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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에서 닥터 헤드폰을 샀는데, 뭐랄까..

title: 메딕제임스오디2023.12.05 08:46조회 수 4624추천 수 2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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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내 삶이 드디어 정상적이 됐다고 생각했어.

나랑 T는 이번해 일월달에 결혼식을 올렸어. 

우리의 새로운 집으로 이사온지는 얼마 안됐고. 

보통 사람들의 인생이랑 내 인생이 비슷해지고 있었지. 

하지만 하늘은 나에게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게 해줄 마음이 전혀 없던 것 같더라고. 

이사를 했을 때 우린 거의 모든 이웃분들에게 인사를 하고 다녔어. 

아파트 두채가 나란히 마주한 곳이여서, 내 집에선 건너편 건물이 보이지만.. 

뭐, 싸고 지역도 괜찮았으니까, 불만은 없었지. 

R이랑 J라는 이웃이랑 바로 친해졌고. 

아마 삼십대 중반이었던 거 같은데, 뭐 말도 잘 통하고 쉽게 친해질 수 있을 것 같아서 별 상관은 없었어. 

사실 그 둘은 맨날 붙어다녀서 난 둘이 커플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보니까 그냥 이웃이더라. 건너편 아파트 아래윗층에 사는 중이었지. 



쓸데없는 소리는 여기까지 하고, 이제 이 글의 요점을 말해볼까. 



난 이베이에서 닥터 드레 무선 헤드폰을 주문했고, 내 인생과 참 어울릴 것 같은 소포를 받았어. 

모조품. 

이베이에 클레임을 걸어 놨지만 잘 해결되지 않을걸 알고 있었어. 

불행중 다행인지 모조품이라지만 음질만큼은 정품처럼 좋았어. 

그래서 그냥 내 아파트 건물 일층에 있는 헬스장에 운동하러 가져갔지. 

런닝머신 위에서 뛰면서 듣는데 잘 작동 되더라고. 


뭐 모조품이라고 다 나쁜건 아니구나- 라고 생각하던 찰나 왼쪽 헤드폰에서 뭔가 

틱, 

틱, 

틱,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어. 

그냥 무시하고 계속 뛰었지. 

좀 있다 커다란 펑! 소리가 들려오는 바람에 런닝머신에서 넘어질 뻔 하긴 했지만. 

난 그자리에서 그대로 멈췄어. 

침묵이 헤드폰을 엄습했지. 

그러고 나선 조그만 틱, 틱 거리는, 마치 누군가가 소근거리는 것 같은게 들려왔어. 

고쳐지길 바라며 헤드폰을 한두번 쳐봤지. 

고쳐지긴 했어. 

소근거리는 소리가 제대로 들려왔으니까. 



“뭐, 그들이 맞다고 하니까, 그사람들이겠지….” 남자 목소리가 말을 했어. 익숙한 목소리였어. 

“알았어, 그래도 확실하게 알기 전까진 얌전히 있자” 라고 여자가 말했지. 

그 목소리는 주인이 누군지 알아차릴 수 있었어. 




R이였지. 

남자 목소리는 J랑 굉장히 비슷했고. 




틱, 틱 거리는 소리는 다시 점점 커지면서 도저히 들어주지 못할 정도까지 높아졌어. 

헤드폰을 벗을려고 하던 순간에 다시 노래가 재생되더라. 

이 사건에 대해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어. 

내가 왜 그들의 대화가 내 해드폰에서 들려왔는지에 대해 이해하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잖아? 

난 그저 내 가짜 비트가 오작동을 한다는거에 대해 짜증이 나 있었지. 

그 다음날 J가 놀러왔어. 



그는 전기공이어서 내가 몇일 전에 산 두개의 센서전등(박수를 치면 불이 들어오는)을 달아달라고 부탁했거든. 

아마 내가 영화를 너무 많이 봐서 그런가본데, 난 박수를 치면 전등에 불이 들어오고 꺼지는걸 진짜 원했었어. 

괜찮은 가격에 파는게 있어서 몇개를 샀고 J는 그걸 설치하는걸 도와줬어. 무료로 해줬지. 

이베이가 내 클레임건에 대해서 아무것도 안해줘서 난 그냥 그 모조품을 계속 사용하기로 마음먹었어. 

판매자도 다시 환불을 해주지 않았고, 음질도 괜찮았으니까, 그냥 뭐 그정도로 만족하기로 했달까. 

그래서 이틀전에 (일요일) 발코니에서 맥주를 마시고 켄냐의 새 앨범을 들으면서 쉬고 있었지. 

정말 천국이 따로 없었어. 

그러나 얼마 있지 않아 다시 틱, 틱 거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어. 

처음엔 별 신경이 쓰이지 않았는데, 점점 그 소리가 커졌어. 

그 노이즈의 볼륨은 엄청나게 커지더니, 갑자기 멈춰버리더라고. 



그리고 헤드폰을 통해 또 속삭임이 들려왔어. 볼륨을 끝까지 올렸지. 




“T에게 먼저 다가가야 할꺼야.” 




온몸에 소름이 돋았어. 

내 아내의 이름을 말하는 목소리는 R의 것임이 틀림 없없어. 

