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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귀동냥 귀신이야기2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2016.04.07 10:35조회 수 1510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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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말씀 드리고 시작할게요

저는  특별한 능력이 있는 사람은 아니에요

엽호판에 레전드인 강사니님.. 또, 모래님이나 파빌님 또는 훈녀구함님의 친구분처럼

제 의지에 의해서 귀신을 느끼고 볼 수 있는 특수한 인물은 아님을 먼저 밝혀드립니다

 지극히 평범한 소시민 중의 한명이며, 한국통계청에서 뽑아내는 자료 어딘가에 항상

중하위권의 기록으로 존재할만한.. 어디서든 스쳐지나가도 별거 아닌 사람이에요 

그런 제가 무슨 근자감으로 귀신이야기를 하려하냐면요...

귀신을 목격한 이야기를 하려고 해요

실제로 목격담이래봤자 손에 꼽을정도에요. 하지만 귀신을 몇번 보고나니까

주변에서 해주는 무서운이야기며 신기한 이야기에 더 관심이 가더라구요

너도 나도 함께 보았던 그 귀신에 대한 공감대라고 할까 ㅋㅋㅋㅋ

(만약에 제가 귀신을 본적이 없다면 그냥 흘려들었을 이야기들이겠지만)

자기전에 외할머니가 해주신 이야기. 엄마 어렸을때 이야기. 동네 아줌마들이

고스톱치면서 해주시는 이야기 등등 .. 여러분과 공유하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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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가 본 그 귀신, 처녀귀신  (부제: 그녀는 도둑x이 아니었다)

 

때는 1990년대 초반. 

나는 한가로운 국딩 생활을 보내고 있었다. 

바야흐로 여름방학이었으며, 국딩 4학년에 걸맞게 철이 모자란 나는 본격적으로 놀 궁리만 했다.

도시 아이들이야 유원지로 놀이공원으로 오락실로 갈곳이 많았겠지만

불행하게도 내가 자란 그곳에서 그런 유흥따위는 바랄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내고향은 시골 촌동네이고 나는 촌년이었기 때문이다.

도시에서는 그 흔하디 흔한 롯x리아가 우리 동네에는 2천년도가 훨씬 지나서 생겼고

극장마저 없는 아주 작은 촌동네라고 설명하면 이해가 될까.. 아무튼, 그만큼 놀곳이 부족했고

기껏해야 아이들끼리 공터에 몰려가서 노는게 전부였다.

 

그래서 나는 아빠와 엄마를 졸라서 할머니 댁엘 가기로 했다.

할머니 댁은 내가 살던곳보다 더더더더더 시골인 곳이었다.

첩첩산중 산자락 아래에 달랑 집한채.

이 촌에서 버스타고 한시간을 더 가야만 하는 곳.

심심하기로 따지면 말이필요없을 정도였으나 다 그렇고 그런 계획이 있었다.

옆집 언니, 아랫집 동생을 꼬드겨서 함께 놀러갈 계획을 짰다.

부모님들은 어린 국딩들끼리 할머니댁에 몰려가서 소란을 피울까 걱정하셨지만

마땅히 놀아줄 무언가가 없었던 그 시절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테레비만 붙들고 사는 아이들이 집에서 어서 꺼져주기를 은근히 바라셨다.ㅡ_ㅡ

 

기껏해야 국딩 5학년과 4학년 3학년인 우리 의자매들은

아침부터 버스를 타고 할머니집으로 향했다.

할머니집은 남도의 전형적인 일자형 한옥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개조한 기와집과 작은 사랑채가 마당을 두고 마주보는 형태인데, 큰 기와집에 할머니의 거처가 있었다.

할머니 혼자 사시는 집이기 때문에 다른 방들에는 모두 못질을 해두거나

자물쇠를 걸어서 사람의 출입이 없게 하였다.

덕분에 우리는 할머니의 방에 짐을 풀고 마당에서 놀았다. 고삐풀린 망아지 마냥...

