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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피안화

title: 이뻥아이돌공작2014.10.04 01:45조회 수 1706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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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3년 5월, 아사마 화산이 폭발했다. 화산 폭발에 의해 엄청난 수의 사상자와 이재민이 발생했지

만, 정말로 두려운 일은 그 이후에 일어났다. 화산 폭발로 인한 환경 재앙이 발생한 것이다.

 

용암과 화산 폭발물이 인근의 논밭을 황폐화 시킨 것은 물론, 화산재와 이산화황이 온 하늘을 가득

덮고 햇빛을 차단한 채 지속적인 산성비를 뿌려댔다. 가뭄과 냉해, 화산재는 모든 곡식을 말라죽였

고 그 후 몇 년간 일본 역사에 남는 대기근이 일어난다. 그것이 바로 텐메이 대기근.

 

당시 남부번에서 기록된 것만 아사자 40,850명, 병사자 23,848명, 가족 전멸로 폐허가 된 집이 10,

545채가 발생하는 등 상상을 초월하는 대기근이 혼슈를 휩쓸었다.

 

급기야는 사람을 죽여 인육을 먹는 참담한 사태가 벌어지고, 그나마도 힘이 약해 남을 죽일 수 없

는 이들은 밤에 갓 묻은 무덤에서 시체를 꺼내 잡아먹고 자신의 아이를 오밤 중에 마을 밖으로 데

리고 나가 죽인 후 그 시체를 가져와 먹는 지옥도가 현실에 펼쳐진다.

 

당시의 참담한 지경을 묘사한 글 중에는「(식솔을 줄이기 위해)다시는 배고프다고 울지도 보채지

도 않겠다며 살려달라고 울부짖는 8살 딸아이를 돌로 내리쳐죽인 후 강에다 내버린」부모들의 이

야기도 나오는 등 그 기아 사태는 가히 아수라에 비할 지경이었다고 한다.

 


 

이대로는 살 수 없다고 생각한 농민들은 집도 땅도 버리고 다른 마을로 가서 먹을 것을 구하려 했

지만 다른 마을들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였고, 여기저기서 난민이 발생하자 그나마 마을의 조직체

가 살아있는 마을들은 인근 마을 사람들이 도적떼로 변하기 전에 아예 먼저 다 죽이자는 이야기마

저 나오기 시작했다.

 

모두 필사적인 상황이었기에 죽고 죽이는 것은 아무런 죄도 되지 않는 상황이었고 아직 힘이 있는

젊은이들과 남자들은 무기를 손에 들고 인근 마을을 습격, 몰살시키곤 했다. 게다가 그렇게 죽인

시체들은 식량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어느 시대에나 좋은 사람들은 있기 마련이라 어느 정도 자연재해의 영향을 덜 입은 지역의

마을 중 식량사정이 그나마 나았던 마을 사람들은 난민들을 가엾게 여겨 자신들의 부족한 식량을

내주기도 했는데...

 

문제는 그 이후였다. 오랜 시간 굶은 난민들은 대부분 밥을 먹는 순간 죽었다고. 몇 개월 간이나 변

변한 식사를 챙겨먹지 못한 위에 갑자기 음식을 구겨넣으면 인간은 쇼크사하기 때문이다.

 

난민들은 눈알이 뒤집힌 채 모두 배를 움켜쥐고 괴로워하다 죽었고, 음식을 대접한 농민들 역시 어

쩔 줄 몰라했다.

 

그런 비극이 일본 전체에서 반복된다. 좋은 의도에서 한 생각이 오히려 최악의 결과를 부르자, 마

을 사람들은 하나둘씩 망명해 오는 난민들을 쫒아버리기 시작했고, 마을 인근은 아귀와 아사자로

넘쳐나 그 역시 지극히 처참한 광경이 되어버렸다.

 

당시의 위령비가 세워진 마을은 아직도 일본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지만, 그 시대에 대해 자세한

민간의 언급은 대부분 제대로 전승되지 않는다. 너무나 처참하고 모두가 죄를 저지른 그 시대, 그

참담함은 몇 대에 걸쳐서 단단히 입막음을 당했고, 또 그 처참한 사태에 스스로 입을 닫은 이들도

많았기 때문이다.

 

 

 

 

 

 

 

 


* 피안화의 전설

 

 

 


강가에서 보기 쉬운 선명한 붉은색 꽃, 피안화.

 

사실 이 피안화는 독을 가진 식물로, 몇 년에 걸친 텐메이 대기근으로 인해 온갖 곡식과 작물, 나무

껍질마저 다 동이 나자 사람들은 이 독이 있는 꽃마저 먹기 시작했다. 물에 삶거나 살짝 데치면 일

단 어떻게든 먹을 수 있는 정도까지는 독을 뺄 수 있었으므로.

 

그렇게, 식중독의 위험을 안은 채로 이 꽃마저 다 먹은 이들 앞에 최후로 남은 것이 바로 인육. 우

선은 죽은 사람의 고기와 골수를 먹기 시작했는데, 의외로 어린 아이의 머리를 통째로 구운 후 꺼

내먹은 뇌는 의외로 맛있었다고 한다.

 

즉, 인간세상이 아귀도로 타락하기 전, 사람으로서 마지막으로 먹는 음식인데다 피를 방불케하는

선명한 붉은색 꽃을 피우기 때문에 사람들로부터 피안화(彼岸花)라고 불리게 되었다. (피안(彼岸)

이란, 강 건너 저쪽 둔덕이라는 뜻으로, 속세/현세와는 상대적인 개념을 일컫는다)

 

지금은 그저 그 선명하고 매혹적인 아름다움에 이 꽃을 좋아하는 젊은 사람도 많은데다 심지어 꽃

꽃이에도 자주 이용되지만, 비교적 연배가 있는 노인들 중에는 아직까지도 재수 없는 꽃이라며 경

원시 하는 이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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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자 전용 표지판에 숨겨진 이야기]

 

 

 

 

 

 

 

 

 

 

우리가 평상시에 아무렇지도 않게 보는, 손을 잡은 부모와 아이가 그려진 보행자 전용 표지판. 이

표지판에는, 실은 무서운 이야기가 숨겨져 있습니다.

 

수십 년 전 일입니다.

 

한 사진기자가 카메라를 들고 집 근처 공원을 산책하고 있었습니다. 

