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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밀폐된 주점 안에서... 3/3

title: 금붕어1현모양초2022.09.12 18:02조회 수 3453추천 수 1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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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렇게 아무말도 못하고, 몇분을 그렇게 앉아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입구쪽에서 누군가가 내려오는 소리를 들었는데, 누가 먼저라 할것도 없이 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후다닥 방안에서 튀어나갔죠.

"야. 뭔일 있냐?"

입구쪽으로 들어서던 영철은 방안에서 튀어나오는 저희를 동그란 눈으로 의아하게 쳐다보고 있더군요.

그러나 기석과 진석은 영철을 신경쓰지도 않는 듯.

진석은 숨넘어 갈 것 같은 모습으로 기석에게 물어왔습니다.

"야 너 아까 코드 뽑은다음 대충 걸쳐 놓지 않았냐?"

".....어?"

기석은 진석의 물음에 오른쪽 위로 눈알을 굴리며 미간을 찌푸리고는,

"** 그런것 같기도 하고....."

"잘 기억해봐. 저게 저절로 꼽혀 있을리는 없잖아? 기계 다시 밀어넣다가 꼽힌 걸수도 있는거 아녀?"

"아 젠장 모르겠네....."

"야 나도 환장하겠어.....저거 진짜 뭐냐? 진짜 저런게 있는거냐? 앙?"

"그냥 꿈 같다. 존나 사실 같은 꿈...."

".........."

마음은 인정을 하면서도 지각능력은 그것을 좀처럼 따라가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합리화를 시키는 거다. 지금 일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고 있는거야....'

그런 생각이 들만도 한것이 얼굴들은 두려움에 그 빛이 역력한데, 애써 피하려고 하는 행동들도 분명
굉장히 당황한 상태라는게 분명했죠.

"야 무슨일 있었는데?"

"말도 마라. 방에 들어갔는데....아까 뽑아놓은 코드가 다시 박혀 있더라고..."

"뭐? 어떻게 그렇게 돼?"

"야이 ** 그걸 내가 어케 알어? 지금 숨넘어 갈뻔 했는데..."

"진짜 밀어넣다가 다시 박힌거...."

"**아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기석의 말에 순간 넷 사이에는 침묵이 찾아왔습니다.

그나마 그것일 것이다라고 스스로 합리화를 시켰던 부분이 깨져 버린 것입니다.

"그건 아니라고......그게 밀어서 다시 꼽혀 있을리가 없어..."

지각능력이 제 기능을 발휘 될 수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누구도 마음속에 '불안' 이란 단어를 떠올리고 있었을 겁니다.

'뭔가가 있다."

라고 저는 그 불안감이 그렇게 변해가더군요.

"야! 여자애들은?"

"밖에 앉아있어."

"울고불고 하디?"

"뭐 그렇지. 일단 좀 앉아 있으라고 했어."

".....그래..."

기석은 많이 지친 표정이었습니다.

어디 앉을곳을 두리번 거리더니 카운터 옆에 있는 간이식 의자에 털썩 앉아 벽에 몸을 파묻듯이 기대는 것이었습니다.

"야. 어떻하지?"

".........."

기석은 지친눈으로 저를 올려다 보며 말했습니다.

"뭘 어떻해...."

기석은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더니 멍하니 앞을 바라본채 이야기를 하더군요.

"야 우리 어렸을때 뭐 무서운거 보다가 존나 무서워지면 '워!' 하고 누가 하나 소리 지르잖아?

그럼 ** 뒤지게 뛰어서 밖으로 나가던것들 있지?"

물론 저는 그런 경험이 있었습니다.

등을 타고 올라오는 공포가 머릿카락을 타고 오를때, 누군가가 소리를 지르면 울며 불며 뛰던 기억을요. 맨 마지막에 뛰면 꼭 죽을 것 같은 그 느낌...

"지금 내 심정이 딱 그렇다. 너네들 누군가 하나 소리 지르면 여기서 안 튀어나갈 자신 있냐?"

