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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새벽의 방문자

title: 투츠키71일12깡2021.07.13 15:29조회 수 484추천 수 2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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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아마 6-7살 쯤 되었을 때 일입니다.

저희가족은 주말이면 종종 외갓집에 놀러가서 하룻밤을 보내고 오곤 했습니다. 

저도 할머니, 할아버지를 좋아했기 때문에 열심히 가서 이곳저곳을 헤집고 왔네요. 

외갓집은 평택에 위치해있었습니다, 저희가족은 당시 서울에 살고 있었고요.


그날도 어김없이 외갓집에 가게 되었습니다.


한참을 놀다가 집으로 오니 당연히 있어야 할 부모님이 안계시더라고요. 

동생 또한 없었고요. 제 동생은 당시 4살이었습니다.

할아버지께 물어보니, "잠깐 어디 갔다 온다고 했다"고만 말씀하실 뿐 긴 말씀을 안 하셨기에 저는 한참을 울다가 할머니 곁에서 겨우 잠이 들었습니다.


부끄럽지만 제가 응석받이라 부모님이 안계시면 큰소리로 펑펑 울어댔거든요. 

할머니도 그 사실을 아시기에 절 바로 곁에 두시고 함께 잠이 드셨나봅니다.


그렇게 한참을 자던 저는, 갑자기 들려오는 빗소리에 눈을 떴습니다.


눈을 떠보니 창문 밖으로 비가 내리는 게 보이더군요. 

저는 한참 눈을 반짝거리다가 현관문을 바라보았습니다. 외갓집은 안방에서 자면 현관문이 보이는 구조였거든요.


그 때 시각은 아마 새벽 2시. 아무도 있을 리가 없는데, 현관문 앞에서 누군가가 서성거리는 게 보였습니다. 

그것도 현관문이 코팅되어있어서 형태만 보이는 상태였습니다.


문을 열어줘야 하나 싶어서 몸을 뒤척거렸더니, 주무시고 계실 거라 생각한 할머니가 제 어깨를 꼭 안으시면서 말씀하셨습니다.


"보지 말고 그냥 자"


할머니의 이상한 행동에 저는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저 사람 왜 집 앞에서 계속 왔다갔다 거려요?" 하고 물었고 할머니는 말없이 저를 꼭 껴안을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할머니의 품안에 안겨서 그 사람을 계속 쳐다보고 있자하니, 이상한 사실을 눈치 챘습니다. 

분명 시계는 2,3시 사이를 가리키고 있는데 이상하리만치 밖이 밝다는 것을요.

그 사람은 긴 검은색 머리에 하얀색 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현관문에서 가만히 계속 저를 쳐다보더니…….


"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


같은 이상한 소리를 내다가 갑자기 분에 못 견딘다는 듯, 밖에 있던 바가지 같은 것으로 쏟아지는 빗물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는 천천히 그 빗물을 자신에 몸에 뿌리기 시작했습니다.



할머니 품에서 두려워하다가 어느새 잠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다음 날 일어나 그 때의 기억을 회상해보던 저는 갑자기 엄습해오는 두려움과 공포에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한참을 울고 있는데 어느새 부모님과 동생이 돌아와있더라고요.

알고 보니 부모님과 동생이 저만 빼놓고 삼촌댁에 다녀오신 거였죠.


"엄마아빠가 나 놓고 가서 귀신 봤잖아!!!"


이렇게 소리 지르면서 부모님한테 울먹거리던 기억까지 또렷하게 나네요. 

이제는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그게 뭐냐고 물어볼 수도 없지만, 아직도 생각합니다. 

대체 그 여자는 누구였기에 집 앞에서 계속 서성거렸던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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