빨간 고무다라이에 물을 받아서 수영도 하고, 고무줄 놀이도 하고, 감도 따먹고...

시간이 훌쩍 훌쩍 지나갔다.

그런데 날이 어둑어둑 해가 넘어가자 할머니께서는 교회에 간다며 채비를 하셨다.

(아마도 그날이 토요일이 아니었나 싶다. 교회 때문에)

할머니집 마당에서 저기 아랫동네쪽을 바라보면, 교회의 십자가 첨탑이 아득하게 보일 정도였으니

꽤 먼 거리였던걸로 기억이 난다.

우리는 할머니가 언제 가셨는지도 모르게 놀고 또 놀았다.

시골의 밤은 순식간에 찾아들고 - 더이상 마당에서 놀수 없을만큼 어두워지자

우리는 방으로 들어가서 본격적으로 베개 싸움을 했다..

할머니께서 집을 나서면서 "밥 차려 놨응께 밥 먹고 놀아라"라고 말씀하셨지만

우리는 말도 징하게 안듣는 국딩이었으므로 금새 잊고 그냥 놀았다.

한참을 놀았을까,

 

방문안으로 하얀 연기가 스멀스멀 새어들어오고 있었다.

오감이 둔하디 둔한 나는 몰랐는데, 한살 위의 언니는 확실히 언니인 듯.

-야, 저기 연기 뭐야? 불난거 같은데?

언니는 베개싸움으로 정신이 팔려있던 우리의 멱살을 잡고 심각해졌다.

실제로 방문안으로 매케한 연기가 들어오고 있었는데

우리가 발을 동동구르는 그 사이.... 그 좁은 방은 연기로 가득차고 말았다.

지금에야 창문을 열어서 나올생각을 할테지만 확실히 어린 우리들끼리는 상황판단이 느렸다.

자매 셋이서 부둥켜안고 훌쩍이기 시작했다.

연기 때문이지 콧물도 나고, 침도 흘리고... 구토증상이 일었다.

와중에 언니가 큰 용기를 내었는지, 방문을 벌컥 열고 소리쳤다.

-뛰어서 나가!!!!!!!!!! 얼른!!!!!!!!!!!!!!!!!

우리는 전쟁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특공대처럼... 눈썹을 휘날리며 집밖으로 뛰쳐나갔다.

나가면서 보니 부엌 가스렌지에 무언가 타고 있었고, 냄비가 아주 녹아내리면서

가스렌지 주변 벽지마저 조금씩  타들어가고 있었다.

우리는 집 마당 수돗가에서 얼굴을 씻고 대성통곡을 했다... (허허허.... 불 끌 생각을 해야지..ㅜㅜ)

그때였다. 내가 귀신을 본 것은.

 

눈물 콧물 찔찔 짜면서 서로 괜찮아? 괜찮아?를 연발 외치고 있는데

상황에 맞지 않게도 여름 밤하늘이 참으로 환한 느낌을 받았다.

고개를 들어 맞은편 사랑채의 기와지붕을 보니 

하얀 한복을 입은 여자가 치렁치렁 긴 머리를 휘날리며 앉아 있었다.

그냥 앉아 있는게 아니라, 명절에 여자들이 작은절 올리듯

무릎 한쪽은 곧추 세우고 양손은 바닥을 짚고... 고개는 우리를 향해서 앉아 있었다

 

우리 세자매는 약속이나 한듯이 동시에 그 여자를 목격하고 나서

악!!!!!!!!!!!!!! 외마디 비명을 지르고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연기 가득한 그 방에...

연기보다, 불보다, 더 무서운것은

이질감이 느껴지는 지붕위의 그 여자였다.

왠지 그 여자가 지붕에서 털썩 내려와서 우리에게 올것만 같아서...

