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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흉가 1

title: 이뻥아이돌공작2014.10.04 01:35조회 수 1785추천 수 1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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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개인적으로 흉가에 대해 환상과 호기심이 조금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흉가에서 오프라인 정모라던가 캠프 이런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이따금씩 들기도 합니다..뭐 어디까지나 생각에만 그치는 것이지만 말입니다.

 

일단 흉가가 어디 위치한지도 모르고 있다 해도 함께갈 사람도 없거니와

함께 갈 사람들이 있다해도 싫기때문에 -_-;;;;(뭐지;)

 

이번 이야기는 흉가체험..

 

그것도 하룻밤 체험 이런게 아닌 흉가에서 생활했던 어느 분의 경험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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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집에서 TV를 보는데 우리나라 흉가에 대해 방영하더군요.

참 재미있게 봤습니다.

 

문득 제가 고등학교때 흉가에서 5개월정도 살면서 친구와 같이 겪었던 무섭고도 신기한

그리고 믿지 못할 이야기를 저 혼자만의 것으로 가지는게 아쉬워서 여러분과 같이 나누려고 합니다.

 

참고로 저희(저와 같이 자취한 친구)는 나주사람이 아니라 외지인이라서

그곳이 흉가인지도 모르고 살아오면서 겪은 이야기입니다.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2월 말에 부모님과 함께 나주에 와서 그 자취방을 부모님과 함께

보던 중 제 친구부모님도 아들들을 같이 자취시키자고하여 그 친구와 함께 자취를 시작하였습니다.

 

10개월에 100만원이라고 계약을 하고 살게된 집...

그리고 10개월을 다 채우지도 못하고 서둘러 짐 싸들고 죽지 않을려고 도망치 듯

다른 곳으로 이사해야 했던 아픈 기억이 있는 집

 

귀신이 나오고 유체가 이탈되어 또 다른 나를 보았던,

그리고 그 후로도 계속되는 말도 안되는 정말 믿지못할 정도로 말도 되지않는 그러한 체험들...

평생 잊을 수도 없고 지울 수도 없답니다.

 

귀신이 나온다고는 상상도 할수없이 아름다운 집,

저녁 노을이 나주평야를 붉게 물들일 쯤이면 그 노을을 배경으로 위치해있는

시리도록 아름다웠던 집이었는데...

 

먼저 그 집에서 겪었던 수많은 이야기들중에서 처음 겪었던 이야기를 할까합니다.

 

이 사건은 제가 겪은 것이 아니라 저와 같이 자취하는 친구가 겪은 것이라서

우리가 처음 귀신을 겪은 사건으로 기억되기에 언급하려합니다.

 

그리고 이 글에서 나오는 이름은 모두 가명을 사용하겠습니다.

왜냐면 저는 제 친구들로부터 이글을 올려도 된다는 허락을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의 자세한 이해를 돕기 위해 그 흉가에 대해서 전반적인 설명을 하겠습니다.

 

 

때는 1994년 여름,장소는 전남 나주시 남평면 무슨 리였는데 자세한 주소는 모르겠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시절 친구와 같이 자취를 했는데 아주 멋진 2층 양옥집이었습니다.

 

마당에 잔디가 깔려있고 마당 한복판엔 작은 연못이 있었고

그 연못을 가로지를수 있는 디딤돌들이있어 그 디딤돌을 딛고 연못을 가로질러

화장실에 갈수있고 2층은 테라스가 있는 너무 좋은 집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건 그렇게 큰집에서 사는건 우리뿐이었습니다.

집주인은 서울서 산다니 그렇다 치고

동네 사람들이 그런 집에서 전세로 살지 않는다는게 이상했었습니다.

 

외지인인 우리는 그 당시엔 그 집에 대해서 몰랐으니까요. 암튼 그렇게 아름다운 집이었습니다.

 

대문앞은 작은 개울이 흐르고 개울사이에 좌측으로 약 3미터 정도 떨어진 곳은 폐가였습니다.

 

그리고 집에 오려면 반드시 지나야하는 아주 큰 고목이 있는데 저는 그걸 사당나무로 보진 않습니다. 왜냐면 더운 여름 날이면 마을 사람들이 그 밑에 평상을 깔고 장기도 두고 막걸리도 마시던 곳이라서 낮에는 무섭지 않은데 밤만 되면 어찌나 을씨년스러운지...

 

우리 자취방은 안에 화장실이 없기 때문에 바깥 화장실을 써야 하는데

연못을 가로질러 화장실을 가야합니다.

 

화장실은 초등학교 화장실(남평초등학교)과 맞붙어있었고,

집을 둘러싼 벽은 초등학교 벽과 맞닿아 있었습니다.

 

우리 자취방 왼쪽으로는 초등학교 안에있는 소나무 숲 중앙의 늪지가 있었습니다.

제가 그걸 9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하고 있는건 아침이되면

자취방의 작은 창문으로 햇살이 비춰오기때문입니다.

 

아침에 동쪽에서 해가 뜨면 햇살이 그 늪지의 표면에 반사되어 자취방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아침이면 작은창문을 통해 바깥을 보기가 상당히 어려워서 아직도 기억하고있나 봅니다.

 

제가 그 자취방이 마음에 들어던건 방에 굉장히 큰 창문이 책상 우측으로 나있어서

창문을 열면 소나무가지 사이에 살짝 가린 달이 너무 운치있어 그 자취방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가라해도 못감)

 

 

학교가 끝나서 밤 11시에 친구와 함께 자취방에 갈때는 언제나

그 큰집이 컴컴한 어둠 속에서 우리가 오기만을 기다려준 것 같았고,

방에 들어가 불을 켜면 그 집에 우리가 생명을 불어 넣어준 것만 같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건 아무리 보일러를 돌려도 방이 방바닥만 따뜻하고 늘 으시시하단 것이었습니다.

 

그 당시 어르신들이 흔히 말씀하시는 외풍이 있어서 그런가보다 생각하고

여름이 되면 괜찮아지겠지라며 여겼습니다.

 

늦봄이 되었습니다.

 

수업받을 때 땀이 주루룩 흐를 정도로 무더운 날씨였는데도 우리 자취방에만 들어가면

꼭 에어컨을 틀어놓은 것처럼 시원했습니다.

 

특히 발목아래로는 한여름에도 발이 시릴정도로 추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일요일날이면 도서관에 가지않고 방에서 공부를 할정도로 엄청 시원했습니다.

 

그런데 저녁늦게 공부를 하다보면 자꾸 창문에서 누군가 날 쳐다본다는 그런 느낌이랄까요

창문이 바로 책상 오른쪽에 있어서 한참 공부하다보면

기분이 이상해서 오른쪽을 쳐다보면 아무도 없고 다시 공부를 하고...

 

암튼 그렇게 늦봄이 흐르고 초여름이 왔습니다.

 

어느 토요일 새벽 친구들이 내일은 일요일이라 학교를 안가도 되니

새벽에 황소개구리 잡으러 가자고 해서 자취방 앞에있는 그 넓은 논바닥을 맨발로 뛰어다니며

1시간정도 황소개구리를 잡으러 다녔습니다.

(자취방은 토요일이면 반친구들의 아지트였습니다)

 

쌀차두로 가득히 잡아서 집으로 오던 중 장난기가 발동해서

집까지 종석이만 놔두고 뛰어가자고해서 뛰어가버렸습니다.

뒤에서 들려오던 종석이의 비명소리(주로 욕이죠 개xx들)를 뒤로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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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포함한 친구들 4명은 자취방으로 들어왔고 개구리 담은 쌀차두를 든 종석이라는 친구는

한참을 있다 후다닥 들어왔는데 이 녀석의 표정의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들고와야 할 개구리차두는 어디다 뒀는지 빈손이었고

눈이 풀린 채 들어오자마자 이불 속으로 들어가서 한참을 부들부들 떠는것입니다.

 

우리는 이 녀석이 실수로 개구리차두 끈을 놓쳐서 개구리들이 모두 도망가고 우리 볼 낯이 없어서

연기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것 치고는 이 녀석의 연기가 너무 리얼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그랬죠.

 

"꽃뱀아! (종석이 별명) 너 개구리담은 차두 어딨냐?"

 

그랬더니 이 녀석이 갑자기 화를 내며 그러더군요.

 

사람이 죽다살아났는데 그깟 개구리가 중요하냐고...

 

 

무슨일인가 싶어 녀석에게 자초지종을 물었습니다.

그러자 종석이가 입을 열었죠.

 

그러니까 우리가 종석이 몰래 종석이 놔두고 도망가려고 할 때입니다...

 

종석이의 입장에서 한참을 논바닥에서 허리를 숙여 개구리를 잡다가 뒤를 돌아보니

우리가 저 앞을 달려가고 있다는 것이더랍니다.

 

그래서 지는 하도 마니 당하는 일이라 이놈들이 또 장난친다라고 생각하고

우리가 잡았던 개구리 담은 차두를 들고 혼자서 낑낑대며 집으로 돌아오는데

그 때 시간이 약 3시쯤 되었을겁니다

(엄청 무겁습니다. 황소개구리가 보통 큰게 아니니까요)

 

 

집앞 개울을 건너 사당나무 비슷한 고목밑을 지나 폐가 앞을 지나려는데...

 

(폐가에 대한 부연 설명:

이집은 초가집으로 된 흙집이었습니다.

아주 오래 사람이 살지않아서 담장도 대문도 없이 그냥 길가에서 버려져있어 방문이 보입니다.

 

근데 방문이 세개가 있는데 셋 중 하나는 문조차 없어 사람죽으면 둘둘 마는 멍석이라고하나

암튼 그걸루 꼭 발 쳐놓은것처럼 위에서부터 문턱까지 쳐져있어서 안을 보는 건 무리이고

다른 두문은 창호지가 다닥다닥 찢어져 있어 대낮에 집에 가다가 잠깐 옆눈으로 그 안을 볼수있는데도 뭔노무 방안이 대낮에도 그리 캄캄한지 아무것도 보이지가 않습니다.

암튼 그 집 마당이라 해야하나 공터라고 해야하나 그걸 지나치면 조그만 옥수수밭이 있는데

그 옥수수밭을 끼고 오른쪽으로 돌면 저희 자취방 대문에 다다릅니다.)

 

그 멍석으로 가려놓은 방있죠!

 

그 멍석이 갑자기 위로 쏴~악 올라가면서

하얀 소복을 입은 할머니 한분이 아주 단아한 자태로 앉아 있더라는겁니다.

 

종석이는 원래 눈치가 느린놈입니다.

 

저같았으면 단박에 소리지르고 그 할머니 쪽은 절대 안쳐다보고 열나게 도망갔을텐데

이 븅신이 우리에게 하는 말이 멍석이 무슨 자동문처럼 쏴악 위로 올라간게 그렇게 신기하더랍니다.

 

그래서 그자리에 멈춰서 그할매를 쓱 쳐다봤는데 그니까 이넘은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렸겠지요

할매는 방안에 있었겠고요

 

이넘이 할매 목소리를 들었다면 당연히 저희 자취방에도 들러야하는게 정상입니다.

 

저희 부엌 창문이 그쪽으로 뚷려있고 거리도 폐가옆을 보고있으니까요.

 

근데 저희는 정말 하늘에 맹세코 절대 듣지 못했습니다.

물론 우리가 자취방에서 개구리 구워먹는다고 조금 시끄러워서 못들었는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그 시간에 부엌에서 소금이다 뭐다 준비하던때였는데...

그 할매의 목소리를 못들은게 지금도 이해가 되지를 않습니다.

 

그래서 이놈이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려 옆을 보니까 하얀 소복입고 하얀게 샌 머리를

단정히 비녀까지 꼽아 앉은 할매가 자기쪽을 보며 가까이오라는 손짓을 하더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득 떠오르길...이집이 원래 사람이 안사는집인데~~

라고 거기까지 생각하니까 겁이 이빠이 나더라는겁니다.

 

그래서 이넘이 겁이 많아서 차마가까이 가지는 못하고 그자리에서 부들부들

떨면서 안가니까 그 할매가 갑자기 입을열어 한다는 말이

 

"이.리.로.와"

 

것두 아주 쉰 목소리로...종석이의 표현을 빌리자면 마치 숟가락으로 놋그릇 긁는 소리라고 하더군요.

 

그 목소리를 듣자마자 이녀석이 우리가 애써 잡은 개구리차두를

그 자리에서 놓치고 자기 말로는 걍 힘이빠져서 제정신이 아니었다고하는데..

 

어쨌거나 죽어라고 뛰어서 집대문열고 자취방까지 들어왔다고 하더라구요

 

그 당시 우린 절대 안믿었죠...그 말을...