기석은 멍하던 시선을 돌려 우리들을 돌아보며 이야기 하더군요.

"미친...우리가 애들이냐?"

진석이 제일 먼저 대답 했습니다.

"하하. ** 한다. 새끼. 아까 방에서 젤 먼저 튀어나간게 누구지? 앙?"

"..........."

당연히 할말이 없었겠죠 진석은.

"야....."

기석이 우리를 부르는 그 다음 목소리는 굉장히 낮게 깔려 있었습니다.

"나 이 가게 말야. 좀 있으면 인수 할지도 모른다."

"뭐?"

영철이 제일 먼저 튀어 나가듯 말을 던지더군요.

"야 니가 뭔 돈이 있어서?"

"좀 모아둔게 있어..."

"이햐~ 새끼 성공했네. 군대 면제 받더니 돈만 죽어라 쳐 모았나 보구만."

"그런게 아냐 새끼야."

기석은 아까보다 더 지친 눈으로 앞을 멍하게 바라보면서 말을 이었습니다.

"낼 이 가게 인수할려고 계약서 쓰는 날이야. 원래는 오늘이었지. 이게 다행인거냐 혹시?"

기석이 우리를 바라보며 물어왔지만, 누구도 쉽게 대답할 질문은 아니었습니다.

"** 사람 철썩 같이 믿었는데... 사장 이 새끼 이런게 있다고는...."

그러고는 기석은 기대고 있던 몸을 일으켜 위자에서 일어날려고 했습니다.

그 때,

'빠바 바바밤~'

좀전에도 들었던 알 수 없는 옛 노래의 멜로디가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그 방에서...

이번에는 천정에 있는 오색 전등도 같이 켜진채 말입니다.

일동 경직된 얼굴로 고개만 돌려 서로를 쳐다볼뿐 얼어붙은 듯이 누구도 움직이질 못하고 있었습니다.

"야. 아까 기계뒤서 코드 뺐냐 안 뺐냐?"

진석이 기석을 바라보고 물었습니다.

"뺐던지 아닌지 그게 중요한게 아냐."

"뭐?"

저는 기석의 말을 알아듣고는 누가 시킨 듯 입에서 말이 튀어나왔습니다.

"야 아까 기석이가 저방 차단기 내린거 못 봤냐?"

진석은 그게 뭐냐는 듯 굉장히 불안한 표정으로 카운터 쪽으로천천히 시선을 돌리더군요.

차단기함은 열어진 그대로 내부를 보여주고 있었지만, 그 중에 어떤 차단기가 저 방의 것인지는 알 수가 없었습니다.

"뭐냐 이거.....지금 내려가 있는 거 아냐?"

진석은 패닉상태에 가까운 표정을 리얼하게 지어보이고 있었습니다.

그때 조용히 기석의 목소리가 주위 공기를 타고 흩어져 가더군요.

"지금 튀어나가고 싶은 놈은 얼릉 튀어나가라. 대신 소리는 지르지 말고..."

딱 그때 제 심정이었습니다.

회사에서 전화를 받을 때 잊지못할 날을 만들어 주겠다던 기석의 목소리가 바로 옆에서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어이. 침착해 보자고....."

그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던 분위기의 정적을 깨고 영철이 그 방안으로 들어서는 것이었습니다.

"야 이 전등 어떻게 끄는 거야?"

"뭐 할려고?"

"아 그냥....."

"거기 가지 마라. 별로 느낌이 안 좋다."

"마 괜찮어."

"거기 입구 안쪽 벽에 봐라. 스위치 있을거다."

곧이어 바깥쪽 바닥에 형형색색 돌아가던 불빛이 꺼졌습니다.

불빛이 사라지고 수초 후.

"야! 일로 와봐!!"

영철의 목소리에서 우리는 뭔가 안 좋은 것이라는 것을 직감하고, 바로 방안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야 저기 봐봐. 저기...보이냐?"

"어디? 어디? 뭔데?"

