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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그 남자 이야 기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2015.02.10 15:18조회 수 997추천 수 1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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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형은 정혼자가 있었습니다.


 


그 형보다 네살 어렸던,


 


물론 거대한 재벌간의 사전 정혼이나 그런건 아니고


 


그저 어릴때부터 친했던 집안 어른끼리 술자리에서 “야 니네 딸 크면 우리 아들이랑 결혼 시키자” 라는 둥의

농담이 시간이 흐르며 진담 비슷하게 분위기가 바뀌고, 


결국 농반진반으로 응고되어 인연의 고리로 고착화 되어 버리는 그런 수준 이었죠.


 


어릴 때부터 자주 보지는 않았다고 하더군요.


 


가끔 일년에 한두번 정도 가족 끼리 같이 놀러 갈 때 마주 친다거나.


 


그나마 부모님들이 정혼자 라는 타이틀을 붙여 짖꿏게 놀려 대는 바람에 정작 마주치면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고 얼굴만 붉히게 되는 그런 정도의 데면한 사이 였지만,


 


그런 어린시절 부터의 인연 때문인지 형에게 그 여자는 ‘순수함’의 정표로 계속 가슴에 남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 본인의 방탕한 생활은……..


 


그저 ‘다른 생활의 일부’로 치부 하더군요.


 


‘결혼은 꼭 그 여자와 할거다’ 라거나,


‘결혼하게 되면 그 여자에게만 충실 할거다’ 라는 말도 자주 했었지요.


 


저는 ‘개가 똥을 끊지’ 라는 말로 콧방귀도 안뀌었지만


그 형의 그때 그 말 자체에는 순수한 결기 같은 것이 제법 뚝뚝 베어 나왔습니다.


 


 


물론, 제 버릇 개 주겠냐 마는…………..


 


 


이 형이 대학을 졸업하고, 군대를 다녀오고, 취직을 하게 되자


 


본격적인 결혼 얘기가 나왔습니다.


 


싫지 않았던 두 사람은 적당히 수줍은 척 했고, 적당히 놀라는 척 하다가,


 


결국 본인들의 마뜩찮은 의견과는 부합하지 않으나 부모들의 굳은 의지 때문에 등 떠밀려

 

어쩔수 없이 ‘효도심’의 발로로 만난다는 요식 행위를 거친후,


 


태어나서 처음으로 단 둘이 데이트를 했다고 합니다.


 


 


일요일 오후 적당한 시간에 만나


 


첫 데이트, 첫 식사로 손색이 없는 어느 특급 호텔 식당에서 스테이크를 먹은후 영화를 보기위해 극장으로

 향했다고 합니다.


 


그 형의 일상적인 패턴이었다면  ‘밥’ 을 먹고 ‘술’ 로 취하고  ‘숙박’을 하고,  바로 그 한 건물에서 모든

 

걸 해결 할수 있었을 텐데……..


 


 


각설하고,


 


 


일요일 오후 계획없이 영화를 보려니 당시 인기 있었던 영화들은 대부분 자리가 없었고 그냥 재미는 없지만

 좌석이 남아 있던 영화를 끊어 들어 갔다고 하더군요.


 


그 형이 두번째 열에 그 여자와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바로 앞자리에 남자 때문에 계속 신경이 거슬 리더

 

랍니다.


 


그 앞자리 남자는 분명 혼자 앉아 있는데 옆자리에다 대고 뭐라 뭐라 말을 하는 시늉을 하더래요.


 


처음에는 틱 장애 같은게 있으려나? 싶어 그냥 넘어 갔는데 나중에 너무 이상해서 혹시 앞자리에 쪼그만

얘가 앉았나 싶어 고개를 빼서 앞자리를 들여다 보니 역시 아무도 없었다는군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 남자는 계속 옆자리에 마치 사람한테 속삭이는 것마냥 귓속말 하듯 중얼 거리고


 


영화가 진행 되는 내내 그런 상황이 펼쳐지자 점점 오싹한 느낌이 들었답니다.


 


옆자리 여자 에게 말하기도 좀 껄끄럽고 해서 그냥 재미 없는 영화를 보다가 어쩌다 문득 앞자리를 흘끔

 봤는데………..