 

공원 여기저기를 찍고 있었는데, 정말 사이가 좋아 보이는 아버지와 여자아이를 만났습니다. 

부녀의 화목한 모습이 보기 좋았던 사진기자는 부녀의 다정한 모습을 찍었습니다.

 

하지만 사진 찍은 걸 본 아버지는 곤란하다는 표정으로 카메라맨에게 화를 냈습니다. 

아버지의 반응에 당황한 그는 아무 말도 못한 채 그 자리에서 급히 떠났습니다.

 

그 무렵, 정부에서 새롭게 보행자 전용 도로의 표지판의 디자인을 모집하고 있었습니다. 

문득 사진기자는 공원에서 찍은 부녀의 사진을 디자인 원안으로 응모하고, 

 운 좋게도 채용되어 현재 보행자 전용 표지판의 그림이 되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수개월 지난 어느 날. 

사진기자는 신문을 보다 깜짝 놀라고 맙니다. 

신문에는 여아유괴살인범의 기사가 있었는데, 

범인이 바로 수개월 전 공원에 만난 부녀의 아버지였기 때문입니다.

 

또한 피해자인 여자아이의 사진도 같이 실려 있었는데, 

역시 공원에서 본 여자아이였습니다.

 

 

 

[추신] 그 후, 아이가 사라진 후에는 보행자 전용 표지판의 아이가 한명 씩 늘어난다고 합니다.

 

 

 

 

 


 

[보행자 전용 표지판에 숨겨진 이야기 후일담]

 

 

 

<보행자 전용 표지판에 숨겨진 이야기>는 한 이야기에서 여러 가지 유형으로 파생된 이야기 중 하

나입니다.

 

이야기의 유형은 대체로 누군가 공원이나 산 속에서 사이좋은 부녀를 보았는데, 알고 보니 유괴범

과 아이였던 식입니다. 그 후 이야기가 전해지며 살이 붙는 과정에서 보행자 전용 표지판이란 소재

가 더해져 이와 같은 괴담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이야기가 탄생된 배경은 무엇일까요?

 

1988년 8월 일본 도쿄 사이타마현에서 유치원생 3명과 소학교(초등학교) 1학년이 연속적으로 실

종, 살해되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보통의 유괴사건과 달리 금품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 단순한 살인을 위한 유괴사건이라 범인에 대

한 실마리를 찾을 수 없어, 범인 색출이 어려웠다고 합니다.

 

1989년 7월 어느 날, 경찰은 여자아이의 전라사진을 찍고 있던 수상한 남자를 체포합니다. 그의 이

름은 미야자키 츠토무. 외설 용의로 체포된 그는 경찰의 조사 중에 4건의 유괴 살인 사건의 범행을

자백합니다.

 

이것이 1988년 일본을 떠들썩하게 만든 미야자키 츠토무 연쇄여아유괴살인사건으로 일본 전역을

유괴범의 공포를 확산시킨 원인이었습니다. 이윽고 미야자키 츠토무의 이야기는 동네 어딘가에 유

괴범이 있다는 괴담의 원형이 된 것입니다.

 

 

 

[추신] 그 후, 미야자키 츠토무는 여러 번의 정신감정 끝에 2001년 사형을 선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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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에 관한 경험담이야. 1

 

 

 

 

 

 

 

 


일단, 그 당시의 우리 가족에 대해서 말해볼께. 
아빠는 가족이라고는 같이 살고있던 증조할머니밖에 없었던 사람이었고, 
엄마는 지방에 식구 많은 대가족의 차녀였어. 
엄마가 스물이 넘어서 서울로 올라와 직장을 다닐때에 아빠를 만났고, 급속도로 결혼까지 하게되었어. 
물론 엄마 집에서는 반대가 너무나 심해서 나를 낳고도 몇년간은 외가댁과 왕래도 하지 않았다고 해.


마포구 아현동에 아빠와 증조 할머니가 살던 집에 살림을 차리고, 
처음 시집 살이를 하면서부터 엄마와 증조할머니의 사이는 굉장히 좋지 않았어. 
가장 큰 이유는, 엄마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고 증조 할머니가 무당이었기 때문이지.


내 어릴적 기억에도 우리가족이 살던 집, 할머니의 방은 신당이 차려져 있었어. 
동네 사람들과 굿판을 벌일 때도 있었고, 그 동네에서 할머니는 유명한 무당이었지.

 

할머니방(신당)- 작은마루 -엄마,아빠방.


이런 구조로 되어있는 집에서, 엄마는 항상 작은 마루에 찬송가 테이프를 틀었어. 시위하듯이. 
그것 때문에 할머니와 매일 싸웠던게 아직도 기억남 ㅎㅎ


그래도 그 때만해도 꽤 행복했어. 
동네 사람들과 사이도 좋았고, 나도 동네 애들과 몰려다니면서 노느라고 정신이 없었기 때문에.


앞으로 다가올 일 들에 비하면 진짜 행복한 거였지... 
 

 


문제는 증조 할머니가 노환으로 숨을 거두면서부터 시작되었어. 
생전에 부탁했던 대로 화장으로 장례를 치르고, 엄마는 곧바로 할머니 방을 정리했어. 
그리고 그곳에 안방을 꾸려서 엄마, 아빠가 쓰고. 나는 내 방이 생겼지.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얼마동안은 싸움이 없어진 집안이 정말 조용하고 아늑한 기분이었어. 
엄마도 편해했고, 교회도 열심히 다녔어.

 

그러다 어느날, 엄마가 꿈을 꾸기 시작한거야.


꿈 내용인 즉,


엄마의 사촌동생(남. 고등학생)과 어느 풀숲의 동굴 입구 같은 곳에서 만났는데, 
사촌동생이 '누나, 나랑 어디좀 같이 가!' 라며 대번에 동굴 안으로 끌고 들어갔어. 
엄마는 그냥 얘가 왜 이렇게 급하나 생각하고 끌려 들어갔고, 한참을 뛰는데 발 밑에 물이 고여있더래. 
그리고 어두컴컴한 동굴 중간에 멈춰 서서 앞을 딱 보니 까만 관이 하나가 가로막고 있었대.


