕오디2019.05.27 18:38조회 수 1233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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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포항 영덕 하얀집 사연을 올려봤는데, 제가 겪은 실화담을 한가지 더 얘기 해 보려 합니다.

 

 

 

때는 2005년쯤 됐을 겁니다. 저희 집안은 낚시하는 걸 즐겨했습니다.

 

물론 친척들도 좋아했으며, 당일치기나 밤낚시 또한 자주 하는 편입니다.

 

그 날도 일가 친척들과 민물 낚시를 하기로 결정하였고, 아침 새벽부터 서둘러 목적지로 향했습니다.

 

 

포항에서 월포까지는 30분... 그 사거리에서 20분정도 더 가니 청계리 비 포장도로가 나오더군요.

 

청계리는 증조할머님이 사시는 곳이기도 하기 때문에 우선 그곳으로 먼저 발길을 돌렸습니다.

 

 

"할머니, 저희 왔습니다."

 

 

이미 기력이 많이 쇠한 상태이시라 대답할 힘조차 없으신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저희 식구들은 밤이 되기 까지 머물러 있었고, 

 

저는 가기 전까지 할머니 곁에 앉아 있었습니다.

 

 

"오늘... 낚시 하러 왔...나?"

 

 

힘겹게 소리를 내시어 저한테 말씀 하셨습니다.

 

 

"네 할머니. 많이 잡으면, 할머니께 매운탕 끓여 드릴께요"

 

 

할머니는 무언가 의미심장한 웃음을 하시며, 잠을 청하셨습니다.

 

 

시간은 저녁 8시쯤.. 차를 타고 낚시를 하기 위해 청계리 저수지로 들어갔습니다.

 

워낙 산세가 깊고, 비포장 도로라 한참을 들어가야 저수지가 나오기에, 서둘러 향했습니다.

 

도착하니, 이미 몇명의 사람들은 낚시를 하고 있었고, 

 

저희는 좀 더 넓은 장소를 택해, 텐트를 치고, 낚시대를 점검하여, 낚시를 시작했습니다.

 

외삼촌과 저, 고모부 모두 입질이 없는지 30분째... 지났을 무렵 아버지께서 한마리 걸리 셨는지, 낚시대를 들어 올리셨습니다.

 

 

"야 이거.. 뭐가 이렇게 힘이 세노.. 큰놈이 물었나 ..어후.."

 

 

점점 걸린 것이 모습을 보일쯤 검고 길쭉하게 생겨, 모두 의아해할 때, 외삼촌이 손을 가리키며 말씀 하셨습니다.

 

 

"저거.. 장어.. 민물장어 아니가 요새 저런 것도 올라오나.."

 

 

하며 말할 때였습니다.

 

아버지는 낚시대를 당겨, 그것을 올렸고, 순간 저는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것은 민물 장어가 아니라 뱀이었습니다.

 

아버지는 밤눈이 어두운 편이라 아직 모르셨고, 저는 황급히 아버지를 보고 외쳤습니다.

 

 

"아버지! 그거 장어가 아니라, 뱀입니다. 뱀! 당기지 마시고 버리세요!"

 

 

"야가 무슨 소리를 하노 .. 뱀이 와 지렁이를 무노 .."

 

 

그 순간 일이 터졌습니다. 

 

아버지는 저희 말을 농담으로 여기시고, 낚시대를 당겨 뱀 머리 부분을 손으로 잡으셨고, 

 

그 뱀은 순간적으로 저희 아버지 팔을 물었습니다.

 

 

"악!"

 

 

"아버지!"

 

 

저희 모두는 뱀부터 저수지에 내팽겨 치고, 아버지 상태를 확인 했습니다.

 

그 뱀이 독이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 할 길이 없었기 때문에, 

 

외삼촌은 황급히 입으로 물린 곳을 들이 마셔 뱉으셨고, 다행히 병원까지는 안 갈 상태가 되었는 것 같았습니다.

 

 

너무나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너무나 당황했습니다.

 

뱀이 미끼를 문 것도 이해가 되지 않았으며, 그렇게 반사적으로 아버지를 문 것도, 상식적으로 생각 할 수 없었습니다.

 

아버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씀하셨습니다.

 

 

" 참.. 재수도 없네"

 

 

"아이고, 형님. 그 정도 상처인게 천만다행입니다. 더 다쳤으면 우얄뻔 했는교"

 

 

그렇게 30분이 지났고, 다시 낚시를 시작했습니다.

 

 

아버지는 텐트에서 주무셨고, 고모부, 외삼촌, 저 이렇게 세명이서 미끼를 던졌습니다. 

 

유난히 고기가 잡히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붕어 한마리 안 낚이겠나.. 하는 마음으로 기다렸으나, 입질은 잘오지 않았습니다.

