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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하수구에 들어가 보신 적이 있나요

title: 하트햄찌녀2021.08.26 14:16조회 수 1003추천 수 2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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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3학년 때의 일입니다.

그때 저희 반에는 호기심이 엄청 많은 친구가 있었어요. 그러던 어느날 그친구가 저한테 와서 지하 세계에 가보고 싶지 않냡니다.

어린 제가 솔깃하던 차에 따라갔는데,
지하 세계로 가는 방법이 뭐였냐면 강으로 폐수를 버리는 하수도에 들어가는 것이었습니다.
그걸 타고 쭉 가다 보면 넓은 공간이 나온다는 겁니다.

그때 저는 "진혁이네 만큼 커?" 라고 물어봤었죠. (진혁이란 놈은 의사 아들인데 집이 한 70평 됐었음.)

그러니까 그 친구는 진혁이네는 비교도 안 될 만큼 크다고 그런데 그 큰 공간에 나밖에 없다고, 그게 얼마나 멋있는지 아냐고 하면서 자꾸 들어가자는 겁니다.



근데 그날따라 비가 와서 물이 하수도 안에서 콸콸 쏟아지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다음에 가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며칠동안 친구는 저한테 지하세계 얘기만 했습니다.

안에 가면 별 게 다 있다면서 말입니다. 그런데 그게 전부 터무니없는 것들 투성이였습니다. 롯데월드만한 놀이공원이 있는데 거기가 전부 자기 땅이라느니...

그래서 더 가기가 무서워졌습니다.



그렇게 기말고사를 보고 여름방학이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저녁 엄마가 저를 부르시는 것이었습니다.

엄마는 한 손에 수화기를 들고는 내게 물었습니다. 혹시 인환이(호기심 많은 친구) 봤냐고.

저는 요새는 못 봤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엄마는 수화기에 대고 뭐라고 이야기를 했고, 제게 또 물었습니다.

혹시 인환이 어디서 노는지 아니?

그때, 문득 인환이가 사라졌다. 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인환이는 며칠 넘게 놀이터에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인환이가 놀 만한 곳은, 지하 세계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떨리는 목소리로 엄마에게 인환이가 한 지하 세계 얘기를 늘어놓았습니다.

엄마는 사색이 되어 또 수화기에 뭐라고 말을 했고...

그리고 인환이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2학기가 되어 학교에 나가 보니 인환이의 자리는 깨끗하게 치워져 있었고, 그 애가 책상에 그린 메이플스토리 아이템도 다 지워져 있었구요, 심지어 인환이가 미술 시간에 그린 그림마저도 교실 뒷벽에서 떼어져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아무도 물어보지 않았는데 '인환이는 서울로 전학을 갔다.' 말씀하시고는 헛기침을 험험 했었죠.



그렇게 한 9년이 지났어요. 방금 집에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오랫만에 제가 다녔던 초등학교 쪽으로 해서 돌아오는데 강둑에 눈길이 갔습니다.

그때 인환이가, 지하 세계로 가는 길이라던 하수도가 보였습니다.

그 하수구에는 철망이 촘촘히 쳐져 있었습니다.

저는 그걸 보고, 인환이가 확실히 지하 세계로 갔구나. 하는 생각이 터무니없지만 들더라구요.

그 애는 도대체 그 컴컴한 하수도에서 무엇을 본 걸까요?

제 실제 경험담입니다. 인환이는 가명이구요.
이때 애들 사이에도 이야기가 분분해서 납치됐다는 둥 전학갔다는 둥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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