그걸 본 사촌동생이 어휴, 하고 한숨을 쉬더니 빨리 가야겠다며 다시 뛰기 시작했고 엄마는 또 끌려갔어.
한참을 달리고 나서 멈춰 서니 물이 무릎까지 차있었어. 
그리고 그 물 아래엔 하얀 이불이 깔려있고, 그 위에 하얀 덮는 이불이 잘 개켜져있고, 또 그 위에 하얀 베개가 올려져 있었어. 
사촌동생은 또 곤란한 표정을 하면서 엄마 손을 붙들고 뛰었지.


다시 한참을 달려가니 무릎까지 오던 물은 허리까지 차서 움직이기가 힘들었대. 
그래서 무서워진 엄마가 사촌동생 손을 뿌리치면서 '나 안갈래, 너 혼자 가, 그냥.'이라고 소리를 질러버렸대. 
그러니깐 사촌동생은 그냥 고개를 끄덕끄덕 하더니 돌아섰어.


그리고 물 아래로 쑥 가라앉아  잘 펴진 하얀 이불을 걷고 드러눕더래. 
물 밑에 잠겨서 하얀 이불 덮고 자고 있는 것 같은 사촌동생 얼굴에 그제야 소름이 쫙 끼쳐서 엄마가 꿈에서 깼어. 
그리고 불안한 기분에 아빠를 깨워서 꿈얘기를 했지. 
아빠한테 얘기하고도 불안해서 그 새벽에 사촌동생 집까지 전화를 걸었어. 
다짜고짜 재수없는 꿈얘기를 하면 기분 상할까봐 그냥 걔(사촌동생)잘 지내냐고 묻고, 자알 지내고 있다고 답을 듣고 끊었어.


그런데 다음날, 전화가 걸려왔어. 
여름이라고 친구들과 계곡으로 놀러간 사촌동생이 물에 빠져서 익사했다고... 
조금 높은 곳에서 친구들과 다이빙 놀이를 했는데 혼자만 빠져나오지 못한것 같다고.

엄마의 예지몽이 너무나 들어맞아서 소름이 끼쳤지만, 그저 우연의 일치려니 좋게 생각하며 넘겼어...

 


그리고 그 이후로 엄마의 꿈에는 증조 할머니가 나오기 시작했지. 
옥색 한복을 입고, 흰머리를 뒤로 틀어서 비녀로 쪽 진 생전 모습 그대로 말이야.


매일같이 꾸는 꿈의 내용은 대체로 비슷했어. 
안개가 뿌옇게 낀 길목에서, 누군지 모르는 사람을 할머니가 데려와서 엄마에게 소개를 시켜주는 내용이었지. 
'이 분은 누구누구라고 한다. 네가 모시고 가라.' 
엄마한테 모르는 사람들의 손을 꼭 쥐어주고는 가시고, 또 다음날 와서 모르는 사람을 데려오고. 
마지막에는 호랑이 한마리를 데려와서 목줄을 쥐어주더래.


엄마도 그렇게 싫었던 증조할머니를 꿈에서 보니 반갑기도 하고 그래서 쥐어주는 족족 받았어. 
그리고 그때부터 엄마가 이상해지기 시작했지.

 


꿈이 너무나 신경쓰여서 눈 뜨고 있을 때는 꿈 생각에 매사에 무기력해지고, 
눈만 감으면 할머니가 꿈에 보이니 잠도 못자겠고, 
나중엔 집안 장롱이 넘어지고, 벽이 무너지는 환각까지 보게 되었어.


점점 교회에 다니던 발길도 끊고, 아빠와는 사이가 매우 나빠져서 매일 싸움이 끊이질 않았지. 
우리 엄마는 술을 전혀 못 먹는 체질이야. 소주 반잔만 마셔도 온몸에 반점이 일어날 정도. 
그런데 하루는 소주를 사오더니 안방에서 3병을 그냥 마시더라. 
그날 집에 돌아 온 아빠가 대야 들고 가서 엄마 토하게 하고, 밤새 잠도 못잔던걸 아직도 기억해.

당 
시 초등학교에 입학한 나는 책가방에 스프링 연습장과 색연필을 챙겨가지고 다녔어. 
엄마는 별안간 내 가방을 뒤지더니 연습장과 색연필을 꺼내서 안방에 엎드려 누워가지고 한참 뭔가를 쓰더라고. 
나는 그냥 TV를 보면서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고, 
엄마는 색연필을 들고 계속 그림을 그렸어.


나중에 보니, 빨간색 색연필로 부적을 잔뜩 그려놨더라.

 


그렇게 자기도 모르는 새에 부적을 그리고 노래를 흥얼거린것을 엄마는 기억하지 못해. 
잠깐 필름이 끊긴 것 처럼 말이야. 
어쩌다 정신을 차려보면 부적을 그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정신이 들었을 때에 굉장히 우울해했어. 
정말 혐오했거든. 무당, 토속신앙 이런거 말이야.

 

정말 무서워진 엄마는 교회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했어. 
우리 집에 와서 같이 예배를 드려달라는 말을 집사님께 하고, 날짜를 받고 기다렸지. 
그리고 예배를 하려고 했던 당일, 교회 사람들과 함께 우리 집 골목으로 들어오는 집사님 마중을 하려고 엄마와 울집 대문앞에 서있는데, 교회 사람들이 저만치 서서 다가오지 않는거야.


그래서 엄마가 달려갔지. 웃으면서. 여기라고, 왜 안오시냐고. 
그랬더니 늙은 집사님이 엄마 손을 꼬옥 붙들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미안한데 지금 골목부터 웬 장군들이 주르르 줄지고 서서 그 집앞을 지키고 있어서 두려운 기분이 들어 못 들어가겠다는거야. 
자기 힘으로는 안 될 일같다고, 미안하다고..... 그리고 그 사람들은 발길을 틀어서 돌아갔지. 
  
 


그 일을 계기로 아예 교회에 발길을 끊은 엄마는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어린 내 손을 붙들고 무당집을 찾아갔어. 
그냥 엄마 눈에 들어오는 곳으로, 누가 용하다 누가 잘본다 이런 정보 하나도 없이 발길 닿는데로 들어갔지.


신당에 들어 선 순간, 앉아있는 무당 등 뒤로 보이는 벽화를 보고 엄마는 말도 꺼내지 못할만큼 놀랬어. 
그간 증조 할머니가 엄마 꿈에 나타나서 그렇게나 손을 붙들고, 소개를 시켜주던 인물들이 벽화안에 좌르르 서있었거든.


그리고 무당은 엄마 얼굴을 보자마자 이런 말을 했어.