 


그 형의 표현을 빌자면 진짜 너무 놀라서 “똥 쌀뻔 했다” 고 하더군요.


 


 


앞 좌석 등받이 공간 사이로 얼굴이 새하얀 여자가 웃으며 고개를 뒤로 돌려 자기를 쳐다보고 웃고 있더

랍니다.


 


분명 조금 전까지 그 자리에는 아무도 없었는데 말이죠.


 


그런데 그 순간 자기 앞자리 남자도 자기에게 고개를 스윽 돌려서 쳐다 보더니 ‘피식’ 하고 웃더 래요


 


너무 섬찟한 기분에 극장에서 ‘어헉’ 하고 소리를 냈다는 군요.


                                                                                                      


그리곤 너무 불쾌해서 정혼자에게 나가자고 말 한후 극장을 빠져 나왔답니다.


 


정혼자는 영문도 모르고 끌려 나오고 말이죠.


 


극장을 나오고 나서도 놀란 가슴이 진정이 안되더랍니다.


 


자기가 혹 무슨 착각을 했나 싶어 되짚어 봐도 그 여자 얼굴이 너무 생생하게 떠올라 무슨 착각이나

 착시를 보았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고 말이죠.


 


그 날은 너무 어수선한 정신에 그 여자를 집에 보내고 그냥 들어 갔답니다.


 


 


 


 


그 얘기를 듣다 제가 그랬습니다.


 


“그게 무서운 얘기야? 별거 아니네”


 


 


그러자 그 형이 그러더군요.


 


 


“아니, 무서운 얘기는 이제부터 시작이지”



시작 부분에도 썼지만 이형이 굉장한 카사노바 였습니다.


 


이 여자, 저여자


 


정말 신기한게 저나 다른 사람들이 하면 옆집개 땡칠이도 웃지 않을 개드립이 이 형 입만 거치면

 

여자들이 빵빵 터져 준다는 것이죠.


 


응?


 


결국 농완얼인것인가?


 


암튼,


 


그 형을 보고 있노라면 여자 꼬시는것도 정말 타고 나는 거구나 라고 느끼게 해줬던 사람 이었습니다.


 


이 형은 그 정혼녀와 정식 만남 뒤 그때부터 꾸준히 연락도 하고 짬짬히 데이트도 그런 일상을 보내는 가운데,


 


그와는 별개로 여전히 다른 여자들과의 만남이나 원나잇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연애 따로, 결혼 따로의 사상을 가진지라……….


 


그런데 어느날 나이트 에서 한 여자를 만나 의례 그러하듯이 호텔로 향했는데 그런데 그 여자와 못잤다고

 

하더군요.


 


“왜?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안섰어?” 라고 물으니 그 형 말이.


 


“아니 그게….내가 그 여자 몸에 들어 가는데 어떤 느낌이 드냐하면 그 여자 질 내부가 사포로 만들어진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 통증이 확 밀려 오는거야”  라고 하더군요.


 




 


듣는데 아주 소름이 끼칩니다.


 


너무 아파서 화들짝 빼내는데 마치 누군가 사포를 손에 꽉 쥔 상태에서 자기 물건을 잡고 있는듯한

통증이 느껴 졌다고 하더군요.


 


그리고는 정말 피가 날 것 처럼 벌겋게 부풀어 오르 더랍니다.


 


그날은 그냥 뭔가 이상한가 보다 하고 지나 갔는데


 


다음번 여자를 만났을 때도,


 


또 그 다음 여자를 만났을 때도,


 


계속 그런 일이 생기니 그때 부터는 아주 심한 트라 우마가 생기기 시작 하더라는 거예요.


 


결국 여자와 관계가 불가능해져 버리는 고자 아닌 고자가 되어 버린거죠.


 


그래도 정혼녀와는 그저 순수하게 데이트만 하니까 그건 문제가 아닌데


 


문제는 시간이 지나며 슬슬 결혼 얘기가 나오면서부터 걱정이 되더 랍니다.


 


병원을 가봐도 당연히 신체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고,  결혼 날자가 다가 올수록 슬슬 걱정은 되고.


