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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이상한 지하실

title: 이뻥아이돌공작2015.04.02 11:52조회 수 1932추천 수 1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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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참 허무하고 재미없다는 생각으로 실의에 젖어 살던 얼마 전 일입니다.

 

나이는 28살 (처)먹고 호기롭게 사회에 뛰어들었지만 어느순간 제 자신이 사회에 내던져졌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일과 사랑 사랑과 일 모두를 잃고 주변에 사람들도 다 잃고 가정마저 기울기 시작하니 모든게 다 꼬여만 가는 느낌이 들었죠.

 

진짜 뭘 해도 되지 않는다는 느낌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더러웠습니다. 그래서 방구석에만 쳐박혀 지내는 시간은 길어져갔고.

 

사람이 그렇게 폐인이 되더라구요.

 

그렇게 궁상을 떤 지 한 달 될 무렵 불현듯 외가댁에 내려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람이라도 쐬면 마음이 좀 차분해질까 하는 심산이었죠.

 

그 날 저녁 무작정 광주로 내려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그 와중에도 간만에 고속버스 탔다고 먹을것은 잔뜩 싸들고 버스에 올랐고 왠지 느낌이 좋았습니다.

 

근데 이게 참 안될놈은 안된다더니 이런일이 생길 줄 이야..

 

 

아무런 연락도 없이 광주까지 와서야 전화한통 드리고 할머니댁으로 닥돌했습니다.

 

역시나 울 할무니 할아버지 저를 보시고 너무 좋아하시더라구요.

 

암튼 그 때 상다리가 휘어지게 한 상 먹고 낮잠도 때렸습니다.

 

간만에 그렇게 한잠 늘어지게 자고 신수도 훤해진 느낌이 들어 좋더라구요.

 

간만에 느끼는 평화? 좋은 마음에 산책이나 할 겸 밖으로 나왔습니다.

 

당시 저희 할아버지댁은 20년 넘게 사시던 집이 도로공사 이유로 헐리는 바람에 4층짜리 빌딩으로 이사를 하신 상태였습니다.

 

저도 어렸을 때 머물렀던 외가가 아니었기 때문에 주변이 낮선 상태였죠.

 

덕분에 멀리는 못돌아 다니고 동네를 양아치처럼 어슬렁대다가 그냥 집에 들어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맥주에 과자를 씹으면서 토이스토리 3를 감명깊게 보고 퍼져버렸습니다.

 

 

문제의 다음날 ...

 

외가 댁은 빌딩이라고 하기에는 건물이 오래되서 페이퍼 컴페니같은 회사들 몇개만 들어와 있던 상황이라

 

할아버지 혼자 건물을 관리 하셨습니다. 관리라고 하기엔 걍 제때 월세 받는 정도였지만요.

 

하지만 지하에 세들어있던 가게가 나가면서 관리가 제대로 안되서 물이 샜더랍니다.

 

어쩐지 건물 입구를 들어갈 때부터 곰팡이 냄새가 나더라구요..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할아버지는 새벽부터 지하에 내려가서 정리도 좀 하고 물도 좀 퍼내라고 절 깨우셨습니다.

 

원래 제 지x맞은 성격상 엄청 짜증을 냈겠지만 오랜만에 뵌 할아부지 고생하실까 알아서 치우고 오겠다며 밖으로 나섰습니다.

 

 

쓰레빠를 질질 끌며 내려간 지하실은 정말 을씨년스러웠습니다.

 

사실 전 원래 겁이 많은 사람인데 (특히 벌레ㅡㅜ) 이상하게 귀신에 관련되서는 겁이 없습니다.

 

워낙 미스테리한걸 좋아하는데다가 어렸을 적부터 천주교 모태신앙이었기 때문에 그런가 봅니다.

 

오히려 귀신이 정말로 있어서 저한테 해코지를 한다면

 

내가 죽고난 뒤에 넌 뒤지게 맞고 3대 더 맞는다 이런 깡을 갖고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평상시도 어두운 골목이나 불꺼진 건물도 아무렇지않게 잘 돌아다닙니다.

 

 

근데 이 놈의 지하실은 느낌이 꼬롬한게 뭔가 달랐습니다.

 

보통 지하실이나 어두운 건물안을 들어가면 뭔가 튀어나올것 같은 막연한 공포감이 있죠.