'무당이 왜 무당을 찾아왔어?'

 

다른 무당집을 열번 찾아가고, 스무번 찾아가도 하는 말은 똑같았어. 
신내림 받아라. 이미 신이 머리 꼭대기 까지 찼다. 몸 축나고 마음 축난다.


어떤 무당은 우리 모녀가 안에 들어서자마자 이런 말을 하더라.

'아이고, 방금 웬 할매가 와서 무릎이 삐걱거리도록 절하면서 잘 부탁한다고~ 부탁한다고 그리 공양을 하더니 자네가 오려고 했나보네.'

뭐라고 말을 하기도 전에 얼굴만 보고도 할머니 얘길 꺼내는 사람도 더러 있었지.


해결책은 신내림굿을 하는 수 밖에 없는 듯 했어. 
그렇지만 엄마는 아무리 몸이 시달리고, 정신적으로 힘들어도 신내림 만큼은 받을 수 없다고 고집이 굉장했지. 
꾹꾹 억누르면서, 악몽을 꾸면 꾸는대로 버티면서 시간이 흘렀어.

그러는 와중에도 증조할머니가 꿈에 나타나서 악담을 했지.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이 할머니 소유라서 돌아가신 후에 우리쪽에 유산으로 남았거든. 
그런데 엄마 꿈속에서 막 화를 내면서,

'내가 너한테 고분고분하게 이 집 넘겨 줄 것 같냐? 절대 못 넘겨줘! 내 부탁하나 안들어주는데 네가 뭐가 이쁘다고!!' 하고 역정을 내시거나...

 


그래도 엄마는 참기로 했어. 아빠와 나를 봐서라도 무당이 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마음을 먹었지.
엄마 몸도 점점 지쳤고, 우리 집 분위기는 냉랭해지기만 했어.

 


그러던 어느날, 어느 스님이 우리 집 문을 두드리며 찾아왔지. 
그 당시 우리 동네엔 물 얻어먹는다는 말을 하며 시주를 받아가는 스님들이 종종 있었어. 
그래서 엄마는 별 생각 않고 스님에게 물 한잔 떠주고 쌀을 푸고 있었어. 
울 집 마루에 앉아서 물마시던 스님이 집 마당을 둘러보고선, 대뜸 엄마한테 얼른 이사를 나가라고 하더래. 
있어봤자 악운밖에 오지 않는 터라고, 되도록 빨리 여기 정리하고 나가라고.


아무튼 그렇게 충고 한 스님도 있었고, 아빠가 엄마에게 분식집을 해보지 않겠느냐 권유한 것도 있고 해서 
우리 가족은 아현동 집을 세를 놓고 그 동네를 떴어. 
다른 지역에 가서 분식점을 차렸고, 가족이 생활을 할 단칸방을 얻었지.

 

 

그렇게 3개월 쯤 후, 
우리 가족은 뉴스 속보로 사고 소식을 접하게 되었어. 
아마도 우리나라 최초(맞나?)의 가스 폭발 사건이었던 '아현동 도로공원 가스폭발' 이 그거야. 
우리 집에서 불과 50미터 정도 떨어진 곳이었어. 
가스 폭발로 날아간 도로공원은 내가 항상 놀던 곳이었고, 
그 공원 앞의 불고기집은 자주 찾아서 주인 내외까지 친했던 사람이었는데 가스 폭발로 인해 사망. 
우리 집도 당연히 다 망가졌고, 주변 이웃들도 마찬가지. 
이웃들 말로는 불기둥이 하늘을 덮고, 굉음과 함께 집안 유리창이 전부 깨졌다고 하더라.

 

그날 저녁 엄마 손 붙들고 그 동네를 찾았는데, 난생 처음 주민 대피소라고 꾸려진 곳에 발을 들였어. 
정말 이상한 기분이었지... 내가 어리기도 했고, 그냥 얼떨떨 했던것 같아.


아무튼 집에 세들어 살 던 사람들도 있었으니 어쨌든 간에 집을 다시 고쳐주던가, 책임을 져야 했는데 
보상을 받는 일이 쉽지가 않았어. 
사고를 수습하고도 한참동안이나 보상금을 받지 못해서, 결국 우리 집 돈으로 전부 수리를 했지. 
덕분에 집안 가계부에 커다란 구멍이 나고, 돈이 쪼들리니 엄마와 아빠 사이도 다시 나빠졌어.

그리고 조금 잠잠했던 엄마의 신병이 다시 나타나기 시작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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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에 관한 경험담이야. 2

 

 

 

 

 

 

 

 

 


엄마가 차린 분식점은 장사가 잘 되지 않았어. 
단골이 몇명 있는 정도였지.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나는 학교가 끝나면 그냥 엄마 분식점으로 와서 TV를 보거나, 상 치우는 걸 거들거나 그런 잡일을 도와 하고 있었어. 방학때는 아주 아침부터 오후까지 엄마와 함께 분식점에 있었지. 
점점 생기를 잃어가던 엄마는, 손님이 없는 낮에 가끔 신병이 뜬금없이 나타나곤 했어.


담배라곤 입에도 못대는 사람이 갑자기 슈퍼로 뛰어가서 담배를 사와,분식점 안에서 뻑뻑 피우질 않나....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 동서남북으로 절을 하질 않나... 
그런 엄마가 이상했지만, 그냥 단순히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넘겼어. 어려서 그랬나봐... 
엄마 역시 그런 일을 하고도 기억을 전혀 못하기도 했고.


날이 갈 수록 적자를 거듭하던 분식점도 처분하게 되고, 결국 빚만 잔뜩 떠안은 우리 가족은 다시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했어. 
좁아터진 반지하방이었지.

 


그때부터는 정말 엄마의 신병이 심해졌어. 
길 가다가도 모르는 사람 붙들고 사주를 줄줄 읊기도 했고, 
친척들과 통화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뭐뭐 조심하고 안그러면 뭔일 일어난다고 충고를 하기도 했어.


한 일화로,


우리 작은 이모식구가 이사를 했어. 
그래서 나와 엄마가 집이나 한번 볼 겸 놀러갔지. 
이모가 밥 차려줘서 그거 먹고, 이모랑 동그랗게 마주 앉아서 과일 먹으면서 별거 아닌 수다를 떨고 있는데 
엄마가 갑자기,


'야. 니네 집에 동자신 있다?' 
(동자신-어린 아이 귀신)


라고 아무렇지 않게 뜬금없이 얘기하는거야. 
이모는 대번에 안색이 변했고, 엄마는 역시 자기 입으로 한 말을 기억하지 못했어.


