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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동아리 동방 이야기 두번 째

title: 양포켓몬패널부처핸접2014.10.13 02:36조회 수 1148추천 수 1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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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리 동방 이야기 두번 째

 

 

 

 

 

 

 

 

 

동방은 이후로 나 혼자 잘 못들어갔음. 첫째 이유론 너무 무서웠고 둘째론 꼭 같이 2인 이상 같이 들어오라는 부장의 말 때문이었음.

 

솔직히 정말 바쁘고 힘든 날엔 동방에서 쉬고 싶고 책이랑 과제도 동방에서 해야겠는데

 

늘 그 곳에 친구 1명을 붙여들어오기란 영 불편하고 친구에게도 미안한 일이 아닐수 없었음. (문자로 늘 "야 나 동방 좀 같이 가줘"라고 하기도 이상하고...)

 

난 그래서 책을 가지러 갈때나 물건을 챙길때 치고 빠지는 식으로 안전 불감증이라고 며칠 지나지 않아 또 들락거림. 그렇게 일주일 쯤 지났을 때였음.

 

이젠 동아리 방의 이상한 얼굴도 없는 것 같고 그날은 날씨도 쾌청한게 좋길래 아침 일찍 와서 조금 밀린 과제를 하기로했음. 소파에 누워 뒹굴거리다가 동아리 책상에 주저앉아 놋북과 프린터 물을 보면서 피피티를 작성하는데...

 

동아리라면 어디든지 오래된 캐비넷, 얼마나 쓴건지 모를 서랍장들이 있을 거임. 그 쪽에서 딱! 하고 큰 소리가 들려왔음.

 

마치 어긋난 쇠와 쇳바퀴가 맞부딧치 듯이...

 

깜짝 놀라서 돌아다 봤는데 아무것도 없었음. 중간에 두번째 캐비넷 문짝이 살짝 열려 있었을 뿐. (우리 동방에는 총 세개의 캐비넷이 있었음. 하나는 그동안 쓴 동아리 시집과 활동집. 사진첩과 전문 서적으로 차있고 두번째는 동아리 축제나 심심할 때 가지고 놀만한 물총, 음악시디 테잎과 잡동사니가 있었고 서번째 캐비넷은 많이 낡고 망가졌는지 뒤로 돌려져 옷이나 동아리 점버를 걸어 놓는 행거에 가려져 있었음.)

 

사실 이 때 뛰쳐 나갔어야 했는데 실수였음...

 

약간 놀란 상태였지만 이상한 점도 없고 딱히 문제도 발생하지 않아 다시 피피티 작성에 몰두 했는

데 이번엔

 

 떵! 딱!

 

하면서 캐비넷 쇠문짝이 두번 튕기는 소리가 들림. 난 잠깐 뒤를 보기 망설여졌지만 진정하고 뒤를

홱 돌아다봤음.

 

역시 캐비넷 문짝만 전보다 더 열려있고 이상한 점은 없었음. 난 자리에서 일어나 캐비넷 문을 쿵

소리 나게 닫았는데. 닫히면서 캐비넷은 약간의 쇳소리만 낼뿐 이었음.

 

그 순간 기분이 매우 속된 말로 X같았음. 이 성기같은 동방에서 빨리 나가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거의

다된 피피티를 마무리하고 일어설 생각을 하고 있었음.

 

책상에 앉지도 않고 피피티를 대충 완성한 뒤에 슬라이드 바로보기를 연타로 누르며 넘기는데 뒤

에서 이번에도 역시나

 

 딱! 딱! 따닥!

 

세번 정도 캐비넷 문이 튕기는 소리가 들림. 그리고 내 피피티 슬라이드 쇼도 더이상 슬라이드가

없다는 문구가 떴음.

 

그러나 나는 솔직히 그자리에서 조금도 움직일수 없었음. 가만히 내 놋북만 다 끝난 내 과제만 응

시하고 있었음. 숨소리도 죽이고... 가만히 응시했음. 20초? 아니 20초도 안되는 짦은 순간에 난 얼

음이 되버림.

 

적막이 깨지고 내가 갇혀있던 동방 문이 벌컥 열렸음.

 

그러더니 내 옆으로 동아리 선배가 뭐라뭐라 떠들며 들어옴. 대충 날씨가 좋다는 얘기였던거 같은

데 난 계속 숨을 죽이고 있었음.

 

선배는 내가 뭔가 이상한걸 눈치 채고 슬슬 다가와서 나한테 괜찮냐고 어깨를 흔들어보였는데. 난

잠시 망설이다가 검지로 내 놋북 모니터를 가리키고 선배를 거칠게 끌어당기고 나왔음

 


 

보통 피피티 슬라이드 쇼가 끝나고 검은화면이 유지됨. 내가 본 검은 화면에는 뒤에 캐비넷이 비쳐

있었는데 살짝 열린 캐비넷 문 안으로 그 파란 얼굴이 보임.

 

여전히 무표정인 그 얼굴이 웃긴건 이전과 달리 그 머리가 좌로 뉘여져서 이마 랑 눈동자만 열린 틈새로 보임. 솔직히 나랑 눈이 마주친것 같지는 않고 계속 나를 노려다보면서 언제 뒤를 돌아볼지 그리고 나를 언제 덮칠지 때를 기다리는 것 처럼 보였음.

 

난 선배가 들어왔을 때 놋북으로 그 얼굴을 가리켰는데 솔직히 그 얼굴이 선배에게는 안보여서 나

만 병신취급 받을 줄 알고 그런건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선배도 검은 스크린에 비친 그 얼굴을 보았

다고 함...

