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전설/설화

애첩의 전신(前身)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2014.12.01 09:55조회 수 1596추천 수 1댓글 3

    • 글자 크기


조선 중기 한양에는 허정승이라는 분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에게는 천하일색인 애첩 박씨가 있었습니다. 


애첩은 허정승에게 갖은 봉사를 다하였고, 허정승도 애첩 박씨를 무척이나 사랑하여 잠시도 떨어져 있기를 싫어 했습니다. 



어느 해 봄, 나라에서 정승 판서들만이 모이는 어전회의가 열려 며칠동안 집을 비웠다가 돌아와 보니, 



그토록 사랑했던 애첩 박씨가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하인들을 불러 간 곳을 물었더니 그들은 너무나 뜻밖의 말을 하였습니다. 



“그저께 왠 숯장사가 숯을 팔러 왔었는데, 둘이서 뭐라고 몇마디 주고 받더니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허정승은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애첩을 잊을 수 없어 백방으로 수소문을 하였지만 애첩의 행방을 아는 이가 없었습니다. 


허정승의 머리에는 오직 도망간 애첩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벼슬도 정승도 다 싫었습니다. 



오직 보고픈 애첩을 찾아야겠다는 일념 뿐이었습니다. 



마침내 허정승은 조정에 들어가 사직서를 내고 애첩을 찾아 집을 나섰습니다. 


몇 년에 걸쳐 조선 팔도 방방곡곡을 찾아 헤매었지만 애첩의 행방은 묘연하기만 했습니다. 



어느덧 그는 오대산 깊은 산골에 이르게 되었고, 바위에 걸터앉아 아픈 다리를 쉬며 한숨을 내쉬고 있는데, 



길 저쪽에서 왠 여자가 머리에 무엇을 이고 지나가는 것이었습니다. 



그가 그토록 찾아 헤매었던 애첩, 바로 그 애첩이었습니다. 



그는 너무나 기뻐 애첩에게로 달려갔습니다. 


그러나 애첩은 그를 보고도 반가워하는 기색이 없었습니다. 



“당신이 떠난 후 정승 자리까지 마다하고 팔도강산 구석구석을 찾아다니지 않은 곳이 없었소. 



나는 이날 이때까지 당신만을 생각하며 살았다오. 과거지사는 따지지 않을 테니 다시 한양으로 돌아 갑시다.” 


그러나 애첩은 싫다고 했습니다. 



“그 숯굽는 이가 나보다 좋소?” 


‘좋습니다’ 


‘나보다 무엇이 더 좋다는 말이오?” 


‘하여간 저는 그이가 좋습니다.’ 


‘진정 돌아가지 않겠소?’ 


‘절대로 안갑니다’ 


절대로 안간다는 말을 남기고 여인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총총걸음으로 사라졌습니다. 



허정승은 너무나 허무하여 오대산 상원사에서 중이되었습니다. 


그리고 몇 달을 참선하며 그토록 사랑했던 애첩이 떠나간 까닭을 생각했습니다. 



“왜 그녀가 나를 떠나갔을까? 왜 그녀는 나에 대해 그토록 냉정해진 것일까?” 



왜? 도대체 왜?” 



하루는 이 생각을 하며 길을 걷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면서 머리를 다쳤습니다. 


아픈 줄도 모르고 애첩이 떠나간 까닭을 생각하다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상처는 이미 아물었고 잔디밭에는 피가 엉켜 있었습니다. 



그 순간 그토록 궁금했던 자기와 애첩과의 과거 인연이 확연히 나타나는 것이었습니다. 



허정승의 전생은 참선하던 승려였으며, 어느날 그의 몸에 이 한 마리가 붙었습니다. 



그는 몸이 가려웠지만 철저한 수행승답게 피를 제공할 뿐 이를 잡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공양을 받기 위해 신도집에 초대되어 갔는데, 그날따라 이가 유난히 스님의 몸을 가렵게 만들었습니다. 



스님은 몰래 그 이를 잡아 마루 옆에 있는 복실개의 몸에 놓았고, 그 이는 복실개의 몸에 붙어서 피를 빨아 먹고 살다가 죽었습니다. 


그 인연이 금생에 와서 허정승과 애첩과 숯장사의 일로 전개되었습니다. 



이는 애첩이 되어 전생의 수행한 공덕으로 높은 벼슬을 한 허정승에게 찾아와 수년간을 지극히 모셨고, 



인연이 다하자 복실개의 후신인 숯장사를 따라가서 살게 되었던 것이었으며, 자신은 전생의 살아온 버릇대로 출가승이 되었던 것입니다. 


세상의 모든 일은 우연히 이루어지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좋은 일이거나 궂은 일이거나 내가 짓고 내가 받는 것입니다. 



진정 있는 그대로 꿰뚫어 볼 수 있다면 기뻐할 것도 슬퍼할 것도 없습니다.


    • 글자 크기
댓글 3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13754 실화 귀신썰 첫번째21 형슈뉴 8323 9
13753 실화 어릴때 겪었던 이야기 3 - 예지몽 2편19 Kamue 1282 1
13752 실화 [미스테리] 졸리기 전에 귀신 썰 모듬18 형슈뉴 7653 8
13751 혐오 상상초월 담금주들18 title: 하트햄찌녀 2607 2
13750 사건/사고 일베충 ** 레전드.16 title: 하트햄찌녀 3254 8
13749 실화 선산은 함부로 옮기는게 아니다16 형슈뉴 7389 8
13748 사건/사고 미국의 끔찍한 동굴 사고.jpg15 저벽을넘어 2706 5
13747 실화 블랙박스로 본 지하차도 한복입은 여성귀신?15 형슈뉴 5982 4
13746 사건/사고 사기 당한 후 자살한 여자 조롱하는 조선족14 title: 연예인1버뮤다삼각팬티 2803 2
13745 혐오 인도의 천연화장실14 title: 풍산개루돌프가슴뽕은 3435 3
13744 기묘한 호기심 천국-자살우물14 title: 두두두두두ㅜㄷ두성인메뉴관리자 2236 7
13743 실화 전 여친의 피부샵 귀신 썰14 익명_7bfe6b 11806 8
13742 미스테리 중국 지하철 침수사고 괴담14 title: 하트햄찌녀 5270 4
13741 혐오 혐오주의) 복어 손질 대참사14 title: 아이돌미션임파선염 3584 3
13740 실화 신기 있는 친구 이야기3(외전 유체이탈)13 까치독사 3798 3
13739 사건/사고 충격) Bj 살인사건 ㄷㄷㄷ.jpg13 도네이션 14654 4
13738 실화 귀신 모듬썰 3탄13 형슈뉴 5794 6
13737 실화 할아버지에게 들은 우리 동네 전설.txt13 형슈뉴 7903 7
13736 기타 번개 맞은 나무 내부 사진13 title: 금붕어1현모양초 6672 4
13735 사건/사고 제주 패러글라이딩 사고13 title: 하트햄찌녀 52001 3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