이모 얼굴이 심각하게 변하면서 얘길 하는거야. 
안그래도 여기 좀 이상한거 같다고. 
화장실만 들어가면 아이가 깔깔거리면서 노는 소리가 들린대. 
꺄르르 꺄르르 하면서 웃느라 자지러지는 소리 있잖아. 
그래서 처음엔 그냥 옆집이나 아래, 윗집에 아이를 키우는 가족이 있나보다 하고 넘겼는데 
그게 계속되니까 너무너무 짜증이 나더래. 
대체 뭐하는 집이길래 밤늦은 시간까지 애들이 저렇게 큰 소리로 놀게 냅둘까.


그래서 하루 날잡고 이모 부부가 양 옆집과 아래 윗집을 찾아가서 말했대. 
죄송한데, 아이 노는 소리가 너무 시끄럽다고. 밤 늦게까지 그러니깐 민폐라고 따지러 갔는데 
가는 집마다 하나같이 아이가 없었어. 
할아버지 할머니가 살거나, 혼자 살거나, 신혼부부가 살거나.


안그래도 불안했던 이모는 엄마 말을 듣고 더욱 불안해져서 얼마안가 다시 이사를 했어....

 


이런 일 말고도 엄마가 제 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한 말들이 그대로 결과로 나오는 바람에 친척들에게 굉장히 미움을 받았다능. 
우리 외가쪽도 그렇게 잘 살던 사람들이 한순간에 재산 탕진하고 하루 살 날 걱정하면서 살기 시작했지. 
발단은 모두 엄마가 내뱉은 말 때문이었어. 
큰이모한테는 언니 남편 지금은 떵떵거려도 얼마 안가 쫄닥 벗겨먹혀서 빈털터리로 집에 들어온다고, 그 소리를 했는데 정말로 얼마 안가서 큰이모부가 다니던 잘 직장에서 누명쓰고 해고 당하고, 월급도 못받고 별안간 실업자로 전락했지.

 


외갓집에 거북이 한마리가 뒤집어져서 바둥바둥 거리면서 '집안에 업이 나간다, 업이 나간다!' 이렇게 중얼중얼 말하는 꿈을 꾸고 나서는 삼촌들이 사고쳐서 외갓집 재산도 텅텅 비어가고, 오히려 대출 빚더미에 올라앉았어.

 

그리고 항상 모든 원망은 우리 엄마가 받았지., 
네가 그런 말을 했기 때문이다. 
네가 악담을 해서 그대로 일이 돌아 간 거다. 나 네 입이 싸서 그렇다. 
등등.


그때 그렇게 자기가 내뱉은 말도 잘 기억하지 못하던 엄마는 죄책감과 함께 돌아서는 식구들에게 되게 배신감을 많이 느꼈던거 같아. 
아빠 역시 엄마의 신병을 제대로 이해해주지 못했기 때문에, 더욱 사이가 틀어졌고.

 

그런 엄마가 의지 할 곳이라곤 자기 심정을 이해해주는 무당들 밖에 없었어. 
그래서 나는 허구한날 엄마 손을 붙들고 무당집을 다녔지....

 


신은 집안의 여식을 타고 내려온다고 해. 
엄마가 받지 않으면 결국 내가 받아야 한다는 소리를 들었어. 
그때부터 엄마는 진지하게 신내림을 받을까 고심했어... 내게 물려주기는 싫으니까.


항상 나쁜 일이 닥칠때면 엄마의 꿈에 증조 할머니가 나타났어. 
하루는 꿈속에 할머니가 엄마한테 밥을 해달라고 찾아왔는데, 가슴팍에 불룩하게 혹이 나있더래. 
그래서 엄마가 왜 그러시냐고 물어보니까, 그 혹난 가슴을 툭툭 치면서


'아이고, 내가 여기가 아파. 여기가 너무 아파.' 하면서 우시더래.


그리고 그 날 오후에, 우리 가족이 명절 때문에 외가로 내려가야했어. 
추석이라 고속도로는 꽉 막혀있었고, 거북이 걸음만큼 느리게 앞으로 나갔지. 
그러다가 그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아빠의 학교 동창을 만난거야. 
옆 차창을 통해서 서로 얼굴을 알아 본 거지. 우연도 그런 우연이 없었어.


그 동창이 결혼했다는 소리도 그냥 전화 통화로 들었고, 얼마전에 아이가 태어났다는 소리도 다른 친구에게 한다리 건너 들어서, 아빠는 오랜만에 그 친구 본게 반가워서 차창을 열고 대화를 했어. 
잘지냈냐, 여기서 이렇게 만난거 보니 진짜 인연인갑다, 정말 신기하다.


그런 대화를 하는 도중에 아빠는 그 친구의 아이 소식이 생각나서,


'애기는? 많이 컸어?' 라고 말을 걸었는데, 동창의 얼굴이 어두워졌어.


'응... 지금 병원에 있어. 심장에 문제가 있대네.'


정말로 우울한 소식이었지.... 
오랜만에 친구 만났는데 불행한 소식을 듣고선, 차가 움직이기 시작하는 바람에 언제 한번 만나자고 서둘러 대화를 끝맺었어.

 


아침부터 울 엄마의 꿈얘기를 들었던 우리 가족은 그냥 아무 말이 없었지. 
할머니가 나타나더니 또 안좋은 일이 맞아 들어갔구나, 하는 수 밖에.

 

 

 

신병은 처음엔 꿈으로 괴롭히고, 그 다음엔 몸으로 치고, 그 다음엔 재산으로 치고, 마지막엔 가족으로 친다고 해.


우리 가족이 빚더미에 앉고, 하나 남은 재산이었던 아현동 집까지 경매로 넘겨졌지. 
그제야 할머니가 울엄마 꿈에 나와 노여워 하면서 외쳤던 악담이 생각났어. 
이 집 너 안준다고. 네가 뭐가 이쁘다고 주냐는 말.