 

그때는 119가 많이 실용화 되지 않은 때인지라

집에 전화를 걸었다. 그 기억이 아직도 또렸하다

"아빠 아빠, 할머니 집에 불났어! 불! 그런데 왠 도둑년이 지붕에서 우리를.. 우리를!"

그렇다. 내가 생애 최초로 목격한 귀신은.. 슬프게도 도둑년으로 오해를 받았다.

그당시 유행했던 사건25시로 인하여 유괴 강도 살인에 대해 단단히 주의를 받던

우리 국민학생들에게는 귀신보다 도둑년이 더 무서운 존재였던 것이다.

 

아버지께서는 도대체 이게 뭔일 이냐며 동네이장님께 전화를 걸어서 도움을 요청했다.

우리 세자매는 꺅꺅 비명을 지르면서도 창문 너머의 그녀를 주시했다.

그 여자는 미동도 없이 지붕에 그대로 앉아있었지만 엄청난 공포였다.

가끔 바람에 치맛자락이 살짝살짝 휘날리는것도 보였다. 

아이러니 하게도 그 흰 치마저고리가 달빛에 반사되어 눈이부실정도였다 .

주변의 어두운 배경과 대조되어 더욱 음산한 느낌을 주었다.

흰 연기가 방안에 가득차서 기침과 침이 연달아 나왔지만

그 여자가 있는 밖으로 나갈수가 없었다.

그런데 멀리서 이장 할아버지의 오토바이 소리가 나자

신기하고 놀랍게도 그 여자는 감쪽같이 사라졌다...

마치 마술사가 순간이동 쇼를 하듯 뿅 하고...

 

그 날 이후, 우리는

불이 났는데도 기어코 불난 집으로 기어들어간 미련한 띨띨이 국민학생들이 되었고

할머니께 된통 혼이나야만 했다.

교회를 나서시며 할머니께서 "찌개를 가스렌지에 올려놨으니 밥이랑 먹어라" 하셨다는데..

우리 셋중 그 누구도 들은 기억이 없어서 였다.

그래서 불은 난것이고 ...

어른들 그 누구에게도 지붕위의 그 언니에 대해 물어도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단지, 너희들이 불에 너무 놀라서 헛것을 보았구나, 하실 뿐이다.

단순한 나는 정말로 그것이 헛것인줄로만 알았다.

실제로도 몇년간  그 도둑언니에 대해서는 완전히 잊고 살았다.

 

대학생이 되어서 또다른 귀신언니를 목격하기 전까지는....

 

 

 

(나중에 엄마가 해준 이야기:

엄마가 처음 시집와서 할머니 댁에서 시집살이를 하며 살았다고 함.

도시생활을 하다가 처음 시골에 사려니 모든게 낯설었다고 함.

특히 내가 귀신을 목격한 그 사랑채 지붕!!

그 지붕위에서 엄마도 여자귀신을 본적이 있었다 함.

왜 어렸을때 내가 귀신을 봤다고 했을때 안 믿어줬냐고 쿵얼대자

어린 너에게 진짜 귀신의 존재를 알려줄 필요도 없고,

실제로 말했다면 네가 얼마나 무서웠겠냐 ... 나중에 나중에야 말씀해주심.

그런데 그 귀신언니의 정체를 엄마는 대충 짐작하고 계셨음.

예전에 할머니댁이 아주 큰 부잣집일때 하인처럼 부리는 일꾼이 두엇있었다고 했음.

그런데 어떤 이유로 인해서인지 큰 불이나서

그 큰 한옥이 홀랑 불탄 사건이 있었댔음.

그런데 집만 불탄게 아니라... 자고 있던 일꾼 한분이 미쳐 나오지 못하고 돌아가셨음.

일꾼이라 해서 남자처럼 들리겠지만, 밥해주는거 거들어주시던 어린 식모였음.

그 후로 새로 기와를 얹고 집을 지었는데

집에 큰 사고가 날 때마다 그 귀신언니가 나타났다고 함.. )

 

 출처 네이트판 헤이븐 님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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