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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수위 아저씨

여고생2016.10.13 17:17조회 수 1297추천 수 4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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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시절에 있었던 이야기를 적어보려한다.

귀신보다는 사람이 가장 무섭다는걸 겪었던 이야기. ? ? 



초등학교 4학년시절.. 당시 스타크래프트가 발매되고 한창 미쳐있을때였다. 

토요일이고 부모님도 일찍 주무시겠다. 밤새 치트키로 얼룩진 싱글플레이에 미쳐가고 있었었다. 



어두운 방안엔 딸깍딸까 마우스질하는 소리와? 키보드 두들기는 소리만 들렸었고.. 

시간가는줄 모른채 스타에 빠져있었다. 새벽 2시쯤 되었을까? 



슬슬 눈이 풀리고 졸음이 쏟아져 이제 자야겠다고 컴퓨터 전원을 내리는 순간. 

현관문이 '끼익~찰칵.'하는 소리가 들렸다. '아버지가 지금 오셨나?' 라고 생각했지만 아뿔싸.. 



아까 부모님은 주무시고 계셨다. '뭔소리지?'하고 내 방문을 열고 나가려는데.. 



누군가 내 방문을 살짝 열었고.. 방문틈으로 '눈'이 보였다. 그 '눈'이 날 1초정도 쳐다보는데.. 

온 몸이 굳었다. 사시나무떨듯 다리가 덜덜 떨렸고.. 



소리를 지르고 싶어도 누군가 내목을 꽉 누르듯이 목이 꽉 막혀 숨소리 조차도 나지 않았다. ? 

어두운 방안, 모니터의 잔잔한 조명에 그 '눈'의 주인공이 점점 비춰지고 있었다. 



그리고 손에 들려있던 사시미까지 반짝하고 빛났다. 

어린 나이에도 살고 싶었는지 소리를 질러보려고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그 사람이 조용히 방문을 닫고 내 앞으로 와선.. "소리지르지마" 라고 속삭일땐 



정말 아랫도리를 적시는줄 알았다. ? 그렇다.? 도둑이 든것이다. 

그것도 식칼이 아닌 사시미로 무장한..도둑.. 도둑이 조용히 내 방안 형광등 스위치를 찾는다. 



더듬더듬하더니 스위치를 누르고 방안에 불이 들어왔고.. 도둑과 나는 서로 흠칫하며 놀라기만했다. ? 



그 도둑은 당시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의 수위아저씨였다. 얼굴을 보곤 눈물이 마구 쏟아졌다. 



학교에서 묵묵히 잡일과 조경일 열심히 하던 아저씨가 우리집에 

도둑으로 찾아왔다는게 너무 실망해서 눈물을 쏟았는지도 모른다. 



그 아저씨도 내 얼굴을 기억했는지..? 정말 놀란 표정으로 뒤도 안보고 부리나케 도망가버렸다.? 



(사시미도 바닥에 버려두고 갈 정도로 도망갔으니 얼마나 놀란것이었을까..) 



우당탕탕 도망가는 소리, 현관문이 쾅 열리는 소리에? 주무시는 부모님은 벌떡 일어나 거실로 나오셨고.. 도둑이 나가는걸 보고서야 나는.. "아빠!!!!!!!!!!" 라고 소리를 질러대기 시작했다. 



상황을 바로 직감한 아버지는 날 쳐다도 안보시고 밖으로 뛰쳐나가셨다. 



한평생 경호업체에서 근무하던 내 집에 도둑이 들었다는게 정말 화나보이셨다. 



아무튼 엄마 얼굴을 보고 나서야 어린아이처럼 엉엉 울기 시작했고.. 



곧장 경찰에 신고한 덕에 5분도 안되서 경찰분들이 오셨다. 

경찰서에 가서 이것저것 경찰들이 물어보는데..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어린마음이었는지..학교를 위해 일하시는 분이라고 말을 못했다. 



여경이 와서 친절하게 대해주고 뭔가 캐내려는데.. 무서웠던 상황과 낯선 경찰서때문에 

입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10분이 조금 지났을까? 아버지가 오셨다. 



그리고 아버지옆엔 그 아저씨가 같이 오고 있었다. 날 달래지도 않고 뛰쳐나가시더니 



결국엔 잡아왔던것이다. 아버지의 상황은 이랬다. 현관문 소리에 놀라서 깨보니 내가 새하얗게 질린채 방가운데 멀뚱히 서있었고 '도둑이구나' 싶어서 부리나케 뛰쳐나가신 것이었다. 



아파트 한바퀴를 휭 돌아보고 뭔가 깨름칙해서 3층인 우리집 위를 가보려고 하셨단다. 

무심결에 뻥 뚫려있는 계단층 사이를 올려다봤는데 누가 보고 있더란 것이다. 

아버지는 참 대단하셨다.? 올라가는 중에 층수마다 엘리베이터 스위치를 눌러놓으셨고 결국엔 쫓아올라가 그 아저씨를 잡았단다. 



그사람이 도둑이 아니었다면? 이라는 말에는? 아직까지도 '그냥 직감이지 이놈아'라고 얼버무리신다. 다시 경찰서로 와서..아버지와 그 아저씨를 보곤 무언가 감정이 북받쳤고 '저 사람이 도둑이에요' 라고 나도 모르게 입이 떼어졌다. 



이것저것 조사를 하던 중에 의외의 사실이 밝혀진다. 당시 우리 아파트를 기준으로 좀도둑이 여러 집들을 털고 있었다. 그 좀도둑이 그 아저씨였으며..재수없게도 자신이 근무하는 학교 학생의 집을 들어오게 된 것이었다. ? ? 



하지만 내가 진정 사람을 무섭다고 느낀것은.. 그 아저씨의 진술이었다. ? ? ? 우리 아버지가 뛰쳐나가고 우리 동 6층 복도에서 기다렸고.. 아버지가 멀리가시고 나 혼자있게 되면.. 자신의 얼굴을 봤다는 이유로 어떻게 할려고 했었단다. ? ? ? 아버지의 '직감'이 없었더라면 어머니와 나는 정말 무슨 일 당했을거라는 생각밖에 들지않았다. ? 



그후 집으로 학교 선생님을 비롯해 교장,교감선생님이 주기적으로 찾아왔고 손에 뭔가 이것저것 많이 들고 온것을 생각해보면.. 학교 이미지를 위해 입 다물어달라는 로비가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가끔 고향집에 내려가 부모님과 이얘기 저얘기를 나누다보면 그때 이야기가 꼭 나오는데...아직까지 정정하신 우리 아버지를 볼때면 아버지는 아무나 하는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 일이후 그 아저씨가 어떻게 되었는지 물어보면 아직까지 말씀을 안해주신다. 궁금해 죽겠는데 말이야.. 아무튼 여름철에 좀도둑 사건이 많다고 한다. 모두들 문단속 철저히 잘 하셔서 피해없도록 하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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