정말 빈털터리가 된 우리 가족은 집세도 밀리고, 공과금 못내서 전기, 가스 끊기는 날도 허다했지. 
엄마는 직장을 다니기 시작했고, 아빠와 본격적으로 사이가 틀어졌어. 
아빠는 지방에서 일하느라 한달에 서너번 집에 들어왔고, 
엄마는 그런 아빠 보기 싫다고 거의 집에 들어오지 않고 찜질방에서 자거나 그랬어. 
이미 엄마는 아빠 얼굴을 보면 할머니가 생각나서 싫어질대로 싫어진 상태였지.


자연히 집구석엔 아직 어린 나와 내 동생만 남았고, 
정말 그때 살던 그 집이란.... 가끔 긴급출동 SOS에 나오는 쓰레기집 있지? 그런 몰골이었어.


가족까지 틀어질 대로 틀어지고, 이혼을 할 때까지 엄마는 꿋꿋하게 신내림을 받지 않았어. 
직장도 잡고, 일을 하면서 마음가짐을 밝게 가지면서 자기를 다스렸지. 
그런데 뭔가... 이미 내가 알고있던 엄마와는 많이 달려져있었어.


집구석에 쓰레기가 쌓이든, 우리가 삼시세끼를 컵라면으로 때우든 오로지 자기 생활밖에 관심이 없는 사람으로 보였지. 
냉장고엔 곰팡이가 피고, 전기가 끊겨서 촛불을 켜고 있고, 장마때 물이 차서 퍼내야 할 때도 며칠에 한번씩 집에 들어와서 슥 훑어보고 나가버리는 엄마가 꼭 남같이 느껴졌어. 
감정이 없는 사람 같았달까..... 그냥 애들 살아있나 확인차 들른 사람. 
엄마 머릿속엔 오로지 일에 집중해서 딴생각을 하지 않는것에 열심이었던것 같아. 
그러면서 나와도 점점 멀어지고.... 진짜 가족들은 마음이 뿔뿔이 흩어졌지.

 

 

그 이후로 엄마의 신병은 잠잠해졌지만, 이제 내가 꿈으로 괴롭기 시작했어. 
밤에 거의 잠이 들지 못했지. 
눈만 감으면 귀에서부터 이명 소리가 들리면서 가위에 눌렸거든. 
그리고 눈을 뜨면 꼭 귀신이 보였어.


잠자다가 가위에 눌려서 눈을 떠보면, 누워있는 내 옆에 소복입은 여자가 머리를 산발하고선 서서 나를 내려다보면서 깔깔깔깔깔 하고 큰소리로 웃고 있기도 하고. 
어떤 어린 여자아이가 화장대 위에 쪼그려 앉아서 나를 보고있기도 하고, 
창 밖에서 어떤 아저씨가 고개를 들이밀고 있기도 하고.... 
옆으로 누워있음 내 눈앞으로 사람 발목만 휙휙 걸어다니기도 하고.


정말 괴로워서 견딜수가 없었어. 나중엔 하도 가위에 눌리니까 짜증이 치밀 정도였지., 
잠을 자고 싶었거든.... 귀신이고 뭐고....

 


그렇게 시달리던 중... 어느날,


오랜만에 집에 엄마가 와서 같이 저녁밥을 먹고, 나는 장롱쪽에 누워서 잠깐 선잠을 자고, 엄마는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아서 TV를 보고 있었어. 
그러다 또 가위에 눌린 나는 잠결에 너무 짜증이 났지. 또 잠 못들게 괴롭히는구나... 하는 생각에. 
그런데 내 귓가에 어떤 여자가 속삭이는 목소리가 들려왔어.


'나가야 해, 나가야 해, 나가야 해, 나가야 해....'


그때 무슨 정신이었는지 모르겠어. 반복해서 들려오는 말에, 그냥 몸을 일으켜 섰어. 
자다 일어나서 무작정 걸었는데, 그런 나를 쳐다보면서 엄마가 '너 어디가?' 라고 물었던 것도 다 봤어. 
그런데 걸음을 멈출수가 없어서 그대로 집 현관문 열고 나가는데 쫓아온 엄마한테 붙잡혔지...


귀신에 홀린다는 걸 그때 처음 체험했어... 정말 뭔가 내 정신은 다 있는 것 같은데 몸을 멈출수가 없더라.

 

 

그때 정말 악몽이 극에 달해서, 
정말 소름 끼치는 꿈도 많이 꿨어.


꿈 속에서 말이야, 
우리 집에 택배가 왔다고 문을 두드려서 문을 여니까 어떤 까만 티셔츠에 까만 바지입은 창백한 얼굴의 남자가 서있는거야. 택배 직원이라고. 
그런데 가슴에 근조? 그 사람 죽었을때 가슴에 다는거 있지... 그걸 하고 있었어. 
근데 꿈이라서 이상한건 못느끼고 그 사람을 집안에 들였는데, 어깨에 짊어지고 온 짐을 
내 방에 턱 내려놓고 휙 나가더라고. 
그 기다란 까만 백같은거 지퍼 내려보니깐 우리 증조할머니 시체가 누워있고.... 
이런 끔찍한 꿈의 반복.


그때 참 꿈속에서도 그렇고, 까만 옷 입은 남자가 나를 끌어안고 넌 내꺼야!! 절대 안줘!! 못줘!! 이런 꿈도 자주 꾸고... 가는 무당집 마다 이제 내걱정을 하더라구. 
엄마 신 안받으면 딸네미 스물 되기전에 죽거나 미친다고. ㅎㅎ


내 상태가 심상찮아지자, 엄마는 그제야 정신을 제대로 차렸는지 나를 끌어안고 몇날 며칠을 울고 그랬어... 
다 내가 미쳐서 그런거라고, 너는 아무 잘못도 없다고, 이제부터 우리 제대로 살자고 다짐했지.


있는 돈 없는 돈 끌어모아서 이사부터 했어. 
귀신이 득시글 거리는 것 같은 반지하 방부터 나가는게 급선무 같았어. 
더 작더라도 햇볕드는 집으로 가서, 엄마는 마음을 단단하게 먹고 옛날처럼 부지런하고 친절한 엄마로 변하려고 노력했어.


엄마가 무당집 발 끊고 마음 붙일 곳이 필요해, 교회도 다시 나가고.... (나는 교회를 싫어했는데) 나까지 전도해서 같이 나가게됐어. 
집에 교회사람들이 매주 와서 예배도 하고, 엄마는 교회 일로 바쁘게 지냈지. 
난 교회에 정이 가지 않았지만, 필사적인 엄마를 보면서 따라줘야 한다고 생각했어.