그 후의 일들이 일어나기 전까진...

 

그땐 종석이가 뻥치는거라고 믿고 겁도없이 그 시간에 또 다시 폐가앞을 지나

열나게 투덜거리며 놓친 개구리 잡으로 다시논으로 나갔습니다.

 

근데 종석이녀석...절대 집에는 혼자 남아있지 않을거라하고 다시 나가자니 무섭고

그래서 결국은 개구리 안잡고 친구들 옆에만 꼭 붙어 있더라구요

 

그때까지만 해도 이새끼 잔머리쓴다고 생각했었죠.

 

근데 그 집 정말 살벌합니다.

대낮에도 대문도 벽도 없는 그 집을 무서워서 들어갈 수가 없으니깐요

 

그 일이있고 난 후 어느토요일 밤에 친구들 다섯이모여 그 집에 한번갔다와보자 하여

정확한 시간은 모르겠는데 암튼 꽤 늦은 시간에 출발 했습니다.

 

자취방 대문 옆에있는 옥수수밭을 헤치고 너무 무서워서 한껏 소리치며 앞으로 돌격했습니다.

 

저앞에 옥수수밭의 끝이 보이고 옥수수에 가려져 안보이던 폐가의 모습이 스산하게 보일 무렵

젤 앞에서 열나게 소리지르며 폐가를 향해 달려가던 국환이가(별명 백이)

획 몸을 돌려 우리쪽으로 뛰어오는 것이었습니다.

 

'어 왜그러지' 라고 생각하는순간 갑자기 제 몸에 아주 기분나쁜 뭐라고 표현해야할지 모르겠지만

그런 차가운 바람이 쉭 하고 불어왔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저희 모두에게...

 

신기하게도 저희가 느낄정도의 바람이라면 옥수수들도 흔들려야하는데도

옥수수들은 흔들리지 않는데도 바람은 불어왔습니다.

 

순간 저희들도 거꾸로 집을 향해 부리나케 도망가버렸습니다.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자취방에 도착한 저희들은 서로 아무말도 없이 어버버했습니다.

 

얼마나 황당하던지...

 

그 후로 폐가 탐험은 생각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 몇 주가 흘렀습니다.

드디어 클라이막스와 같은 엄청난 사건하나가 저희를 향해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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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체 이탈이라고 아십니까?

 

제가 그걸 겪을 당시엔 고등학교 1학년 때였구

귀신이나 이런거에 관심이 없었기에 그런 전문용어는 몰랐던 때 였습니다.

 

고작 제가 당했던게 사랑과 영혼이라는 영화에 나왔던 장면과

너무 흡사하다는것밖에는 알지 못했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제가 겪어봤기 확신합니다.

사람이 숨을 멎는 순간 제가 제몸에서 빠져 나오듯이 나올거라고 말이죠

 

그걸 죽음이라고 하겠죠

 

때는 중간고사 기간이었을것입니다.

9년이 지나서 정확한 날짜는 모르지만 시험 공부를 하면서 겪은일이라 기억하고 있습니다.

 

저와 종석이라는 친구는 우리학교에서 1등과 2등을 다투는 라이벌이자

같이 자취를 해야하는 룸메이트였기에 서로의 공부 방식이나, 성격,

그리고 잘하는 과목과 약한 과목 즉...적에대한 정보를 너무 많이 알고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게 불행의 시작이었습니다.

 

그 당시 종석이가 보았다던 폐가의 할머니 귀신이야기는

친구들 사이에서 거짓말로 치부되었기에 그다지 신경쓰지 않고 공부를 할 수 있었습니다.

 

거기다 종석이와는 같은 반이었기에 하루 24시간을 매일 같이 보고 살았습니다.

 

우리는 중간고사 첫 날부터 과다경쟁에 들어갔습니다.

이넘이 잠을 자지 않으니 제가 먼저 잘 수가 없어 첫날을 날을새 며 공부를 했습니다.

 

종석이도 마찬가지였겠죠

눈을 돌리면 자신의 경쟁자가 잠 한숨안자고 시험공부하고 있으니 녀석 또한 잠을 잘 수가 없었을 터..

 

그렇게 우리는 첫날 중간고사 4과목을 치뤘을 것입니다.

그리고 아마 4과목 모두 틀린 문제가 하나도 없었을 것이구요

둘째날도 그렇게 상대방이 안자고 공부하니 저도 안잘 수 밖에...

 

지금 생각하면 멍청한 짓이었지만 암튼 셋째날이 되니 정말 죽을 것만 같았습니다.

그래서 종석이에게 제가 먼저 제안을 하나 하였습니다.

 

"야! 꽃뱀아(종석이 별명)우리가 어제 오늘 하나도 안틀렸으니 너아니면 나 우리둘 중에

1등아니면 2등이니까 다른 아이들도 못쫒아 올 것 같으니 우리 오늘 저녁에 한사람당 30분씩만 자자"

 

그러자 종석이도 기다렸다는 듯이 그렇게 하자고 했습니다.

 

울 고등학교는 중간고사나 기말 고사땐 하루에 4교시를 봅니다.

 

그래도 낮에 자면 밤에 또 졸릴까봐 안자고 새벽 2시까지 버텼습니다.

저는 책상에서 종석이는 밥상에서 공부를 하다가 제가 먼저 말을 했습니다.

 

"꽃뱀아 도저히 졸려서 안되겠다...나 30분있다가 깨워줘...

아! 그리고 너 생물 공부 오늘 할거니? 안할거면 내 가방 속에서 생물책 안빼도 되지?"

 

그러자 그넘은 모레 볼건데 왜 지금 하냐고 하면서 30분 후에 깨워준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틀을 잠 한숨 못잤기에 얼마나 피곤한지 눕자마자 잠이 들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그때부터 이상한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이틀을 못자 걷다가도 꾸벅 졸았는데 잘려고 누웠는데도 정신이 맑아져 오는 것이었습니다.

 

막 잠을 자려고 애쓰던 순간 아득히 먼 곳에서 무슨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첨엔 무슨 소리인지 몰라 더 자세히 들어보려고 했는데

그럴 필요도 없이 소리가 저에게 다가오는것 이었습니다

(이 표현이 맞나요? 아...가까워진다고 표현해야겠군요).

 

그 소리는 카세트 테입있죠. 꼭 카세트 테입이 꼬일 때 들리는 소리였습니다

그니까 뭐라고 그 소리를 말해야하나...삐지직 삐지직 하는 소리 있자나요

그 소리가 첨엔 먼 곳에서 들리더니 한 순간에 고막이 찢어질듯 크게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얼마나 크던지 너무 놀라 눈을 뜨려함과 동시에 몸을 일으키려는데

눈도 몸도 어느것하나 꼼짝 할 수가 없었습니다.

 

답답했습니다.

 

가위눌리려나? 생각하고 움직이려 애쓰던 찰나 누가 제 머리카락을 꽉 움켜잡는 것이었습니다.

그 손힘이 어찌나 세던지 눈물이 날만큼 아팠습니다.

 

근데 머리카락을 움켜잡는게 아니라 제 머리카락을 잡고 뒤로 당기는 것이었습니다...

 

상상해 보세요.

누워있는 사람의 머리카락을 잡고 뒤로 당기면 누워있는 사람은 어찌 되겠습니까?

 

당기는 쪽으로 끌려가겠죠?

비명을 지르며 뒤로 당겨진다고 느껴지는 순간 방 천정이 제 눈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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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그건 정확히 우리 자취방 천정이었습니다.

 

천장벽지의 꽃모양 하나하나까지도 제 눈에 확실히 보일만큼 천장이 제 코앞까지 다가와있었습니다.

 

참고로 우리 자취방 천장은 매우 높은 편입니다.

방에서 점프를 해도 손가락이 닿지도 않을 정도로 높습니다.

 

근데 이건...

 

기분이 이상해서 몸을 돌려 아래를 봤을땐 기절하는 줄 알았습니다.

......바로 제가 누워있는것이었습니다.

 

고개를 뒤로 돌려보니 천정이었습니다.

다시 고개를 뒤로 돌려 아래를 보니 제가 누워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천장에서 붙어있는 것처럼 방 위에 떠서 누워있는 것이었습니다.

 

'캬~ 꿈 한번 생생하네 내가 나를 본다'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방 안의 풍경을 보니 종석이란 놈..

밥상에서 공부하는게 편하다고 말했던 놈이 제 책상에서 공부를 하는것이었습니다.

 

전 꿈을 꾸고 있는 것입니다.

도저히 현실일 수가 없는 말도 안되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잠들어 있는 제 모습을 곁에서 보고싶다는 생각과 동시에

천정에 붙어있는 제몸이 아래로 내려왔습니다.

 

저는 제 옆에 앉아있었습니다.

 

한참을 그렇게 물끄러미 쪼그리고 앉아 지금 제가 처한 현실을 깨닫으려 노력했습니다.

잠들어 있는 제 모습을 보며 말입니다.

제 모습은 무척 평화로이 잠들어 있었고 종석이는 간간이 하품을 해가며 공부를 하고있었습니다.

 

지금 이건 뭔가 난 어떻게 된거지 내가 왜 내가 왜 나를 보고있는거지...

수많은 생각...그리고 결론은 정말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지만 결론은 제가 죽었다는 것입니다.

(그 당시엔 유체이탈이란 단어 조차 모르고있었기 기에 그렇게 생각했을 것입니다.)

 

막상 제가 죽었다고 생각하니 눈물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슬프지도 않았습니다.

저의 죽음을 믿고 싶지않았기에 화만 날뿐이었습니다.

 

내가 왜 죽어 나쁜 일 한번 하지 않았고 나름대로 착하게 살았는데

그리고 내 나이 이제 겨우 17인데 겨우 17밖에 살지 못했는데 ...

 

화가 났습니다.

소리를 질렀습니다.

소리를 질러 종석이에게 날 깨워주라고 말했습니다.

 

근데 이넘이 날 외면하는지 반응이 없었습니다.

계속 공부만 하고 있었습니다.

 

거리가 멀어서 내 목소리를 못들었나 싶어 종석이의 바로 옆으로가서 종석이의 귀에다 대고

 

"날 깨워줘 어서 빨리 날 깨우란 말야"

 

라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눈물이 흘렀습니다.

 

아니 흐른게 아니라 내가 지금 울고 있구나라는걸 느꼈으니까요

무서웠습니다.

 

혼자 된다는게 또 이넘이 내 목소리를 못듣는다면

이제 앞으로 아무도 나의 목소릴 못듣게 되는게 아닐까 싶어서...

그리고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울었던 같습니다.

 

난 이제 어디로 가나?

 

사랑과 영혼이라는 영화를 보면 검은 것들이 스멀스멀 기어나와 죽은자의 영혼을 끌고 가던데...

그래도 마지막까지 포기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녀석이 내 목소릴 못 듣는다면 흔들어서 친구의 몸을 흔들어서라도 뭔가를 전해야한다.

 

 

이 상황을...

 

 

그리고 그 친구의 어깨에 손을 얹는 순간 마치 허공을 가르는 것처럼

허무하게 친구의 몸을 뚷는 것이었습니다.

미친듯이 그 친구를 향해 팔을 휘둘러 보았지만 그냥 뚷고 지나는 것이었습니다.

 

목소리도 들리지 않고 만지지도 못하고 그제서야 전 저의 죽음을 사실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렇게 친구 옆에 고개를 숙이고 서있었습니다.

 

그래도 이 방을 떠나면 안된다는 생각에 몸을 돌려

전기밥솥이 있는 구석으로 가려고 몸을 돌리는 순간 내눈에 보이게 있었습니다.

 

그건 바로 책상 위에 펼쳐진 생물책!!!

 

이 씹새퀴..

나한테는 생물공부 안한다고 해놓고는 지는 벌써 오늘 셤볼 과목 다해놓구

벌써 내일 볼 생물 공부를 하고 있다니...

 

절 속인 것이었습니다.

 

나쁜새퀴 배신자 그니깐 넌 친구들이 놀리는거야!!

 

지금도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경쟁자의 심리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쇄이가 어디까지 했는지 궁금해 이넘 뒤로 돌아가보았습니다.

저도 참 대책이 없다고 해야하나 아니면 멍청하다고 해야하나

 

그 상황에서...;;;

 

 

종석이 뒤에서 제가 본건 이놈이 내 책으로 공부를 하고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밤 12시가 넘었으므로 어제죠..

 

어제 셤 때 문제 다 풀고 이넘은 시험 끝날때까지 자기 답안지 가리고 잠을 잤는데

그 때 감독 선생님이 생물선생님이라서 모래 자기과목 나오니까 힌트 갈켜준다고 해서

정리해논 걸 이넘이 나 몰래 훔쳐보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그 분노, 그 배신감이란...

