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딸은 왜 옷을 다벗고 알몸이 되었을까? [후방]

엄마와 딸이 옷을 벗은 이유는? 이송희 사진전 ‘마미, 당신의 엄마에게’

입력 : 2016-06-19 12:39

6월 17일부터 26일까지 합정동 레인보우큐브 갤러리 모녀 누드사진 전시

엄마와 딸이 옷을 벗었다. 딸이 사진작가이고 엄마는 딸과 함께 누드모델이 됐다. 

서울 마포구 합정동 91-27번지 레인보우큐브 갤러리(070-7804-5365)에서 

6월 17일부터 26일까지 열리는 이송희 작가의 ‘마미, 당신의 엄마에게’라는 타이틀의 사진전 얘기다. 

레인보우큐브 갤러리는 지난 3월 ‘처음의 개인전’이라는 이름으로 공모전을 진행했다.

예술에 대한 열정과 실력이 있으나 아직 개인전을 하지 못한 젊은 작가에게 기회를 주고자 하는 의도로 마련된 공모전이었다. 

105여명의 지원자 중 이송희 작가가 당선됐다. 이송희 작가는 

고등학생 시절 자신의 엄마가 위암 판정을 받은 것을 알게 되고 엄마라는 존재가 영원하지 못 할 수도 있음을 깨달았다.

엄마와의 시간을 영원히 남기고 싶은 마음으로 모녀는 당당히 누드 사진을 찍었다. 

한 장소에 50번 이상 방문하여 필름카메라로 찍힌 모녀의 사진들은 

그 어떤 누드보다 강렬하고 그 어떤 누드보다 순수하게 느껴진다. 

작품 중의 모녀는 평온한(차분한) 자태로 카메라 렌즈를 마주 보고 있다. 

그녀들은 벌거벗은 모습이지만 마치 에덴동산에서 온 듯하다.

이송희 작가는 18살이 된 해에 엄마가 암에 걸린 것을 알게 됐다. 

하늘의 뜻은 돌이킬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엄마를 위해 “영원히 존재”할 기억을 남기기로 했다. 

그녀가 18살에 이런 작품을 촬영할 생각을 했을까? 작가의 아버지는 신문사에서 편집 일을 하고 사진촬영도 좋아했다고 한다.

어렸을 때 아버지가 사진기 하나를 주시고 사진 찍는 법을 가르쳐 주셨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사진촬영 방식으로 자신의 혈연관계를 기념한다. 

이송희 작가가 누드 방식으로 사진을 촬영한 것은 어머니의 몸에 수술한 흔적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사진을 통해 그것을 표현하고 싶었다. “저는 어머니 몸에서 태어났고, 

저의 피부와 얼굴, 몸의 형태 모든 곳에 어머니가 물려 주신 흔적이 있어요, 

그래서 저는 제일 직접적인 누드 촬영을 통해 이들을 표현 하고 싶었어요.”

어머니를 설득하는 건 쉬웠을까. 상당히 긴 시간 동안 어머니랑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왜 전라의 방식으로 촬영을 하려고 하는지, 우리가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이 작품을 찍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그래서 설득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2010년 9월경 어머니의 암이 발견됐다. 

한 달 후에 수술을 했고, 어머니의 시간이 많지 않다는 걸 느꼈다.

작가는 이 작품들을 통해 사람들에게 삶과 죽음에 대해 알려주고 싶었다. 

어머님이 돌아가신 후에 이 작품들은 작가에게 어떠한 의미인가.

“제가 18살에 어머님이 암에 걸린 소식을 듣기 전, 저는 우리가 영원히 함께 할 수 있는 줄 알았어요. 

아마 대개 모든 아이들이 이렇게 생각할 거 같네요. 아버지와 어머니가 떠난다는 생각조차 하질 못하겠죠. 

하지만 저의 이 작품들을 통해 모든 가정의 부모님과 아이들의 이러한 관계를 다시 한번 생각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email protected]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0715076&code=61171611&cp=n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