 

한동안 난 그 공방에 내 물건 다 챙겨나온뒤 들어가지 않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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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리 동방 이야기 세번 째

 

 

 

 

 

 

 

 

 

 

대책이 필요했음. 어렵게 따내는 동방이었고 아무리 사회복지학부 학생회[당시 동방이 사회복지학부 건물이었음]에 떠들어보던 총회에 떠들어보던 부질없는 짓이었음.

 

뭔가 바뀌기는 커녕 헛소리 하지말라라는 답변만 돌아왔으니...

 

우리 동아리는 동방을 옮기길 간청했으나 솔직히 학교측에서는 별다른 동방으로 쓸 공간도 없고 정 그렇다면 동방을 차라리 회수하겠다는 소릴했음.

 

우리 동아리 회원들은 모두 모여 단체로 술을 즐겨했기 때문에 그날 술자리에서는 그 문제로 떠들기 시작했음.

 

난 동방에 이제 완전히 질려버려서 차라리 동방을 폐쇠하자는 쪽도 혹하고 있었는데 동아리 선배나 친구들은 다들 생각이 어떻게든 동아리를 사수하고 싶다는 쪽이 강해보였음.

 

난 별달리 의견을 내놓지 않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하는 말이 가면갈수록 가관이길래 중재할 필요가 있어보였음.

 

무당을 불러 굿을 하자느니, 떡을 놓고 제사를 지내서 귀신을 달래보자느니... 이상한 소리들만 하고 대책은 없어보이기에 나는 순간 예전에 어렴풋이 기억나는 이야기를 토대로 의견을 냈음.

 

몇몇 기가 안좋고 잡귀가 많은 곳에서는 항상 불경을 틀어놓거나 주기도문이 녹음된 테잎을 틀어놓으면 좋다는 이야기를 아주 예전에 들었던 것이 생각난거.

 

그래서 난 주위에 헛소리를 중재시키고 가장 구하기 쉽고 실천해보기 쉬운 걸로 라디오 방송 중에 기독교 방송을 항시 틀어놓는건 어떨지 얘기함.

 

당연히 주위에서는 좋은 생각이라는 말들이 쏟아졌음. 가까운 문구완구 점에서 중형 라디오를 구매하고 우리는 바로 기독교 방송 106.9와 93.9 채널을 하루 종일 틀어놓기로 의견을 좁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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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리 동방이야기 네번 째

 

 

 

 

 

 

 

 

 


결국 다시 들어오게되었음. 다음날 아침 동아리 선배들과 함께 들어온 동아리 방은 평상시와 다를바 없었는데

 

마음이 무겁고 울적한 기분이 들었던 것은 내 마음이 무척이나 그곳에서 혼란스러웠기 때문이었음.

 

들어오자마자 빈 소켓에 코드를 꽂아넣고 전에 알아왔던 라디오 채널을 맞춰놓고 방송이 잘 들리는지 확인하고 난 바로 나갔음.

 

항시 틀어놓는 채널은 두개로 모두 합의함. 106.9와 93.9로 통일하기로 한 것임.

 

둘다 제일 알기 쉬운 기독교 방송이었고 일정 간격을 두고 기독교 특유의 기도문들을 읇어주는 방송이었으니

 

우리가 생각하기에 이보다 훌륭한 채널도 없었음. 게다가 최신가요를 들려주는 등 재밌는 방송도 여러번 했었고

 

다행스럽게 한동안 정말 기독교 방송 덕분인지 이상한 현상이나 그 이상한 얼굴을 본적이 없었음. 정말 만족스럽게 중간고사를 동아리 방과 강의실을 왔다갔다하면서 지낼 수 있었던 것임.

 

그런데 중간고사가 끝나고 다시 문제가 발생했음.

 

어느날 나에게 문자가 왔음. 당시엔 카톡이 아직 널리 보급되지 않을 때라 문자가 더 편했으니까 문자가 왔음.

 

문자를 받고나서 보니 내용은 즉슨 "누가 라디오 채널을 돌려놨다" 는 것이었음.

 

우리끼리 라디오 채널을 건들이지 않고 두 방송사만 틀어놓기로 합의한 상태였는데

 

요 근래에 그 라디오 채널이 자꾸만 돌아가있다는 것이었음.

 

솔직히 그 문자만 받고는 누가 다른 방송이 궁금해서 틀었구만 하고 넘어갈 수 있었지만...

 

내가 교양과목 중간고사를 망치고 동방에 들어갈 때 그런 내 안일한 생각이 바뀌었음.

 

 OO관에 도착한 나는 잔뜩 착잡해진 마음으로 계단을 내려왔는데 동방 앞에 왠걸,

 

우리 동아리 여자부원 한명이 안절부절 못하면서 동방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서있는 것이었음.

 

이유인 즉슨 요즘 또 다시 이상한 일이 생기는 것 같다는 소리.

 

속으로 욕짓거리가 나왔지만 솔직히 난 남자이고 걘 여자인데 그앞에서 쪽팔리게 나도 못들어가겠다라고 할 수 없었기에

 

당당하게 괜찮다면서 내가 먼저들어갈 테니까 따라들어오라고 떵떵거리면서 들어갔음.

 

곧 나는 쏜살같이 동방을 빠져나왔음.

 

 이유인 즉슨 어두운 동방 안을 메우는 라디오 소리가 노이즈 소리로 가득차 동방에 울리고 있었기 때문임.

 

밖에 듣고 눈치 챘어야했는데... 라디오는 전혀 엉뚱한 채널로 돌아가 그 라디오 특유의 "치지지지지지지지지...." 소리만 내고 있었음. 

 

그때만 생각하면 지금도 온몸에 소름이 돋고 털들이 쭈뼛쭈뼛 서는데 나와 그 여자애는 우왁 소리를 지르면서 계단을 뛰쳐 올라갔음.