더욱 가까이 가서 보았습니다.

 

이자식 미토콘트리아의 확대 그림을 보며 (고1 생물책입니다. 지금은 맞을라나?)

제가 그림 옆에 적어놓은 것들을 자기 책에 옮겨적고 있었습니다.

이런 나쁜놈 -_-

 

그런데 전 죽은 것이었습니다.

이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공부도 할 수 없을 것이고 친구들과 운동도 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 나에게 닥쳐올 일들을 생각했습니다.

전설의 고향에 나온 것같이 저승사자가 와서 데리고 가려나

라는 그런 생각 방향감각과 거리감이 없어진 것 같았습니다.

 

어느 곳이든 제가 마음 먹은 곳은 갈 수 있는 그런 믿음이라고 할까요

순식간에 천장에 붙었다가 다시 내려왔다하는게 너무 신기하고 잼있기도 해서

그렇게 한참을 천장과 방바닥사이를 내려왔다 올라갔다를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변치 않은건 이 방을 떠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밖으로 나가고 싶었지만 밖엔 폐가도 있고...

 

웃기지만 영이 된 제가 얼마전에 종석이가 봤다던 그 할매귀신이 정말 있을까봐

무서워서 못나갔다고 보는게 더 정확할 것입니다.

 

제 생각엔 그렇게 한참을 방 안을 돌아다녔던 것 같은데

저승사자나 천사나 그 어떤것도 날 데리러 안오는 것입니다.

 

순간

 

'어 이러다 귀신이 되는건가..종석이 녀석이 그렇게도 무서버하던 귀신...'

 

밥솥이 있는 구석으로 가서 그 곳에 쭈그리고 앉아 생각을 했습니다.

내가 왜 죽어야 하는지 병에 걸려 죽는것도 아니고 사고로 죽는것도 아닌데 내가 왜...

 

그렇다면 난 죽을 이유가 없다 그래 난 죽을 이유가 없는거야 그리고

살고 싶음에 제가 할수있는 모든 걸 하기로 했습니다.

 

그러자 자연히 기도를 했습니다.

(당시엔 열렬한 크리스챤이라서...지금은 전혀아니지만)

 

 

분하고 이렇게 죽기엔 너무 억울하고 아직 꽃피지 못한 젊음이기에

나에게 나의 일을 다하게끔 시간을 주시고 그때 날 부르시라는 뭐 그런 내용이었던 같습니다.

정말 살고싶어서 열심히 기도 했던 것같습니다.

 

그리고 기도의 마지막 어구인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였나이다"

 

라는 말을 마친 순간 저에게 제가 죽던 상황과 똑같은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그 당시의 용어..지금은 유체이탈이라고 합니다)

 

 

아득히 먼곳에서 들려오던 테이프 꼬이는 삐지직삐지직소리가 점점 크게 들려오고

나중엔 마치 고막을 찢어버릴정도로 크게 들려오더니 다른게 있다면 누군가 제 머리카락을 잡는데

이번에는 고통이 느껴지지 않게 부드럽게 잡은것같습니다.

 

그리고 제영혼이 천장에 붙어 이동하다가 그 손이 잡아당기는대로 머리부터 거꾸로 내려갔습니다.

 

어떻게 확실히 기억하냐면 제가 그때 두눈을 부릅뜨고 도대체 누가 나에게 이런짓을 하는지 귀신인지 뭔지 함 보고싶어서 눈을 뜨고 있었는데 모든 사물이 거꾸러 보이는가운데 제가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벽에 걸려있는 옷이며 저쪽 구석에 있는 밥솥과 라디오 등등이 거꾸러 보였으니까요

 

근데 보이지가 않았습니다.

제 머리카락을 잡고 있는 존재를 볼 수가없었습니다.

걍 아무것도 안보이더라구요...발이 천장을 향해있는 가운데 전 아래로 내려가고있었습니다.

 

그리곤 그 손은 거꾸로 물구나무선 제 영혼의 머리와 누워있는 제 육체의 머리를 맞추었습니다.

 

영혼의 머리와 육체의 머리가 하나로 합쳐진다고 느끼는 순간 그 손은 힘을 풀었습니다.

 

아무것도 절 잡지 않았는데도 머리를 기준으로하여 영혼과 육체가 만나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놀랍게도 마치 자석이 끌려가는 거처럼

제 영혼의 가슴과 팔과 다리가 아주 천천히 제몸속으로 들어가는것 같았습니다.

 

발끝까지 모두 들어갔다 여기는 순간 눈을 떠봤습니다.

 

근데 천장이 저기 멀리에 있었습니다.

 

몸을 일으켜 보았습니다.

 

제 발치 밑에서 제 쪽을 바라보며 공부하는 종석이가 보였습니다.

그리고 조용히 입을 열여 말해 보았습니다

 

"종석아?"

 

그러자 이넘이 흠칫 놀라며 뭔가를 후다닥 치우려는 순간 제가 말했습니다.

 

"너 이새끼 지금 생물 공부하고 있지? 너 누가 내 책 보라고 했어?

미토콘트리아 옆에 내가 적어논 힌트들 다 베꼈냐? 이 신발놈아 -_-"

 

거기까지 말하자 이넘 얼굴색이 변하더니 뭔가를 툭 떨어트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곤 부들부들 떨더군요..

 

저도 못말리는 꼴통입니다.

죽다가 살아났는데도 기뻐날뛰지 않고 종석이놈부터 조졌으니...

 

그리고 종석이 놈에게 물었습니다.

 

"야! 지금 몇시쯤 됐냐?"

 

그러자 그넘이 내가 깨워주라는 30분을 훨씬 지났다는 것입니다.

 

거기에 다시 열받았습니다.

 

왜 안깨웠냐고 열라 짜증내다가 종석이의 떠는 얼굴에 멈췄습니다.

 

내가 물었습니다.

 

"야! 이 썅놈 시키야 왜 떨고 지랄이야? 뭐 또 그 할매귀신 봤냐?"

 

라고 했더니 이넘이 하는 말이 지가 공부하면서 저를 흘끗흘끗 쳐다보았고

울 자취방 책상엔 책장이 없어서 앞이 틔여있기 때문에 내가 자다가 뒤척거리기만 해도

어디로 뒤척거렸는지 바로 보이는데..

 

그 놈이 하는 말이 제가 자다가 뒤척거리지도 않고 계속 잠만 자길래

넘 피곤해서그런가보다라고 생각하고 일부러 안깨웠는데

계속 잠만 잔 제가 그넘이 생물공부를 했다는 걸 맞췄고 거기다가

나의 책과 그넘이 공부한 부분까지 정확히 맞췄다는게 무서워서 그런다고 그러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누워서 제 발치끝에 있는 책상에 앉아서

제 쪽을 향해 공부하는 넘의 책이 무엇인지와 어느 부분인지는 절대 알수가 없죠

 

하지만 저는 그넘의 바로 뒤에서 봤기에 아주 정확히 몇페이지까지도 알수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넘에게 제가 겪은 이야기를 바로 해줬습니다.

 

그리고 제가 그랬죠

 

"이번엔 니 차례야! 내가 30분있다가 깨워줄께"

 

결국 종석이녀석..자다가 죽을지도 모른다고 한숨도 안자다가 연속 3일째 날밤을 새었답니다.

 

그리고 지금에 와서 이제는 둘 다 직장인이 되어서 술잔 기울이며 그때의 이야기를 웃으며 말하지만

만약 그때 종석이가 30분이 되었다고 절깨웠다면 아마 전 영원히 죽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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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가 끝이 아닙니다.

 

왜냐면 이때까지만해도 이사를 결심할만큼은 아니었거든요

 

솔직히 전 종석이가 보았다던 그 할매귀신을 보지못했고

종석이넘은 저의 경험은 믿지 안을려는 눈치지만 제가 귀신같이 알아맞추는 바람에

황당해 했던 그니까 서로 상대방의 경험을 믿지 못했단 말이죠

 

 

그러다 다음사건에 의해 저희는 이사를 결심하고 그 집을 떠나게 됩니다.

그건 바로 저와 종석이가 같이 귀신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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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가 2

 

 

 

 

 

 

 

 

 


짧다면 짧은 인생 27년을 살아오면서 대학에서나 직장에서 사적인 자리의 대화에서

누군가 귀신이야기를 한다면...

 

그리고 저에게 귀신을 본 적이 있냐고 묻는다면 전 미친놈 취급을 받는 한이 있더라도 자신있게

 

"봤다"

 

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그건 꿈도 아니었고 헛것을 본것도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전설의 고향이나 영화 링을 보면서 저대신 저 스크린 속에서

귀신을 본 역할을 하는 배우의 심정을 전 누구보다도 잘이해합니다.

 

그리고 귀신을 보기전엔 왜 하얀소복을 입고있는지 정말 궁금했고

또한 하얀소복의 귀신이야기는 우리나라에 내려오는 민화와 같은 것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우습게도 제가 제 자취방에서 본 귀신은 하얀소복이었습니다.

 

저 또한 귀신을 보기 전까진 귀신이 있다면

나의 눈에 한 번만이라도 볼 수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생각했던 어리석은 인간이었습니다.

 

그 단 한번을 보려면 아마 일생을 살면서 겪어야할 모든 공포를 합쳐도

자신의 눈앞에 펼쳐진 귀신의 행동보다는 약할테니까요 ...

 

인간이란 존재는 참 묘한 존재입니다.

 

자신의 눈으로 확인하기 전까진 그 어떠한 것도 믿지 않으려니 말입니다.

 

이제부터 저와 제 친구의 눈으로 목격했던 그 사건을 말하려합니다.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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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체이탈 사건 이후 저와 제 친구는 하루하루를 불안하게 보내야했습니다.

 

부모님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3년 장학금을 받고

생전 처음 와본 곳의 고등학교를 가기는 했지만 귀신이 나온다고

계약기간도 아직 한참 남은 자취방을 옮겨달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이젠 친구들마저도 저희 자취방엔 오지 않았습니다.

 

얼마 전 친구들 2명이 놀러왔는데 재미있게 놀다가 4명이서 잠을 잤습니다.

설마 남자가 4명인데 '무슨 일이야 일어날까' 라는 안도감과 함께 말이죠.

그런데 그건 내가 보고 싶은 현실만 보았을 뿐 이 집은 그날 우리를 가만히 두질 않았습니다.

 

한참 곤히 잠들어있는 새벽 지훈이라는 친구놈이 비명을 질러대고 있었습니다.

곧바로 불이 켜졌고 나와 종석이 그리고 재민이는 이불을 박차고 벌떡 일어습니다.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지훈이는 이불 속에 머리를 묻고 계속해서 비명을 질러대었습니다.

 

비명을 지르고있는 지훈이의 엉덩이를 발로 차버렸습니다.

그리곤 무슨 일이냐고 묻자 그넘 고개도 안돌리고 손가락으로 밥솥위의 구석진 곳을 가리키며

 

어떤 남자의 머리만 떠다닌다고 했습니다.

 

 

화가 났습니다.

 

우리눈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데 이넘이 지금 우리에게 거짓말을 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친구를 진정시키고 그 날 뜬눈으로 밤을 새우고 학교에 갔습니다.

그 사건 이후 친구들도 이젠 우리 자취방에 오질 않았습니다.

 

 

그리고 여름방학이 찾아왔습니다.

 

 

우리 고등학교의 여름방학은 방학을 시작하자마자 곧바로 보충수업에 들어가서 14일간의 전반기

보충수업이 끝나면 1주일의 진짜 방학을 주고 다시 14일의 후반기 보충수업을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14일인지 몇 일인지 정확히 기억이 나질 않네요)

 

 

거짓말같이 아무일도 없이 지나갔습니다.

 

 

1주일의 진짜 방학이 되자 저는 곧바로 나주에서 목포로 내려왔습니다.

제 친구놈도 고향인 완도로 갔습니다.

1주일 후 정말 가기 싫었지만 어쩔 수 없이 내일 시작되는 방학 중

보충수업때문에 나주로 올라가는데 비바람이 장난이 아닌 것입니다.

 

뉴스를 보니 태풍이라고 하더군요.

 

그래도 버스를 타고 가는거라 별 어려움없이 자취방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종석이가 오지 않는것이었습니다.

 

 

핸폰도 없던 시절...

 

그리고 자취방에 전화기도 없고 전화를 하려면 밖에서 몰아치는 비바람을 뚷고

약 300미터의 논길을 걸어 가야하는데 더구나 날도 어두워지고 있었습니다.

 

태풍 때문에 못오는가보다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 녀석의 고향은 완도에서도 배를 타고 들어가야하는 청산도라는 섬이었습니다.