 

이런 느낌은 익숙하기 때문에 문제될건 없습니다.

 

하지만 여긴 들어가자마자 느낌이 달랐습니다.

 

특히 제 기준에서 보이는 오른쪽 벽 모퉁이

 

이 쪽이 유난히 신경이 쓰이더라구요.

 

살면서 처음 받는 느낌이라고 표현해야하나. 하긴 제가 귀신을 보는 사람도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저기에 뭔가가 있다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누군가의 시선을 받고 있는 느낌

 

처음에는 고양이나 이런게 있나하고 핸드폰 플레쉬를 들이댔는데 당연히 아무것도 없었고...

 

그래도 할일은 해야겠다 싶어서 여기저기 더 둘러 봤습니다.

 

 

가게는 노래방같은 구조로 되있었는데 방은 고작해야 3개정도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vip라고 써있는 방이 있었는데 여기는 물이 새는 바람이 문이 뒤틀렸는지 암만 땡겨도 열리지가 않더라구요

 

그리고 왠지 열면 뭐가 튀어나올가같아서 이내 포기했습니다.

 

그것보다도 머리도 아프고 왠지 나가고 싶은 생각이 강하게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미션을 컴플리트 해야하는데...내적 갈등과 고민을 좀 때리다가 그렇게 10분정도 흘렀나?

 

꺼림찍한 맘에 어쩔수 없이 다시 위로 올라왔습니다.

 

지하는 저혼자 정리하기에 너무 지저분해서 사람좀 불러야겠다고 대충 둘러대니 알았다고 하시더라구요.

 

저는 다시 자빠져 잠을 잤습니다.

 

그리고 그 때 묘한 꿈을 꾸게 됩니다.

 

 

꿈에서 저는 지하실에 있었습니다.

 

전기도 엉망이되서 불도 들어오지 않던  현실과는 다르게 꿈에서 휘황찬란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붉은 원피스를 입고 있는너무 아름다운 아가씨가 슬픈눈을 하고 앉아있었습니다.

 

오른쪽 모퉁이에 있는 쇼파에서 말이죠.

 

평소 루시드 드림을 연마해온 저는 ㅎㅎ 정말 아무런 흑심없이 아가씨에게 다가갔습니다.

 

그리고 아가씨에게 말을 건낸 순간 고개를 든 아가씨의 모습은 ㅎㄷㄷ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 *ㅡ*

 

하지만 느낌은 술집에서 일을 하는 사연있는 아가씨포스.

 

한참을 저를 바라보던 아가씨는 손으로 옆에있는 방을 가리켰고 고개를 돌리는 순간 잠에서 깼습니다.

 

할머니께서 손주 아침밥 밥먹으라고 ㅜㅜ

 

조낸 아쉬웠습니다. ㅜ

 

 

잠에서 깨자마자 후딱 밥막고 무슨 마음인지 다시 지하실로 튀어내려갔는데

 

아침에는 겨를이 없어서 못봤던 가게의 배치를 보고 아 진짜 여기가 유흥업소였구나라는 느낌이 딱 오더라구요.

 

뭐 무의식중에 그런 생각을 했나보다 그래서 그런꿈을 꾼건가 하고 뒤를 도는 순간

 

머리부터 발끝까지 소름이 돋으면서 바로 1층으로 튀어올라갔습니다.

 

 

아까 그 아가씨가 꿈에서 가리킨 그 위치는 vip라고 써있던 방이었고

 

열린 방 안에서 플레쉬에 비친것은 상 위에 널부러져 있는 꿈속의 아가씨가 입고있던 원피스였습니다.

 

 

암만 생각해도 너무 이상한게 성인 남자가 온힘으로 열어도 열리지 않던 문이 열려있다는 것부터

 

그 안에 그 아가씨가 입고 있던 옷이 올려져 있다는게 아무리 우연이라고 해도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밖으로 튀어나와서 집으로 들어가지도 못하고 밖에서서 쭈그려 손톱만 깨물고 생각을 했습니다.

 

이게 왠 개떡같은 일인가 싶어서요.