 

 그리고 다시 강의가 비는 선배 한명을 더 불러내어 그 동방에 들어갔음.

 

 역시 라디오는 엉뚱한 채널에서 노이즈 소리만 내고있고...

 

정말 기묘했던 것은 라디오 채널을 돌리는 버튼이 어떤 특정 주파수에 맞춰진게 아니라 그냥 끝까지 돌려놓고

 

일부러 아무 소리도 안들리게 해놓은 것처럼 해놓은 것 이었음.

 

순간 왜 이런 동아리를 들었는지 짜증나고 스스로 억울해서 막 속에서 울분이 터졌지만 같이 들어온 선배는 "그냥 누가 장난친거 아니냐?" 라는 안일한 소리만 하고 있어 그 앞에서 속에서 튀어나올 화 참기에 바빴음.

 

 난 이대로 안되겠다면서 다음 대책을 마련할 것을 정말 강력하게 주장했음. 더 이상 이런 걸 경험하기 싫었고 나이도 어렸으니까 충격이 컸던 것도 있음. 대부분의 동아리 부원들도 나와 같은 생각이었고 이번에는 우리가 더 꾀를 내기로 했음.

 

1. 라디오 주파수 버튼을 뽑아버림.

 

2. 누가 라디오에 손을 대는지 알기 위해 라디오에 12시간 짜리 녹음 테잎을 넣어 녹음함.

 

3. 아무도 쉽게 손댈 수 없는 높은 자리에 올려둠. [단 캐비넷 위는 안됨.]

 

다음과 같이 라디오를 배치, 개조해두고 우리는 다음날 라디오 상태가 어떻게 변해있는지 확인하도록 함. 다행스럽게도 다음날 라디오는 여전히 기독교 방송을 떠들고 있었고 녹음 테잎에는 별다른 이상한 소리가 잡히지 않았음.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우리는 몇일간 또 그렇게 동방을 사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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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리 동방이야기 다섯번 째

 

 

 

 

 

 

 

 

 

동방 때문에 어찌나 골머리를 썩혔는지...

동방 일때문에 난 거의 몇 주 사이에 10kg가량 자동으로 살이 빠졌음... 볼이 홀쭉해져 날 보는 사람들 마다 항상 어디 아프냐는 소릴했고, 동방에서 봤던 그 파란 얼굴이 가끔 꿈에서 보이는 날이면 그 날 잠은 다 잤다고 보면 됐음. 잠을 설치고 날밤을 세우기도 하고 언제나 고달프던 나에게 어느날 갑자기 정말 뜬금없이 여자친구가 생겼지만 그 행복과 여유를 만끽하는 시간도 얼마 가지 못해 또 다시 사고가 터졌음.

 

지난번 동방 앞에서 들어가지도 못하고 안절부절 못하던 여자애로 부터 전화가 왔음.

 

 걔는 몹시 떨리는 목소리로 나에게 울음 섞인 말을 아무렇게나 내뱉고 있었음... 지금 기억나는 말들은 대충 "봤어 봤어 그 파란머리를 봤어! 그게 막 흔들어! 봤어! 봤어!" 이런 고함을 지르더니 빨리와 봐! 빨리와 봐! 라고 소리치더니 그대로 전화를 끊어버렸음. 난 첫 강의 후 점심이나 먹으러 가려던 참이었는데 그 전화 때문에 식욕이 확 달아나버렸음.

 

 난 언제부턴가 그 학교에 올 때 마다 할머니께서 주신 은십자가 목걸이를 늘 차고 다녔음. 그정도로 무서웠고 그 곳은 정말 진절머리가 나도록 싫었음. 동방에 들어서자 마자 그 여자애 울음소리가 소름끼치도록 울려퍼짐. 다들 둘러앉아 그 여자애 이야기를 들으며 토닥이고 있는데 여자앤 한마디로 제정신이 아닌듯했음. 늦게온 내가 들은 바로는 여자애 이야기는 다음과 같았음.

 

자기는 여느 때처럼 아침일찍 과목에 맞는 서적을 챙기러 동방 문을 열었는데 아직 이른 시간이란 무척 어두컴컴했던 동방에 파란 무엇인가가 보였다. 그리고 우리 동방에 울려퍼져야할 라디오 소리는 꺼져있었고 그 파란 무엇인가는 자신이 동방 문을 열었는지 말았는지 관심도 안두고 미친듯이 그 얼굴을 좌우로 흔들어 대면서 끄덕끄덕...

 

즉 그 파란 머리가 동방에서 미친듯이 머리를 흔들며 춤을 추는 것 처럼 보였다는 얘기였음.

 

난 그 소릴듣고 라디오를 바닥에 있는 봤는데 동방 바닥에 내팽개쳐져있는 라디오는 반으로 쩍하니 갈라져 망가져있었음. 무슨 생각이었는지 모르겠으나 난 라디오의 녹음 테잎을 꺼내서 바로 챙겼음. 그리고 다들 이 자리에서 나가자고 말하면서 정말 황급히 그 동방을 빠져나왔음. 그리고 완구점에서 9900원 짜리 녹음기를 사서 바로 틀어봤는데.

 

처음엔 아무소리도 안들림.

 

그리고 정말 아무 소리도 안남.

 

너무 길게 녹음 되서 어찌 초반부에 무슨 소리가 날리가 만무하다고 판단한 나는 녹음기를 빨리감기해서 계속 놈겼음. 계속 빨리감기 하던 중에 녹음기에 테잎이 지이익하며 늘어지는 소리가 났음.

 

다시 조금 되감기를 하고 틀었을 때.

 

드디어 그 무슨 소리가 들렸음.

