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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그냥 어릴적부터 들어왔던 이야기

title: 잉여킹가지볶음2020.05.28 19:15조회 수 473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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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쯤 됬나요...군복무중이던 여름날, 야간 야외훈련이 있었습니다. 저와 제 분대원들은 숲속에서 매복해있었습니다. 

매복이라고는 하지만 저희부대는 본부라서 실제로 전투훈련은 하지 않고, 그저 지휘소를 지키면서 시간이 지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가기가 지루했던지, 인사행정관이 저와 제 병사들에게 무서운이야기나 한편씩 해보자고 했습니다. 

그분부터 하나씩 에피소드를 얘기했고, 병사들을 거쳐 곧 마지막인 제차례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딱히 기억나는 이야기가 없어서, 어릴적부터 제가 주변에서 보고듣고 해왔던 것들을 이야기하기로 했습니다.

 

어떤 극적인 공포나 클라이막스가 있는건 아니지만, 제 얘기가 끝난후 그곳의 모든 사람들은 다 제 얘기가 가장 무서웠다고 했습니다. 

 

그날 제가 했던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전통의 한국 민속신앙에 의하면, 우리가 살고 있는 모든 세계는 영으로 가득합니다. 

다만 사람만이 영혼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지요. 오래된 나무나, 험한 산 등 우리 주변의 여러가지 사물에 그런 것들이 깃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예부터 그런 것을 경계하고 두려워해왔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독실한 불교신자였으며 또한 그러한 전통신앙의 신봉자이기도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저는 둘째아들입니다. 

형이 장남이자 집안의 장손이었기에, 어릴적부터 친척들은 형에게만 신경을 썼고 저는 뒷전이었습니다.

그게 어린 제게는 나름 상처가 되었습니다. 근데 산사람만 그런게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어머니가 말해주시길, 장남은 조상이 지킨다고 합니다. 

 

어릴적에 가족이 다같이 차를 타고 나들이를 가다가, 교통사고가 난적이 있습니다. 

차-터미널 벽 - 차의 3중추돌이었고, 차는 완전 구겨진 종잇장처럼 박살이 났습니다. 

그 차를 본 사람들은 다들 아무도 살지 못햇을 거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다행히 그렇게 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때 아버지는 무릎에 16바늘인가 꿰매셨고, 저는 머리 위와 한쪽 눈썹, 무릎의 세군데를 꼬맺습니다. 어머니는 얼굴에 열몇바늘을 꿰매셨습니다.

가족 모두 그때의 흉터가 지금까지 남아있습니다. 

 

그런데, 희안하게 형만은 멀쩡했습니다. 

 

보통 항상 가족이 차를 타면, 제가 뒷자리에 앉고 형이 앞에 앉거나 그랬는데, 

유독 그날따라 형이 뒤에 탔고 게다가 졸립다면서 어머니의 무릎을 베고 누워 자고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형은 다만 의자 아래로 떨어졌을뿐 다치지 않았고, 입원조차 하지 않았던 거지요. 

이런 에피소드는 그외에도 많습니다. 지금도 종종 형은 꿈에서 할아버지를 뵙고, 그럴때마다 형은 어머니와 상의합니다. 

 

 

두번째 에피소드는 할아버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할아버지는 점잖으시기로 소문난 분이었고, 선비라고 동네에서 평이 좋았던 분입니다. 

저희 아버지를 포함 4남5녀를 두셨는데, 막내아들까지 결혼식을 마치고 난 뒤 얼마지나지 않아 할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셨습니다. 

동네사람들은 대부분 아들딸 모두 결혼시켰으니 할일 다하고 잘 돌아가셨다(호상이라고 하죠)라고 얘기했습니다만, 

사실 할아버지는 농약을 드시고 자살하셨습니다. 

유산문제로 자식들간에 집안분위기가 안좋았었는데 아마 그때문이 아니셨나 싶습니다. 

그치만 너무 갑작스런 일이었죠. 어머니가 그 이유를 설명해주셨습니다. 

 

원래 할아버지가 계시던 시골집에는 직경이 한 1미터는 족히 될만한 오래된 밤나무 한그루가 있었습니다. 

근데 막내삼촌이 결혼하던 날, 시골집에서 잔치를 열면서 장작이 없어 그 밤나무를 베어다가 태운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 나무가 타는 소리를 들었는데, 갈대타는 소리처럼 상당히 을씨년스러웠던걸로 기억을 합니다. 

어머니는 원래 그런 오래된 나무엔 귀신이 깃들어있어서, 함부로 베면 큰일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때 나온 악한기운이, 우리집안을 덮친건 아닐까요?

 

그 뒤로 어머니는 할아버지를 꿈에서 자주 뵈었고, 그 뒤로 10년동안 절을 찾아다니며 할아버지를 위해 기도하셨습니다. 

그 이유는 할아버지가 자살을 하셨기때문에, 저승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이승을 떠돌고 계시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천주교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죠? 아무튼, 그렇게 10년정도 어머니는 할아버지를 위해 공양하셨는데, 

어느날 꿈에 할아버지가 나타나 어머니에게 고맙다며 큰절을 하고는, 뒤돌아 사라지셨다고 합니다. 

어머니의 공양 덕에 드디어 이승을 떠날수 있게 되셨다는 겁니다.

 

그 이후로는, 할아버지가 형이나 어머니의 꿈에 등장하는 일이 현저히 줄어들었습니다. 

 

 

 

사실 우리 집안에서, 저만 귀신을 안봅니다. 꿈에서든 현실에서든요. 

어머니와 형뿐 아니라 아버지도 꿈에서 종종 할아버지를 뵌다고 합니다. 

근데 그게 좋은거라고 합니다. 

귀신을 많이 본다고 하는건 그만큼 저승과 가까이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니까요.

 영화 콘스탄틴에 보면 그런 얘기가 나오죠. 현실세계와 천국, 지옥은 서로 겹쳐있고, 안보는게 좋은거라고. 

살면서 귀신을 한번도 못보신 분들, 행여나 호기심으로 귀신 보고싶다는 생각 하지마세요. 안보는게 좋은거니까요.

 

 

출처 : 루리웹 서발턴 태일 



맛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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