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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고시원에서 사귄 친구

title: 풍산개안동참품생고기2015.04.17 09:01조회 수 1963추천 수 2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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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돈이 없었던건 하루이틀의 일이 아니다

 

어찌된일인지 작은아버지들은 멀쩡히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크게 학원을 차리거나 공장을 차렸는데

 

셋째아버지는 공장때문에 속썩이다가 간경화로 돌아가셧고

 

막내작은아버지는 아이엠에프 직전에 대형학원을 차리려셧다가 빚더미에 올라않았다

 

우리아버지가 큰아들이라는게 가장문제였다

 

아버지는 근검절약하는 교육공무원 이고 재테크에 제법성공도 하신편이였지만

 

작은아버지들덕분에 나와 내동생은 언제나 티셔츠에 청바지하나로 대학사년을 버텨냈다

 

할머니가 계속해서 삼촌들에게 사업자금을 대주었고

 

아버지는 할머니에게 생활비를 뚝떼어서 가져다주엇으니

 

그야말로 밑빠진 독에 물붓기였던 셈이다

 

게다가 내가 대학교입학한후 할머니는 간암 할아버지는 페암으로 오랜투병생활을 해야했는데

 

우리아버지가 장남이었기떄문에  모든걸 다책임지셨다

 

 

 


 

그당시에 학교가 집에서 두시간이나 걸려서

 

삼학년이 되면서부터 나는 학교근처의 하숙을 생각했다

 

하숙비가 사십만원 이 가장저렴했는데 다달히 집에다 손벌리기도 모한 상황이였다 

 

 학교근처에서 과외도해야했다

 

하숙집은 무리였다 

 

한달에 십오만원밖에 안하는 낡은고시원에 들어가게되었다

 

그 고시원의 살풍경함이 한참지난  지금도 가끔 꿈속에 떠오르곤 한다

 

 

 


 

고시원에는 나같은  대학생말고도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나이가 좀 든 아쩌씨도 있고 주로 남학생들이었고

 

나말고 여자애라고는 언제나 배가 고파보이는 여학생이 있었다

 

 

 


 

그 여자애를 처음본것은 내가 과외알바를 마치고

 

저녁열시쯤 조용하게 고시원문을 열었을때였다

 

밤이라서 복도불을 꺼두었는데

 

그 컴컴한 복도에서서  빵을 게걸스럼게 먹고있던 여자애가있었다  

 

민망할까봐 아무말도 없이 그냥지나갔는데 

 

아무도 없는 복도에서  서서 크림빵을 입맛을 다셔가면서 먹고있었다

 

'모야 깜작놀랬잖아 자기방에가서 먹을것이지'

 

어차피  고시원에 사는사람끼리는 가볍게 목례조차도 안한다

 

 

 


 

나는 그당시에 돈도없거니와 덴마트다이어트를 하기위해 계란 한판을 사다놓고

 

아침마다 달걀을 삶아서 학교에 갔다

 

도서관에서 중간고사도 준비해야했다

 

아침과 점심  저녁에도 먹기위해 계란을 아홉개쯤 삶고잇을때였다

 

고시원의 작은부엌에는 그저 우유한잔을 먹는 남자애와

 

달걀을 삶는 내가있었는데

 

갑자기 소리소문도 없이 옆에 누가 서있어서 깜짝놀랐다

 

저번에 복도에 서서 빵을 게걸스럽게 먹고있던 여자애였다 

 

민망할까봐 아무말도 없이 그냥지나갔는데

 

환할때보니 하얀얼굴에

 

제법이쁘장하게 생겼고 일학년인지 어려보였다

 

 

 


 

암튼 그여자애가 그 배고픈 얼굴로 달걀삶는 냄비를 가만히 들여다보고있었다

 

너무 뚫어지게 쳐다보고있었다

 

나는 어색하게 찬물을 부어서 헹구다가

 

여자애를 쳐다봤는데 저번에 봤을때보다  더 마른것같았다

 

"와 넘많이 삶았네   달걀이 남았는데 좀드세요 "

 

스텐레스 대접에 달걀을 네개쯤 놓고선 식탁으로 가져갔다

 

남자애는 어색하게

 

"네 감사합니다 "라고햇고

 

여자애는 아무말없이 달걀만 쳐다보고있었다

 

 

 


 

'모 알아서들 나눠먹겠지'

 

그러고는 나는 황급히 학교로 갔다

 

 

 


 

매일매일 똑같은 나날이 이어졌다 

 

도서관에서 공부하다가 혹은 과외를 갔다가

 

늘 밤늦게 들어왔다

 

어떤때는 그여자애가 컴컴한 벽에기대서서 있다가 마주치는 바람에  깜짝깜작놀랬다

 

 

 


 

고시원근처에 휘경동재래시장이있어서 나는 종종 밤에 팔다남은 과일들을 떨이로 싸게 샀다

 

단골아줌마가 어쩐지 가격보다 더 주시는것같기도 햇다 

 

작은 사과들 작은 참외들 토마토들 검은봉다리에 사왔는데

 

복도에서 그여자애를 마주치면

 

봉다리에서 꺼내서 한두개 주기도 했다

 

"너무 많네 혼자먹기가 "

 

여자애는    고개만  끄덕거리면서 말없이 받았는데 반가워하는게 얼굴에 보였다

 

약간 짠하기도 하고 동생같기도하고 무슨사연이있으려니 했다  

 

나는 좀 쑥스러워하는성격이었기에 무슨학교에다니는지 어느과인지 이름이 무엇인지 물어볼생각

을 못했다

 

사실 내가 그런걸묻는다면 그여자아이가 기분나빠할것같기도 했다

 

 

 


 

사학년 일학기가 끝나자 간암과 페암으로 고생하시던 할머니도 할아버지도 돌아가셧고

 

잔인하게도 병구완이 끝나자 우리집 가세는 많이 아주많이 좋아졌다 

 

아버지 월급을 온전히 다받게 된엄마는 고생하는 나에게 당장하숙집으로 옮기라고 하셨다

 

 

 

여름방학때쯤 아버지가 짐을 가지러오신다해서 짐정리를 하고있는데

 

갑자기  그여자애생각이났다

 

'그러고보니 이름도모르네 요즘에는 통못봤는데

 

인사라도 해야겠다 '

 

 

 


 

"아 집에간다고요 .. 그동안 더운데서 고생했네 .."

 

"저기요 총무님 여기고시원에 저말고 여학생딱한명있잖아요

 

좀 마르고 말없고 제가집에갈거라 이제인사하려고하는데 방호수를 모르네요

 

ㅋㅋ제가 쑥스럼을 많이타서

 

저말고 여학생은 그여자애 하나죠?"

 

"어? 모라구요? 여기 학생하나밖에없어어요 여자라고는 ? 무슨말이야 "

 

"마른여자애요 일학년 정도되보이던데 .."

 

"누가 데려왔나 ? 외부인출입안되잖아요 "

 

" 네?"

 

" 학생만 여자였어 이런데 여학생들은 안오잖아 "

 

"아 네?"

 

 

 

 

 

 

음 이게 무엇인지  ?

나는 총무님이 놀랠까봐 더이상은 말안하고 돌아섰다

그러고보니 그여자애가 목소리를 낸적이없다

그냥 고개만 까닥하고 아는척했을뿐

그래도 너무 너무 뚜렷히 보였는데

 


어쨋거나

긴기간동안 말할사람도 없던 외로운 고시원생활에 잠시나마

벗?이되어주었던 그 여자애가 갑자기 생각나서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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