 

그러나 다들 그 소리를 듣고 어리둥절한 표정이었음. 동방문을 열고 누가 들어오는 소리도 아니었고, 라디오에 누가 손을 대는 소리도 아니었음. 그저 큰 소리가 날 뿐이었음. 그러나 난 그 소리가 무슨 소린지 단박에 알아차림. 그 소리는 다름 아닌.

 

떵! 딱! 따닥! 딱!

 

내가 몇 주전에 들었던 그 소리였음 팔에 소름이 돋으면서 등뒤로 오싹함이 더해졌는데 난 그 소리를 알고있다고 말하면서 내 목 뒤로 식은땀이 송글송글 맺히는 걸 느꼈음. 내 말에 다들 그런 소리하지마라 개소리다 믿기싫다 믿을 수 없다라고 떠들었지만 사실 나랑 같이 그날 그 얼굴을 보았던 형이 있었으니까 다들 믿고 수긍할 수 밖에 없었음. 그렇게 우린 한동안 긴 침묵에 빠졌음.

 

 

 

 

 그러던 중에 우리가 모인 장소로 한 선배가 부선을 떨며 도착했음. 강의가 늦게 끝나서 제일 마지막에 뭉친 누님이었는데 누님은 품에 이상한 상자 하나를 들고 오고있었음. 우린 다들 말을 잃고 있어서 서로서로가 대면대면하게 있었는데 동아리 선배는 싱글싱글 웃으면서 하는말이 자신이 선물로 받은게 있는데 보여주겠다면서 상자안을 슬쩍 보여줬음.

 

 상자 갈색 골판지 상자에 든것은 개였음. 검은 바탕에 흰 수염과 눈썹을 가지고 있는 귀엽게 생긴 슈나우져. 그걸 보면서 갑자기 여자 부원들이 히죽거리면서 분위기가 좋아졌고 그놈의 파란 얼굴 때문에 적잖이 놀라 파랗게 질렸던 남자 부원들 또한  얼굴에 혈색이 돌았음. 작고 귀여운 강아지를 꺼내보여주면서 그 선배는 구세주 같은 이야기를 함.

 

 슈나우저는 독일말로 입이라는 뜻을 나타낸다. 그 의미는 부정하고 나쁜 것, 해로운 것을 입으로 물어뜯어 죽인다는 말에서 지어진 이름이라고 그렇게 이야기했음. 그때 까지만해도 이 누님이 뭔소린지 몰랐던 나는 그 누님이 이 강아지를 동방에서 몰래 키우자는 소릴 하시기에 그때야 알아차림.

 

 진짜 진짜 놀라운 일이었음 내가 지금 생각해도 그건 정말 놀라운 일임. 아침마다 선배가 동방에 강아지를 데려와서 같이 놀아주고 애가 어질러놓은 동방을 치우고 똥을 치우고 하면 동방의 분위기가 전에 없던 만큼 밝고 화사해짐. 그 이상했던 기분과 기묘했던 일들이 정말 거짓말 처럼 사라졌음.

 

 게다가 이 강아지는 가끔 우리랑 놀때 아주 가끔씩 허공을 보면서 찢어죽일 듯이 짖어댔는데 그때 마다 소름이 쫙 끼쳤지만 아무일도 다행이 발생하지 않았음.

 

 1달 뒤 마리가[강아지 이름] 이제 딱 1년 한살배기가 되었다는 소릴 듣고 기분좋아서 개껌하나를 사서 동방에 갔을 때였음. 마리는 동방에 혼자 냅두고 있었는데 내가 동아리 친구들이랑 그곳에 갔을 때 마리는 이상한 짓을 하고 있었음. 솔직히 두려웠으나 그 행동이 특이해서 관심을 가질만 했는데.

 

내가 전에 설명했을 것임. 우리 동방에는 캐비넷 3개가 있다고 하나는 시집과 시낭독 녹음 테잎 활동기록이 담긴 비문 캐비넷이고 또 하나는 잡동사니를 쌓아 놓은 장난감 상자같은 곳이라고 그런데 마리가 그 다음 캐비넷.

 

망가지고 페인트가 벗겨져서 안쓰는 뒤로 돌려져 놔있는 세번 째 캐비넷의 옆에서 킁킁거리면서 냄새를 맡고 있었음. 행거에 숨어있어서 장난을 치자는 줄 알았지만 행거를 치워놔도 마리는 계속 그 캐비넷에 냄새를 킁킁거리며 맡고 이상하게 앞발로 캐비넷을 박박 긁고있었음. 우린 찜찜함을 느끼고 가만히 그 짓을 바라만봤지만 곧 남자애들이 힘을 합쳐 그 캐비넷을 한번 돌려 놔 보기로 했음.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은 줄 알았던 캐비넷에서 이상한 소리가 났음. 땅땅. 하면서 무엇이 그안에서 부딪치는 소리가 들렸음. 마침에 힘을 합쳐 캐비넷을 돌려놨을 때 우리는 그안에서 들리는 소리의 정체를 확인 할 수 있었음. 그리고 우린 순간 아비규환이 되었고 마리는 우리의 그런 행동에 놀랐는지 마구 짖어댐.

 

 캐비넷 안에는 마네킹이 들어있었음.

 

 마네킹은 목이 없었는데 아무래도 목만 빠져 어디로 가버린듯 했음.

 

그리고 마네킹은 전체적으로 파란빛을 띄고 있었음.

