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네 동네에 돼지 아저씨란 남자가 있었다고 한다
말 그대로 돼지 아저씨 ㅇㅇ 존나 처먹었다고 함
할머니가 아주 어릴때 그 아저씨가 동네 굿 끝나고 돌리는 애기 머리통만한 백설기를 한입에 삼키는 걸 보고 역겨워서 돌아가실 때까지 백설기를 안먹을 정도라니 말 다 함(제삿상에도 올리지 말랬음;)
명성답게 자기 자식 밥까지 뺏어먹었다고 하네 ㅎㅎㅎㅎ
그냥 뺏어먹은것도 아니고 애가 울면 주먹으로 줘패고 뺏어먹어서 당시 동네 남자들이 욕지기를 하기도 했다고...
자기 자식 밥을 빳어먹으니 아내 밥은 뺏어먹는 건 물론 주지도 않음
이 당시엔 제사를 지내야 고오급 음식을 맛볼 수 있었는데 자기가 장손이고 제를 지내니 절대로 애들이랑 아내한테 안 줬다고 함
동네 아저씨들한테만 조금 주고...(남자의 체면 때문이겠지?ㅎ) 아저씨들조차 이 가족들을 가엾어 해서 자기들이 받은 걸 애들이랑 아내한테 나눠줬다고 함
이 아저씨의 특징이 있는데 그건 하나를 다 먹고 하나를 또 먹고 하나를 또 먹고 한다는 것
예를 들면 전이 나오면 전에 찍어먹으라고 간장을 주잖아?
그럼 이 아저씨는 전에 간장을 찍어먹지 않고 전을 다 먹고 간장만 마시고(!!;;) 이런 식으로 먹었다고 해....할머니가 역겨워 할 만 하지? ㅎㅎ
당시 전쟁 이후라 먹을 게 진짜 없었는데도 할머니는 저 아저씨가 뭐 먹는 것만 보면 하루종일 암것도 안 먹었대...
근데 그러다가 저 아저씨가 목이 막혀 죽었대
옥수수랑 감자를 한꺼번에 먹다가 말 그대로 목이 막혀 죽은 거야
동네 사람들은 저새끼 저거 저럴 줄 알았다 ㅉㅉㅉ 하는 분위기
당시에도 사람이 죽으면 조사를 나왔는데 어찌나 유명했는지 처먹다 죽었다고 하니까 공무원인 사람들도 걍 납득하고 갔다고 함;
그렇게 49제를 지내고 슬슬 이상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함
아저씨네 부엌이 초토화 되어있거나 옆집 부엌이 초토화 되어있거나...곡식 창고가 뒤집혀서 보리랑 흙이랑 섞여 있기도 하고...
이런 일이 거의 한 달 정도 일어나서 먹을 게 없던 시절이라 동네 사람들이 예민해 졌다고 하네
되다 되다 안 되니까 무당을 불렀는데 무당이 사람들 다 몰려있는데서 '일부러 그랬구나?' 한 마디 하면서 한숨을 푹 쉬었대
그냥 뭐...누군가 하나만 처먹는 아저씨의 버릇을 알고 일부러 감자 고구마 옥수수 이런 식으로 둬서 아저씨를 죽인 거겠지?
누군지는 몰랐대.
아저씨 아내가 그런 걸 수도 있고 동네 사람들 중 누가 그런 걸 수도 있고...하여간 평판이 엄청 나쁜 아저씨였다고 하니까...
먹을 게 귀하던 시절인데 저런 식으로 먹는 사람이 있으면 재앙아니겠어...무당도 그걸 알았는지 그냥 툭 뱉고 말았다고
그리고 알려준 방법이 제삿상을 지내는 거였는데 절대로 많이 차려주지 말랬대 이 새낀 죽어서도 처먹는 새끼라 음식 맛을 구분 못 한다고...그냥 넘어갈 수 있는 걸 주면 밀가루를 풀어줘도 얌전해 질 거라고 하더래...ㅋㅋㅋ;;;어이없음;;;
그래서 진짜로 밀시기? 할머니가 사투리가 심해서 지금 생각하니 모르겠는데 아마 대충 밀겨울 같은 걸 물에 풀어서 엄청 큰 대야에 뒀대
밀겨울은 나도 잘 모르지만 밀 껍질 같은거...? 이딴 걸 음식이라고 내놓다니 ㅋㅋㅋㅋㅋ
근데 그 다음날부터 정체불명의 부엌 난장판이 뚝 멈췄다고 ㅋㅋㅋㅋㅋㅋ;;;;;;;;
다음날도 반복. 밀겨울 없을 때는 보리쌀 대충 풀어서 놓기도 하고...그렇게 한달 가량을 반복했더니 난장판이 조금 줄어들었다고 하네
없어진 게 아님 줄어든거임ㅋㅋㅋㅋㅋㅋ;;;
저 아저씨를 굉장히 싫어하던 다른 아저씨 하나가 어떤 날은 소똥을 푼 물;을 놓기도 했는데 그걸 놔도 부엌 난장판은 없었다고 함ㄷㄷㄷㄷㄷ
근데 이걸 알게 된 무당한테 엄청나게 혼났대 안그래도 짐승새끼 같은 걸 짐승새끼보다 못한 걸로 만들 일 있냐고 ㅋㅋㅋ;;;;;
그 이후로 6.25가 일어나서 할머니가 피난 갈 때까지 틈틈히 동네 사람들이 제사 자리에다가 먹을 수 있지만 존나 노맛인 것들ㅋㅋ을 놨대
이거 쓰면서 생각해봤는데 이 아저씨 현대에 살아있으면 먹방 유튜버 하면 대박칠듯ㅋㅋㅋㅋㅋ
저게 짐승이 아니고 뭐람 ㅋㅋ
에효...딱하네요
잘 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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