우리는 입구쪽에 우르르 몰려서서 영철이 가르키는 손가락을 따라 시선을 옮겼습니다.

'아지랭이?'

제 머릿속에 바로 떠오른 단어였습니다.

겨울철 난로위에 있는 주전자에서 피어오르는 그것이라고 해야 할까요?

제 생각엔 그게 딱 그랬습니다.

"야 저게 뭐냐!!"

"..........."

누구도 그곳에 집중된 넋을 돌아오게 할 수 없었습니다.

"프레데터에서 나오는 그런거 같은데...."

누군가의 중얼거리는 듯한 말에 저는 영화의 한 장면을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아냐 그거랑은 달라.....아지랭이 같지 않냐?"

머리속에 있던 생각이 그대로 나갔습니다.

분명 그 장면의 그것과는 사뭇 많이 다르긴 해도 비슷한 것이 노래방 계기판의 빛을 받아 발광하고
있다고 해야 할까요?

제 느낌에는 아지랭이 너머로 보이는 노래방 계기판 정도로 기억되어 집니다.

'그런데 저게 이런곳에.....'

문득 생각이 '왜' 라는 곳까지 도달하자 갑자기 등에 오한이 느껴지는 것 같았습니다.

'위험하다!'

오한이 느껴짐과 동시에 저는 그곳에서 등을 돌리려 했습니다.

그 때였습니다.

진석이가 이상한 행동을 한 것이...

진석은 구부정하게 친구들 사이에서 제 뒤에 있었습니다.

제가 나가야겠다고 생각하고 돌아서는 그 때 진석은 몸을 바로 세우더니 방안쪽으로 들어올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야. 들어가지마!"

거의 동시에 옆에 있던 기석은 '저리로 비켜있어' 하는 시늉처럼 팔로 진석의 가슴부위를 밀어냈습니다.

그런데.....

"어?"

하는 표정으로 저랑 기석은 그 순간 눈이 마주치게 됐죠.

제가 앞에 있었기에 진석은 저를 비켜 가야 하는데, 그것이 아니고 그냥 내딪는 발걸음에 제가 채이듯이 밀려났습니다.

기석에겐 아무런 저항이 없다 라는 행동 같았습니다.

막 출발할려는 차에 손을 대었다가 그대로 밀리는 느낌이랄까요?

그러면서 밀어내려던 기석의 팔은 뻗어내자 마자 마치 강제로 팔이 안쪽으로 접혀버리듯이 밀리더군요.

그렇게 저는 밀리면서, 옆모습이 거의 다 지나가버리는 진석의 모습을 보았는데, 정말 그 찰나와 같은
순간에 말이죠 갑자기 단어 하나가 떠 오르는 겁니다.

'홀렸다.'

그 찰나의 순간에 예전에 친구들한테 들은 홀려서 힘이 장사라느니, 벼랑까지 갔다느니, 하는 기억이
플레쉬처럼 지나가더군요.

지금 생각해보면 저도 거의 반사적으로 일어나서 정말 혼신의 힘을 다한 것 같습니다.

있는 힘을 다해 진석의 뺨을 후려갈겼거든요.

'짝!'

제정신이었다면 아마 굉장히 아팠을 겁니다.

제 손이 얼얼할 정도로 때려버렸으니까요.

"뭐야!!"

버럭 소리를 지르며 저를 쳐다보는 기석. 그 모습에 제가 제대로 판단한건가 싶어 당황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아닌 모양이었습니다.

"야. 잘했다. 이새끼 데리고 빨리 텨 나가자."

기석이 그 와중에도 엄지를 들어보이며, 씽긋 웃어보이더군요.

"뭐 임마?"

진석이 몸을 휙 돌리며 기석을 바라볼려고 하는 모양이었습니다.

그러다 곧 움직임을 멈추고 주춤거리는가 싶더니,

"어? 나 아까 문에 있었는데....."

"야이 **! 니가 그러니 쳐 맞은거야."

"뭐........?"