 

와 난 그 마네킹 몸뚱이를 생각하면 아직도 소름이 돋음. 마치 막혔던 미로를 한번에 확 풀어버리고 속에 쌓였던 앙금이 한번에 떠밀려 내려가면서 미스테리가 풀리는 듯한 그 소름이 아직도 생각남. 우리 동아리에 4학년 이제 취업준비 졸업준비에 바빠 한버도 동아리에 들르지 않은 선배가 그 마네킹이 뭔지 이야기 해줬는데 그게 더 가관이었음.

 

이야긴 즉슨 그 마네킹이 뭔지 알고 있다는 이야기였음. 자기가 신입생 때였는데 자기 때 동아리 부장 [지금은 졸업해서 없음] 동아리 축제에 쓸만한 소품을 구했다면서 마네킹을 가져왔다. 마네킹은 하얀색이었는데 축제에 쓰기 위해 파란 색으로 칠했고 축제를 즐기고 나서 마네킹 머리가 사라졌다. 그리고 마네킹을 갖다버린 줄 알았다.

 

그러면서 끝으로 말하길...

 

"사실 그 마네킹 기분이 아주 나빴다. 파란 물감을 칠 할 때 그 마네킹 머리가 자신들을 쏘아보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당시 부장에게 그 마네킹을 어디서 구했느냐고 물었을 때 자기 원룸 앞 재활용장에 그냥 버려져있었다는 말을 하더라" 라고...

 

우린 그날 그 마네킹을 있는대로 부셔서 버렸고 그 뒤에 그 파란 헛것을 보는 사람도 없었음. 난 군대에 다녀와서 1년이 지난 지금도 동아리를 끊고 아무런 활동도 하지 않지만 아무래도 더이상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는 것 같음. 하지만 그뒤 일년에 한번씩 시 창작 동아리에서 동아리 축제로 동방을 무섭게 꾸며놓고 시화전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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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개인방송

 

 

 

 

 

 

 

 

 

저도 인터넷 개인방송을 즐겨보던 때가 있었습니다.

 

 

 거의 모든 개인방송이 그렇듯이 제가 좋아하던 BJ들도 역시 심심함을 달래거나 취미생활로 개인 방송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당시 그 BJ분도 그런 분이셨습니다.

 

 

 BJ님 성함이 룰루♬ 인가 하시는 분이었는데

 

 

 게임하나 공략해가면서 별 시답지 않은 상황에 까르르 웃고 떠들다가 어느새 게임하나를 뚝딱 공략해버리는 그런 걸 즐기는 그럭저럭 웃긴 방송이었지요.

 

 

 그분은 꽤나 준비를 잘 해놓고 방송을 하셨지만 인기가 있는 편은 아니었습니다.

 

 

 늘 방송에 단골로 오는 5명 정도를 제외하고는 10명이 넘기 힘든 그런 방송이었지요.

 

 

 서로서로 대화하면서 노가리나 까고 노는 게 전부였던 아주 평범한 방송이었으니까요.

 

 

 그러던 중 예기치 못한 일이 생겼습니다.

 

 

 룰루님은 얼마 전에 자신이 PC캠을 구입했다면서 자신의 인터넷 방송에 얼굴을 공개하고 방송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캠을 설치한 때 역시 게임이 열심히 진행되던 중이었습니다.

 

 

 룰루님은 보통 공포 게임을 하셨는데 암네시아라는 게임의 방송을 주로 하셨습니다.

 

 

 그 공포 게임 속 주인공은 언제나 도망다닐 뿐 괴물에 맞서지 않습니다.

 

 

 괴물들에게 쫒기면서 룰루님이 매번 자지러지게 놀라고 여러 번 죽을 고비를 넘기는 공포스러운 상황을 보면서 우리는 늘 재밌다는 듯이 웃어댔죠. 이번에도 역시 괴물이 등장하여 숨죽이며 있는데..

 

 

 그런트라는 기물이 숨어있던 주인공을 발견하여 쫒아오는 순간. 룰루님의 모습이 비치는 PC캠 화면에 무엇인가 쓱 지나갔습니다.

 

 

 바로 BJ님 뒤로 낯선 무언가가 쓱 지나가는 모습을 보게 된 겁니다.

 

 

 솔직히 말해서 저는 그렇게 크게 놀라지는 않았습니다.

 

 

 예, 사실 어머니나 주변 사람이 개인 방송 중에 뒤로 지나다니는 상황을 생각했으니까요.

 

 

 저는 속으로 '누구지?' 라는 생각만 하고 넘겼습니다.

 

 

 또한 그날 방송은 아무 탈 없이 잘 마무리 되었으니까 별달리 이상하다고 생각 안했죠.

 

 

 룰루님의 방송은 하루하루 계속되었고 캠방을 시작 한지도 일주일이 넘게 되었습니다.

 

 

 또 다시 당일 생방이 시작되었습니다.

 

 

 아직 캠이 켜지지 않은 상태였지만, 우리는 채팅으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룰루님의 친구분이라는 사람이 개인방송 채팅방에 들어와서 대화에 합류하게 됩니다.

 

 

 대학생이던 룰루님이 잘 알고 지내는 그런 대학 동기인 것 같았습니다.

 

 

 방송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캠이 켜지자 우리는 순간 깜짝 놀라게 됩니다.

 

 

 화면 전체가 노이즈로 잔뜩 얼룩져서 알아보기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노이즈 때문에 방송은 잠시 지연됩니다.

 

 

 잔뜩 얼룩지고 화면이 깨지면서 순간, 일그러진 룰루님의 얼굴이 보였는데 그다지 보기 좋지 않았습니다.

 

 

 룰루님은 그렇게 자신의 PC캠을 이리저리 만져보더니 한마디 이상한 말을 합니다.

 

 

 '내 개인화면 창에는 이상한 점이 없는데…….'

 

 

 어째서 방송을 보던 제가 그때 이상하다며 한마디 물어보지 않았을까, 지금에선 후회가 됩니다.