(참고로 청산도는 영화 서편제를 촬영한 곳입니다)

 

날이 어두워지고 점점 겁이나기 시작했습니다.

 

이집에서 이젠 혼자 보내야할 판입니다.

밀려오는 두려움을 잊기 위해 라디오를 이빠이 크게 틀었습니다.

(그 당시 자취방엔 티비가 없었습니다. 있으면 공부 안한다고 안사주셔서 -_-)

 

그리고 집에서 바리바리 싸준 김치며 갖가지 밑반찬을 냉장고에 넣고 밥을 하고

김치찌게 (제가 할 줄 아는 유일한 요리)를 끊였습니다.

 

그 모든 것을 다 했을땐 이미 밖은 어두어졌고 비바람은 더욱 심해졌습니다.

문득 친구집에 갈까 했지만 이 비바람을 뚷고 친구집까지 가기가 힘들었고

더군다나 그 거리 또한 장난이 아니었죠.

 

도시처럼 택시가 다니길하나, 가로등이 있어 길거릴 밝혀주기를 하나, 또한 상당한 논둑길을 걷고

지석강의 다리를 건너 가야하는 그 길이 너무 멀어서 포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내일 배울거 예습하고 평소처럼 문제집을 펼쳐놓고 공부를 했습니다.

그런데 공부를 하다보면 자꾸 머리가 쭈삣하고 뒷덜미가 서늘한게 기분이 묘해진다고 할까요?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려 창문밖을 보았습니다.

 

 

마당과 연못이 보였고 아무도 없었습니다.

창문은 방충망과 투명 유리창 그리고 한지로 바른 창이있는 구조의 3중창입니다.

 

비가 심하게 내리고 바람이 강해서 투명 유리창을 닫아 놓았습니다.

근데 자꾸 창가에서 누군가 날 보고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시각이 11시쯤 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여러분들도 아실겁니다.

사람많은 길거리에서도 누군가가 자신을 노려보거나 자신만을 보고있다면 그런 느낌있잖아요...

 

평소같았으면 새벽1시까지 공부를 했을테지만 그 날따라 기분이 착 가라앉는 것이 도통 머리에

아무것도 들어오질 않았기에 오늘은 빨리 자야겠다는 생각으로 이불을 펴고 자리에 누었습니다.

 

 

고개를 위로 꺽어 창문을 다시 한번 보니

천둥과 번개가 치는지 밖이 번쩍 거리고 쿠쿠쿵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최악의 날씨죠...자취방에 들어온 이래...

 

 

불을 껐습니다. 몸을 이리뒤척 저리 뒤척 거리며 잠을 청했는데

도저히 무서워서 잠이 오질 않았습니다. 또한 방이 더욱 차가워진 것 같았습니다.

 

참고로 친구들은 저희 자취방을 냉장고라고 부릅니다.

 

'비가 와서 그러나?' 하며 보일러를 켤까 하다가

 한여름에 춥다고 보일러를 돌린다는게 조금 이상해 그냥 두었습니다.

 

도저히 무서워서 잠을 못잘 것 같아

다시 일어나 불을 켜고 마음을 안정시키기 위해 찬송가 테입을 카셋트에 넣고 틀었습니다.

 

찬송가가 흘러나오니 조금은 기분이 나아진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혹시 모르니까 또 하나의 예방책으로

제 머리맡에 성경책을 놓아두고 자면 아무일 없겠다 싶어 성경책을 제 머리맡에 두었습니다.

 

참 어리석은 생각이었죠...이런다고 아무 일 없기를 바랬으니...

 

불을 끄고 카셋트에서 흘러나오는 찬송가를 입안에서 옹알 옹알 따라부르다 잠이 들었나 봅니다.

.

.

.

.

한참 자다보니 다리가 아파왔습니다.

쥐가 난건가? 하며 조금있으면 괜찮아지겠지 해서 일어나지 않고 계속 잤죠.

 

조금 있으니 다리가 더욱 아파왔습니다. 왼발 이었습니다.

안그래도 피곤해 죽겠는데 오늘 많이 걸어서 그런가보다 하며 제 왼발을 이쪽저쪽으로 움직였더니

조금 괜찮아지길래 다시 잠을 잤습니다.

 

 

저와 종석이는 잘때 서로 오른쪽 벽에 붙어서 자려고

이불을 눕자마자 후다닥 벽옆에 누우려고 하거든요..

 

그래서 그때도 혼자자는 전 분명히 오른쪽 벽에 붙어서 잤습니다.

잠이 다시 들려는데 왼발이 빠질정도로 아파왔습니다.

 

 

'아이씨 오늘 왜이래 자꾸 왼발에 쥐가 나려나' 하며 눈을 떠서 완존히 상체를 일으키기가 귀찮아

양팔꿈치로 상체를 지탱하며 비스듬히 일으킨 자세를 취했습니다.

 

그때 그 어둠속에서 허여멀건 것이 제 왼발 옆에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눈꼽이 끼여서 사물이 흐릿하게 보이나 싶어 눈을 꿈벅거리며 다시 보았습니다.

 

맞습니다. 하얀색이었습니다.

 

근데 저게 뭐지? 내가 지금 잠이 덜 깨 헛것을 보고 있나 싶어

왼팔꿈치로 상체의 무게를 지탱하며 오른손으론 제 눈을 비볐습니다.

 

정확하게 보이는데 그건 하얀 것뿐이었습니다.

 

밖엔 비가 오고 바람에 흔들리는 소나무의 그림자가 창에 어른거렸습니다

완전히 일어나 앉지 않고 그 자세로 내 왼발 옆에 있는 그 하얀 것을 보기 위해 눈에 힘을 주었습니다.

 

입이 바짝 바짝 말라왔습니다.

 

그 초조함이란...

 

 

뭘까? 뭘까? 뭘까? 무서워서 몸을 일으켜 앉을 생각도 잊고 계속 그 하얀 물체를 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하얀 물체가 움직일 때마다 제 왼발이 아파오는 것 같았습니다.

왔다 갔다 할때마다 통증이 밀려왔습니다.

 

눈이 어둠에 익숙해지는지 아니면 흐릿함이 없어지는지

이제 그 히끄무레한 실루엣의 실체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순간 번개가 쳤는지 번쩍 하면서 아주 잠시 방안이 환해졌습니다.

그리고 보았습니다.

 

너무도 자세히 말입니다.

 

심장이 멎고 턱이 덜덜 떨려서 숨을 제대로 쉴 수가 없어서 헉헉 거렸습니다.

온몸의 피가 타버리는듯한 공포, 머리카락이 쭈뼛 서는 것과는 비교도 할수 없는 두려움.

 

양의 기운을 가진 인간과 절대적 음의 기운을 가진 그것과의 대면.

머리속이 텅비어 오는 듯하고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는 진공의 상태...

그리고 저에게 하고 있는 행동...

 

지금이니까 이렇게 자세히 글을 쓰지만

그땐 마치 그 장면 하나하나가 마치 파노라마처럼 한장한장 제눈에 각인되듯이 그렇게 보여졌습니다.

 

 

계속되는 번쩍거림속에 방안의 장면을 아주 또렷이 볼수있었습니다.

 

 

하얀 색 옷인데 그게 소복인지 모르겠습니다.

한복같은데 그 여자가 앉은 자세가 사극에서 보면 조선시대 여인들이 앉는 그 자세였거든요..

 

한쪽 발을 세우고 앉으니까 치마가 펑퍼짐하게 보였습니다.

그리고 가슴께에 묶여있는 저고리 고름과 그 하얀 옷에 너무도 극명히 대비되는 아주 검은 긴 생머리!

 

제 쪽을 보고 앉아 고개를 숙여서 그 여자의 얼굴은

그 칠흑같이 검은 머리카락에 가려 보이지가 않았습니다.

또한 그 여자의 겨드랑이에 껴있는 제 왼발...

그 여자가 몸을 뒤로 젖히면서 제 왼발을 당길때마다 밀려오는 통증

 

귀신영화에서 보면 귀신은 손톱을 세우며 널 죽이겠다 너의 피가 필요해 라는 등의 대사가 있지만

이 귀신은 도무지 아무 말도 없이 계속 제 왼발만 붙잡고 뒤로 당기려 했습니다.

 

그리고 그귀신이 몸을 뒤로 젖힐때마다 일렁거리는 검은 생머리 얼굴이...

그 얼굴이 보일것만 같아 미칠것만 같았던 그 날 새벽...

 

아무 생각도 나지 않고 오늘 여기서 난 죽는구나 라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도망가면 밖엔 폐가의 할머니 귀신이 있을것이고

더욱이 비바람과 번개가 치는 이 논둑길을 달려야한다는 건...

 

한참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계속 바라보았습니다.

 

그 통증을 꾹참으면서 그 귀신이 하는 행동을...

이젠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귀신영화에서 보면 가장 처참하게 죽는건 항상 도망가는 자의 몫이었습니다.

 

 

오기가 났습니다.

 

신발 내가 대체 무슨 잘못을 했길래 나에게 이러는건지 나하구 무슨 원한이 있다고 이런 젠장 젠장!!

 

눈물이 났습니다. 무서워서가 아니라 정말 화가나서

왜 도대체 왜 내가 아니 나만 이렇게 당해야하는지 억울하고 분했습니다.

 

내가 받은만큼 돌려주고 싶었습니다.

눈물이 내 두볼을 타고 흘렀습니다.

주먹을 꽉 쥐고 이를 꽉 다물었습니다.

(어릴때부터 쌈판에서 익은 자세임다. 물론 귀신에게 통하지는 않겠지만)

 

 

싸우고 싶었습니다.

죽을때 죽더라도 도망가면서 뒤에서 당하기보다는 칼이든 손톱이든 제 등이 아닌 제 배를 찢고

제 뱃속의 내장들이 쏟아져 나와도 두눈 부릅뜨고 노려보고 싶었습니다.

 

극도의 공포속에서 무서움보다는 열이 받았습니다.

 

전 크리스챤 이었습니다.

성경에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자세히 기억나진 않지만...

 

'사망의 계곡에서도 주님이 나를 지켜주시고~~' 라는 뭐 그런 내용이죠..

 

전 지금 사망의 계곡에 있었던것입니다.

모든 것을 주님께 맡기자라는 결심과 함께 조용히 누었습니다.

 

그리고 주먹을 풀고 꽉 다물었던 입을 열어 나즈막히 기도를 시작하기 전에

나에게 이런 고통을 주는 저 더러운 귀신에게 뭔가 복수를 해주고 싶어서 귀신이 당기고 있는

그리고 빼려고 지랄을 하는 제 왼발을 공중으로 차버렸습니다.

 

그리고 귀신이 앉아있는 곳을 향해 누운 상태에서 왼발로 무쟈게 빨리 찼습니다.

뭔가가 맞는 느낌은 없었지만 그래도 내 다리 잡아봐라 라는 식으로...

그리고 조용히 속으로 기도하던 것을 이제 악을 써가며 기도했습니다.

 

 

이제 사생결단의 순간이었습니다.

 

 

귀신이 절 죽이러 달라든다면 죽는 것이고, 제 기도가 먹혀서

오늘밤만 넘기면 학교를 때려치우더라도 절대 이곳 나주에는 오지 않을 것이라는 그런 각오로

생의 에너지를 다 끌어모아 방안이 쩌렁쩌렁 할 정도로..

 

그 조용한 새벽이 제 목소리 때문에 깨져도 좋으니 그렇게 소리라도 질러서 살고 싶었습니다.

 

그 때 기도 했던 내용은 뭐 이런 내용이었을 것입니다.

 

"나의 주 예수그리스도여 제가 오늘 곤경해 처해 당신의 이름을 부르며 기도하고 당신의 힘을 빌어

저 추악하고 더러운 귀신을 내쫒고자 하니 당신의 권능으로 저것을 사하여"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그때 제 모습을 지금 생각해보면 졸라 웃깁니다.

 

 

누운상태에서 두 손은 꼭 잡고 악을 빼락빼락 질러가며 기도하는 중에도 왼발은 허공에서

열나게 이리저리 휘젓고 도저히 귀신이 제 왼발을 못잡게...

(상상해보시길 바람...)

 

그렇게 몇 시간을 보냈는지 모르지만 제 풀에 꺽여 쓰러졌나 봅니다.

작은 창문은 지붕 바로 밑에 있기에 비가 마니 와도 비가 들치는 일이 없어 열어 두었습니다.

 

지붕에서 마당으로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스르륵 눈을 떠 방안의 풍경을 봅니다.

해가 떳나 봅니다.

날씨가 좋아졌나 봅니다.

