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2CH

A병동

화성인잼2016.04.22 15:57조회 수 1098추천 수 2댓글 0

    • 글자 크기


나는 약제사로, 올해부터 어느 시골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약제사는 나까지 모두 셋.

 

막내인 나는 온갖 잡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어느날, 평소처럼 저녁이 되어 외래 진료는 끝나고, 병동에서 온 오더를 보고 주사약 제조를 하고 있었다.

 

그날따라 오더가 까다로운 게 많아, 병동에 직접 문의하면서 작업을 하고 있자니 시간이 꽤 늦어버렸다.

 

게다가 그날 안에 약품 회사에 발주를 넣어야 할 약이 있어서, 그 발주서까지 만들어야 했다.

 

 

 

식당에 저녁밥 주문을 넣어놓을 걸 그랬다고 후회하며 발주서를 만들기 시작하는데, 전화가 왔다.

 

하지만 수화기를 들어도 아무 말이 없다.

 

[약제실입니다. 무슨 일이신가요?]

 

 

 

하지만 아무 대답이 없다.

 

전화기에는 A병동 간호센터로 번호가 찍힌다.

 

전화기가 고장났나 싶어, 일단 전화를 끊었다.

 

 

 

하지만 곧 다시 전화가 온다.

 

받아보면 아까 전처럼 아무 말이 없다.

 

이게 두세번 반복되니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나는 약제실에서 나와 A병동에 찾아가보기로 했다.



 

A병동은 5층.

 

엘리베이터를 타고 버튼을 누른다.

 

 

 

2층, 3층, 4층...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문이 열린 순간, 나는 떠올렸다.

 

이 병동, 아직 공사 중이라 문을 안 열었었지...

 

 

 

여기저기 테이프가 굴러다니고 어두컴컴한 플로어가 보인다.

 

자세히 보니, 엘리베이터 문 정면에 있는 간호센터에, 간호사 같은 사람이 한명 서 있었다.

 

화재 경보기의 붉은 램프 불빛에, 간호 모자를 쓰고 가디건을 입은 뒷모습이 희미하게 보인다.

 

 

 511be3dafe90d6e83e0bc2ebdf12ceddeb73e88e


 

 

무얼하고 있는건가 싶어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려다, 나는 심장이 덜컹했다.

 

그 간호사의 몸이 반쯤 투명해, 반대편에 있는 게 비쳐보이는 것이었다.

 

필사적으로 엘리베이터 닫힘 버튼을 마구 눌렀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고, 다시 열릴 때까지 그저 눈 감고 견뎠다.

 

그리고 문이 열리자마자, 뛰쳐나오듯 엘리베이터에서 나왔다.

 

한시라도 빨리 병원을 떠나고 싶었다.

 

 

 

하지만 발주는 해놔야했다.

 

종종걸음으로 약제실로 돌아가 미친 듯 발주서를 쓴 후 팩스에 넣으려는 순간, 또 전화가 왔다.

 

벨소리와 함께, 붉은 램프가 깜빡인다.

 

 

 

무시했다.

 

어디서 걸려온 전화인지 보고 싶지 안았다.

 

팩스가 보내진 걸 확인하고, 나는 불도 안 끈채 약제실에서 나와 문을 잠궜다.

 

 

 

불 꺼진 약제실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다음날 출근하니, 사무과 직원이 [왜 불을 켜놓고 퇴근하세요.] 라고 잔소리를 해댔다.

 

사과를 하면서, 나는 [A병동에도 전화가 걸리나요?] 라고 물었다.

 

 

 

[어? 의료국에서도 같은 문의가 있었는데... 아직 공사중이니까 당연히 전화는 안 되죠. 왜들 그런걸 물어본담.]

 

그렇다는 것이었다.



    • 글자 크기
금속이 마찰하는 소리 (by 화성인잼) 귀신들렸다는게 이런거군요.. (by 화성인잼)
댓글 0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6093 기묘한 도깨비4 title: 병아리커피우유 1719 3
6092 단편 죽음투표게임2 title: 병아리커피우유 924 2
6091 실화 조금전 겪은 소름돋는 썰3 title: 병아리커피우유 1749 1
6090 실화 이사잘못가서 죽을뻔한 썰2 title: 병아리커피우유 2129 2
6089 기묘한 자매의 기묘한 이야기 33 title: 병아리커피우유 1289 4
6088 기묘한 자매의 기묘한 이야기 2 title: 병아리커피우유 1246 5
6087 기묘한 자매의 기묘한 이야기 1 title: 병아리커피우유 1961 4
6086 실화 잊을 수 없는 이야기1 title: 병아리커피우유 1022 3
6085 실화 정관수술 후기4 title: 병아리커피우유 5884 4
6084 실화 이사온 첫날 가위눌림2 title: 병아리커피우유 746 1
6083 실화 학교폭력으로 전학간 친구이야기 title: 병아리커피우유 1473 1
6082 실화 쉼터언니 title: 병아리커피우유 1273 1
6081 사건/사고 나는 살인자입니다 title: 병아리커피우유 1166 1
6080 실화 담력체험1 title: 병아리커피우유 654 1
6079 실화 담력체험 title: 병아리커피우유 531 1
6078 Reddit 바람을 피지 말아야하는 이유3 title: 병아리커피우유 3121 2
6077 실화 귀신들렸다는게 이런거군요..1 화성인잼 1660 2
6076 실화 곰곰히 생각해보니까 소름돋네3 화성인잼 1630 3
6075 2CH 금속이 마찰하는 소리 화성인잼 927 2
2CH A병동 화성인잼 1098 2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