 

 

 BJ님이 캠을 이리저리 만질 때 만해도 엉망이던 화면은 포기한 듯이 카메라를 끄고 방송하신다고 하자 정말 이상하게도 정상 상태로 돌아왔습니다.

 

 

 룰루님의 친구는 처음 관람하는 방송인데 가관이라면서 웃어대기 바빴지만,

 

 

 솔직히 저는 기분이 약간 나빴습니다. BJ님을 놀려서가 아니라 그날 따라 방송이 이상한 일만 생겼으니까요.

 

 

 방송이 시작되고 정상 작동하는 캠을 켜놓은 채 게임이 진행 되었습니다.

 

 

 긴박한 상황 때문에 한참을 게임에 잔뜩 집중하면서 보고있던 제 눈이 또 다시 게임 화면보다 캠 화면으로 돌아갔습니다.

 

 

 예, 또 다시 낯선 사람이 BJ님 뒤로 빠르게 지나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날은 조금 달랐습니다.

 

 

 잠시 뒤 홱하고 룰루님 뒤를 지나섰던 그 낯선이가 이번에는 룰루님 뒤에 바짝 붙어서 어깨 뒤로 두 눈을 동그랗게 내밀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솔직히 집에 동생이나 형제분인 줄 알고 ㅋㅋㅋㅋ 만 치고 있었습니다. 되게 무섭게 생겼닼ㅋㅋ라고 저는 놀리는 듯이 썼었습니다. 실제로도 무섭게 생겼었거든요.

 


 눈에 동공이 너무 컸거든요. 입고있는 옷은 검은 옷 같았고, 눈썹은 지금 생각해보면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머리는 짧은 반삭이었구요. 콧대도 너무 낮았죠.

 

 

 그런데 갑자기 채팅창은 난리가 났습니다.

 

 


 룰루님의 친구라던 분은 방송 내내 'ㅋㅋㅋㅋㅋㅋ'만 계속 치고 계셨는데 너무나 격하게

 

 

 화면을 보자마자

 


 '악! 악!!!!!!!!', '뒤에! 이 ♡아! 뒤에 ♡ ●●아 니 뒤에!"

 

 

 이라면서 소리없는 아우성을 치기 시작한 것 입니다.

 

 

 룰루님의 본명까지 말하면서 욕을 하는데[욕을 하면 하트:♡로 표시] 우리 모두 놀라서 아무 말도 쓰지 못했고, 매니저라는 사람은 그때도 정신 못 차리고 빈 하트 주의하라는 쓸데없는 소리만 해댔습니다.

 

 

 그 분은 순간적인 많은 채팅으로 벙어리가 되신 듯이 조용해지셨습니다.

 

 

 그 난리통에도 BJ님은 게임 화면에만 집중하면서 채팅창은 보지 않으셨는지 계속 방송을 하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뒤에서 마치 우리를 쏘아보는 것 같았던 그 낯선이는 갑자기 스르륵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가 새하얀 손을 내밀어 PC캠의 화면을 가려보인 것입니다.

 

 

 그 뒤 우리는 눈으로 볼 수 없어도 생생한 소리를 듣게 됩니다.

 

 

 다급하게 울리는 휴대폰 전화벨이 울리는 소리.

 

 

 다급하게 누가 소리치는 소리와 BJ님이 왜 그러냐며 당황해서는 떠듬떠듬 대화를 나누는 소리.

 

 

 곧 BJ님의 비명소리와 함께 현관문이 열리고 쿵 하고 닫혀버리는 소리까지.....

 

 

 저는 순간 보였던 그 낯선이의 무시무시한 얼굴 때문에 아무 생각도 못했습니다. 이게 무슨 일인가 하고요.

 

 

 괴물에 잡혀 사망한 탓에 멈춰버린 게임화면과 까맣게 변한 캠 화면만 주목하고 멍하니 보고있다 보니 저랑같이 개인방송을 보던 사람들 또한 난리가 났더군요. 무섭다라거나 저게 뭐냐면서 우는 소릴 해대고 있었습니다.

 

 

 곧 그러나 채팅창에 BJ님 친구라고 했던 사람의 장문의 글을 보고 개인방송 바로 꺼버리고 순간 무서워서 바로 삭제했습니다.

 

 

 그 친구가 한 이야기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현재 이 방송의 BJ는 집에서 나와 대학교 근처 원룸에서 혼자서 자취 생활을 하고있는 학생입니다. 가족들은 서울에 있고요. 방금 그건 가족이 아닙니다. 여러분 모두 당장 방송에서 나가주세요.'

 

 

 이 날 뒤로 전 인터넷 개인방송을 시청하지 않습니다.

 

 

 

 

 

 

 

 

--------------------------------------------------------------------


내 컴퓨터

 

 

 

 

 

 

 

 

 

 

 

  당시는 아침만 되면 서리가 내려앉고 쌀쌀한 바람이 계속 불어내리는 추운 가을이었습니다. 저는 고등학교에 올라가기 전에 쓰던 컴퓨터가 있었는데, 그 컴퓨터에 대한 이상한 기억이 있습니다. 연합고사를 치르고 원하던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컴퓨터를 새로 장만했으니 오래전 일이지요.

 

 

 

 중학교 3년을 함께한 그 컴퓨터는 꽤나 저가형의 조립식 컴퓨터였는데 성능은 형편없었으나 제 처지에 맞게 구매한 최초의 저만의 컴퓨터였습니다. 중학교에 들어와 처음으로 제게 컴퓨터가 생긴 것이지요. 처음 3개월 정도는 애지중지하게 쓴다고 썼지만 전 처음 컴퓨터를 다뤄 본거였고 관리법은 커녕 바이러스 검사의 필요성도 알지 못해 컴퓨터는 3년 만에 고물이 되어갔습니다.