 


그나마 집이 사람 사는 것처럼 차차 변화하게 되고, 엄마와 나는 세례까지 받게됐어. 
그런데 그 세례 받기로 한 날, 아빠가 집으로 찾아온거야... 
안색이 파리해서, 몸이 너무나 아프다고.... 
정말 아파서 목소리도 잘 안나오고 열은 펄펄 끓더라.... 
나는 아빠가 걱정되서, 옆에서 지켜보고 병간호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엄마가 안된다고 그러더라.


저거 지금 할머니가 보내서 신싸움 하는거라고. 
여기서 지면 또 꿈으로 치고, 몸으로 치고, 재산으로 치는거 시작된다고. 
그냥 두고 나가자고..... 
이불 뒤집어쓰고 끙끙 앓는 아빠 보면서 정말 너무 갈등이 됐어. 아빠가 그렇게 아파하는거 처음봤거등..


그런데 너무 강경하게 나를 끌고 나가는 엄마 때문에... 일단 교회에 가서 세례를 받게 됐어. 
그리고 후딱 집으로 돌아왔는데, 아빠가 이불에 코피를 쏟고 난리더라고... 
그래서 밤에 병간호 해 주고, 그냥 가만히 지켜봤어. 
그랬더니 하루도 채 안되서 언제 아팠냐는 듯 거짓말 처럼 났더라..... 
꼭 엄마가 한창 신병 나서 몸아플때 처럼 끙끙 앓아놓고선, 그 다음날 아주 쌩쌩해졌어.


엄마, 아빠는 이혼을 한 상태라 아빠는 다시 집을 나갔고, 며칠후에 엄마는 꿈을 꿨어. 
또 증조 할머니가 나왔지. 
우리가 지금 사는 집에 찾아와서, 집을 휘휘 둘러보면서 방문도 다 열어보고 하더니만.. 
울 엄마한테 그러더래.


'나 여기서 안살란다. 이제 너랑 못살겠다.'


그렇게 툴툴거리면서 집 밖으로 나가셨대...

 

 

 

그 날 이후로 엄마의 신병과, 내 가위눌림은 거짓말처럼 사라졌어.


엄마는 아직도 교회에 잘 다니고, 나일롱(?) 신자였던 나는 교회에 발길을 끊었지 ^^;; 
지금도 가끔 증조 할머니가 나오는 꿈을 꾸긴 하는데, 대부분 나쁜 일이 있기 전에 예지몽을 꾸는 정도야. 
거의 15년 동안이나 지독하게 우리 가족을 괴롭히던 신병인데..... 
지금은 다행히 우리 엄마도, 나도, 동생도, 아빠도 별 탈 없이 지내고 있어.


그 기간이 꼭 꿈같은거 있지....ㅋ 
엄마도 가끔 말해. 
당신이 그때 미쳤던거 아닐까, 하고 말이야.


나는 기본 귀신은 '사람의 뇌가 만들어낸 환상, 환각' 이라고 믿고 있어서.... 
내가 그런 경험을 하고도 귀신은 부정하는 입장이지. 
환상이나 환각을 느끼는 건 전부 정신적인 결함이 아닐까, 하고....

 

그치만 여전히 소름이 돋고,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엄마의 신병과 꿈을 둘러싼 수많은 우연들.  
단순히 우연이라고 치기엔 너무나 많은 우연과 이상한 현상을 만나와서 말이지....


우리 엄마가 배우지도 않았는데 손가락 마디 짚으면서 사주풀이를 하고, 우리 반 내 주변에 앉은 아이들의 인상착의를 줄줄 말할때 그게 다 맞아들어가는 현상이라던가.

 

나는 앞으로 살면서 절대 무당집엔 발도 들이지 않기로 다짐했어. 
그래서 그 흔한 인터넷 사주도 안봐 ㅋㅋㅋㅋㅋㅋ

 

...끝이 흐지부지한것 같지만, 어쨌든 우리 엄마는 잘 버티고 살고 있어! 
소원하던 외가쪽과도 화해했고... 그냥그냥 자알 지내고 있어.


가끔 엄마가 신내림을 받지 않고 그냥 신병을 꽉 눌러 둔 상태라는 것을 떠올리면 잠깐 불안하기도 했지만, 
더이상 그런거 생각하지 않고 살려고. 
될 수 있다면 아예 기억에서 지워버리고 싶은 경험이었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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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빠(&여담)

 

 

 

 

 

 

 

 

 

 

나는 아버지가 일찍돌아가셨어

돌아가시기 전 잠깐과 돌아가신 후 잠깐 겪었던 일이야


1.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조금 안정을 찾고 일상으로 돌아갔던 때였어 
학원을 가기전에 나냔은 
너무 쏟아지는 졸음을 찾을 수가 없어서 헤롱대고있었어

그냥 무의식적으로 생각하기를 
'아빠 다섯시에 깨워줘요~' 하고 소파에 누워서 10분간 꿀잠을 잤어 
그때가 오후 4:50

꿀잠 속에서 정신줄놓고 더 깊게 잠이 들려는 순간 
"**야!!!" 하고 아빠 목소리가 들렸어

진짜 잠에서 깨우려고 크게 부르면서 몸을 흔드는 것처럼 
귀에서 아빠 목소리가 크게 들렸고 몸이 깜짝!!! 놀라면서 잠에서 깼어

정말 깜짝놀라서 가슴이 두근반세근반 하는데 시계를 보니까 정확하게 
오후5:00 더라구 (디지털시계였어)

정말로 돌아가신 아빠가 깨워주셨다 하더라도, 
일단은 우리아빠니까 크게 무섭지는 않은 기억으로 남아있어

 

2. 아버지가 병원에 계셨을 때야 
아버지는 암이 전신으로 전이가 되셔서, 호스피스 병동으로 옮기셨어 
난 그때 철딱서니가 없던 나이라 슬프지만 사실 제대로 상황파악을 할만한 
조숙함은 없었던 것같아

큰병원에서 호스피스로 옮기시고 약 4개월정도 사셨어 
그때 엄마랑 아빠가 이혼하시고 엄마랑 연락을 안하던 때라서 
우리 할머니가 아빠 병수발을 하셨었어

사실 요즘 자제하는 '촉'이랑 같은 이야기 일지 모르지만; 
그때 유난히 내 감각이 돋아있었던 것 같아

나는 이모네서 학교를 다니다가 
토요일날 수업을 마치면 아빠병원으로 가서 주말을 보내고 
다시 월요일에는 새벽에 등교를 했다가 이모네로 다시 돌아가는 생활이었어

