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학원을 다니면서 학원 선생님들도 많이 만났었는데, 두 분의 수학선생님이 종종 자신이 겪은
신기방기한 경험을 이야기 해 주곤 했어.
1. 고1 수학선생님 이야기
선생님은 중고교 시절을 산마을에서 보냈다고 하셨어. 고교 시절 단짝친구 중 하나가 신통력(?) 이
있었데.
그냥 이유없이 학교 안나오고...담임 선생님이 전화해보면, 가족들도 영문을 모르고...
며칠 뒤 학교에 돌아와서 친구들이 '어디 갔었어?' 하고 물으면 산을 쏘다니다 왔다고 했데. 산을
참 좋아하셨나봐...
산에 정기(?) 를 받으러 가셨던걸까? 아무튼 그 친구 A 님과 함께 겪은 이야기야.
(1) 여름 캠프 1
혈기왕성한 고교생 3인(수학선생님, 신통한 A 님, 친구 B) 는 여름방학을 맞이하여 강원도에 놀러
갔데.
룰루랄라 신나게 걸어가던 중, A 는 갑자기 멈춰서더니 소나무 한 그루를 미친듯이 노려봤데.
더워죽겠는데 왜 안가나 싶어서 빨리 가자고 재촉했더니
"아 저자식이 소나무에서 안떨어지잖아...왜 저기 달라붙어 있어...!!" 라며 짜증을 냈데.
물론 선생님과 B 눈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데.
소나무를 노려보다 노려보다 열이 받은 A님은 소나무로 달려가서
" 가!!!미친놈아!!!! 여기 너가 있을 곳 아니야!!! 꺼져!!!!!!!!!!!!!!!!!!!!!!!" 이러면서 고래고래 악을 지르
고,
지나가던 사람들은 미친 것 처럼 보이는 고교생을 바라볼 뿐이고....
그렇게 몇분여간 소나무에 미친놈처럼 소리를 지른 A는 마침내 만족한 얼굴로
"갔다!^^ 우리도 이제 가자!" 라고 하며 발길을 돌렸다고...
(2) 여름 캠프 2
3인은 바닷가에 텐트를 쳤데. 마냥 신나서 들떠있었는데 갑자기 A님이,
"잠깐 조용히 좀 해봐..." 라고 하며 주변을 두리번 두리번...
그러더니 선생님과 다른 친구보고, "눈을 좀 감고 있어봐. 눈 뜨지 마." 라고 경고를 한 뒤
(선생님과 친구는 A님의 신통력을 알고 있었기에 말을 바로 따랐다고 한당...)
주문인지 무엇인지 알수없는 말을 한참동안 중얼중얼중얼중얼중얼중얼....
한참 뒤에 눈을 떠도 된다고 해서 눈을 떴더니, 텐트 안에 쇠붙이들이 꼿꼿이 서 있었데;;;;(나도 잘
상상이 안간당...)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서 어버버버 당황하고 있는데, A는 아무 말 없이 그대로 텐트 밖으로 뛰쳐나
가서 옆 텐트로 달려갔데.
선생님과 친구도 놀라서 달려갔는데, 텐트 안에 젊은 여성 한분이 기절해 있었다는거야.
너무 놀라서 말도 안나오는데, A는 분을 못삭이고 씩씩거리다가...어떤 남자가 비닐 봉지 하나를
들고 텐트로 다가오는걸 보고 다짜고짜 그 그 청년에게 달려가서 봉지를 빼앗았데.
봉지 안에 있던 것은 농약.
A님은 청년에게, "왜 이런 짓을 하려고 하냐. 젊은 분들이 이러시면 안된다!" 라고 윽박지르자 아저
씨는 눈물을 터뜨리시고...
청년이 자초지종을 이야기해줬데. 텐트 안 아가씨랑 자기는 연인사이인데 세상을 살아가는게 너무
힘들어서, 마지막 여행을 왔고, 여기서 둘이 같이 농약을 먹고 죽을 작정이었다고...
나중에 A님이 설명해주셨다고...텐트 밖에 저승사자가 서성서성이는걸 봤는데, 옆 텐트 사람들은
아직 죽을 때가 아니었다고...그래서 우선 주문을 외워서 저승사자는 물리고, 큰 일이 일어나기 전
에 막은 거였데.
(3) 너는 수학선생님이 될 거야.
수학선생님은 사실 수학선생님이 될 생각이 전혀 없었데. 그냥 성적에 맞춰서 적당한 곳으로 대학
을 갈 수나 있으면 다행이겠거니...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데... 그렇게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 A님이
선생님한테
"아마 넌 안믿겠지만, 나중에 넌 수학선생님이 될거야." "잉? 나 그런데 관심없음." "근데 될거얌 ㅋ
ㅋ" 이라는 알쏭달쏭한 말을 남겼데.
그리고 선생님은 정말 점수에 맞춰서 대학을 쓰다 보니 수학과에 가게 되고, 가서 어찌저찌 하다
보니 교직이수를 하게 되었데...허허
하지만 대학에 오면서 그 A님과는 연락이 끊기게 되었지...
대학, 군대, 졸업, 임고, 첫 부임...을 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지났고 첫 부임을 하게 된 날, 설레는 마
음으로 학교에 일찍 가셨데.
차를 몰고 학교 정문을 들어가려는 순간, 정문 앞에 누가 서 있던거라...
지나치려다가 다시 봤는데...그 A님이 그 학교 앞에 서 있었데. 선생님은 너무 놀라서 반사적으로
차를 세웠고, A님은 말없이 조수석에 앉았데.
정말 너무 놀라서 아무 말도 안나오는 채로, 차를 몰면서 운동장 한 바퀴를 빙- 돌고 정문에서 멈추
자 A님은
"봐봐, 내가 될 거라고 했잖아. 그럼 갈게." 라고 인사를 남기고 차에서 내려서 자기 갈 길을 가셨
데...
마냥 이 이야기가 신기했던 나는 선생님께 지금도 A님과 연락을 하는지 물어봤었어.
간간히 소식을 전해듣긴 하는데 볼 기회는 많지 않다고 하셨어.
그리고 그 때 헤어지면서 A님은
"혹시 내가 필요하거나 하면, 지리산 근처에 와서 내 생각을 하고 있어...그럼 다시 볼 수 있을거야."
라는 말을 남겼다고 하시더라...
공포경험까지는 아닌 것 같지만, 내가 들은 주변인 경험담 중 top5 안에 드는 수학선생님 이야기였
어
신기한 분이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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