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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챔피언의 살인청부

굴요긔2017.04.14 15:25조회 수 926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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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격적인 소식입니다! 국민 영웅 '최무정'이 구속되었습니다! 놀랍게도, 죄목은 '살인청부'로 밝혀졌는데요! 경찰이 살인청부업자를 검거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 . ]
 
WBC 웰터급 세계 챔피언 최무정! 
쓰러져도 쓰러져도 일어나는 오뚝이 정신으로, 온 국민을 감동하게 했던 영웅의 구속 소식은, 온 나라를 들썩이게 했다.
국민들을 더욱 충격적으로 만들었던 사실은-,
 
" 야야야! 들었어?! 최무정이 살인청부를 한 대상이, 자기 친엄마래!! "
" 헐! 대-박! "
 
홀어머니 밑에서 자라, 효성이 지극하기로 유명했던 최무정이 자신의 어머니를 왜 살인 청부했을까??
사람들의 관심이 쏟아지는 가운데, 최무정은 모든 사실을 인정했다.
그의 입에서 밝혀진 진실은, 사람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 지난 경기를 앞두고...저는 살인청부업자를 찾아가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내가 만약...챔피언 벨트를 따내지 못한다면, 어머니를 죽여달라고 말입니다. ]
 
" 헐! "
 
최무정은 자신의 '각오'를 위해 살인청부를 했던 것이었다!
 
[ 저는, 정말로 간절해지고 싶었습니다. 죽을 힘을 다하겠다? 목숨을 걸고 싸우겠다? 아니요, 인간은 그럴 수 없습니다. 아무리 마음 속으로 다짐해도, '진짜' 간절해질 순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진짜로 간절해지기로 했습니다. 제가 경기에서 패배하는 순간, 저희 어머니는 진짜로 죽게 되었습니다. 그제야 저는, 진짜로 목숨을 걸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챔피언이 되었습니다. ]
 
" 와... "
 
진실이 밝혀지자, 최무정을 욕하는 수많은 말들이 나왔다.
 
" 아무리 그래도 자기 어머니를 걸어?! 미쳤네 미쳤어! "
" 그러니까! 만약 그러다가 졌으면? 어휴~! "
" 자기 목숨 놔두고 왜 어머니 목숨을 걸었대? 쌍놈이네! "
 
반면,
 
" 자기 목숨보다 어머니 목숨이 더 소중하니까 그랬겠지! 솔직히 대단하지 않냐? "
" 난 좀 멋있다고 생각되더라.. 그 정도 각오로 임했으니까 챔피언이 된 거잖아? "
" 어머니도 알고서 동의했다던데? 그럼 그렇게 욕먹을 일만은 아니지 않나? "
 
누군가는 욕을 하고 누군가는 이해를 하는 이 상황 속에서, 이제 사람들의 관심사는 '처벌'이었다. 
과연 최무정의 사건은 어떻게 판결이 날 것인가??
 
결과는-, 기소유예! 
 
그 결과는 누군가들에게 아주 깊은 인상을 남겼다.
 
" ... "
 
.
.
.
 
 
[ 말씀드리는 순간-! 김남우의 라이트! 아~ 공치열 다운! 공치열 또다시 다운입니다! 일어나지 못합니다! ]
 
WBC 플라이급 실버 타이틀전!
김남우와 공치열의 경기는 예상외로 일방적이었다.
 
[ 아무래도 여기서 경기가 마무리될 것 같습니다~! 모두 박빙을 예상했던 경기가 2라운드 만에 이렇게 끝나게 되나요? ]
[ 네- 네, 아무래도 1라운드에서 공치열 선수가 발을 헛디디며 턱을 허용한 것이 컸다고 봅니다! 그때 대미지가 너무 커서 회복이 불가능했어요~ ]
[ 이번 경기의 승자가 세계챔피언에 도전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돌고 있는데, 공치열 선수 입장에서는 뼈아픈 실수가 되겠네요! 두 선수 다 이번 기회가 마지막 기회거든요~! 아쉽습니다. ]
 
바닥에 쓰러져 일어나지 못하는 공치열-, 카운트 다운을 하는 심판-, 승리를 확신하고 떨어져 관망하는 김남우-, 마무리를 예상하는 관객들과 해설들까지. 경기장 안의 열기는 이미 식어 있었다.
한데 그때,
 
[ 오? 공치열 일어납니다! 또 한 번 일어나나요?! ]
 
바닥을 보며 쓰러져있던 공치열이, 땅을 짚고 힘겹게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뒤로 빠져 있던 김남우가 자세를 잡으며 앞으로 다가가고, 심판의 카운트가 눈치를 볼 때-, 엎드린 공치열이 고개를 들어 김남우를 응시했다.
 