 

비도 오지 않고 햇살이 작은 창문을 통해 자취방에 가득히 들어옵니다.

물방울이 마당에 떨어지는 그 맑고 경쾌한 소리를 몇 번 더들었습니다.

 

천당인가 봅니다.

죽어서 천당에 왔나봅니다.

 

새들의 지저귐소리도 들려오니...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누워있습니다.

손가락하나 까딱하지 않고...

그래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제가 죽다니...흑흑

누운 상태에서 가만히 손을 들었습니다.

 

이런 망할!!! 종석이란 놈이 있어야 내가 죽은건지 안죽은건지 알수있지 불러서

그넘이 내 목소릴 못들으면 그땐...그땐 죽은건데 그러다 살짝 제 허벅지를 꼬집어 봤습니다.

 

누운 상태에서...

 

아파옵니다. 고통이 통증이 느껴집니다. 더 세게 좀더 세게

(나중에 보니 제가 제 허벅지를 꼬집어서 피멍이 들었더군요)

 

눈물이 날 만큼 아파옵니다.눈물이 날만큼 기뻣습니다.

 

살았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용수철 처럼 팔딱 일어나 츄리닝 차림으로 걸어논 옷에서

지갑만 빼서 부엌에서 신는 슬리퍼만 신고 쫒기듯 달려나왔습니다.

 

정말 태어나서 그렇게 빨리 달려본 건 첨이었습니다.

 

머리 위엔 파란 하늘과 논에선 물을 빼는 아저씨들이 보이고

그들에게 소리치고 손을 흔들며 열나게 달렸습니다.

(아저씨들은 아침부터 왠 미친넘 했을 겁니다)

 

 

숨이 차오고 허파가 터질 것 같았지만 상관없습니다.

그 집... 그 집으로부터 해가 떠있는 동안 최대한 멀리 도망가야합니다.

 

그렇게 버스정류장까지 달려가서 나주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해서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들,

버스 기다리는 사람들을 본 순간 그들이.. 안면도 없는 그들이 얼마나 미워보이던지...

난 어젯밤 죽을 뻔했는데도 그들은 그들에게 평상시처럼 찾아온 아침을 별 의미 없이 맞이하는

그런 사람들을 보는 순간 얼마나 밉던지...

 

그렇게 목포까지 도망갔습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총알같이 제 방으로 들어가

아무 말도 하지않고 어떤것도 먹지 못한채 부들부들 떨기만 했습니다.

 

집에선 난리가 났습니다.

 

분명히 나주에서 학교에 있을놈이

지금 이 시간에 집에 와서 아무말도 안하고 방에 들어가 이불속 에서 벌벌떨고 있으니 말입니다.

 

왜 그러냐고 물어도 대답없이 부들부들 마치 경기들린 넘처럼 떨기만하고 있으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말해도 믿지 않을것이니 말입니다.

그러다 저녁 무렵이 되고 그래도 자초지종을 말해야 되지 않나 해서 부모님께 말했습니다.

 

간밤에 귀신을 봐서 여기까지 도망쳤다고 그랬더니

울 아부지 한동안 멍하니 절 쳐다보시더니 피식웃으시더니 나중엔 박장대소를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얌마 공부가 하기 싫으면 싫다고 말을하지 그런 거짓말치면 못쓴다는 겁니다.

 

그리고 내일 당장 짐싸서 가라고 합니다.

저는 때려죽여도 거기는 안가겠다고 버티고

그러다 종석이 생각에 아버지가 부르는 것도 잊어버리고 전화기 앞으로 튀었습니다.

 

재빨리 완도 지역번호를 누르고 종석이의 집으로 전화를 해서

가지 말라고 난 여기 목포에 있으니 가지말란 말을 하려고 전화를 했습니다.

 

종석이의 아버지가 받으시길래 종석이 있냐구 물었습니다.

 

그런데 종석이는 오늘 오전에 잠시 바람이 잔잔해져 그래도 배가 안뜨자

종석이 아부지가 사비로 배를 구해 사선을 타고 완도로 갔다고 하더군요.

(섬사람들은 파도가 높아 배가 도저히 항해할 수없는 날씨여도

육지에 급한 일이 있어 꼭 가야만 한다면 배를 띄우는데 그 배를 사선이라고 한답니다.

즉 목숨걸고 육지로 가는 것이라서 그렇게 불리운다고 하네요) 

 

우리는 길이 엇갈렸습니다.

 

종석이는 나없이 혼자선 그 집에서 절대 못자는데...

우리 종석이 아부지의 불타는 교육열...정말 감탄스럽습니다 -_-;

 

그런데 그게 평상시라면 괜찮지만

지금 종석이는 아무도 없는 자취방에 가고 있는지 아니면 벌써 도착했을것입니다.

 

우리는 정말 좋은 시대에 살고있습니다. 지금 같았으면 핸드폰으로 전화해서

 

"야 가지마 귀신나와 너 죽을수도 있어"


라고 말을 해줄 수도 있으련만 ...

그 시절엔 핸폰도 또한 자취방에 전화조차 없었으니 이건 눈뜨고 당하는 꼴입니다.

 

뉴스를 보니 오늘의 날씨가 나옵니다.

 

잠시 소강상태였던 태풍이 다시 활동하며 오늘 저녁 전남지역에 많은 비와 강한 바람이 일고

지역에 따라서는 천둥과 번개가 칠거라는 일기예보를 보며 종석이가 있는 곳도

이 좁아터진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그것두 전라남도이고 나 또한 같은 곳에 있는데...

차이라면 벽이 가로막아 있다는 것인데 누구는 오늘밤 귀신을 보고 죽을지도 모르고

누구는 가족들과 함께 저녁을 먹고 티비를 보며 일상의 생활을 누린다는 것입니다.

 

 

걱정이 됩니다.

 

"내가 걍 나주에갈까"

 

하다가 만약 갔는데 그넘이 내가 없으니까

친구집이라도 갔으면 또 혼자서 보낼것을 생각하니 절대 가고 싶지가 않았습니다.

 

또다시 길이 엇갈리면...

 

그렇게 갈팡 질팡 하다가 저녁 12시가 되었고 전 좋게 긍정적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래 내가 본 건 헛것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내가 진짜로 봤다고 해도 오늘 종석이에게 나타날 것이라고는 장담할 수 없다.

안나타나겠지!

또한 귀신을 본다는게 동네 슈퍼 아저씨 보는것처럼 매일 볼 수도 없는 일일거구

그래 종석이는 괜찮을거야 아무일 없을 거야"

 

라고 생각하며 겁없이 또 제 방에서 저혼자 잤습니다.

 

(여동생방에서 동생하구 같이자고 싶었는데 도저히 쪽팔려서...

안그래도 귀신보구 목포까지 왔다구 이가시나가 무시하는 와중에 베개들고

'하룻밤만 재워줘 제발~~부탁이야' 할 수는 없는노릇이니까요;)

 

그러나 그건 저의 착각이었습니다.

나중에 안사실이었지만 그집은 흉가였습니다.

 

흉가엔 귀신이 나타나는게 아니라 귀신이 사는 집을 우리가 빼앗아 사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귀신 또한 그 집에서 사는거라는 걸 우리는 몰랐던 것입니다.

 

나의 그 착각때문에 종석이는 목숨을 잃을뻔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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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저와 제친구의 자취방 마지막 이야기를 하려합니다.

그 친구로부터 그가 겪은 일들을 전해 듣기까진 3일이라는 시간이 더 걸렸습니다.

그 친구 역시 친구집으로 도망가서 학교에 안와버리다가 저희집으로 전화가 와서 학교에서

(또 엇갈릴까봐)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학교에 갔습니다.

 

우리에게는 전쟁터에서 살아돌아온 전우처럼

뜨겁게 포옹하고 어케 살아났는지 묻고 대답할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학교에 가자마자 담임 선생님에게 끌려가 체육실 문잠궈놓고 그날 하루 종일 터졌으니까요 ...

 

첫 빠따 때리기 전 담임선생님 잠시 망설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저와 제친구는 담배도 안피고 그동안 야자나 보충수업 한 번

제껴보지 않은 이른바 완전범생이었습니다.

 

담임샌님의 고민하는 표정이 역력합니다.

 

때리기에는 저와 제친구의 성적이 너무도 월등합니다.

전교1등과 2등을 둘이서 바꿔치기하고 3등과의 차이는 하늘과 땅이니까요

 

그러나 지금 이자리에 우리가 아닌 재민이나 지훈이가 서있었더라면

문 잠그는 소리가 남과 동시에 죽었을것입니다.

이것이 범생에 대한 특별대운가보다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담임선생님의 수사가 시작됩니다.

 

담임 : 요누무 시키들 느그들 왜 핵교를 3일씩이나 제꼈나?

 

범생의 피는 거짓을 말하지 않습니다.

 

솔직히 말했습니다.

 

저와 종석이가 이구동성으로...

 

"귀신을 봤습니다."

 

그 말을 하고 난 후 저와 종석이 우리가 더놀랬습니다.

 

"어! 종석이에게는 전화로 만나자는 말만 했는데 이시키가 어케 알고있지?"

 

그 놈도 안그래도 큰 눈이 왕방울만해집니다.

 

둘다 벌벌 떨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제 머리를 강타한 쇠뭉치.

너무 아파 담임샌님의 손을 보니 교무실에서 쓰는 열라 큰 호치케스가 들려있었습니다.

 

그 날 우리는 샌님 우롱죄로 100대 맞을거 1000대 맞았습니다.

우리 담임께서 그랬습니다.

 

"둘다 공부 잘해서 그럴싸한 핑계만 대면 속는척 봐주려했는데 귀신을 봤다?

요 시키들 나랑 장난하자는 거야?!"

 

라며 정말 죽지 않을만큼 맞았습니다.

 

억울했습니다. 아~썅 정말봤는데 -_-...

 

우리가 첨 만난건 교무실이었고 다른 선생님들 그렇게 많은 곳에서 어케 둘이서 짤수가 있겠습니까?

그러나 맞아도 행복했습니다.

울 담임샌님에게 맞는거니까요.

 

만약 그 귀신이 담임이 들고있는 저 pvc파이프를 들고 있었다면 헉 생각만 해도 싫습니다.

 

그렇게 오후5시까지 쉬는 시간마다 체육실에가서 맞고 왔습니다.

절뚝거리며 서로를 부축하고 다른 친구의 집으로 갔습니다.

서로의 엉덩이에 물파스를 발라주려고 보니 이건 사람의 피부에다가

피카소의 그림을 그려놓은 것 같았습니다. 발바닥부터 목까지...

 


그리고 제가 먼저 입을 열었습니다.

 

"꽃뱀아 너 아까 귀신봤다는데 어떻게 생겼든? 정말 봤냐?"

 

라고 물으니 종석이도 제게 묻는것이었습니다

 

"재희야 너도 봤냐? 그 흰옷 입은 여자?"

 


거기까지 듣고 우리 주위에 있던 지훈이랑 철민이가 열라 쫄았습니다.

 

그놈들 하는 말이..

 

"느그들 지금 짜고 말하는거쥐? 잉 ? 그치?"

 

차근차근 설명을 해줬습니다.

 

"나와 종석이가 짰다면 시간이 필요한데 우린 오늘 아침에 교무실에서 첨 만났고

느그들도 알다시피 우리가 쉬는 시간마다 체육실에서 얻어터지고

또 지훈이 느그집에 오는길에 우리가 서로 말하는거 봤냐 이 시키들아"

 

그러자 이놈들 무서워서 떠는 꼴이란..


그리고 우린 학교에서 스타가 되었습니다.

구신본 놈들이라고...

 

 

어떤 친구넘들은 한참 인기있었던 '이야기속으로'에 우리의 이야기를 보내라고 하더군요

 

해볼까 하다가 티비나가면 전국적으로 쪽 당하고 족보에서 제명시켜 버린다고

울아부지 그러시고 또 공업샌님이 울학교 이미지 망가진다고해서

오늘날까지 이야기가 묻혀있던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경품이...;;

 

어쨌거나 그 날 친구집에서 종석이로 부터 그넘이 겪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제 친구 종석이의 이야기입니다...

 

제가 귀신을 보고 놀라 혼비백산하여 나주에서 목포로가는 버스 안에 있을때

종석이는 완도에서 나주로 오는 버스 안에 있었습니다.

 

우리는 완벽하게 길이 엇갈렸습니다.

 

그 순간 흰옷의 여자귀신은 우리 자취방에서 웃고있었겠지요...

 

 

........오늘밤 또다른 놈이 올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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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가 3 (완)

 

 

 

 

 

 

 

 

 

 

종석이가 나주에 도착해서 버스를 갈아타고 자취방으로 온 시각은 햇볕 창창한 대낮이었습니다.