 

 

 

그러던 중에 전 컴퓨터 쪽에 크게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친구에게 제 컴퓨터를 보여주는 일이 생깁니다. 때는 중3, 기말고사 시험기간이 다가와 학교 수업이 끝나고 남은 시간을 친구와 함께 제 방에서 과외 선생님을 불러다가 그룹 과외를 하게 된 것이 이야기의 시작 입니다.

 

 

 

 제 친구는 틈틈이 과외 중 쉬는 시간이나 과외 선생님이 오기 전에 제 컴퓨터에 매달려 인터넷을 하거나 간단히 컴퓨터 게임을 하기 좋아했는데. 그 기묘한 문제는 친구가 제 컴퓨터를 사용면서 생기게 되었습니다. 당시 제 컴퓨터는 심한 소음과 함께 어째서인지 사용 중에 간헐적인 끊김이 계속 되었습니다.

 제 컴퓨터를 사용하던 친구는 언제나 짜증을 내며 제 컴퓨터 흉을 봤고 그 날 또한 컴퓨터를 두드리면서 참지 못하고 한 마디 했습니다.

 

 

 

"내가 네 컴퓨터 좀 손 봐야겠다."

 

 

 

 친구가 제 컴퓨터를 대신 관리해보기로 마음먹은 것입니다. 친구는 기말고사가 끝나고 나서부터 본격적으로 과외 2시간 전부터 저희 집을 찾아오더니 컴퓨터를 여러 번 분해했다, 조립했다를 반복했습니다. 그러면서 친구는 항상 이상한 말을 하곤 했는데 컴퓨터에 문외한 이었던 저는 그게 무슨 소린지 도통 알 수 없었습니다.

 

 

 

첫 날은

 

 


"아, 뭐지? 뭐가 잡고 있나?"

 

 

 그렇게 말하면서 컴퓨터의 구석 구석을 살펴보는 것 처럼 보였습니다. 쿨러인지 뭔지를 가느다란 먼지들이 잡고 있다고요. 그렇게 말하더군요.

 

 

 

두 번째 날은

 

 


"어, 쿨러 안에 이게다 뭐야?"

 

 

 라고 말하면서 저한테 이상한 것을 보여줬습니다. 가느다란 실같았는데 솔직히 실보다 강아지나 동물 털 뭉치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역시 전 그게 뭔지 모르겠다면서 그저 시큰둥하게 반응했었죠.

 

 

 

세 번째 날은

 

 


"진짜 이상하다……."

 

 

 네, 그것은 컴퓨터를 모르는 제가 보기에도 정말 이상했습니다. 컴퓨터의 발열을 눈여겨 보면서 팬의 소음을 신경 쓰던 친구는 제 컴퓨터에 팬의 상태를 보여 줬는데 그것은 새까만 것들로 가득 메워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쿨러에 먼지가 제멋대로 달라붙었거니 생각한 친구였지만 둘째 날부터 문제가 생겼습니다. 친구가 컴퓨터를 옮겨 밖으로 나가 스프레이 먼지 제거제를 이용해 컴퓨터의 쿨러를 씻겨냈을 때였습니다.

 

 


 그런데 그 안에서 길다란 검은 실 같은 것들이 계속해서 흩날리는 게 아니겠습니까? 저는 그 모습을 꿀먹은 벙어리가 되어 바라볼 뿐이었습니다. 순간 그 길다란 것들의 가닥가닥을 붙잡아 자세히 보는데 갑자기 전신에 소름이 끼쳤습니다. 친구 또한 무섭다는 듯이 저를 마주 보았습니다. 그 가느다란 것들의 길이는 15cm로 꽤나 길었고 아무리봐도 그것은 머리카락 처럼 보였습니다.


 네, 머리카락이요. 저는 그 걸 양쪽으로 잡고 늘려보았는데 끊어지는 모양이나 느낌도 아무리 봐도 머리카락 이었습니다. 그 모발은 힘을 주지 않아도 금방 끊어 질 정도로 가늘었습니다. 순간 느낌이 꺼림칙하여 그걸 손에서 털어냈지만 여전히 등 뒤로 왠지모를 냉기가 흐르는 것 같았습니다.

 

 저희 집은 세 식구가 전부입니다. 저는 누나가 있지도 않고 장모[長毛]를 가진 동물을 키우지 않았습니다. 네 외동아들이지요. 그런 기다란 머리를 가진 사람은 저희 집에 없습니다. 어떻게 들어간 건지도 모를 머리카락이 컴퓨터 쿨러에서 계속해서 나왔습니다.

 

 

그 이상한 것을 보고 난 뒤 친구는 팬을 버려야겠다면서 자신이 쓰던 헌 팬을 제 방으로 가져 왔던 것 같습니다. 팬을 갈아 끼우면서도 친구는 사뭇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너 임마, 이게 뭔지 아는거 없냐?"

 

 

저는 하얗게 질린 채로 대꾸도 못한 채 고개만 저었습니다. 그래도 정말 제가 뭔가 잘못한 게 있지는 않을까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아무런 짓도 하지 않았다는 결론에 닿아서야 눈을 퍼뜩 치켜뜨고 친구에게 짜증을 낼 수 있었습니다.

