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한 살 겨울날 있었던 일입니다.
저는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살짝 취한 채로 저녁 한 열한시경쯤 됐을까요 집으로 가는 중이었습니다.
버스에서 내려서 아파트 입구를 지나 저희 아파트동 쪽으로 걸어갔습니다.
저는 주공아파트에 사는데 저희 아파트가 b동인데 입구가 좀 외진 곳에 있습니다.
가로등도 어둡고 뒤쪽에 산도 있는...
아무튼 이제 입구로 걸어가는데 저랑 같은 버스에서 내린 두 명이 있었어요.
한 명은 여자인데 교복입고 있어서 고등학생 같았고 이어폰 꼽고 아무튼 그랬고
한 명은 그냥 뭐 청년이었는데 노스페이스 저지에 흰색 운동화를 신은 운동나온 사람 같더라구요
아무튼 저도 잘 몰랐는데 그 두사람도 b동에 사는지 저따라 걷더라구요
그렇게 세 명이서 b동입구에 도착했고 엘리베이터를 탔습니다
엘리베이터가 바로 문열려서 저랑 그 학생은 엘리베이터를 바로 탔고 그 청년은 그냥 계단 올라가더라구요
아무튼 그 학생이 저를 좀 경계하는 거 같더라구요 요즘 세상이 흉흉하니까...
저랑 둘이 탄 게 좀 그랬나 보죠
저희 집은 12층이고 여자애는 8층을 눌렀어요
저도 여자애 눈치보는게 싫어서 엘리베이터 구석에 기대서 노래 듣고 있었죠
보통 엘리베이터가 서면 땡- 하는 소리가 들리잖아요?
그리고 엘리베이터 내리는 앞에 불이 켜지는데 엘리베이터가 8층에 섰을때 앞에 불이 안 켜지더라구요
이제 여자애 내리나보다 아 그러고 있는데 8층에 불이 안 켜지니까 어둡더라구요
여자애가 저를 거울로 째려보고 막 내릴라고 하는데 그 때 제눈에 뭔가 딱 스치더라구요..!!
소름이 쫙 돋으면서
그리고 본능적으로 저는 나가려는 여자애 가방 잡고 미친 듯이 닫힘 버튼을 계속 눌렀죠
그 순간 제 머릿속엔 문아 닫혀라 닫혀라 이 생각 뿐... 엘리베이터 닫히는 게 왜 그렇게 느리던지...
여자애는 소리지르려 하는데 당황해서 굳은 상태로 저를 미.친 놈 보듯이 쳐다보는데...
그리고 문닫히고 다시 엘리베이터 올라가는데 제가 여자애한테 설명했죠 왜 잡았는지
딱 8층에 엘리베이터 내릴 때 8층에 불이 안 켜지니까... 엘리베이터 안은 밝고 밖은 어둡잖아요?..
그래서 딱 엘리베이터 불빛이 8층 계단쪽으로 비쳤는데 (복도형 아파트입니다)
엘리베이터 불빛때문에 그리고 저는 엘리베이터 오른쪽 구석에 서 있었기 때문에 볼 수 있었어요
처음에 버스에서 같이내린 그 청년, 그 남자 흰색 운동화가 엘리베이터 불빛에 비쳐서 살짝 보이는게 아닙니까!!...
안보이는 어둠속에 조용히 서서...
어 왜 저기 저 사람이 서 있지?
그 걸 본 순간 등줄기에서 소름이 쫘악-...
제가 문닫은 건 놀라고 본능이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그 청년은 저희가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갈 때
계단으로 미.친 듯이 뛰어서 8층까지 왔다는 말이 되잖아요
그 때 전 12층에 그 애 데리고 와서 집에 전화하고 걔네 집에 전화시키고 경비실에 전화하고 별 쇼를 다하고 나서...
저랑 제 형이랑 같이(저도 무서워서) 여자애 8층에 데려다주고 새벽에 저희 b동 난리났었습니다
난리통에 사라졌는지 그 남자 다시 보진 못했고 좀도둑이었는지 아니면 살.인마였는지...
유영철 강호순 이런 놈들 생각나서...
암튼 그 일 때문에 저희아파트 입구 카드찍는 걸로 바꿨습니다
아무튼 정말 무서운 경험이었습니다.
지금은 그 아파트 안 살지만... 그 여자애는 고3이겠네요.
앞으로도 계속 늦게 다닐텐데
여자분들 밤늦게 다니시지 마세요... 정말 진심으로 충고합니다...
1차출처...불명
2차출처...짱공유닷컴...Leehu
생명의 은인이시네요...박수~ㅉㅉㅉ
이런게 진짜 무서움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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