 

자취방에 와서 보니 밥은 되어있구 김치찌개도 끓여져 있고

갖가지 밑반찬들 하며 제 옷가지 몇 벌이 보이길래 종석이놈이 생각하기를

 

"재희가 안보이네! 도서관갔나?"

 

하며 그넘 역시 집에서 갖구온 반찬들을 냉장고에 넣고 방청소를 하고

뭐 이것 저것 하다보니 밤이 되었다고 합니다.

 


낮엔 날씨가 좋더니 밤이 되니까 비가 조금씩 오던게 강한 바람과 함께 심하게 내리더랍니다.

 

밤 9시가 되어도 내가 오지 않자

 

"재희가 도서관 마지막시간인 10시까지 있을려나?

이상하네 재희는 거의 도서관 안가고 방이 더 시원하다고 집에서 공부하는데..."

 

그렇게 생각했답니다.

 


11시가 되자 천둥과 번개가 치고 소나무 가지에 바람이 찢기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우리의 종석이 이제 방에서 거의 미쳐갑니다.

 

저는 오지 않고 밖엔 비바람이 몰아치고 그래서 이넘...친구집으로 가려고 했다합니다.

 


하지만 저의 경우와 같이 이렇게 몰아치는 비바람을 뚷고 그 먼 친구집까지 가는게

대낮이라 해도 어려운데 더욱이 그넘이 젤 싫어하는 폐가 앞을 이 시각에 지나야한다는 건...

종석이넘은 오늘만 여기서 자고 내일 저 만나면 오늘 왜 집에 안왔는지 따질라고 했답니다 -_-;;

 

제가 친구 지훈이 집에서 자고 안오는 줄 알고 말입니다.

 


종석이가 잠자리에 든건 새벽1시30분쯤 이었습니다.

 

 

이넘은 등 면적의 80%만 어딘가에 닿아도

금방 골아떨어지는 아주 훌륭한 버릇을 가지고있던터라 즉시 깊은 잠의 나락으로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제가 겪었던 통증 ...

종석이가 한참 자고 있는데 (그넘 역시 오른쪽 벽에 붙어서 잤습니다)

왼발이 엄청 아팠다고 하더군요. (여기까진 저와 같습니다.)

그래도 귀찮으니까 안 일어나고 발을 몇 번 굽혔다 폈다하고 다시 잤다고 합니다.

 


두 번째 통증 왼발이 거의 통째로 빠져나갈 듯한 고통이 옵니다.

우리의 종석이 그 급한 성격대로 누운 상태에서 벌떡 상체를 일으켰습니다.

 

뭔가 검은 머리가 자기 눈과 맞닿을 정도로 가까웠다고 하는군요...

 

(이 부분이 저와 틀립니다. 저는 누운자세에서 제 발치를 봤는데 이넘은 앉은 자세에서

그 귀신의 머리와 자신의 머리가 한뼘 정도되는 그 가까운 거리에서 봤으니까요)

 


번개가 치고 방안이 밝았다 어두워지고 아주 또렷이 보이더랍니다.

 

 

하얀 실루엣...

 

눈을 아래로 깔자 자신의 왼발이 그 여자의 왼쪽 겨드랑이에 껴있고 그 여자는 아무 말도 없이

부자연스러운 행동을 하고 있더랍니다.

 

(제가 링이라는 영화를 봤을때 느낀 공포는 일반 관객의 100배였슴다.

왜냐면 제가 본 귀신도 역시 링에서 나온 귀신처럼 행동이 굉장히 어설프고 딱딱했으니까요

그리고 얼굴을 뒤덮은 검은 머리가 같았습니다)

 


그 여자가 그 특유의 어설픈 동작으로

종석이의 왼발을 잡고 뒤로 당길 때마다 밀려오는 통증 다리가 빠질듯한 고통.

 

그때 우리의 종석이 드뎌 미쳤습니다.

 

이누무 시키가 첨엔 제가 그러는 줄 알았답니다.

 


종석이 생각하길...

 

'어라? 재희가 새벽에 늦게 들어와서 미안하니까 지금 장난치나?

그런데 지금 밖엔 비가 오고 있다. 그것두 앞이 안보일정도로...'

 

 

우리의 종석이 아이큐는 울학교 최고였습니다.

148이었으니까 그 상황에서 거기까지 유추했었나 봅니다.

 


'재희가 지금 들어와 나에게 장난을 치고있다면 옷이 젖어있어야 하는데 물기가 물기가 없다.

그렇다면...........'

 

(여기까진 종석이와 귀신이 나란히 같이 앉아 있었습니다.

누가 보면 아주 다정한 연인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여친이 남친의 아푼 다리를 주물러주고 있나라고 할 정도로 말입니다.

또한 둘다 그윽하게 상대방을 바라보고 있었으니까요 ㅋㅋㅋ)

 


거기까지 생각하자 종석이넘 체온이 급속이 내려가면서

무서운것보다는 추워서 턱이 덜덜덜 떨리고 온몸이 부들부들떨리기 시작했다고합니다.

 

종석이는 그래도 호기심에 누가 새벽에 들어와서 장난치나라고 생각해서

(아마 당시 종석이의 심정은 현실을 부정하고 싶었나 봅니다.)

 


얼굴을 보려고 눈을 위로 올렸습니다.

번개가 자주 쳐서 그런지 방안이 자주 환해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종석이는 쓰러졌습니다.

 


그래도 종석이는 저보다 나은 편입니다.

저는 그 공포의 시간이 엄청 길었거든요

 

근데 그넘은 그렇게나 빨리 쓰러져버리다니...아까버라


이 부분에서 저와 제 친구들이 종석이에게 묻습니다.

 

"야! 꽃뱀아 어케 생겼던? 엉? 어케 생겼냐고? 난 머리카락 땜시 못봤는데"

 

그렇게 묻자 그넘 그 상황을 회상하듯이 말합니다.

 

눈을 들어 보니까 이마와 이마가 한뼘 정도 되는 거리에서

그 가까운 거리에서 눈을 들어 얼굴을 봤다고 합니다.

 

머리카락 사이사이로 보이는 흰자위만 드러난 눈과 그리고 눈썹이 없었다는것...


그렇게 보면서 쓰러지기 전까지 몇 번의 번개가 쳤었고

그때마다 머리카락 사이사이로 보이는 그 눈...그리고 쓰러졌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지훈이와 철민이의 이야기입니다.

 


담임 : 야! 오늘도 재희랑 종석이 학교 안나왔냐?

 

아이들: 네

 

담임 : 지훈이하고, 철민이가 가서 이시키들 깨워라 이누무 시키들 늦잠자서 지각할란갑다.

어제는 태풍 땜시 못왔다 쳐도 오늘은 왜 안오는 거야!

빨리 자취방가서 깨워와 요누무 시키들 오기만 해봐라

 


지훈이와 철민이가 자취방 앞에 도착한 시각이 8시30분쯤이었습니다.

 

"재희야 종석아"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없자

 

우리의 친구녀석들 우리가 늦잠 자는 줄 알고 담을 뛰어넘어 비상키 숨겨놓은 곳에서

키를 찾아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현관엔 제 신발과 종석이 신발이 있는 것이었습니다.

 


현관에 서서 우리의 이름을 불러도 대답이없자

방문을 살며시 열고 방안을 봤더니 종석이 놈이 얌전히 잠을 자고 있더라는겁니다.

 

근데 제가 없는걸보고

 

"어라! 재희는 어디갔냐? 우선 종석이부터 깨워라"


그리고 친구넘들은 종석이가 자는줄알고 첨엔 좋게 서서 말로

 

"야 일어나! 느그들은 이제 학교 가면 담임한테 뒈졌다. 푸카카카..."

 

그래도 종석이가 대답이 없자 서 있는 상태에서 발로 툭툭 차며

 

"야 일어나! 이시키 지금 쪽팔려서 연극하냐? 괜찮아 일어나"

 


근데 흔들리는 종석이의 몸이 이상했습니다. 친구들 종석이의 몸을 이리저리 흔들었습니다.

 

코에 손가락을 갖다대었습니다.

 

숨은 쉬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종석이가 일어나질 못한다는 겁니다.

 


그 때부터 난리가 났습니다.

 

소리를 질러서 깨울려고 해보고 뺨도 때리고 하다가 철민이가 세수대야에 물을 이빠이 담아와서

종석이에게 뿌리자 그제서야 실눈을 뜨며 처음 한다는 말이

 

"나 죽었냐?"


그래서 친구들이 병원데리고 가야한다며 떠드는 소리와 자신의 말에 대답한 친구들의 얼굴을 보고

종석이가 벌떡 일어나 빨리 자기를 이 집에서 데리고 나가주라는 말에

이놈 후다닥 밖으로 튀어 나갔다고 합니다.

 


그리고 친구집에서 저희집에 전화를 했고 저를 만나서 서로가 겪은 이야기를 종합해볼 때

저희가 본 것은 여자였고 하얀 소복을 입었고 칠흑같이 검은 머리가 무지 길었고

그리고 남자의 다리를 무쟈게 좋아해서 뽑을려고 그렇게 노력을 기울였다는겁니다.

 


뭐 눈썹이 없었고 눈엔 흰자만 있었다는건 종석이넘이 본거라 저는 확실히 말할 수가 없군요 ...

 


그 일이 있은 후 저희는 곧바로 자취방을 옮기려고 짐싸러 그 자취방에 친구들과 우르르 가던 중

폐가에 조금 못가서 있는 무지 큰 나무 밑에서 그 동네 할배들이 막걸리를 마시던 것을 보았습니다.

 


그 옆을 지나치려할때 그 중 어떤 할아버지 한 분이 말을 거셨습니다.

 

 

할배 : 학생들 어디사나?"

 

저(재희) : 저기 초등학교 옆에 사는데요

 

할배 : 아 그 집 참말로 그집 주인도 몹쓸 사람들이여!

즈그들은 못사는 집에 타지 사람들에게 돈받고 살게 하니 말이여

 

재희 : 못사는 집이요?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할배 : 아따 그랑께 말 여러번 하게 하네! 긍께 저기가 흉가란 말여 흉가!

 


우리들 모두다 '헉 이럴수가' -_-;

 

재희 : 아니 어떻게 하다 흉가가 된건가요? 사람이 저기서 죽었나요?

 

할배 : 죽은게 아니라 죽은 사람 자리에 집을 세웠잖여 집을...그러니 산 사람이 어떻게 사나?

 

재희 : 아 그러면 옛날에 저기가 무덤이었다는 말이네요

 

할배 : 그렇지 몹쓸 사람들 같으니라구

그렇게해서 집을 세웠으면 굿이라도 한 판 해줘야지 말이야 암튼 서울사람들 야박한 것은 쯧쯧쯧...

 

재희 : 근데 할아버지 저기있는 집엔 총 3세대가 살 수 있잖아요?

2층하고 1층 본채하고 저희가 사는 옆에 조그마하게 붙어있는 방까지 하면 3가구가 살수있는데

왜 동네 사람들이 저 집에서 안살아요? 집값도 싸고 집도 멋있잖아요?

 

할배 : 귀신나와 귀신나온다고 이 동네에 소문이 쫙 퍼졌는디 누가 들어가 살라고 하겄어?

 


맞는 말이다 촌은 소문도 그렇게 빠른법이다.

 

근데 우리는 몰랐다. 모를 수 밖에...

 

아침에 학교가서 밤늦게 오는데 그리고 동네 사람들하고도 교류도 없으니...

 


할배 : 근디 학상들은 저 집에서 산다고 하면서 귀신 못봤어?

 

재희 : (아무말 못하고 고개를 숙여 발끝의 흙만 차고있었다)...

 

할배 : 이상허다 모두들 저 집에서 2달을 못버티는디 학상들은 언제부터 살았는감?

 

재희 : 2월 말부터요. 근데 지금은 이사가려고 짐 가지러 왔어요.

 

할배 : 오래도 버텼네 그래...젊은데 귀신이 무신 해코지 하겄어 설마! 근디 왜 여기서 안살고...

 

재희 : 학교가 멀어서요. 그럼 좀 바빠서 먼저 가보겠습니다. 얘들아 가자

 


이것이 우리가 들은 저 자취방에 얽힌 이야기였습니다.

 

이사를 가고 나서 이사간 집에서 고 3이 되었고 어느 여름날 이제 2년이 지났으니까

그 집이 어케 변했는지 궁금하기도해서 토요일 낮에 그 집에 한 번 가보기로 친구들을 선동했습니다.

 


일행은 다섯 명이었습니다.

2년이 지났으니 무척 궁금했습니다.