 

 

‘미친! 컴퓨터에 뭐가 이상하다는 거야! 지금까지 난 컴퓨터 잘 써왔거든?‘

 

 

 그렇게 짜증을 내면서 괜히 멀쩡한 컴퓨터를 이상하게 만든 것이 친구 탓인 냥 그 애에게 짜증을 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마음에 걸리는 것은 하나 쯤 있기 마련이지요. 네, 저는 자기 전에 컴퓨터를 켜놓고 자는 버릇이 있었습니다. 온라인 게임이 한창 유행일 때가 있었는데 그 당시에 저는 온라인 게임을 밤새 하다가 늦게 잠들었었습니다.

 

 

 친구가 컴퓨터를 쿨러를 바꿔놓고 나서 저는 그날 밤 온라인 게임도 못하고 대신에 밤새 핸드폰을 가지고 게임을 하다가 잠들었습니다. 밤새 그렇게 괜히 컴퓨터가 신경쓰여 자다 깨길 반복했고, 그때 마다 핸드폰 게임을 했지요. 전 제대로 잠을 못자서 다음날 아침에는 코피를 세면대 한 가득 쏟았고요. 그 때문에 더욱더 신경이 예민해지고 말았습니다.

 

 

 친구는 바로 다음날 저에게 전화하여 컴퓨터에 이상이 없냐고 물었습니다. 아직 손볼 곳이 많다는 것이 친구의 의견이었지만, 저는 벌써부터 컴퓨터를 바꿔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습니다.


친구가 컴퓨터를 또 만져보고 간 날.

 

 

 저는 밤늦게 잠에서 깨고 말았습니다. 하필이면 그날따라 악몽에 시달리면서 새벽녘 가장 어두울 때에 눈이 떠진 것이었지요. 저는 두려움을 잊기 위해 방의 불을 켜고 침대에 누웠습니다. 그러나 딱히 할일이 없었던 전 약간 따분해지고 마음이 진정된 김에 컴퓨터를 켜게 되었습니다.

 

 

 그날따라 하고 싶었던 온라인 게임이 왜 이렇게 간절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게임을 켜놓고 다시금 방에 불을 끈 뒤에 열심히 캐릭터 육성이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주요 사냥터라던가 새로운 게임의 정보를 찾으면서 오래되고 낡은 제 컴퓨터를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온라인 게임은 아름다운 배경음이 흘러나오며 제 마음을 진정시켜주었습니다.

 

 

그러다가 피곤에 지쳐 잠이 들었는데...

 

 


 제가 침대에 누워 있을 때 였습니다. 정말 또렷하게 들리는 자판소리였습니다. 연신 컴퓨터 자판을 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저는 순간 너무 놀라서 눈을 번쩍 뜨고 말았는데, 제가 누운 침대 옆으로 제 컴퓨터 책상에 누군가 앉아 있었습니다. 컴퓨터 켜져있고, 모니터로는 제가 즐겨하던 게임의 모습이 모였습니다. 전 아무말도 못하고 바들바들 떨면서 그 모습을 보고만 있었는데...

 

 

 순간, 그 낯선 사람이 저를 돌아보았습니다. 몸뚱아리는 정면을 유지한 채 스르륵 고개만 돌려서 저를 바라보는 것 이었습니다. 사실 그렇게 목이 돌아 갈 수 없을텐데, 거의 120도가 넘게 돌아간 것 같았습니다. 그 낯선 사람은 여자였습니다. 팔자 주름이 짙고 눈은 흰 바둑알 처럼 하얀색이었습니다. 곧 그녀는 입 귀 끝에 닿을 것처럼 벌려 보이면서 저를 향해 활짝 웃어보였습니다.

 


 그러면서 자판 위에 올려져있는 손만은 계속 멈추지 않았는데 오히려 그 자판에 올려진 손은 더욱 속도가 빨라져 무슨 글인가 계속 해서 미친듯이 쳐대고 있었습니다. 정말 손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탁 타닥 탁 타닥 타닥 탁 탁 타닥 탁 타닥 타닥 탁 탁 타닥 탁 타닥 타닥 탁 탁 타닥 탁 타닥 타닥 탁 탁 타닥 탁 타닥 타닥 탁 탁 타닥 탁 타닥 타닥 탁 탁 타닥 탁 타닥 타닥 탁 탁 타닥 탁 타닥 타닥 탁 탁 타닥 탁 타닥 타닥 탁 탁 타닥 탁 타닥 타닥 탁 탁 타닥 탁 타닥 타닥 탁탁 타닥 탁 타닥 타닥 탁탁 타닥 탁 타닥 타닥 탁탁 타닥 탁 타닥 타닥 탁탁 타닥 탁 타닥 타닥 탁탁 타닥 탁 타닥 타닥 탁탁 타닥 탁 타닥 타닥 탁탁 타닥 탁 타닥 타닥 탁탁 타닥 탁 타닥 타닥 탁탁 타닥 탁 타닥 타닥 탁탁 타닥 탁 타닥 타닥 탁탁 타닥 탁 타닥 타닥 탁탁 타닥 탁 타닥 타닥 탁탁 타닥 탁 타닥 타닥 탁탁 타닥 탁 타닥 타닥 탁탁 타닥 탁 타닥 타닥 탁탁 타닥 탁 타닥 타닥 탁탁 타닥 탁 타닥 타닥 탁탁 타닥 탁 타닥 타닥 탁탁 타닥 탁 타닥 타닥 탁탁 타닥 탁 타닥 타닥 탁탁 타닥 탁 타닥 타닥 탁

 

 


 전 비명을 지르다가 잠에서 깼고 무서움에 못이겨 불을 켜놓고 밤새 두려움에 떨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날 뒤 저는 오래된 그 컴퓨터를 바로 버리겠다면서 부모님께 때를 썼고 마침내 그 컴퓨터를 제 방에서 치워버렸습니다. 그날부터 전 늦은 시간까지 컴퓨터를 하지 않습니다

 

 

 

 

 

 



자연보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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