어디 하소연 할수 있는 문제도 아니고.


결혼 준비에 마음 고생에, 살이 쭉쭉 빠져가고 있던 그때쯤 어느날 가족 끼리 밥을 먹다가 형의 아버지가

 그러셨다는 군요.


 


“근데 길동아, 너 결혼 하기 전에 미리 얘기 해 놓을게 있는데 말이다.  혹시 라도 니가 안좋게 생각 할까봐

말은 안했는데 그쪽 (여자쪽) 가족중에 한명이 조금 특이한 직업을 가지고 있으니 나중에 그리 놀라지는

 말아라” 라고 얘기를 하더 랍니다.


 


그 때 갑자기 이 형 머리에 뭔가 전광 석화 처럼 파파박 하고 스쳐 가는게 있더래요.


 


그래서 그 말이 나오자 마자 거의 반사적으로 물어 봤답니다.


 


“이상한 직업이면 혹시 무당 같은거 아녜요?”


 


“어? 허허…참…눈치는. 그래 내 친구 녀석 동생 녀석이 하나 있는데 그 녀석이 무속쪽 일을 하고 있다. 

뭐 그냥 직업 이려니 생각하고 가볍게 생각해.

그냥 직업이 려니 생각하면 별거 아니니까. 

 아버지랑도 어렸을때는 같이 잘 놀았었는데 어쩌다보니 그런 직업을 가지게 됐다더라”


 


그말을 듣고 나니 이 형이 짚히는게 있어서 정혼녀를 만났을 때 바로 물어 봤다더군요.


 


혹시 삼촌이 우리 처음 만나서 영화 볼 때 따라 오지 않았냐고.


 


그렇게 추궁하니 정혼녀가 눈이 똥그래져서 어떻게 알았냐고 하더래요.


 


사실 처음부터 삼촌이 따라왔다. 


 


밥먹을때도 있었고 영화 볼때도 있었다고 얘기 하더 랍니다.


 


혹시 영화 볼 때 앞자리에 앉지 않았냐고 물어 봤더니 그 걸 어떻게 알았냐고 반문 하더래요.


 


 


그러면서 하는말이.


 


처음 만나기 전에 결혼을 전제로 만나는 거니까 자신이 직접 사주를 한번 봐야 겠다고 하더니


 


“음…..다 좋네.  얘 착하고, 성실하고, 살면서 **이한테도 잘할 것 같고.  한가지 문제가 있긴한데……결혼전에

 버릇을 좀 고쳐 놓으면 별 문제는 없을 것 같아”  라고 말했 답니다.


 


 


그리고는 첫만남에 자기도 근처에 있을 테니 넌 모른척해라, 다 너를 위해서 그런거다 라고 정혼자에게 말했다는 군요.,


 


 


 


 


그 말을 들은 그 형은 너무 황당해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더군요.


 


마치 자기 치부를 송두리째 들킨 것 같은 기분도 들고, 누군가 앞에서 벌겨 벗겨져 있는듯한 기분도 들고

그랬답니다.


 


 


그 문제로 한참을 두문불출 고민을 하던 형은 그저 말없이 결혼을 감행 했습니다.


 


그 때 제가


 


“그럼 결혼전에 그 삼촌을 한번 찾아가 보지 그랬어” 라고 말하자 그 형이 그러 더군요.


 


“야, 찾아가서 뭐라 그러냐?  당신이 나 고추 못쓰게 해놓지 않았냐며 멱살이라도 잡고 싸우랴?”


 


음…………


 


듣고 보니 그것도 참 애매한 문제 같았 습니다.


 


어찌됐건 그 형은 그 정혼자와 결혼을 했고 정말 사람이 바뀐건지 참고 사는건지 정말 자기 와이프 하나만

 보고 잘 살았습니다.


 


결혼식장에서 처삼촌과 처음 마주쳤는데 자기를 보며 씩 웃던 모습에 가슴이 철렁 했었다는 말도 했었구요.


 


 


지금은 연락이 끊겼지만 연말이 되니 문뜩 그 형이 생각나서 한자 끄적여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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