" ?! "
 
그 얼굴을 본 김남우의 눈이 흔들렸다!
공치열은 울고 있었다! 
그의 터진 입술 사이로, 울먹이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 어머니가... 어머니가 연락이 되지 않아요... "
" ?! "
 
[ 아-? 공치열 선수 무슨 말을 하는 것 같은데요! 무슨 말을 하는 거죠? ]
 
" 어머니가 연락이 되지 않아요!! "
 
절규하는 공치열의 목소리에 김남우의 눈동자가 의문으로 확장되고! 경기장 안의 사람들이 숨죽이며 귀를 기울였다!
 
" 제발...! 제발 져주세요! "
" ?! "
 
[ 아-! 공치열 선수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죠-?! ]
 
있을 수 없는 말에 사람들이 놀랄 때-,
 
" 제가 저희 어머니를 살인 청부했단 말이에요-! "
" 뭐,뭣?! "
 
[ 아닛-?! ]
 
경기장 안의 모두가 경악했다!
'최무정의 살인청부!' 
몇 달 전 있었던 그 사건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 이럴 수가! 고, 공치열 선수...! 이럴 수가! ]
 
해설은 물론, 관객들, 심판, 김남우까지 할 말을 잃었다. 
어느새 부들거리며 일어난 공치열은 김남우에게 애원했다.
 
" 제발 져주세요...! 제가 지면 우리 어머니가 죽는다고요! "
" 으...? "
 
당황해서 어쩔 줄 모르는 김남우!
가장 빠르게 정신을 차린 해설의 비명 같은 말이 속사포로 터졌다!
 
[ 아-! 공치열 선수 무슨 짓을 저지른 겁니까! 사실일까요?! 아-! 아-! 상황이 엉망진창이 됐습니다!! 이게 뭡니까?! 아-!! 아-!! 공치열 선수 그러면 안 되는데요!! 아- 안 되는데요!! 아- 아!! ]
 
공치열은 울며불며 애원했다! 
 
" 제발 져주세요! 무슨 일이 있어도 저는 지면 안 돼요! 저희 어머니가 죽는단 말이에요-! "
" 아, 으...! "
 
[ 아-! 이 일을 어떻게 합니까?! 심판도 당황한 모습입니다!! 아-! 아-! ]
[ 허허~ 이거 참.. 허허~ ]
 
경기장이 어수선해졌다. 여기저기서 관객들의 어이없는 웅성거림이 터졌고, 심판은 우왕좌왕-, 김남우는 너무 당황해 한 발 물러설 지경이었다.
곧, 해설이 마이크를 통해 공치열에게 말을 걸었다.
 
[ 저기-, 공치열 선수! 그게 사실이라면, 지금 중계를 보고 있을 살인청부업자에게 취소한다고 말을- ]
 
" 안 돼요! 제가 이기지 못하면, 하늘이 무너져도 어머니를 죽인다고 했다고요! 제발 져주세요 제발...! 우리 어머니를 살려주세요! "
 
[ 아- 공치열 선수! 아- 정말 이건...! 아-, 정말 옳지 못합니다! 옳지 못한 일을 했어요 공치열 선수!! ]
 
해설의 나무라는 듯한, 안타까운 그 목소리가 지금 모두의 심정이었다.
 
" 제발...! 제발요! 제발!! "
 
공치열의 계속된 애원에, 김남우가 심판을 쳐다보았지만- 그 역시 당황한 모습으로 어쩌지도 못하고 있었다.
끝내 싹싹 빌며 애원하는 공치열! 눈물범벅으로 통곡하는 그 모습이 안쓰러울 지경이었다.
일그러진 얼굴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김남우! 
한데 그때-,
 
" 인정상 져줄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
" 사람은 살리고 봐야지-... "
" 그냥 일단은 져주는 게-. . . "
 
관객들의 목소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사방팔방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김남우의 눈이 흔들렸다!
 
" 제발요! 제발 져주세요! "
" 으... "
 
김남우가 당황하여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을 때, 어느새 관객의 목소리는 하나가 되어 있었다.
 