 

시간은 계속 흘렀고, 시계바늘은 자정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점점 눈이 무거워 질쯤.. 옆쪽에서 무언가를 물속으로 던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첨벙.... 첨벙...."

 

 

"아 이거 참 나. 무슨 떡밥을 한무더기로 던지나.. 저양반이"

 

 

외삼촌이 신경질적으로 푸념하셨습니다.

 

저 또한 그 소리가 컸기에, 인상을 찌푸렸고, 저러다간 곁에 있던 물고기 마저, 달아나게 될 것 같았습니다.

 

저희 자리가 양쪽으로 나무가 우거져 옆쪽에 있는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곳이었습니다. 

 

도저히 안되겠는지, 외삼촌은 자리에 일어나 소리쳤습니다.

 

 

"야 이 양반아! 당신만 여기 낚시 하러 왔나. 어!"

 

 

그러자 첨벙거림은 멈췄고, 다시 조용해졌습니다. 

 

저는 외삼촌의 말에 수긍했기 때문에 조용해진 거라 생각했습니다.

 

고기를 낚지 못한 아쉬움을 한 채 텐트로 잠을 청하러 갔습니다...

 

 

저는 밖에서 외박하면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있기 때문에, 그 날도 새벽 6시쯤 일어났습니다.

 

 

"어..~~읔!!~"

 

 

크게 기지게를 피고, 저수지를 바라 보았습니다.

 

새벽인지는 몰라도 저수지는 안개로 뒤덮혀 있었고, 산 속인 만큼 날씨도 추웠습니다. 

 

다시 텐트로 돌아가 외투를 입을 때였습니다.

 

 

"첨벙.... 첨벙...."

 

 

또 다시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이상한 기분마저 들었습니다.

 

어제와 반복되는 똑같은 첨벙거림. 저는 그것을 확인 하기 위해 옆쪽에 있는 그 소리로 향했습니다. 

 

그 쪽으로 갈수록 커져가는 첨벙거리는 소리...

 

 

나무를 돌아 안개진 곳으로 도착할쯤. 그 소리를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안개가 뒤덥혀 잘은 보이지 않았으나, 남자 한명이 물속으로 무언가를 던지고 있었으며, 

 

저는 발길을 떼지 못하고 계속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5분동안 똑같은 반복으로 무언가를 던지는 남자.. 갑자기 행동을 멈추고 뒤를 돌아 저를 보는 것이었습니다.

 

너무나 놀라 그 자리에서 뛰었습니다.

 

 

"헉... 헉... 삼촌! 삼촌! 일어나봐라!"

 

 

"으...음.. 와 ..?"

 

 

저는 삼촌을 데리고 그 남자가 있는 곳으로 향했습니다.

 

허나, 그 남자는 없었고, 누가 있었던 흔적이나, 발자국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삼촌은 잠이 덜 깬 채 말했습니다.

 

 

"와 아침부터 깨우노 임마 ~ 아~ 음 삼촌은 더 자러 간다"

 

 

방금 까지도 있었던... 남자.. 안개속에서 무언가를 던지던 남자... 내가 도망갔을 때, 이미 다른 곳으로 갔나?

 

내가 잠결에 잘못 본 것일까..? 저는 수많은 생각이 머릿속으로 진저리를 쳤습니다.

 

 

그렇게 이상한 일을 겪은 저는 아버지를 부추겨, 빨리 철수 하고 가자고 하였고, 

 

아버지는 가는 길에 할머니라도 보고 가자고 말씀 하셨습니다.

 

왠일인지, 할머니는 집앞 마루에 나와계셨습니다. 

 

무언가를 하염없이 계속 주시하는 눈빛이었고, 

 

저는 할머니께 매운탕 못 끓여 드리겠다는 죄송한 말씀을 드리러, 할머니 옆으로 앉았습니다.

 

 

"할머니.. 죄송해요. 물고기가 안잡혀서.. 다음에는 꼭 끓여드릴께요"

 

 

할머니는 조용히 웃으며 말씀하셨습니다.

 

 

"현아... 할머니는.. 뱀매운탕은 안좋아 한단다... 다음..에는 물고기를.. 잡아.. 알았지? 

 

어제 꿈에서... 하늘에 계신 오빠가 그러더구나.. 너희들이 물고기는 안잡고... 뱀이나 잡는다고.. 

 

얼마나 그러시는지.. 내가 아주.. 혼났구나.."

 

 

"예..예!?"

 

 

그 일이 있은 후 두달 후에 할머니는 돌아가셨습니다. 

 

저는 할머니 산소에 갈 때마다 생각합니다. 그 때 매운탕을 못 끓여드려 죄송하다고...

 

 

 

 

출처 : 짱공유닷컴  베스티벨리 



웡 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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