난 내 의자에서 일어나 반대편 빌딩을 바라봤지만 R의 아파트에선 아무것도 보이지 았어. 

커튼이 쳐져있었거든. 

생각해보니까, 그녀 (와 J)는 항상 커튼을 치고 살았고 발코니에 나온적이 한번도 없었어. 

“적어도 4일. 그정도는 우리가 기다려야 해. 들었잖아. 그 후엔, 그 남자.” 그건 J. 

난 내 자리에서 일어나 헤드폰을 벗었어. 

제프의 아파트로 당장에 달려가 도데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건지 물어보고 싶었지. 

결국 나는 그냥 가만히 서서 한 일분동안 이 상황을 이해하려고 애썼어. 



비트를 다시 썼을땐, 다시 노래가 플레이되고 있었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건지 난 이해하지 못했어. 

첫 대화는 별 상관 없었지만, 이번 건 말야… 

이번 대화는, 내 아내에 관한거였어. 

그리고 내가 도데체 어떻게 그들의 대화를 들을 수 있는거지? 

난 그냥 라디오 주파수 방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래서 J랑 대화를 해보기로 결심했어. 

지금 뭐 하고있나며 그에게 문자를 보냈지. 

몇분 뒤에도 답장은 없었고, 난 다시 술을 마셨어. 

두시간 후에도 난 여전히 발코니에 J의 답장을 받지 못한채 멍하니 앉아 있었어. 

마침내, 한 오후 아홉시 쯤에 제프가 그의 빌딩 밖으로 나가는걸 봤어. 

그가 문 밖에 나서자마자 소리를 질렀어. 

“어이! 내 문자 받았어?” 

“아니, 미안. 회사에 핸드폰을 두고왔어. 무슨일이야? 전등은 잘 작동 되고?” 



“응, 잘 돼. 고마워. 아참, 그리고 물어볼려고 했는데- 

너랑 R이랑 혹시 라디오같은거 통해서 대화해?” 




순간 그는 그냥 그 자리에 멈춰버렸어. 

날 바라보긴 했지만, 움직이진 않았지. 




한 일분정도 아무런 말이 없었을까, 

“아니? 왜? 그건 어디서 들은 말이야?” 라고 대답하더라. 웃고는 있었지만, 억지 웃음 같았어. 

“잘 모르겠네. 아마 너무 취해서 헛소리를 들은 걸지도.” 

나도 내 비어있는 맥캔을 들어 보이며, 마찬가지로 억지 웃음을 짓고 대답했어. 

그는 내 농담에 웃더니 “나중에 얘기하자!”라고 급하게 소리친 다음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갔어. 

난 그날의 그 사건이 좆같이 이상했고, 지옥같은 하루였지만, 깊게 생각하진 않았어. 

이미 어느정도 취해 있었고 피곤했기 때문에 그냥 자러 가기로 했지. T는 이미 자고 있었어. 



새벽 2~3시 쯤에, 이상한 소리때문에 잠에서 깨어났어. 

잠귀가 밝은 편이라 조그만 소리에도 깨는데, 그 소리는 꽤나 컸지. 

그 소리가 헤드폰에서 나는 것 쯤은 알 정도로 술에서 깨어 있었고. 

어제와 헬스장에서 났던 소리랑 똑같이 틱, 틱, 거리는 소리였는데, 점점 커지고, 더 커졌어. 

그러다 마침내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헤드폰의 볼륨을 최대치까지 올려 무슨 소리든 들어볼려고 했지만,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어. 

이게 소리가 워낙 큰 편이라 헤드폰보단 스피커에 가까운 볼륨을 자랑하는데, 아무것도 듣지 못했어. 




그때, 엄청나게 큰 박수 소리가 내 가짜 비트에서부터 터져나왔어.. 

내 방 전등이 순식간에 켜졌지. 




그때까지만 해도 잠에 취해 있던 터라 지금 무슨 개같은 일이 일어난건지 깨닫는데 시간이 좀 걸렸어. 

박수 소리가 불이 켜졌지. 어떤 미친자식이…… 



방안 창문쪽으로 걸어갔는데, 거기서 괴성을 지를 뻔 했어. 

길 건너에 있는 건물은 불빛이 다 꺼져 있었어. 

두개 빼고 다. 

J는 그의 집 창문에 서 있었고, 마찬가지로 R도 한층 위 아파트 창문에 서 있었지. 

둘 다 날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어. 

제프의 손엔 라디오 같이 생긴게 들려있었어. 

그걸 입쪽으로 가져가더라. 

또다시 틱, 틱 거리는 소리가 헤드폰에서 들려왔어. 




“역시나” 




라고만 말 하더라. 



그가 말함과 동시에 둘의 아파트에서 불이 동시에 꺼져버리는 바람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어. 

내 헤드폰은 다시 조용해졌고. 

이게 만우절의 농담같은 몰카라면, 날 정말 잘 속이고 있는거지. 

아니라면, 뭐, 정말 즐거운 새 인생의 시작일테고 말야. 




출처:스레딕 괴담판 괴담전문거북이표 번역사무소



웡 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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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와 다름 없는 밤 (by 제임스오디) 완벽한 가족. (by 제임스오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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