" 져줘라-! 져줘라-! 져줘라-! 져줘라-! 져줘라-. . . "
 
[ 아~ 김남우 선수, 이건 어쩔 수 없을 것 같은데요~ ]
 
" 제발...! 제발 저희 어머니 좀 살려주세요! "
 
다가오는 공치열의 모습에, 사방에서 들려오는 외침에, 김남우의 동공이 사정없이 흔들렸다!
 
" 으...으으...! "
 
어느새 김남우의 앞까지 도달한 공치열!
 
" 미안해요! "
 
공치열의 주먹이 정통으로 날아들었다!
 
' 퍽-! '
 
" ! "
 
' 쿵-! ' 
 
경기장 바닥에 쓰러지는-,
 
 
[ 고, 공치열 선수 따운-?! 공치열 선수 따운입니다-! ]
 
반사적으로 나간 김남우의 카운터 주먹이, 무방비 상태인 공치열의 얼굴을 날려버렸다!
 
" ...... "
 
관객들 사이에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자기가 더 놀란 김남우의 커진 눈이 공치열을 내려다보고- 
곧,
 
" 미친 거 아니야?! "
" 세상에 어떡해? "
" 김남우 저 새끼 뭐하는 거야! "
 
관객들의 야유가 쏟아졌다! 
 
[ 아-! 아- 이걸 어쩌죠?! 어쩌죠-?! 심판도 당황한 듯합니다-! ]
 
그때까지도 가만히 있던 심판은 해설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카운트 다운-! 
몹시 당황하는 김남우!
 
" 아..아아...! "
 
세상이 떠나갈듯한 관객들의 야유가 김남우에게 마구 쏟아지고, 
심판의 카운트 다운이 종료됐다-
 
.
.
.
 
 
공치열의 어머니가 시신으로 발견됐다.
오열하는 공치열의 모습이 전국으로 방송되었다. 김남우의 처참한 표정도 함께.
 
누군가들은, 김남우에겐 잘못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 어떻게 거기서 공격을 하지?! 인정도 없는 새끼! "
" 아니 멍청한 게, 일단 그 경기에서만 져주고, 나중에 따로 합의하면 되잖아?! 그게 당연한 거 아니야?! "
" 공치열이 그렇게 빌었는데 어떻게 그러냐? 와...일단 져주고 나중에 얘기했어야지! "
" 타이틀 그게 뭐라고, 사람 목숨보다 중요하냐? "
 
어마어마한 악플과 비난이 김남우에게로 향했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온 국민이 그랬다.
 
김남우는 피해자일 뿐이라고 말하는 의견들도 있었지만, 대세에 묻혔다.
절대다수의 여론에게 그런 글들은 인정이 없는 글이었고, 역지사지가 안 되는 글이었고, 생각이 없는 글이었다.
 
그 거대한 적대 여론 속에서 김남우는 모든 것을 잃었다.
예정되어 있던 CF 촬영도 취소되었고, 스폰서들도 지원을 끊었다. 경기 이후의 모든 공식 활동이 중단되고, 심지어는 지역의 홍보대사마저 잘렸다.
 
그에게 남은 거라곤 상처뿐인 챔피언 벨트 하나가 전부였다.
 
.
.
.
.
.
.
 
 
[ 김남우 선수가 집에서 목을 맨 채로 발견되었습니다. 경찰에 의하면, 자살 과정에 챔피언 벨트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후-,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아주 신기하게도-,
 
절대다수의 여론이, 이번엔 또 반대로 향했다.
 
" 악플러들이 또 사람 죽였네! 내가 그렇게 욕할 때 알아봤다! "
" 솔직히, 김남우가 무슨 잘못이 있었냐? 정당하게 권투를 한 것도 죄냐? "
" 공치열이 돌아이짓 한 거 가지고, 왜 김남우가 그렇게 욕을 먹어야 했는지, 난 진짜 이해가 안 갔었거든? "
 
" 솔직히 반성해야 한다. 그때 욕한 사람들 다 어디 갔냐? "
 
자신이 반성한다는 글은 없어도, 남들이 반성해야 한다는 글들은 무수히 많이 쏟아졌다.
욕한 사람을 욕하고, 비난한 사람을 비난하는 사이..
 
 
길지도 않았다. 절대다수의 여론은 또 서서히, 다음 실타래의 끄트머리를 집어 들었다.
 
" 아 근데, 공치열이 진짜 쌍놈 아니야? 생각해보면, 이 모든 게 다 공치열이-.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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