월요일날 새벽에는 달력을 보면 그 주의 어떤 날짜들이 이상하게 유독 
신경이 쓰이는게 있었어 
만약에 16일이라고 하면 달력을 보다보면 유난히 그 날짜가 신경쓰이는거야

그래서 할머니한테 항상 출발전에 
"몇일 몇일 조심하세요, 그냥 별거 아닐수있지만요" 
라고 했었어

근데 꼭 내가 짚어준 날짜에 일이 생기더라는거야

한번은 엘리베이터를 내리시다가 하필 그때 락스청소를 했었는지 
물기가 덜말라서 그대로 넘어지셔서 갈비뼈에 금이가셨어

할머니가 나한테 너 무슨 책이나 운세 보고 말해주는거냐고 
물어보시길래 그냥 그렇다고만 대답을 했어..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말이 씨가돼서 
할머니가 유독 그날만 신경쓰시고는, 아 그래 이날이 말한날이라 그렇구나! 
라고 생각하셔서 생각나름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이래저래 그 4개월동안을 종합해보면 
그렇게 우연이 겹치긴 좀 무리수였더라구

(* 이건 그냥 여담이지만, 내 사주가 높은 사주?라고 하시더라고 
보통 신제자(무당)들 사주라고는 하시는데 사실 난 영감제로야

엄마는 신이 한번 치고 나갔대 
신내림 안받으려고 안간힘을 썼는데 생각보다 큰신이 아니었는지 
어쨌는지는 모르지만, 지금은 잘지내시고 계셔

엄마는 신이 치고있을때 
잠을 자도 자는게 아니었대. 
눈만 감으면 정신이 밤새 동네를 돌아다녔다고 하시더라고 
동네에서 사람들이 무슨이야기를 하는데 뭐하고있는지 다 보였대 
그래서 다음날 동네사람들 이야기들어보면 
자기가 꿈꾼게 아니라 정말 보고 들은게 맞구나 라고.......

한번은 일하시는데 자기 몸은 일하고있는데 
정신은 자꾸 또 버스 타고 어딘가에 내려서 산을 올라가더래 
분명히 몸은 여기있고 앞에 보이는 상황도 일을 하고있는데 
머릿속으로 보이는 또하나의 영상은 등산을 하고.. 
정말 몸에서는 땀이 계속나고, 지치고..

암튼..그때 많이 힘드셨다고 하셨어)


3.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아버지 책을 정리하다가 보니까 사주?역학? 
이런 책이 나왔어. 나냔은 사실 그런책에 나온거 은근 재미있더라고 
그래서 책을 뒤적뒤적하고 아빠가 공부하신다고 풀어놓은거 보고 
그러다가 잠이 들었어

근데 할머니가 그 다음날 그 책을 얼른 갖다 버리시는거야 
그래서 할머니 왜 버려요? 나 아직 덜봤어요 했거든

그랬더니 할머니가 어젯밤에 꿈이었는지 소복입은 귀신 두명이 
방에 서서 한동안 나를 계속 쳐다봤더라는거야.. 
아놔 나 쓰면서 등골에 소름이 돋아;;;;;;;ㅠ

그래서 할머니가 그 책 얼른 내다 버리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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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실&저승사자 경험담

 

 

 

 

 

 

 

 

 

내가 중2였을 때야

나이에 맞게 한창 중2병이 돋고 있었어

"하.. 세상과 싸우려면 공부가 제일 낫겠군.."

지금 생각하면 정말 부끄럽지만 ㅠㅠ

이런 생각을 하면서 독서실을 다녔어.

독서실은 그냥 평범한 st 였는데

나는 저녁 10시를 못버티면 앉아서 2 a.m까지 자는 얘이었어

10시~11시쯤 꾸벅꾸벅 하다가 그냥 자버렸던거지

그래서 독서실 마치는 시간인 2시가 되면 아저씨가 깨워줘서

집에 가는 잉여잉여학생이었어

그날도 앉아서 고개를 푹 숙이면서 자고 있었는데

주변이 쌔하면서 약간 추운거야..

자기에는 딱 좋아서 자면서도 약간 '좀 추운데 기분 조타...'

이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머리 꼭지 부터 손가락 다섯개가  이마쪽으로 내려왔어.

그것도 에어컨 바람에 차가워진 손가락이 스멀스멀 움직이면서

거의 내 눈동자 까지 닿았다?


그때까지 나란 얘, 곰같은 얘는 착한 독서실 아줌마가 나 일어나라고

깨워주시는 줄 알았어

그래서 딱 일어났는데 아무도 없더라...

진짜 짠 것같이 내 주위 자리에 공부하는 사람 아무도 없고

내가 있는 독서실 책상 줄이 다 비워져 있었어..


귀신이 착하게도 나좀 공부하라고 깨워준걸까?? 
어쨌든 그 떄부터 나는 절대로 졸지 않고 공부했어 ㅠㅠ

 


두번째는 저승사자 얘기야!

이번에도 내가 중2때 있었던 일이야

그 때가 한창 중간 고사 기간이라서 학원에서 11시 까지 공부하고

피곤에 쩔어서 사는 아파트 입구 까지 갔어

근데!!!

아파트 화단에!!  저승사자 같이 갓 쓴 사람이 있는거야!!

그것도 한 사람키만한 크기로 시커멓게...

그걸 보고 나는 멈춰서 한3초간 고민을 했어.


날 데리고 가려고 온걸까?...


그래도 일단 집에 가서 자고 싶은 마음에 ㅜㅜ

나는 아파트 입구까지 갔어.

저승사자 코앞까지.

근데 다시보니 그냥 사람 키만한 나무 화분이었어.

갓 같은 모양은 아무 것도 없고 ....


그래서 나는 피곤하니까 별 헛게 다 보이구나 싶어서

집에 들어가 잤어

다음날  선도부라서 아침 6시에 집을 나오는데

딱 어젯밤 생각이 나는 거야..


저승사자로 착각한 화분.


그래서 지나가면서 화단을 슬쩍 봤는데

그 화분이 없었어.

나무가 꽤 무거웠을 법도 했는데

흙에는 아무런 자국도 없고.


그 밤에 저승사자가 화분으로 변신했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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