 

머리를 쥐어짜며 논리를 맞추려해도 소름이 돋아서 정신이 멍해질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밖에서 한잠 개기다가 2,3층 회사사람들이 출근을 하길래 저도 쭈뼛거리면서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근데 사람이 호기심이라는데 참. 저도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전 어느순간 핸드폰 플레쉬를 켜고 다시 지하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우선 제가 본게 환각일수도 있으니 제대로 한번더 확인하자는 마음이었던듯 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그 순간을 후회합니다.

 

 

역시나 vip문은 닫혀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만 힘을 주니 열리더라구요.

 

그리고 그 안에 방금 피워놓은듯한 향냄새...

 

 

당시 할아버지 표현으로 미친놈 산발하고 집으로 튀어올라왔습니다.

 

다짜고짜 할아버지 할어니께 지하에 가신적 있냐고 물었죠.

 

당연히 반응은 헛소리 였고 결론은 지하실에 아무도 간적이없다 였습니다.

 

 

조선시대 였으면 상투를 틀어도 세번을 틀었을 나이에 귀신이 어쩌고 이딴 소리 하는게 챙피했던 저는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고 할아버지께 같이 지하실을 내려가자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할아버지는 처음에는 저를 이상하게 처다보시더니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같이 내려가 주시더군요.

 

 

그리고 들어간 지하실

 

참 황당한게 vip룸은 굳게 잠겨있고 암만 열어도 꿈쩍하지 않았습니다.

 

혹시나해서 창문으로 안을 들여다보니 깜깜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죠.

 

 

그렇게 다시 집으로 올라와서 멍때리고 있는데

 

할아버지께서 먼저 말씀을 꺼내셨습니다.

 

원래 그기가 여자장사하던 곳인데 밤마다 사람들도 많이 왔다갔다 했었다고.

 

근데 동네에서 그런곳이 장사도 안되고 단속도 들어오고 그러니까 사장이 술먹고 소란을 피우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그러려니 했지만 그게 좀 심해졌답니다.

 

어떤날은 술에 취한 사장이 그 큰방(vip룸)으로 아가씨를 불러놓고 많이 때렸는데

 

엠블런스도 왔다니까 심하게 다친모양이랍니다. 

 

사람들도 못들어오게 방문 걸어잠그는 바람에 말리지도 못했는데

 

신고 받고 온 경찰이 들어갔을때 이미 사장은 이성없는 개새x와 같은 상태였고 아가씨는 실려가고

 

그 담에는 뭐 급하게 정리도 못하고 가게셔터 내렸다는 이런 류의 이야기였습니다.

 

 

저도 유흥쪽은 잘 모르는 관계로 그 가게가 어떤 종류의 업소인지 더 디테일한건 모르지만

 

(사실 물어보려고 했다가 할아부지한테 쌍욕먹을까봐 말았는데)

 

암튼 그런일이 있고나서 할아버지도 왠지 자꾸 기분나쁘고 그러셔서 방치를 해두셨답니다.

 

대신 그 사건이 있었던 vip문은 잠궈두셨다는군요.

 

사실 그래서 문이 열리지 않는답디다.

 

 

그러다가 제가 지하실을 내려갔다가 반쯤 넋이 빠진 칠푼이가 되서 오니까 이상하셨던거죠.

 

걱정되는 마음에 그런일이있는 곳이니까 알아는 두어라 이런 이야기를 하신 모양입니다.

 

저도 꿈이니 제가 본 것들이니 모두 함구 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쉬쉬하는 분위기 속에서 저는 외가댁을 떠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몇 달이 지난 이야기이지만 참 묘합니다.

 

무엇보다 보이지 않는 이상한 현상과 우연이야말로 정말 공포가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지금은 뭐.. 술한잔 하면 생각나는 이야기 정도이지만

 

글고 저두 약하고 못된 맘 먹고 우울하게 살아오다가 이나마 살아오는것도 복인가 싶어 더 마음 다잡게 되고.

 

그 걸 깨닫게해준 꿈속의 아가씨에게 감사해야겠네요.

 

그 아가씨가 그 날 다친 아가씨라면 모쪼록 잘 치료받고 행복한 삶을 살고 계시기를 기도합니다.

 

두서없는 이야기는 이만하구

 

결론은 여자손찌검하는 생퀴들은 다 주거야해. 나도 지켜주고 싶은 여자가 있었음 조켔다. 피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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