그 때 바깥쪽에 가장 가깝던 영철이가 안으로 들어오면서 진석의 팔목을 채듯이 잡고는 밖으로 끌고
나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영철과 진석은 밖으로 나갔고 뒤따라 기석과 저도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뒤를 힐끗 돌아보았는데.....

"야. 돌아보지마라..."

기석이 제 어깨를 툭 치듯이 밀고는 먼저 나가는 것이었습니다.

"..........."

아지랭이.

뜨거운 주전자 위에 피어나는 정말 그 아지랭이 같은 모습....

기계가 가열되어서 그랬던 걸까요?

아지랭이가 필 정도로 가열되지 않는다는 것은 이글을 읽는 분들도 잘 아실겁니다.

넷 중 누구나가 봐도 확연히 볼 수 있었던 그 일렁거림.....

지금 생각해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저희는 모두 밖으로 나왔고, 제가 마지막으로 나오자 기석은 입구쪽에 기다렸다가 입구를 잠그는 것이었습니다.

밖에는 처음에 있던 모든 인원이 나와서 기다리고 있더군요.

'철컥 철컥'

기석은 굳게 닫힌 문의 손잡이를 연신 흔들어 보다가는 저희쪽으로 돌아서더군요.

"오빠....."

희연이라는 아가씨가 기석에게로 다가갔습니다.

둘은 사귀는 사이였던 모양입니다.

"야야 괜찮어. 일단은 이대로 문닫고 내일 밝으면 다시 오자. 지금은 도저히 저 안으로 못 가겠다."

"오빠 정말 괜찮은거야?"

".........."

연신 묻는 그녀는 당장이라도 울것 같은 표정이었어요.

그 둘을 주위에 서서 지켜보는 우리들도 정말 괜찮은건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을 겁니다.

아무도 대답을 쉽게 내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그곳에서의 일은 마무리 되었습니다.

그 후 우리는 분위기 우울한 상태에서 헤어지면 안된다는 기석의 제안으로 부평 먹자골목으로 가서

한잔을 더 기울였고, 그 와중에 진석이 뺨맞은 이유를 설명해주니 녀석이 굉장히 당황해 하던거 기억

나네요.

시간은 흘러 새벽 4시 정도가 되어서 집으로 향하게 되었는데, 이상한 일은 연이어 일어나는 모양입니다.

그 때 바로 집에 안가고 왜 그곳엘 갔는지 지금 생각해도 모르겠네요.








후일담이라면,

그 친구는 그 가계 계약 포기 하지 않았습니다.

담이 좀 센 친구였어요.

아니 자기 가게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지, 그런 이상한 일 보다는 그녀석의 의지가 더 강했던 모양입니다. 지금은 그곳에 없지만, 부평 어딘가에 보통 이상은 하는 호프집을 운영하고 있어요.

그곳에서 열심히 벌어서 말그대로 업그레이드 한거죠.

그 희연이란 아가씨하고, 결혼해 아이들 낳고 잘 살고 있습니다.

가끔 놀러가면, 저 이야기 하면서 아직도 그때 더 강하게 밀어붙이지 못했을까 하고 후회하곤 합니다.

좀 웃기죠....

글로 써서 잘 표현이 안되었지만, 저 때 그 분위기를 같이 맛 보신 분이라면, 쉽게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 못하는데, 그 녀석은 웃으면서 잘도 이야기 하네요.

여튼 그때의 그 아지랭이? 라고 할까요?

가위 눌리면, 그 때 기억도 가끔나서 눈앞에 보이곤 하는데, 뭐 물론 제가 만들어낸 형상이라 오버랩
된다는 정도의 영상이랄까요.

기억은 언제나 정확하지 않은 모양인지 가위눌려 만들어 내는 그것은 그 때 보았던 그것만큼 그 형상을 갖추진 못하네요.

이상 여기까지는 잊을 수 없는 날의 사건 하나를 올려봤습니다.

1차 출처 : 웃대 공포게시물 님
2차 출처 : 실제로 겪었던 무서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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