 

누가 살았나 누가 살고갔나 싶어 갔는데 대문이 열려있었습니다.

대문을 열고 마당에 들어서니 아무도 안사는 듯 했습니다.

드뎌 떨리는 손으로 자취방 현관문을 열고 안을 보는 순간 쓰러지는 줄 알았습니다.

 


방안이고 부엌이고 모두 장판이 걷어내진 상태로 맨 시멘트 바닥이 보였고

그 위에 하얀 알맹이들이 있었습니다.

쪼그리고 앉아 뭔가 싶어 만져봤는데 그건 소금이었습니다.

 

그것두 아주 굵은 소금이 온통 뿌려져 있었습니다.

 


눈을 들어 부엌으로 통하는 문위의 벽을 보니 작은 종이에 빨간글씨로 쓴 부적이 보였습니다.

 

태어나서 처음 보는 부적...

 

곳곳엔 거미줄이 있었고 벽지는 여기저기 뜯어져있었습니다. 기분이 우울해졌습니다.

 


그래도 2년 전에는 이곳에서 친구들과 장난치고 웃고 떠들고 그렇게 살던 집이었는데...

눈물이 날만큼 서글퍼졌습니다.

 

 

달라진게 없다면 그 서늘함 뿐이었습니다. 발목아래로 전해져오는 그 차가움

 


이 집에서 귀신을 봤고 유체가 이탈되고 많은 기억들이 머리 속에서 교차되었습니다.

몇몇 친구넘들이 갑자기 기분이 나빠져온다고 빨리 나가자고 합니다.

 

대문을 닫고 오는 길에 뒤를 한번 돌아 봅니다.

노을이 져가고 있습니다.

 


역시 저 집은 노을을 배경으로 서있을 때가 젤 아름답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주의 서글프도록 빨간 노을을 배경으로 하늘의 한쪽이 서서히 어둠에 잠겨올 무렵 처량히

서있는 그 집, 누군가 자기에게로와 생명의 불을 밝혀주길 기다리듯이,

더 이상 어둠이 싫다는 듯 저에게 손짓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도저히 그 집으로 갈 수가 없었습니다.

너무 무서웠고 생각하기도 싫은 기억을 다시 겪기엔 저는 너무도 많은 것을 알아버렸으니까요

 


여기까지가 저희가 그 집에서 겪은 일들이었습니다.

있는 그대로를 또한 제가 보고 들은 그대로를 자판으로 쳤을 뿐입니다.

 

못난글 끝까지 읽어주신 님들에게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 후로도 전 어떠한 귀신의 형상이나 믿지못할 일들을 겪어보질 않았습니다.

 


9년이 지난 지금 그 집이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그 때 이후론 단 한번도 가보지 않았으니까요.

스승의 날 때 고등학교를 찾아가 선생님들 뵐때도 그 집쪽으로는 차도 몰지 않으려 했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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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전 그원룸...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소햏이 6년 전 혼자 살 적에 거주하던 자취방에서 일어난 기이하고도 소름끼치는  경험담이며 아직도 이 사건의 발단원인과 여러가지 대안으로 소햏이 추리를 진행중인 이야기요.

 

때는 한국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이 끝나고 매서운 칼바람이 치기 시작하던 2002년 11월 중순...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초겨울로 접어들며 소햏의 기분은 왠지 모르게 암울했으며 얼룩진 기억으로

남아있소..

 

소햏은 이때쯤 개인적인 집안사정으로 1년정도 혼자 떨어져서 생활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되었는데

그 때문에 부모님과의 잦은 다툼도 많았고 울적한 기분에 술도 자주 마시는편 이었소...

 

결국 의논 끝에 어머님과 함께 몇 일동안 대학가 근처 복덕방과 신문등 발품팔아 여러 곳을 알아본 결과 마땅치가 않았고 그러던 어느 날 부동산사무실에서 꽤 괜찮은 방이 나왔다고 전화가 왔소.

 

다른 곳 시세에 비해 보증금은 비슷했지만 월세가 다른 곳에 비해 굉장히 낮은 원룸이었는데 

(보통 시세가 월 50만원이라면 그 곳은 15만원정도..)

그날 바로 통화 후 부동산 중개하는 분과 같이 혼자 이런저런 상상을하며 집구경을 하러 가게 되었소..

 

드디어 소햏의 눈에 모습을 드러낸 건물은 대학가 근처에서 꽤 떨어진 상당히 외진곳이었고 건물 앞의 좁은 길은 대낮인데도 사람의 왕래가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한산한 곳이었소.

 

건물의 겉모습은 지은지 2~3년정도 된 짙은 회색의 대리석으로 지은 4층 구조였는데

건물주위를 잠시 둘러보던 중 소햏의 눈에 두 가지 흥미로운 사실이 발견되었었소.

 

첫 번째는 건물 양옆 뒤가 모두 다른 타건물에 의해 가려져 대낮인데도 그 건물 앞에 있노라면

스산한 초저녁 같았으며 건조한 계절인데도 불구하고 건물이 풍기는 기운은 이상하리만큼

습하고 눅눅하다는걸 느낄수 있었소.

 

두 번째는 건물의 구조에 관한건데 보통 건물의 둘레 모양은 직사각형이 대부분인데 이 건물의 둘레는 5~6각의 비대칭원통 모양으로 이뤄져있었고 여기서 더 흥미로웠던 점은 그 건물둘레로 폭 1m정도의 공간이 있었는데 건물을 한 바퀴 돌면 창문으로 1층에 거주하는 사람들 행태도 파악할 수도 있는 그런 이상한 구조였소.

 

소햏이 소개받을 방은 1층이었는데 방은 이미 비워져있었고 방의 평수는 10평에 역시나 1층이라서 그런지 베란다에 햇빛이 거의 안들어왔소.(설마 했는데 역시 싼게 비지떡이었소.)

 

지금부터 중개인과 소햏의 대화내용이오.(표준어 적용)

 

"방이 1층인데다가 베란다가 다른 건물에 가려져 있어 생각했던 것보다 매우 어둡네요..

흠..전에 어떤 분이 살고 계셨나요?"

 

"네..제가 듣기론 근처 대학에 다니는 남학생이 2년정도 지냈다고 하는데 그 이외엔 잘 모르겠군요.

아~그리고 방은 뺀 것은 학교를 그만 두었다고 하더군요.."

 

소햏은 그 점에 대해 한가지 의문점이 떠올랐지만 쓸데없는 호기심이라 단정짓고 방안을 자세히 둘러본 결과 햇빛 잘 안들어오는 것 빼곤 큰 하자가 있는 것 같진 않았고 화장실도 상당히 깨끗했으며 그보다 소햏이 젤 따졌던건 주위소음에 민감한지라 중개인한테 물어보니 1층에 4가구 있는데 모두 어느정도 나이도 있는 분들이고 거의 다가 직장인들이라고 했소.

 

여기까지 중개인과 얘기하는 도중 소햏의 시선이 무심코 방 한구석에 머물게 되었는데 자세히 보니

투명한 물이 지름 20cm정도로 둥그렇게 고여있는 것이 아니겠소.

 

"어..? 방 안에 웬 물이 고여있네요.."

 

"엇.정말 그렇군요.근데 주위를 둘러봐서 물이 새거나 흐를만한데가 없는데..

전 주인이 방정리 하다 실수로 흘린 물이겠죠..뭐."

 

소햏은 당시 방에 눈이 멀어 그 말을 대충 넘겨 들었고 금방 잊어버렸다오.

고민끝에 몇일 뒤..계약서에 도장찍고 드디어 이사를 가게 되었다오..

 

 

이사 당일 11월 xx일.

 

 

지금 기억하기론 그 날은 아침부터 가랑비가 내렸는데 저녁이 다 되도록 비가 계속 내렸고

이삿짐을 다풀고 정신없이 청소하고 정리하는데 몰두 하였고 어느덧 시간을 보니 새벽 1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소..

 

'오늘은 대충 정리는 다한 것 같으니 내일 일어나서 마무리하자...'

 

라고 생각한 후 소햏은 긴장이 풀려 그런지 갑자기 굉장한 피곤을 느껴 손만 씻고 그대로 침대위로

고꾸라져 잠이 들었다오..

 

하지만 소햏은 밤귀가 굉장히 밝아서 꽤 깊게 잠이 들었도 주위에 소리가 나거나 사람이 근처에 오면 본능적으로 느끼고 눈을 뜨는 체질이었소.

 

그리고...잠이 든지 얼마나 지났을까.

타닥타닥..땅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그때까지 계속 들렸으며 이상한 느낌에 실눈을 떴는데 방안은

눈을 감고 있는지 뜨고 있는지 모를정도로 정말 암흑 속이었소.

 

'휴..지금 몇시일까?'

 

하면서 휴대폰을 찾고 있었는데 바로 그때였소.

 

현관문을 뭔가 아주 작게  똑똑거리는 소리를 들었는데 그 순간 소햏은 바로 모든 행동을 멈추고 바로 앉아 온몸의 신경을 현관문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소..

 

10초정도 후.또다시...

 

"똑...똑...똑.."

 

소햏은 바로 형광등을 켜고 매우 큰소리로

 

"누구세요?"

 

하고 말한 뒤 귀를 기울었는데 아무 대답도 없는것이 아니오..

 

하지만 일어나서 현관문 앞에 가까이 다가가는 순간 육감적으로 현관문 넘어에 뭔가 있다는 느낌이

짙게 들었고 소햏은 무심코 현관문렌즈를 찾았지만 보이질 않았고

(나중에 알았지만 그 건물 현관문은 모두 렌즈가 없는 문이었소.낭패)

몇 초간의 망설임 끝에 결국 누군가 싶어 문을 살짝 열어서 보았는데 웬 여자가 문앞에

서있는것이 아니겠소.

 

그 여자의 옷차림은 이 추운 초겨울에 전혀 맞지 않는 흰색 반바지에 빨간색티를 입고 있었는데

나이는 분명 20초중반 정도로 보였소..그리고 의아한것은 우산이 없었는지 온몸이 비에 젖어 물이 뚝뚝흐르고 있었는데 그여자의 머리카락이 얼굴을 덮어 더이상 인상을 파악할수가 없었소.

 

"누..누구세요?"

 

"민혁이...민혁이...어디있어요..?"

 

"네? 민혁이요? 그런 사람 안사는데요..전 어제 새로 이사 온 사람이거든요.."

 

말이 끝나는 순간 갑자기 여자의 아래로 향해있는 시선이 갑자기 위로 향하였고 미친듯이 눈동자를 좌우로 돌리면서 소햏 어깨넘어 방을 훌터보고 있는 것이었소..

 

소햏은 너무나 놀라 소햏도 모르게 세차게 문을 닫고 말았고 그 뒤에 여자는 집에 돌아갔는지 더이상 인기척은 나지 않았소..

 

그날 아침.소햏은 늦잠을 잤고 침대에서 일어나서 방바닥에 발을 디디는 순간 뭔가 청벙한는 소리와 차가운 느낌에 발밑을 보았더니 온 방바닥이 물바다가 되어있었고 소햏은 수건으로 닦는 와중에 그 물이 현관문까지 이어져있는 것을 알수 있었소..

 

몇초후 바닥을 닦고 있는 소햏의 두뇌속에 어제 새벽에 겪은 일과 지금 이 이상한 일이 관련이 있다는 추리가 나오는 순간 사시나무 떨듯 덜덜덜거리고 있는 소햏을 발견하고 있었소..

 

그 날 뒤로 비가 꽤 오랬동안 안왔고  그동안 1층에 사는 사람들과도 알고 지내게 되어 이상한 소문을 몇 가지 듣게 되었는데 그들 얘기인즉슨 여름같은 계절엔 더위로 인해 창문이고 커튼이고 다 열어놓고 생활하는데(물론 방범창 되있소)

 

비가 부슬부슬 오는날에 창문을 열어놓고 집 안에 있으면 창밖에 웬 여자가 건물주위를 빙빙 돌아 다닌다는 거였소. 그러다가 눈이 마주치기라도 하면 흉측스런 미소를 짓는데 그 때문에 이사왔다 도망치듯 사람들이 태반이라고 했소.

 

그 중에 지금 살고있는 남자 한분은 매번 참다못해 그여자를 잡으로 쫓아나갔지만 홀연히 사라지고 없다는 것이없소..

 

소햏은 여기까지 얘기를 듣는 와중에도 소름이 쫙쫙 끼쳤으며 그뒤 얼마 후 옆호 사는 남자가 소주를 한 봉다리 사와서 한잔 하자길래 같이 먹게 되었는데 술잔을 주고 받고 이런저런 얘기하던 중 소햏이 이사오던 날 겪은 얘기를 꺼내게 되었소.

 

 

그리고 그 남자로부터 이 방의 비밀에 대한 충격적인 결말을 들을 수 있었소.

 

 

소햏이 들어 오기전에 대학CC가 동거를 하고 있었는데 작년 여름에 바다에 MT를 갔다가 여학생이

해수욕 도중 소용돌이 구역에 들어 갔다 휘말려 실종되었는데 결국은 시체를 못찾았다 하였소.

 

그 남자 얘기론 그 사건 뒤 남학생은 도망치듯 이사를 가버렸고 조심스럽게 도는 소문에 의하면 죽은 여학생이  남학생을 찾으러 이 건물을 맴돈다고 하였소..

 

이 이야기를 듣고 난 그날 이후 소햏은  비오는 날은 무조건 집에 안들어갔고 여름장마땐 동네 근처 모텔에서 지냈으며 그 집 계약 기간 1년 채우고 당당하게 이사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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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관련해서 내가 겪은 이야기야 (스압)

 

 

 

 

 

 

아빠는 내가 10살때 갑자기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어. 

아빠가 노총각으로 있다가 연애결혼하셨는데 엄마랑은 나이차이가 좀 난다.

 

  아빠가 20대 시절에 집안끼리 짝지어준 여자가 있었나봐. 그래서 20살 쯤엔가 

결혼하고 몇달 안되서 그 여자분이 병으로 돌아가셨대 

하지만 아빠쪽 친척분을 얘기 나중에 슬쩍 들은 얘기로는 두분 사이가 별로 안좋았고 그 여자쪽 집

 

안이 품행 그런게 안좋았대...

 

그러다가 20년쯤 후에  아빠가 엄마를 만나고 서로 연애하시면서 결혼하시고 하면서 내가 생기

고.... (아빠랑 엄마랑 나이차이가 엄청 난다) 

근데 내가  뱃속에 있을때부터 뭔가 안좋았대. 유산될 위기도 많이 넘기고 

 엄마가 집에서, 또는 병원에서 거의 가만히 누워지내시고... 그저 정상으로만... 태어나기를 계속

비셨대. 

엄마쪽이 불교라 집에 불상이라던가.. 관음보살상 이런것도 많이 놓고.. 

 또 자주 가시는 절 앞마당에 가장  잘 크는 나무 두세 그루 심고 비시고... 

  

그 정성 덕분인지 내가 몸무게는 좀 덜 나갔지만 그래도 정상으로 태어나긴 했는데.. 백일때 부터

그렇게 병치레가 잦았대. 다른 애기들은 그냥 소아과 며칠 다니면 낫는 감기 그런것도 난 매번 심

하게 걸려서 걸릴때마다 병원에 머리에 링겔 꽂고 입원하고... 

딸꾹질도 한번 하면 하루 죙일 해서  가슴이 아파서 울다가, 경기 일으키고... 

홍역도 심하게 앓고.... 

집에 있을때는 집앞 소아과를 하루에 세번 가고 

종기가 너무 많이 나서 힘들어했었고... 

특별한 병이 없었는데도 내 어린시절 1/3은 병원에서 보낸거 같애.

 

  

병원에서는 딸꾹질은 선천적으로 횡경막이 약해서 그런거고 이렇게 아픈건 이유를 모르겠다고 하

더래. 

 

그러다가 아빠가 우연히  유명 점집에 내 사주랑 그런것들을 보게 됬는데 

그 무당이 

"이 아이 당신 전처 쪽 귀신이 데려갈 지도 모르니까 10살까지는 숨겨놓고 키우세요. 차를 조심해

야 하고 15살정도 까지 귀신들이 이 아이 데려갈려고 호시탐탐 노리니까 꼭 조심하셔야 합니다" 라

고 했다더군.

 

 

아빠는 별 소리를 다한다고 생각하고 굿이나 하려고 돈 뜯어내려고 하나부다 생각했는데 그때 엄

 

마도 점집에 갔다가 똑같은 말을 듣고 온거야.

 

어느 절에 또 좀 신기 있는 스님이 계셨었는데 그 스님도 날 보더니 

  주위에 데려갈려고 하는 사람이 있다고... 조심하라고... 

 


 

근데 나  10살에 아빠가 돌아가셨어. 교통사고로... 

그때는 어려서 몰랐는데 당시 상황을 좀 찾아보고 들어보니 

그때 아빠가 버스타고 서울로 올라오시는 상황이었는데 즉사할 정도로 심하게 다친 사람은 아빠가

거의 유일했대.. 

 


 

근데  나중에 이모부에게 들은 얘기가 있었어. 

아빠가 돌아가시기 전에 이미 죽음을 예감하셨는지 돌아가시기 한달 전부터 주위에 그렇게 다시는

못 볼것처럼 날 부탁하고 또 부탁하셨대. 

특히 막내이모부께는 "내가 없더라고 자네 꼭 **이 아빠노릇 좀 해주게나, 부탁할게" 라고 신신당

부를 하셨다지...

 


 

엄마는 나중에 생각하기를 아마 아빠가 절 대신해서 가신거 같다고 하시더라고... 왜냐믄..

 

그렇게 병원을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었는데  아빠 돌아가신 이후로는 

한번도 병 치레 안하고 그 전까지 아팠던게 거짓말 같을 정도로 

너무 건강하게 살고 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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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방의 여자

 

 

 

 

 

 

 

 

 

고등학교때 친하게 지내던 친구 한놈이 
지방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다가 고등학교 졸업 후 재수를 한번하고 
서울에 있는 ㅇㅇ대학에 붙게되어 다시 서울로 올라오게 되었죠 .. 
  
이 친구는 혼자 자취를 하게 되었고 .. 
서울로 올라온 다음날 
또 다른 고등학교 동창 친구 한놈과 함께 자취방에 놀러갔었죠 .. 
  
저희는 아침부터 만나 셋이서 농구한판 하고 .. 
자취방에 들어와 아직 덜 정리된 짐들을 정리해주었죠 .. 
  
그렇게 짐정리를 도와주고 있는데 .. 
  
화장실 창문사이로 부는 바람때문인지 .. 
계속 '삐그덕 삐그덕' 거리는 소리가 신경이 쓰이더라구요 .. 
  
저는 화장실 창문을 닫으려고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 
  
얼굴은 안보이는데 어떤 사람이 대롱대롱 화장실 벽에 걸려있는 모습이 
화장실 거울에 비춰 보이는게 아니겠어요 .......................................... 
  
전 깜짝 놀라서 "으악 !!!!!!!!!" 하고 소리를 질렀고 .. 
친구들은 왜그러냐며 제쪽을 쳐다봤죠 .. 
  
저는 어떤 사람이 화장실 벽에 걸려있다고 ... 
부들부들 떨면서 얘기했죠 ... 
  
친구들은 미친거 아니냐고 .. 
화장실문을 열고 들어갔고 .. 
아무도 없는데 무슨 헛소리를 지껄이냐며 저를 놀리더군요 ... 
  
'내가 잘못봤나?' 혼자 생각하고 일어서는데 .. 
제가 놀라 넘어지면서 손을 잘못 짚었는지 .. 무엇에 찔렸는지 .. 
손바닥이 살짝 찢어져 피가 나더라구요 .. 
  
두 친구들은 이왕 이렇게 된거 좀 쉬었다 하자며 .. 
  
저보고 집에서 좀 쉬고 있으라고 .. 
둘이 나가서 먹을꺼랑 반창고랑 연고를 사오겠다고 나가더군요 .. 
  
솔직히 조금 무서웠지만 .. 
쪽팔려서 그냥 알았다고 하고 ... 
집에서 쉬고 있었죠 ... 
  
혼자 무서움을 떨치기 위해 .. 
대낮에 불도 켜놓고 .. 
MP3를 들으며 만화책을 보고 있었는데 .. 
  
피곤이 몰려왔는지 저도 모르게 스르르 잠이 들었버렸죠 .. 
  
한 10분? 20분? 정도 잤나? 
친구들이 왔나? 
  
누가 방에 있는 느낌이 들어 눈을 살짝 떳는데 ... 
  
열려있는 화장실 문틈 사이로 ... 
어떤 여자가 두눈을 시퍼렇게 뜨고 옆으로 누워 고개를 제쪽으로 돌린상태로 
그 열린 문틈 사이로 얼굴만 내밀고 저를 바라보는거예요 ........... 
  
깜짝놀라서 일어나려고 하는데 몸은 말을 듣질 않고 ........... 
  
'아 ... 가위 눌렸나 보다 ...' 
  
평소에도 가위를 잘 눌리는 편이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는데 .. 
근데 계속 그 여자와 두눈이 마주치고 누워 있으니까 너무 기분이 나쁜거예요 .. 
  
가만히 보니까 .. 
여자는 머리에서 피가 흐르고 있고 .. 
오래 방치된 시체 마냥 .. 
파리가 주위를 맴돌고 있더군요 .. 
  
근데 갑자기 화장실에서 '쿵' 하고 뭔가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 
  
순간 머릿속에 드는 생각이 .. 
  
아까 걸려있던 .. 그 .. 사람 ... 
  
저는 갑자기 무서워지고 .. 빨리 가위에서 깨야겠다는 생각에 .. 
막 발버둥을 치던 찰나 ... 
  
친구들이 들어오면서 ... 
갑자기 움직일 수 없던 몸을 벌떡 하고 일으키며 깼죠 .. 
  
친구들은 영문도 모른체 .. 
이제는 친구 보고도 놀라서 호들갑을 떤다며 놀려데더군요 .. 
저는 괜히 가위걸린 애기를 꺼냈다 
친구들의 웃음거리만 살까봐 아무얘기 안하고 있었죠 .. 
  
그렇게 .. 밖에서 사가지고 온 밥도 먹고 .. 약도 바르고 .. 
짐정리도 어느정도 마무리를 끝내고 .. 
  
저희 세명은 지쳐 쓰러져 다시 잠이 들었죠 ... 
  
.... 
  
몇시간 잤나? ... 
  
또다시 ..... 
  
누군가 쳐다보는 느낌에 다시 잠에서 깼죠 .. 
  
그런데 ............. 
  
역시나 ... 이번에도 ... 
  
그 여자가 화장실 문틈 사이로 저를 쳐다보고 있더군요 .. 
  
저는 옆에서 자고있는 친구들을 깨우려고 발버둥을 쳤죠 .. 
손을 뻗어 막 쳐보기도 하고 ... 
발길질도 해보고 .. 
소리도 질러보지만 .. 목소리가 안나오더군요 ... 
  
그렇게 몇분을 발버둥 치다가 .... 
저도 모르게 고개가 옆으로 슥 돌아가게 되었는데 ......... 
  
잠이 들은줄만 알았던 친구들은 .... 
  
같이 누워서 ........ 
화장실 쪽을 쳐다보며 공포에 질린 얼굴로 누워 있더군요 ................................... 
  
  
저희는 발버둥을 치다 결국 몇 분만에 일어났고 .. 
그렇게 일어나서 서로 똑같은 얘기를 했죠 .. 
  
"저 여자 누구야? ................." 
  
  
나중에 알게된 사실인데 ... 
  
예전에 그 자취방에서 ... 
  
어떤 여자가 살해를 당했는데 .. 
  
강도가 들어와 .. 
여자를 성폭행 한뒤 .. 살해하고 .. 
여자시체를 토막내어 ... 검은색 쓰레기 봉투에 넣어 화장실 벽에 걸어놓고 갔다는데 ... 
  
이 집주인이 이상한 냄새를 맏고 방안에 들어가 
여자 시체를 발견했는데 .. 
  
발견됬을 당시에는 ... 
  
토막된 몸통 부분만 봉투안에 있었고 .. 
  
여자 얼굴은 ... 
  
화장실 문틈에 껴있었다고 ... 
  
  
더 소름끼치는건 ... 
  
이 여자를 죽인 살해범이 경찰에 잡혀 진술을 했는데 .. 
  
이 여자가 눈을 뜨고 죽었는데 .. 
자꾸 재수없게 쳐다보더라고 .. 
  
그래서 시체를 토막내야겠다 생각하고 토막살인을 저질렀는데 .. 
  
토막을 하면서 뜬 눈을 억지로 감기려고 해도 .. 
이 여자 눈이 안감겼다고 ... 
  
그래서 그냥 토막을 냈고 .. 
모두 쓰레기 봉투에 담아서 화장실 벽에 걸어놓고 나왔다고 .. 
  
그렇게 나와서 몇분정도 걷다가 .. 
현장에 살해도구를 흘리고 나와 다시 그집에 들어갔는데 .. 
  
그 여자 얼굴이 화장실 창문사이로 보였다는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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